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DAC 으로 Calyx M 휴대용 플레이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USB 오디오와는 좀 다른 상황일 수 있겠습니다. 일단 외부 전원을 DAC 에 넣기 위해 USB 연결의 전원을 끊고 별도 전원을 넣고 있기 때문에 galvanic isolation 을 하면 분명 편해질 것이다라고 본 게 가장 큰 동기였고, 두번째 동기는 이더넷으로 연결하면 컴퓨터를 오디오에서 물리적으로 멀리 뗄 수 있다는 것이었죠. (현재 5m 정도 떼고 있습니다, 하드 소음이 덜 신경쓰이고 정리가 편해진다는 점이 장점.) Intona가 나왔을 때 바로 관심을 가졌는데 동작에 대해 부정적인 리뷰가 있던 참에 일단 랜로버는 기능적으로 훨씬 더 필요에 부합하므로 별 고민 없이 참여했습니다.
처음에 딸려 온 어댑터로 동작을 확인한 뒤에 일단 놀고 있던 리니어 파워 (sigma 11 기판으로 만든 것) 를 물려 보고, 이어서 일단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이더넷 케이블을 몇 가지 시험해 보았는데, 이더넷 케이블보다는 파워의 영향이 더 크고, 이더넷은 케이블마다 차이는 있지만 반드시 돈따라가지는 않더군요 (부띠끄 이더넷 케이블을 쓰지는 않습니다, 길이도 길고). Supra가 cat.8 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일각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서 써보았는데 이것은 실패였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중에서는 원형 cat.7 케이블이 비교적 나은 결과를 주었습니다. 컴퓨터와 랜로버 센더 사이의 USB 케이블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고, 케이블의 지지에 따라서 상당히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케이블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랜로버와 DAC 사이의 USB일텐데, M 의 입력이 micro 이기 때문에 원래는 암놈 커넥터 두개로 전원을 넣는 젠더를 만들어서 USB 케이블 두개로 연결해 쓰고 있었지만, 역시 접점을 줄이는 것이 유리하리라 보아서 M의 번들 케이블의 속을 따서 전원을 넣도록 개조해서 쓰고 있습니다. 이전에 젠더를 통해 쓰던 와이어월드 바이올렛은 컴퓨터와 랜로버 센더 사이로 이동했습니다. USB 케이블은 좀 더 좋은 것을 쓰면 좋겠지만 micro B는 대안이 별로 없기 때문에.
우여곡절을 좀 거쳐서 현재 전원은 랜로버와 M 양쪽 모두 Salas SSLV 기판으로 만든 shunt regulator 로 바꾸었고, 시도한 다른 대안들보다 확실히 좋습니다. M 쪽은 실측치 약 800ma 가 들어가므로 (M이 USB 댁 모드로 작동할 때는 6-700ma 이상 전류가 필요) 열이 상당한데, 랜로버쪽은 실측치 380ma 정도로 잘 동작하더군요 (1A 중 500ma 는 출력이라 보면 랜로버 자체의 소비전류는 300ma 이하 정도이리라 짐작했는데, 대강 맞았다고 봅니다). 어찌하다 보니 DAC 자체 가격보다 그 주변에 쓴 비용이 훨씬 더 들어간 이상한 상황이 되었는데 불합리한 구성은 아니라 보고 있습니다. 다만 랜로버를 설치하면서 여러 시도를 하다 음이 상당히 좋아졌지만, 랜로버 뿐 아니라 다른 부분도 좀 바뀌었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랜로버의 공적인지 애매하기는 합니다. 최근 며칠간 가장 큰 변화를 느낀 것은 M 쪽 전원의 LC 필터에 들어가는 인덕터를 바꾼 것인데 랜로버 도입 전후 이상으로 느껴지는 음의 변화를 느꼈습니다. 이건 좀 허탈하더군요, 같은 부품을 더 주문해서 랜로버를 포함한 다른 디바이스의 전원에도 가급적 투입해 볼 생각입니다. 아무튼 USB 오디오가 전제라면 기능적으로도 음질적으로도 메리트는 매우 크다고 봅니다.
2 comments
뭔가 금손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ㅎ 우여곡절이라는 제목이 와닿네요..;;
제가 뭘 잘 만드는 건 아니고 조립은 많이 허술한데 대용량 shunt regulator는 적절한 기성품이 없습니다. 다들 가장 좋다고 하는 것이 Paul Hynes 인데 돈을 내도 언제 인도받을지 기약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니, 그래서 Salas 기판 같은 자작 파워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한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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