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리뷰에서도 잠시 이야기 했지만 요즘 레코드 음악 듣는 것이 즐겁고 기쁘다. 요즘 나는 여태까지 들어왔던 레코드 재생에 모두 새로운 해석을 얻고 있다. 이것이
나를 더욱 기쁘게 만들어 준다. 최근 몇 년 동안 상상도 못했던 잠을 이루는 시간을 쪼개서 레코드 음악을
들으려 하거나 소파에 몸을 쭉 펴고 누워 음악을 듣는 일도 생겼다.
사실 많은 이들이 소파에 몸을 뉘어 레코드 음악을 듣곤 하지만 나는 레코드 음악을 편히 듣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늘 같은 레코드 음반을 꺼내더라도 채널의 분리, 심도, 사운드 스테이지의 선명도를 분석하며 듣는다. 이건 분명 직업병이다. 이건 콘서트 홀을 찾아도 마찬가지다. 물론 레코드 재생음에 크게
만족할 땐 재생음의 표현에 신경 쓰지 않고 재생 음악에 몰입한다.
신기한 것이 보통 어떤 컴포넌트를 변경하여 긍정적 변화가 생겼을 때 기쁜 날도 잠시다. 보통 이런 감은 점점 떨어져 가다 무뎌진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시스템은 나로 하여금 완전히 새로운 패턴의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 이러한 만족감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내 시스템을
통해 레코드 음악을 재생하는 순간마다 새로운 느낌이고 설레기까지 하며 기쁨을 얻는다.
그래서 요즘은 어느 때 보다 레코드 음악을 듣는 것이 즐겁다. 이
즐거움은 생전 처음으로 하이파이 오디오를 마련해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 음악의 뜻 그대로 음을 즐기던 즐거운 시절까지 떠오르게 해준다. 그 당시 즐겼던 똑 같은 레코드 앨범의 재생만으로도 말이다.
유일한 불만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컴포넌트가 무척 많다 보니 켜고 끄는 것이 일이다. 그래도 앰프 시스템은 리모컨 버튼 하나로 켜고 끌 수 있어서 비교적 수월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나는 8개의 기기를 한 번에 켜고 꺼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생각해 보니 전원장치까지 정확하게 9개다.
그래서 요즘은 레코드 음악을 즐기는 서브 시스템을 꾸며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지금의 시스템과 전혀 다른 성향에, 좀 더 나아가 아주 현실적인
하이파이 시스템을 꾸미고 싶다는 욕구가 든다. 그런데 이 조차도 이미 레퍼런스 시스템에 엄청난 투자가
이뤄져 여력이 많지 않다.
그러던 중 2017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보았던 스피커가
생각났다. 헤코사의 스피커로 다이렉트 아인클랑이라는 스피커였다. 이
스피커를 주목했던 이유는 드라이버 하나로 전대역을 커버하는 1웨이 스피커. 흔히 전문적인 용어로 풀레인지 드라이버 스피커였다.
이 스피커에 대해 이해하기 힘든 몇 가지 궁금한 점들이 있었는데 올해 이 스피커를 전시한 헤코 부스엔 이
스피커를 청음하려는 관람객들로 넘쳐났다는 것이다.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왜냐면 이것은 Show이고 엄연히 보여주기 위한 목적의 행사이고 10만 유로를 넘는 컴포넌트들로 넘쳐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헤코의 다이렉트 아인클랑의 가격은 고작 2,000유로대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궁금한 점은 이 스피커는 1웨이에 풀레인지
드라이버 스피커라는 사실이다. 비슷한 종류의 같은 스피커의 경우 고능률을 지향할 경우 능률은 좋지만
재생 가능한 대역은 좁아진다. 이 스피커는 극소수의 독특한 취향에 오디오파일을 겨냥하지 않고 보통의
오디오파일을 겨냥하여 제작 되었는데 상당한 양감에 중저음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스펙에 능률은 94dB라고 적어 놓았다. 물론 측정 환경에 대해서 적어놓지 않았기 때문에 논란은 피할 수 있겠지만..
능률이 94dB일 수 있겠지만 32Hz에서 19.2kHz까지라 표기 해놓은 주파수 응답에 대해선 믿기 어려운 것이었다.
