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끔 시스템 구성을 추천 해줄 때가 있다. 하지만 항상 고민되는 것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하 인티 앰프)를 소개하느냐 아니면 분리형 앰프를 소개하느냐 이다. 신기한 것은
하이파이에 큰 관심이 없다는 이들도 입문을 하고 나서 한번 또는 두 번 정도 업그레이드를 갖게 되더라.
기기 변경에 따른 소리 변화가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이고 하이파이를 조금 안다는 다른 지인들이 분리형을 권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분리형 인티 앰프는 분리형 앰프에 비해 태생적으로 못한 것일 것일까?
하이파이에는 풀리지 않는 신비로운 일들이 있다. 이것이 모두
과학적으로 검증되려면 할 수 있겠으나.. 시장이 크지 않고 이런 차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한다고 해도 얻는
것이 많지 않다. 차라리 그 시간에 신약 개발이나 과학적 현상을 찾아내고 증명하는 것이 훨씬 큰 명예를
얻을 것이다.
그렇기에 하이파이에는 설명되지 않는 미지의 영역들이 남아있다. 상당
부분은 과학적으로 설명되지만 아직까지 완벽하게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이걸 미신 또는 사기라고
이야기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리 차이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인티 앰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한된 공간 내에 프리앰프 회로와 파워앰프 회로가 수납 되어야 한다는 것과
전원부가 함께 탑재 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회로간의 간섭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며 앞서 언급했듯
제한된 공간 내에 전원부를 탑재해야 하기 때문에 파워앰프의 출력도 제한 받는다.
그리고 인티 앰프 대부분이 중저가형 제품이며 상급 모델로 분리형 앰프가 존재하기 때문에 적당히 대충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들 속에서도 쓸만한 인티 앰프들이 존재한다. 사실 500만원 이하 가격대에서 쓸만한 제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인티 앰프의 매력도 분명히 존재한다. 인터–케이블을 필요로
하지 않고 설치가 용의하다. 그리고 전원 케이블 하나면 동작을 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덴센 B-130XS는 200 단계의 볼륨 구간을 지원한다. 좀 더 세밀한 볼륨 조절을 통해 음의 디테일을 확보 할 수 있다>
그래서 분리형 앰프에서 최고의 성능을 위해 전원 케이블이나 인터–케이블
매칭을 찾다가 피로감에 인티 앰프로 돌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오늘 리뷰할 덴센의 B-130XS을 보면 덴센이란 회사가 인티
앰프에 대한 이해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덴센은 덴마크에 위치한 회사이다. 현재 덴센의 최고 책임자는
토마스 실레젠씨라고 한다. 그가 처음 만든 앰프가 그의 나이 13살
때였다고 하고 고등학교 재학 당시에도 오디오 쇼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할 정도로 하이파이에 애정이 많았다고
한다.
덴센은 분리형 앰프도 제작하고 있지만 인티 앰프에 대한 애정이 더 많다.
테크니컬적인 지식이 바탕이 되면 굳이 큰 몸체를 가질 필요도 없고 대출력도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는데 덴센도 이런 하이파이
메이커 중 하나로 판단 된다. 그래서 남들은 형식적으로 극소수의 인티앰프를 라인업에 포함시켜 가지만
덴센은 무려 4가지의 인티앰프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덴센 역시 바이–앰핑에 관한 이점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왜냐면 이 회사는 바이–앰핑을 위한
4채널 파워앰프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에 관해선 조금 있다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다.
