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제품은 최근에 마이너 업데이트 된 신형 와일드 AES/EBU로 구형과 차이는 패키지가 다릅니다>
저는 dCS사의 레퍼런스 플레이어죠. 비발디 시스템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dCS를 오래 전부터 좋아하여 스칼라티 시스템 이전부터 사용해왔습니다. 사실
dCS를 도입할 땐 항상 걱정이 앞서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케이블입니다.
dCS는 4개의 컴포넌트로
구성되어 모든 디지털 소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세분화 되어 있습니다. 단점은 케이블을 제대로 갖추려면
비발디 시스템 구입 비용에 1/3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과 장점으론 4단 분리 형태이기 때문에 클럭, 트랜스포트, 업샘플러등 컴포넌트에 특수성에 맞춰 파워 케이블을 조합하여 절대 원–박스
컴포넌트에서 조합할 수 없었던 놀라운 음질을 구현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많은 고민을 앉고 있었던 것이 바로 AES/EBU 케이블입니다. 과거 dCS 스칼라티는 DSD 전송을
IEEE1394 케이블을 이용했습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AES/EBU는 전송폭이 지금만큼 나와주지 못했습니다. 덜떨어진
인터페이스였죠.
하지만 상황은.. 역시 보편화 된 케이블이기 때문에 AES/EBU를 통해 전송폭을 높이는 쪽으로 전향돼 SACD 등장과
각광받을 거라 여겼던 IEEE1394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dCS 비발디 시스템엔 AES/EBU 5개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비발디 트랜스포트를 통해 SACD나 자체 업샘플링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3개만 존재하면 됩니다. 하지만 비발디 트랜스포트는 SACD 재생에서 압도적인 음질을 구현하기
때문에 5개가 될 수 밖에 없죠.
고민이 많았습니다.. AES/EBU는 디지털 출력 케이블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에서 케이블 매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업을 1년 이상 삽질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돈대로 갈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많은 하이엔드 AES/EBU 케이블을 찾았습니다.
비발디는 정말 예민하더군요. 무엇보다 착색을 가진 AES/EBU 케이블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저마다
개성이 있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색을 더하지 않고 레코드에 기록된 정보를 손실 없이 보내주는 케이블이었습니다.
끝내 제가 찾은 AES/EBU 케이블이 오디오퀘스트의 WILD AES/EBU 입니다. 처음엔 이걸 1개만 구해놓고 온갖 오디션을 했습니다. 그만큼 비싼 케이블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음악을 듣는 내내 제가 그리던 이상형의 모습과 일치했습니다.
AES/EBU 디지털 케이블이지만 음을 억세게 조이거나 자기
마음대로 슬쩍 왜곡 시키려는 것이 없었지요.
제가 와일드 AES/EBU 케이블을 도입한 이유는 오디오퀘스트의
조 할리와 깊은 대화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때까지 와일드를 구입할 마음은 없었는데 조 할리와
이상적인 디지털 케이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떠올랐던 겁니다.
<비발디 업샘플러에 연결된 오디오퀘스트의 와일드 AES/EBU 케이블 입니다. 하나는 디지털 입력 나머지 두 개는 업샘플링된 디지털 데이터 출력>
“AES/EBU나 Coaxial
케이블을 이상적인 아날로그 케이블 디자인을 적용해 개발해봤더니 정말 좋지 않은 소리가 나더라… 그래서
우리는 이상적인 디지털 케이블의 설계 조건을 찾았고 귀가 만족할 때 까지 이 작업을 계속했다”
제가 멍청했던 거죠. 소리가 좋지 않더라를 그냥 그대로 받아
들인 겁니다. 저도 수 많은 AES/EBU 케이블을 빌려와서
오디션을 했습니다.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는 분들에게나 또는 수입원에 부탁해서죠.
음악에 몰입하기 힘든 묘한 착색.. 물론 제가 연결해본 케이블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제한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만…
아날로그적인 첨예함, 그러면서 밸런스가 잘 잡힌 케이블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 역할을 오디오퀘스트 와일드 AES/EBU가 해내주었네요. 처음엔.. 이들 케이블 자체의 비용이 너무 부담되어서 한 번에 무엇을
판단하고 결론 내리는데 좀 무서웠습니다. 왜냐면 AES/EBU 케이블을
사용하는 이들은 제한되어 있고 미스–매칭으로 결론 날 경우 이것을 되파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죠.
와일드를 1개만 구입해서 오디션 했을 때도 아주 면밀하게 검토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미스–매칭에서 두통 유발 앨범들을 끊임없이
들어보고..