물론 이 조차 측정 환경에 대한 기준을 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논란은 피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스피커에 대해 리뷰를 진행하는 이유는 이 스피커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서이다. 스펙을 무시하고 내 귀에 들리는 대로 내가 느끼는 그대로 평가해도 이 스피커는 정말 매력적인 스피커라 느꼈다.
특히 나처럼 독특하지만 매력적인 음색을 찾는 이들 중 서브 시스템을 꾸미고자 한다면 나는 이 스피커가 정말
매력 있는 스피커라 설명할 수 있다. 그 이유를 이번 리뷰를 통해 솔직 담백하게 전하려고 한다.
다이렉트 아인클랑은 헤코사가 드라이버를 제작할 때 주로 사용하는 크래프트 페이퍼 콘으로 제작 되었다. 가볍고 무척 단단한 소재이며 소재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성형이 크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이 소재로 진동판을 만드는 데엔 헤코는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아인클랑에선 좀 더 광대역을 재생해야 하는 만큼 최소한에 강도를 유지하여 무게를 덜어냈다. 이것이 분명 고능률화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여기에
상당한 자력을 가진 페라이트 코어를 이중 구조로 채용하고 있다. 여기에 25mm에 CCAW 보이스–코일을
채용해 에디 커런트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헤코가 즐겨 사용하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트에 의한
드라이버 바스켓을 디자인하여 채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스피커의 재생음에서 바스켓 디자인은 무척 중요한데 헤코의 경우 대량 생산이 가능한 만큼 모델에
따른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을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캡톤 보이스–코일 보빈을 채용해 좀 더 순도 있는 재생음의 구현이 가능하다.
그래도 1웨이 풀레인지 드라이버 스피커는 한계가 따른다. 다이렉트 아인클랑을 직접 청음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스펙만으로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이 스피커의 진동판의
크기가 210mm라는 것이다. 8인치 보다 좀 더 큰 사이즈다.
19,200Hz에 이르는 고역 응답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드라이버를 제작한 헤코사에 산드로 피셔 역시 이 문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것을 NAWI 디자인이라고 부른다. 드라이버 유닛의 중앙부에 일종에 혼개구부를 설치하는 것이다. 또한
보다 리즈너블 고역 특성을 얻기 위해 더스트–캡 디자인 역시 180도
뒤집어 놓아 디자인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디자인의 구성이다.
무척 단단한 성질에 단일 재료와 가벼운 종이 혼합물로 이 구조를 완성시키면 고역대 주파수를 증가돼 비교적 평탄한 특성을 얻어 낼 수
있다는 이론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왜 1웨이 풀레인지 드라이버 유닛 스피커를 고집해야
하는가 설득이 필요하다. 스피커의 디자인은 흔히 인간의 가청 주파수 대역이라 불리는 20Hz에서 20kHz 재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나의 드라이버 유닛으로 재생은 불가능하니 2웨이로 나뉘게 되고
3웨이, 더 멀게는 5웨이
스피커까지 존재한다. 20Hz에서 20kHz까지 5개의 드라이버가 주파수를 쪼개어 재생하게 만들면 진폭이 줄어들게 되고 레조넌스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극단적으로
디스토션이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장점만 존재한다면 모두가 다 5웨이로 스피커를 제작했을
것이다. 여기엔 위상 오차, 타임–얼라이먼트 부재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또한 주파수 필터링에 의한
음악 신호의 로스도 크게 발생한다. 결국 이와 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엄청난 개발비와 비용이 쓰인다.
결국 안드로 피셔는 역발상을 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스피커. 어차피 멀티–웨이 디자인 스피커도
단점이 있고 풀–레인지 드라이버 스피커도 단점이 있으니 이것을 보완해 스피커를 제작하겠다는 의미다. 여기서 유일한 단점은 광대역 특성이 안 나온다는 것.
하지만 하나의 드라이버에서 재생음을 만들어 내는 만큼 타임–얼라이먼트도
필요 없고 위상 특성을 맞출 필요도 없다. 그러니까 멀티–웨이
디자인 스피커의 단점이 다이렉트 아인클랑에선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이렉트 아인클랑에선 아주 묘한 재생음을 경험할 수 있다.