200 단계까지 움직이는 세밀한 볼륨 탑재
프리앰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볼륨이다. 특히 낮은 볼륨에서는
저항이 커지기 때문에 정보의 손실량이 크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하이파이 메이커들이 새로운
방식의 볼륨 회로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볼륨의 구간이다. 우리는 흔히 레코드(앨범)마다 볼륨 매칭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유명한 하이엔드 오디오 평론가들이 간혹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최고의 음질을 경험할 수 있는 볼륨 구간이 있다는
것이다.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DNRG 전원부를 통해 좀 더 밀도 높고 파워풀한 재생음을 얻을 수 있다>
실제 프리앰프나 파워앰프에는 게인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것도
비슷한 관계를 가진다. 이론적으로 보면 크게 키워서 작게 열거나 작게 키워서 크게 열거나 전기적인 전압으로
보면 똑같다. 하지만 음질은 판이하게 다르다. 전자는 대단히
거친 소리가 나오고 후자의 경우는 대단히 매가리 없는 소리가 나온다. 그래서 밸런스가 중요하다.
그런데 어떤 앨범이나 듣다 보면 가장 좋은 음질로 접할 수 있는 볼륨 구간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어테뉴에이터 방식의 볼륨을 채용하고 있는 프리앰프나 인티 앰프를 듣다 보면 가장 적합한 볼륨
구간에서 조금 아쉽거나 조금 과한 경우가 있다.
이를 테면 자동차 트랜스미션과 비슷하다. 극한의 레이싱을 하다
보면 특정 헤어핀을 통과할 때 1단으로 통과하기엔 레드 존에 부딪치고 2단으로 통과하기엔 고RPM의 빠른 반응을 얻지 못할 때가 있다. 이때 기어비가 좀 더 촘촘해지면 2단으로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다.
덴센 B-130XS 인티 앰프는 200단계의 볼륨 구간을 제공한다. 인티 앰프로썬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촘촘한 볼륨 구간을 제공한다. 그래서 어떤 레코드를 재생 하더라도 좀 더 이상적인 미세한 볼륨 매칭이
가능하다.
이것에 대해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느낄법한 이들도 있을 텐데 이 글을 읽고 난 이후 볼륨에 따른
미세한 디테일의 변화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직접 체험해 보길 권한다.
바이–앰핑 또는 트라이–앰핑으로
확장 가능
내가 덴센 B-130XS 인티 앰프의 리뷰를 원했던 이유는 뛰어난
확장성 때문이다. 인티 앰프는 구색을 맞추기 위해 제작된 제품들이 많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분리형 앰프로 유도하는 다리 역할을 인티 앰프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덴센은 조금 다른 컨셉을 제공한다. 실상 바이–앰핑은 95% 이상 긍정적인 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다른 하이파이 메이커로 가보면 분리형 앰프에서도 바이–앰핑을
구현하기 쉽지 않다. 프리–아웃(출력)을 1계통만 지원하기
때문이다. 스플리터 케이블을 사용하면 되지만 임피던스 특성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B-130XS는 2조의
프리–아웃을 추가로 제공한다. 인티 앰프로써 덴센의 B-310플러스 파워앰프와 연결하면 바이–앰핑이 가능하며 추가로 B-310플러스 파워앰프를 더 선택하면 트라이–앰핑까지 가능한 것이다. 출력에 연연하지 않고 재생음의 질을 더욱 생각한 디자인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덴센은 SAXO 모듈을 추가하여 전자식 크로스오버를 지원할 수 있다.
외부에 별도로 액티브 크로스오버를 설치하지 않고 액티브 시스템을 위한 환경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덴센 B-130XS는 8옴에서
80와트의 출력을 4옴에서 160와트를 출력할 수 있다. 출력은 100와트만 있다면 90dB의 능률을 가진 스피커를 110dB까지 재생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경쟁사의 제품들이
더 높은 출력을 갖춘 것은 더 큰 음압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효 출력 구간에서 더 이상적인 특성을 갖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덴센 B-130XS는 새로운 시각과 업그레이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자사의 파워앰프와 연결하여 인티 앰프 내부의 파워앰프 회로와 결합하여 바이–앰핑 구성을 구현하거나 이것을 극적으로 액티브 스피커 시스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업그레이드 효율로 따져도 기기 등급을 올리는 것 보다 이러한 바이–앰핑
구성이 훨씬 더 좋은 재생음을 얻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풀 셋업 시스템을 들어볼 순 없었지만 경험상 한정된 비용 내에서 대단히 훌륭한 소리를 구현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임은 틀림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B-130XS는 포노 입력에 대응할 수 있도록
MM 포노 모듈 또는 MC 포노 모듈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DAC 회로를 옵션으로 추가해 최근 들어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디지털 입력 가능 인티 앰프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체계적이지 않은 회로가 아닐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B-130XS는 설계부터 다른 태생을 갖고 있다. B-130SX는 분리형에 가까운 세분화 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엑스트라 전원부와 연결되는 EPS 포트와 트라이-앰핑까지를 위한 프리아웃 2계통이 보인다>
이런 설계는 전원부 디자인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총 7개의
독립 전원을 갖추고 있다. 이것은 출력 트랜지스터와 드라이버, 프리앰프
섹션, 그리고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독립적으로 공급 되며 서로 간섭이 일으키지 않는다.
