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 리뷰 형식으로 기사를 자주 작성하고 싶지만 어려울 때가 많다. 그
이유는 개인적인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의 안정
화가 가장 큰 탓이다. 이전에 나는 정기적인 리뷰로 인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컴포넌트를 영입하기 조차 버거운 상태였다. 아는 이들도 많겠지만 우리 사이트
회원 들 중 상당수가 자신의 시스템에 정교한 세팅을 원해 요청하는 이들도 있고 하루에도 많은 시간을 외부에서 재생 음악을 접해야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온 이후에 또 재생 음악과 마주해야 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나의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 빌드–업은 지속되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앰프 세트를 찾았고 개인적인 레퍼런스 시스템의 버전을 지속적으로 올려 봐야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레퍼런스의 의미는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을 반복하며 2년 이상의 시간이 흘러 시스템에 안정화를 이뤘고 리뷰를 위해 무엇을 드러내고 넣고 하는 작업이 싫어졌다. 그만큼 시스템이 안정화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거운
기기를 옮기다 보면 팔도, 허리도 아프다(눈물)
하지만 이 상태에서도 횟수는 줄어들겠지만 롱텀 리뷰를 적어보려 한다. 롱텀
리뷰란 장시간 리스닝을 통해 얻은 결과를 리뷰로 싣는 것을 의미한다. 뭐 사실 이러한 리뷰가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자 롱텀 리뷰라 강조하는 것이다.
이번에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제품은 스웨덴 마르텐의 밍거스 퀸텟이다. 지난
1월 달에도 리뷰로 기사화 되었지만 롱텀 리뷰를 통해 다시 한번 소개되는 것은 밍거스 퀸텟은 정말 잘
만들어진 말 그대로 고성능 하이엔드 스피커이기 때문이다.
물론 크기에 비해 가격이 고가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스피커는
체급을 넘어서는 폭발력을 갖춘 정말 몇 안 되는 고성능 스피커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크기를 가지고 재생음을
평가하려 하지 말고 밍거스 퀸텟에 매겨진 가격을 가지고 재생음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붙여진 가격대로 수준급의 재생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밍거스 퀸텟은 3웨이 7인치 트리플 우퍼를 가지고 있으면서 9인치 세라믹 트리플 우퍼에 필적할만한 폭발적인 저역의 표현 능력을 갖췄다>
밍거스 퀸텟이 2016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 처음 소개
될 때 재생음을 듣고 상당히 놀랬던 기억이 있다. 재생음을 듣고 난 이후 쇼를 방문했던 많은 지인들과
함께 2016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가장 인상 깊은 스피커가 무엇이냐 의견을 교환할 때가 있었는데
많은 이들이 밍거스 퀸텟을 지목했었다.
솔직히 밍거스 퀸텟의 재생음의 완성도가 무척 높았기 때문에 가격 역시 무척 높을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던
것이 사실인데 당일 정해진 관람 시간 이후 마르텐 부스에서 진행 되었던 디스트리뷰터 미팅에서 5만 유로에
이르는 가격이 발표 되었을 때 많은 생각이 교차했었다.
그런데 내가 왜 디스트리뷰터 미팅에 껴 있었는지 궁금해 할 사람도 있을 텐데 2년 전 마르텐 본사를 방문했었고 그 날 저녁 식사 약속이 없다면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는 요청을 받아서였다. 아무튼…
밍거스 퀸텟의 흥행을 위해 마르텐은 아주 독창적인 스토리를 완성한 것도 사실이다. 이를테면 밍거스 퀸텟은 마르텐의 레퍼런스 스피커인 콜트레인 슈프림2를
벤치마킹하여 제작된 스피커라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자면 슈프림2에 사용되었던 알루미늄
샌드위치 우퍼와 셀 디자인에 5인치 세라믹 미드레인지와 0.75인치
다이아몬드 트위터가 사용되었다는 의미에서였다.
하지만 콜트레인 슈프림2는 전 세계 최초로 100% 시간축 정합과 위상축 정홥을 이뤄낸 스피커이다. 사용된 크로스오버
부품수만 채널당 130가지 수준이며 부품 무게만 30kg 이상
나간다. 여기에 그들이 자랑하는 가장 두꺼운 카본 파이버 라미네이트 캐비닛이 사용된 스피커이다.
몇 가지의 공통 분모를 갖추고 있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가격 역시 거의 10배 차이에 이른다.