여기서 모험이 하나 시작 되었는데 비발디는 싱글 AES/EBU와
듀얼 AES/EBU 음질 차이가 엄청나게 큽니다. 아… 도저히 감이 안잡히더군요. 싱글 상태에서 1주일 이상 번–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듀얼에서 내가 원하는 음이 안나오거나.. 과장되면 어떡하지?
… 조 할리라는 사람을 믿어보자. 하고 과감하게 4개에 대해 추가 주문을 넣었습니다.
<거의 같은 디자인과 지오메트리를 가진 와일드의 라이트 버젼 다이아몬드 AES/EBU>
결과는 성공이고 그래서 도입기를 쓸 수 있네요..
참고로 저는 와일드에서 선재 두께만을 덜어낸 다이아몬드 AES/EBU 케이블도
갖고 있습니다. 디지털의 세계가 정말 오묘한게 다이아몬드는 정확하게 와일드의 라이트 버전입니다만 표현하는
음색이 다릅니다.
오디오적 쾌감에 있어서는 하극상을 일으킵니다. 놀라운 일이었죠. 디지털 케이블 하나로 시스템 전체의 성향을 끌어 올려주는 케이블은 정확하게 이만큼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디지털
케이블은 본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레코드에 기록된 첨예한 질감들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선 와일드가 압도적이었습니다. 조금 합리적으로 가려 했는데… ㅠㅜ
아무튼 지금은 어느 때 보다 제 시스템으로 음악 듣는 것이 즐겁습니다. 정말
즐겁습니다. 이제는 시스템 판을 엎고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들지 않을 정도로 즐겁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스기기의 출중한 능력으로 MX-R Twenty에서
저음의 구동 능력조차 아쉬움을 해소해 파워앰프에 대한 제 판단. 이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에 더
큰 만족감을 얻고 있습니다. 하하하~ AES/EBU 케이블을
바꾸고 얻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제 나이트아울과 PONO 플레이어입니다. 개인적으로 나이트아울의 저음과 착용감을 최고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보너스인데요. 저도 오디오퀘스트의 나이트아울 헤드폰을
구입 했습니다. 정확히 1년 전 파이널 버전을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들었는데,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그런데 나이트호크나
나이트아울은 잘못 들으면 정말 안 좋은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을 만큼 이상한 소리를 들려주기도 합니다.
무척 구동이 어려운 헤드폰입니다만 이것도 돈으로 해결할 수 있죠.
그런데 600달러대의 제품에 투자할 수 있는 헤드폰 앰프나 케이블도
한정적일 겁니다. 개인적으로 헤드파이는 제한적으로 운영합니다. 그런데
제 하이파이 시스템과 음질이 계속 비교되니 욕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도 아웃도어용으로 쓰려고 나이트아울을 선택한 만큼 이를 구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죠. 저는 Ayre사의 찰스 한센이 아웃풋 스테이지를 개발해 탑재시킨
PONO 플레이어를 갖추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아웃풋 스테이지가
탑재된 세계 최초의 포터블 플레이어입니다.
<PONO 플레이어와 풀 밸런스 체결>
여기엔 3.5mm 듀얼로 풀 밸런스 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나이트아울 역시 풀–밸런스 입력이 가능한 디자인입니다. 정말 불만족스러웠던 저음 구동이 어려웠던 부분이 사진처럼 풀–밸런스
입력을 체결시키고 90% 만족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만약 정말 저렴하게 고음질의 헤드–파이를 그것도 포터블로 하고
싶은 분이 계시면 해외 사이트에서 PONO를 구입하시고 나이트아울을 구입하시라고 강추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약 포터블이 아니라 집에서 가성비 최고의 헤드파이 음질을 듣길 원하신다면 드래곤플라이 레드 하나면
됩니다. 참고로 드래곤플라이 레드를 사용할 경우 모바일에서도 상당한 음질을 들려주지만 데스크탑에선 압도적입니다.
<제 작업용 PC에 아날로그 출력을 담당하는 드래곤플라이 레드>
왜냐면 모바일에선 얻을 수 있는 전류가 무척 제한적이지만 컴퓨터에선 그 제한이 좀 더 나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땐 오디오퀘스트가 나이트아울을 작정하게 띄우기 위해 드래곤플라이 레드를 만들었다고 느껴질 만큼 훌륭한 헤드폰
앰프에 DAC를 탑재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주변에 누군가 합리적인 비용에 데스크–파이를 꾸미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면 드래곤플라이 레드를 꼭 권하고 있습니다.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금액에 100만원짜리 USB DAC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음질을 들려주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문득 이 이야기를 아는 분들과
나누고 싶었지만 같은 얘기를 무한 반복할 수 없고 까먹을 수도 있을까봐 더욱 많은 분들과 공유하기 위해 웹진에 게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