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청음기입니다.
최근에 시스템에 변화를 좀 주었는데 이전에 소개되었던 것들입니다. 그래서 또 뒷북이 되겠네요. 변경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프리앰프를 Ayre의 K-5xeMP로 그리고 스피커를 Marten의 폼 플로어(Form floor)로 바꾸었습니다. 이제 자리 잡은지 한 달여 되었습니다. 우선 시스템 사진 한 방
나갑니다.
예전 나무무늬 스피커를 사용할 때보다 뭔가 인상이 달라졌습니다. 보시는
분마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저는 약간의 엑센트가 생긴거 같아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테리어가 더
심플하고 현대적이었으면 더 잘어울렸을 거 같습니다. 폼 플로어의 약간 아이보리빛을 띄는 화이트 마감은
참 예쁩니다.
[Marten “Form floor”]
폼 플로어로 음악을 들을때의 느낌은 약간 포근하면서도 투명하며 음악의 약동감이 잘 느끼게 해줄만큼 섬세합니다. 예전에 사용하던 스피커를 거의 10년정도 가지고 있어서 그 성향에
대단히 익숙하던 터라 처음에 폼 플로어로 들었을 때는 성향이 많이 달라서 굉장히 낯설었습니다. 톨보이에 2웨이, 긴 덕트, 비슷한
키.. 형식상 비슷한 구성이지만 들려주는 재생음의 세계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쉽게 내지르지 않으며 공기감을 수반한 고역, 자연스럽고 뉘앙스 변화를
잘 들려주는 중역, 양감보다는 부밍없이 정확하게 떨어지는 저역. 리본
트위터의 세라믹과의 훌륭한 조화…너무 칭찬만 이야기 했나요. 레볼이와
매칭시킨 폼 플로어는 지금 제가 설치해 놓은 공간에서는 정말 훌륭하게 잘 울립니다. ‘이전 스피커와
비슷한 가격이 맞는 것인지, 이제까지 해왔던 많은 노력은 과연 무엇이었던지’……많은 생각이 오갔습니다. 그 만큼 지금의 변화를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라고 읽어주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이전보다 훨씬 여유있고
유연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그림을 그려나가기 훨씬 수월하니까요. 저도
처음에 들일 때는 ‘아무리 마르텐이라고 하지만 뭐 얼마나 좋으려고..’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그 생각을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Positive
feedback등의 리뷰에서 했던 칭찬이 마냥 허언은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단 출력은 조금
먹는 거 같습니다. 예전 스피커와 비슷한 음량을 내기 위해서는 볼륨노브를 더 올려서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그렇다가 지금은 좀 나아졌습니다.) 앰프의 출력이
어느정도 뒷받침 되며 매우 넓은 공간이 아닌 곳이라면 추천드립니다. 사실 폼 플로우를 같이 설치하고
들어본 영자님도 이정도까지 나오는 걸 보고 놀라더라구요. 그게 새 걸 열고 대충 놓고 첫 곡을 들을
때의 느낌이니 지금은 더 많이 좋아졌겠죠.
[Ayre “K-5xeMP”]
원래는 프리앰프를 바꿀 계획은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바꾸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빠른 교체의 배경은 수입사의 배려로 잠시 데모가 가능한 장비를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그 때 에어프리에 쏙 반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마음을 흔들었던 부분은 바로 ‘자연스러움’ 입니다. 음이 뭔가 막힘 없이 술술 풀려나온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휙휙 날린다고 무표정하게 음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뭔가 파이프
라인이 넓어져서 흐름이 좋아진 것 처럼 많은 음이 유연하게 나옵니다. 그러니 음의 밀도도 높고 다이나믹이
좋습니다. 그리고 배음도 기본적으로 좋지만 그 배음을 둘러싼 공기감까지 연결감이 좋게 표현합니다. 그 연결감은 스테이징의 표현에도 드러납니다. 비슷한 가격의 다른
어떤 기기들은 무대 앞뒤의 표현에 있어 스케일은 커도 다소 듬성듬성 떨어져있게 묘사한다면 이 녀석은 악기 사이를 정말 촘촘하게 채워줍니다. 그래서 대편성 곡을 들을 때도 각 악기가 실체감을 동반하여 다가옵니다. 스테레오
파일의 2014년 추천기기(recommended component)에서
플래그쉽 KX-R twenty와 동시에 A급에 등재된 것이
괜한 일은 아닌 거 같습니다. (KX-R twenty는 얼마나 좋길래…)
그 잡지의 리뷰에는 이전 버전인 K-5xe 가 B 클라스였지만 MP(maximum performance)가 되면서 A 클라스에 올라섰다고
분명히 나와있습니다. 성향만 맞다면 가격대비 정말 강추인 기기입니다.