그렇다면 마르텐의 밍거스 퀸텟이 가지는 의미는 이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스웨덴에 위치한 마르텐은 무척 영리한 회사이다. 스피커 설계에 본질에 대해서 이해력이 뛰어나다고도 할 수 있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마르텐의 스피커 디자이너인 레이프의 얘기이다.
<새로운 7인치 우퍼는 메탈릭 포밍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세라믹 우퍼와 다르게 아주 큰 내입력에도 진동판이 깨지는 일은 없다>
앞서 잠시 마르텐의 레퍼런스 스피커인 콜트레인 슈프림2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 스피커는 얼티밋 스피커이자 초대형기이다. 채널당
3개의 박스로 구성된 이 스피커의 메인 모듈은 그 어떤 스피커 메이커도 선보이지 못한 알로이 금속 형태로
그 어떤 환경에서도 아주 미세한 작은 진동 조차 허용하지 않는 캐비닛 소재가 쓰였다.
이전에 마르텐의 스피커 디자이너인 레이프와 인터뷰 도중 콜트레인3의
고역과 중역부에 이 소재를 쓰기 어려웠냐고 질문했을 때 어려웠던 것은 단지 가격 뿐이었고 단지 30% 이상의
가격 인상이 필요했을 뿐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그만큼 엄청난 소재이다.
이런 부연 설명이 필요한 이유는 마르텐은 하이엔드 스피커를 중심으로 제작하고 있는 회사이며 제품의 체급마다
최적화를 달리하고 있는 회사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들의 레퍼런스 스피커인 콜트레인 슈프림2는 새로운 아큐톤 드라이버인 8인치 알루미늄 샌드위치 6발씩 사용하고 있으며 같은 진동판을 사용한 다른 드라이버 보다 마그넷 스펙이 훨씬 뛰어난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11인치 우퍼 6발을
패시브 래디에이터로 사용하고 있다. 엄청난 초저역을 뿜어낼 수 있는 스펙이지만 저음의 공진치가 0.52로 설계되어 무척 타이트하며 엄청난 초저음의 에너지가 느껴지지만 절대 흐트러지는 느낌이 없다.
하지만 밍거스 퀸텟은 전혀 다른 시각으로 디자인 되었다. 우퍼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7인치 트리플 우퍼가 사용 되었으며 중저음만을 담당하는 우퍼 드라이버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밍거스 퀸텟에선 체급을 감안하고 무척 역동적인 저역을 맛볼 수 있다.
저음의 공진치를 달리 설정하였기 때문이다.
2차례에 이은 내 시청실에서 밍거스 퀸텟의 리스닝은 무척 인상적인
점들을 많이 남겼다. 이를테면 키가 1미터 7cm에 폭이 28cm, 깊이가 38cm밖에
안되지만 스펙상 24Hz에 이르는 저음을 재생한다는 부분은 몹시 못미더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배트맨 다크나이트 OST에 수록된 Why so serious 트랙에서 중주부에서 쏟아지기 시작하는 저역의 에너지는 실로 엄청났다. 물론 이만큼의 깊은 저역을 7인치 트리플 우퍼에서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공기를 파동 시켜야 하고 콘의 과도한 진폭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베이스 레벨 기능을 추가해 놓았을 정도로 압도적인 저역 표현 능력이 돋보인다. 여기에 스피커를 지지하기 위한 고광택 스테인리스 바가 앞/뒤에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이 트랙에서 딥베이스는 다소 디스토션이 가미된 녹음이며 계속된 딥베이스 출력과 동시에 흐르는 멜로디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것은 분명 7인치 알루미늄 샌드위치
트리플 우퍼의 강도와 경도 모두가 무척 훌륭하기에 이뤄낼 수 있는 부분이라 설명할 수 있지만 하나의 몸체에 모든 드라이버가 수납되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스피커 내부에서 감당해야 하는 공진의 에너지가 효과적으로 감압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려 해도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또한 체급을 넘어설 수 있는 저역 표현을 위한 설계도 가미 되었다는 점에선 더더욱 좋은 점수를 줄 수 밖에
없는 매력을 밍거스 퀸텟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밍거스 퀸텟의 매력은 저역 뿐만이 아니다. 처음부터 상당한
수준의 저역 재생에 대해 설명했던 것은 우리가 일정 이상의 금액을 지불하고 스피커를 구입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스피커의 체급이고 그 이유는
곧장 저역 한계 재생치가 어디인가 판가름 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밍거스 퀸텟은 비슷한 가격표를
가진 어떤 스피커와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의 저역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하였을 뿐이다.
