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 가격이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이는 원래 소비자 가격에 비해 그렇다는 말이죠.
‘반값 할인’에 가깝지만 섣불리 지갑을 열기에는 정말 부담스럽습니다.
큰 것을 지른 후 아직 원기가 회복 안된 상태인데…몇번의 망설임과 번민 끝에 결심했습니다.
“환금성이 좋은 제품이니 나중에 70%까지는 회수할 수 있겠지..”
카드 결제를 위해 난생 처음 로이코에 갔고, 간김에 제품도 바로 갖고 왔습니다.
오디오보드, 인슐레이터, 스파이크 슈즈…
그동안 각종 악세사리를 써봤습니다. 일단 악세사리를 장착하면 단번에 효과가 느껴집니다.
정돈된 느낌이 들어 만족스럽지만 배음을 깎아 먹는다거나 특정 대역을 강조한다거나 하는 부작용(?)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사실 원래 사려던 제품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년 봄 이후에나 수입된다고 하네요.
“비싼 제품이니까 효과가 있겠지. 써보고 얘도 그러면 장터에 내놓고 내년에 그거나 사보자.”
스피커 스탠드 밑에 받치고 의자에 앉아 플레이 버튼을 눌렀습니다.
음원을 계속 바꿔봤습니다.
“역시 오디오는 돈대로 가는 건가.”
‘불편한 진실’에 마음이 심난해졌습니다.
지난 3월 암스테르담 출장길에 기회가 닿아 콘체르트허바우에 간 적이 있습니다.
바흐와 브람스란 주제로 다니엘 하딩이 RCO를 지휘해 바흐의 관현악 조곡과 바이올린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3번을 들려줬습니다.
콘체르트허바우의 음향은 섬세했습니다. 악단의 미묘한 울림을 하나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세라베이스 클래식을 장착하니 지난 3월 암스테르담의 기억이 되살아 납니다.
이 제품은 원래 스피커에서 나와야 할 소리를 나오게 하는 것 같습니다.
빈필의 요염한 현, 콘체르트허바우의 끝이 부드러운 그 음향…
녹음된 그대로의 소리가 들립니다.
그동안 미쳐 듣지 못했던, 놓치고 있던 소리를 들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음악을 듣게 됩니다.
세라베이스 클래식이 주는 의미있는 효과에 감탄하다보니 문득 듣고 싶은 음악이 있습니다.
조르디 사발이 연주한 생트 콜롱보의 음악입니다.
침묵마저 음악의 일부인 생트 콜롱보의 음악을 듣던 중 갑자기 속된 생각이 듭니다.
“아…다음 달 카드값이 ㅜㅜ”
3 comments
상당히 비싸지만 한번 꼽으면 뺄 수 없는…마력이 있습니다. 저도 하나 더 구해서 랙에 사용하고 싶지만 저지른 일이 많아 꾹 참고 있습니다 ^^;; 콘서트헤보우..예전에 건축음향 하시는 분들은 3대 홀중에 꼭 넣으시더라는…게다가 하딩…좋으셨겠습니다 ㅜㅜ 깊어가는 이 겨울 즐음하시기 바랍니다.
‘합리적인 지출이었나’하는 후회가 음악만 나오면 눈 녹듯 사라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제 시스템에 날개를 달아준 신의 한 수인 것 같습니다^^
악세사리는 악세사리일 뿐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몇 안되는 제품인듯합니다
정말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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