또한 사용된 부품 질 또한 호화롭다. 비샤이 메탈필름 저항과
덴센 특주형 캐패시터, 비마 필름 캐패시터와 출력 트랜지스터론 일본 산켄사의 소자가 사용된다. B-130XS는 일반적인 인티 앰프와 달리 무척 호방하며 개방감 있는 소리를 들려주는데 이러한 음색의 바탕이
세분화 된 설계와 높은 신뢰성을 가진 부품의 사용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외부 파워 서플라이를 통한 성능 향상
앞서 언급했듯 인티 앰프는 한정된 공간 내에서 많은 것을 투입해야 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보통 인티 앰프에서 한계를 발견하게 되면 이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 다른 이들에게 조언을 구해보면 기기 교체
아니면 방법이 없다고들 이야기 한다. 하지만 좀 더 뛰어난 생각을 갖게 되면 인티 앰프도 태생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B-130XS는 이런 솔루션을 제공한다. 덴센은 외부 링크를 통해 전원부를 연결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전원부
보강형 인티앰프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외부 전원부엔 별도의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캐패시터가
들어 서 있다. 이를 통해 음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추후 업그레이드를 원할 때 기존 제품을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과 더불어 출력 회로 자체가
추후 전원부 업그레이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넉넉하게 설계 되었다는 점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
<다양한 입력부가 마련된 후면, 별도로 DAC 모듈을 삽입해 디지털 입력까지 얻을 수 있다>
덴센 B-130XS을 리스닝 하면서 느껴졌던 첫 인상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전원부 없이도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인티 앰프에 비해 힘이 넘친다는 것이었다. 아주
파워풀 하진 않았지만 사운드 스테이지가 펼쳐질 때 에너지가 남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인티 앰프를 청음 한 경험이 있는 이들에겐 인티 앰프로써 확실히 스케일이 크다는 인상을 남길법한
느낌이었다. 160와트의 출력으로 이렇게까지 힘이 붙는다는 것은 신선하다 할만한데 B-130XS 설계 때 선택할 수 있는 파라메터들이 조금 더 게인을 높이는 쪽으로 향한 것 같은 청감상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중고역이 뻗는 맛이나 에너지의 리니어리티는 충분히 좋다고 설명할 만 하다. 덩달아 해상력도 개선된 느낌까지 든다. 하지만 조금 밝은 쪽 성향의
스피커보다는 중립적이거나 약간 어두운 스피커와 매칭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특히 자비안의 오르페오나 프리미오와 같은 스피커와 연결했을 때 궁합이 무척 좋았다. 상호 장점과 단점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확실한 시너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 현악 연주에서 동 가격대 인티 앰프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질감의 기품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무엇보다 B-130XS는 제한된 비용에서 B-310플러스 스테레오 파워앰프를 추가하는 것 만으로 쉽게 바이–앰핑으로
확장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은 대단히 매력적인 것이다. 만약 심플하게 바이–앰핑의 매력을 느끼고자 한다면 B-130XS + B-310플러스 조합을
권하고 싶다.
수입원 – (주)다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