(최근에 2015년 추천에도 다시 올라갔군요.)
인터커넥터도 하나 바꾸었습니다. 제가 아직 케이블은 손볼 부분이 많아서… 이번엔 기회가 되어 다른 회원분이 사용하시던 아틀라스 케이블을 업어왔는데요.
영자님 말로는 중립적인게 참 괞찮다고 했는데…정말 중립적이며 좋았습니다. 좋은 가격에 양도해주신 회원분께 글을 통해 감사드립니다.
사실 얼마전에 정명훈의 피아노 리사이틀에 다녀왔습니다. 시작할 때 30년만에 리사이틀을 한다는 그 분의 멘트를 듣고 참 긴장을 풀고 편하게 들었습니다. 저는 2층 중간쯤 있었는데요, 음량은
조금 작았지만 부드러우면서도 분명히 들리는 수많은 배음들이 섞이며 전체적인 조형을 갖추는 것을 흥미있게 들었습니다. 분명 기교는 오랫동안 활동하지 않아 한계는 분명했지만 지휘를 하면서 전체적으로 음악을 만드는 부분은 참 괜찮게
들었습니다. … 다시 오디오이야기로 돌아오면, 오디오가 좋아지면서
해상력이 올라가고 저음도 뚝뚝 떨어지고…등등의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추구하는 소리는 진하게 표현되지만 과장된 소리가 아니라, 제
미천한 경험을 바탕으로 봤을 때, 공연장에서 듣는 것과 같은 자연스럽고 실체감이 있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저에겐 콘서트장에서 들을 수 있는 그 부드럽지만 분명함과 배음이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서도 자연스럽게
들려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그런 바램에
부응한 것인는 몰라도 변경 후 시스템의 느낌은 작은 콘서트홀의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스베틀라노프 지휘의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멜로디야 래이블)은 녹음 자체는 그리
좋지 못한데요. 2번 3악장을 들으면서 정말 쓰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참 많이 들었던 음반이지만 ‘저렇게 많은 정보가
수록되어 있었구나.’라고 절로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구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악단이 들려주는 열기가 잘 느껴지며 각 악기의 시작과 끝 등이 홀과의 상호작용까지 들리는 듯한, 그
콘서트장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클라리넷 독주 부분에서는 연주자가 정말 뜨거운 숨을
불어넣는 것 같은 표현력에 넋을 잃었습니다. 정말 좋았습니다…
가격적으로는 ‘옆’그래이드에 가깝지만 실질적인
성능과 매칭을 통한 표현에 있어서는 확실한 업그래이드가 되었고, 폼 플로어의 여유로움과 유연함의 가능성
위에 에어가 화룡점정을 한 결과로 제가 원하는 음향에 많이 다가갔습니다. 참 자연스러우면서 편안합니다. 차츰 가다듬어서 보다 완성도 있는 콘서트홀(?)을 구축해 보려고
합니다. 좋은 기기 소개해주신 영자님과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6 comments
사용기 잘 읽었습니다. 스피커 정말 깔끔하게 이쁘네요~ ^^
네 정말 깔끔하게 생겼어요. 소리도 그렇구요^^ 감사합니다~
2웨인데 능률 살짝 희생시켜서 뿜는 저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공간 크기만 잘 맞는다면 웬만한 3웨이 보다 나은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아참 에어 K-5xeMP 프리앰프는 정말 대안이 없는 제품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기기 소개 감사합니다~ 지금은 그 때보다 더..ㅎㅎ
K-5xeMP는 쓰면 쓸 수록 마음에 더 드네요^^
Ayre Pre Amp 밑에 받쳐놓은게 코르크 같은데 어디서 구입 하셨나요. 저도 필요해서요.
코르크는 아니구요 Ayre의 myrtle 입니다. 이곳 공구 때 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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