하지만 밍거스 퀸텟의 진짜 매력은 중역과 고역의 표현력에 있다. 나는
조금 나아가 장기적인 밍거스 퀸텟의 리스닝을 통해 단순히 고역이 얼마나 잘 뻗고 얼마나 투명하다를 이야기 하기 이전에 음의 순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지금까지 다이아몬드 트위터와 세라믹 미드레인지 조합의 스피커는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이 조합이 초기에 몰고 온 열기는 엄청났다.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가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많은 오디오파일들은 그 재생음의 정체가 궁금했고 상당량이 판매로 이어졌다.
<밍거스 퀸텟의 파인 튜닝 작업이 이뤄진 마르텐의 새로운 리스닝 룸>
하지만 그 열기는 오래가지 못하고 식어갔다. 다이아몬드 트위터는
지구상에서 가장 가볍고 단단한 소재인 다이아몬드를 진동판 소재로 사용하지만 너무 가벼운 나머지 피크와 딥을 일으킬 만큼 들뜨는 문제를 일으켰다.
아큐톤 드라이버라 불린 이 드라이버가 등장한지 얼마 안되었을 당시 상당수의 스피커 메이커가 이 드라이버를
채용한 스피커 메이커로써 전문가 행세를 했지만 살아남은 메이커가 많지 않다. 여기서 살아남은 스피커
메이커 중 하나가 마르텐이다.
마르텐은 아큐톤 드라이버를 사용한 다른 메이커와 달리 다이아몬드 트위터와 세라믹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에서
발생하는 딥과 피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자적인 크로스오버 설계 기술을 사용한다.
그래서 다른 회사와 비교해 압도적인 부품수가 크로스오버 회로에 탑재된다.
조립된 크로스오버를 보고 있으면 보통의 경우 4차 이상의 고차 방식의 크로스오버 설계냐고
물어 볼 정도로 복잡한 설계를 갖추고 있지만 1차 슬로프 방식의 크로스오버이다.
그런데 이 경우 한 가지 결과를 추측 할 수 있는데 소리가 멍청해지는 경우이다. 너무 많은 크로스오버 부품을 통과하기 때문인데 마르텐의 스피커들은 이러한 문제를 야기시키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청감상 우리가 상상해왔던 다이아몬드 트위터의 수준 높은 재생음과 마주할 수 있다.
이 중 하나가 재생음의 높은 순도이다. 이것이 셀 컨셉 디자인과
맞물려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이곳에선 레코딩 작업까지 이뤄질 정도로 서로 다른 두 가지 어쿠스틱 환경에 최적화 되어 있다>
이작 펄만과 오스카 피터슨의 사이드 바이 사이드 앨범이나 길 샤함에 더 피들러 오브 더 오페라와 같은 앨범을
일반적인 다이아몬드 트위터 채용 스피커에서 재생할 땐 장시간 청음에서 두통이 밀려온다. 물론 완성도가
높지 않은 스피커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싶지만…
이상하게 귀는 피곤하지 않지만 머리는 지근거리는 것을 몇 차례 느껴본 바가 있다.
하지만 밍거스 퀸텟은 재생음의 높은 순도를 배경으로 이와 같은 피로함을 만들어내지 않았다. 무엇보다 E현에서 잘 표현되기 힘든 미세한 고역의 에너지 조차도
쉽게 끊어지지 않고 표현해 내는 것은 스피커의 음역의 밸런스가 무척 잘 잡혀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캐치할 수 있었다.
밍거스 퀸텟은 상급 스피커와 관계를 고려해 일부러 제약을 둔 것이 아니라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위해
파인 튜닝 작업이 세밀하게 이뤄진 흔적을 장기적인 리스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련미 넘치는 외관에 대해 극찬하고 싶다. 나는
밍거스 퀸텟이 출력하는 재생음을 평가하기 위해 몇몇 지인들을 초대해 레코드를 재생하고 의견을 묻고 싶었다. 여러
가지 의견 중 공통된 의견은 세련미 넘치는 디자인이었다. 전통적인 스피커 형상을 취하고 있지만 현대적인
해석이 입혀진 포름을 보는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이젠 마르텐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 앞/뒤로 스피커를
지탱하는 두꺼운 스테인리스 바에 전용 퍽까지 군더더기라고는 느낄 수 없는 아름다운 포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밍거스 퀸텟을 장시간 관찰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컨셉의 스피커를 찾고 있던 와중에 이 글을 읽고도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주저하고 있다면 한 번쯤 밍거스 퀸텟을 직접 체험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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