다이렉트 아인클랑이 장점은 한 가지가 더 있다. 구동이 정말
쉽다는 것이다. 사실 1웨이 풀레인지 드라이버 스피커가 이론적으론
보다 완벽할 수 있는 이점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크로스오버 없이도 재생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현실적으론 몇 가지 문제로 인해 아주 평탄한 특성을 얻어내긴 힘들다.
이런 문제로 인해 다이렉트 아인클랑 역시 크로스오버 회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스피커와는 조금 다른 개념을 가진다. 다이렉트 아인클랑의 구동을 보다 쉽게
만들어 주는 것은 보다 리니어한 특성에 임피던스 그래프 특성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헤코사가 밝힌 다이렉트 아인클랑의 스펙에는 5와트
출력의 앰프만 있다면 다이렉트 아인클랑을 구동할 수 있다 설명하고 있다. 실제 청음을 해본 입장으로썬
상당히 설득력을 가지는 스펙이긴 하다.
그래서 노이즈가 엄격하고 음색이 무척 고운 소출력 진공관 앰프로도 충분히 구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비교적 컴팩트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선택해 다이렉트 아인클랑을 청음 하게 되었다. 보다 대중적인 오디오파일들의 선택 가능한 것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기 때문이었다.
먼저 밝히는 점은 무척 특이한 디자인의 스피커이기 때문에 어느 때 보다 솔직하게 평가한다.
다이렉트 아인클랑이 표현해 내는 재생음에서 크게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은 청감상 정보량이 무척 좋다는 것이다. 이것 한 부분만으로도 1,000만원 아래에 스피커에서는 비교 가능한
스피커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여성 보컬의 표현력이나 피아노 연주 더 나아가 반주에서도 200만원대에선 적수가 없다. 이건 풀레인지 드라이버 유닛 스피커가
가지는 타임–얼라이먼트나 위상 정합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디자인 자체가 가지는 특징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가장 이상적인 부분은 중역대의 배음이 압권이었다. 정말
농도가 무척 짙다. 이것이 마치 착색 같이 느껴지지만 풀레인지 드라이버 유닛 스피커가 가지는 고역 롤–오프에 따른 밸런스의 특징에 의한 것으로 느껴졌다. 정확하게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지만 음악적으론 무척 큰 재미를 선사했다.
그리고 이 스피커는 고역 재생 특성 보단 저역 재생 특성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역은 확실히 롤–오프 돼 있어 청량감이 확실히 부족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 레벨 저하는 제한적으로 답답해서 음악을 못 듣겠다는 오디오파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청감상 감쇄 특성이 부드럽게 꺾여 위화감이 없다는 점은 높게 평가해야 했다. 또한 롤–오프에 따른 금속 악기들의 질감 표현의 부재와 같은 문제는
거의 없다.
유일한 아쉬움은 사운드 스테이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아쉬움을 뒤집고도 남는 것이 재생음이 확연하게 열리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 보컬 파트나 피아노 연주에서 개방감의 쾌감은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나는
여기서 다이렉트 아인클랑에 매료되고 말았다.
이건 분명 NAWI 디자인의 위력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이렉트 아인클랑의 스윗–스팟은 무척 타이트하지만 이 안에 리스너가
들어오면 정말 기분 좋은 재생음을 경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다이렉트 아인클랑은 저음 표현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상당한
무게감도 가지고 있으며 응답 능력에서 스피드가 빠르진 않지만 끈적거린다고 느낄 만큼 리드미컬하다.
클래시컬 뮤직의 재생도 상대적으로 만족스럽다. 바이올린 계열의
현악 두께감은 두텁진 않지만 상당히 실키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첼로나 더블 베이스와 같은 저음 현에선
소리가 상당히 풍성하게 묘사된다. 해상력 역시 주목을 끌 수 있을 만큼 인상적으로 나타났는데 이 역시
상대적으로 우위를 가지는 정보량을 통해 얻어지는 것으로 느꼈다.
이처럼 다이렉트 아인클랑은 확실한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듣는
이에 따라서 굉장히 열광할 만한 특징을 가지고 있고 아쉬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이엔드
오디오에 대한 수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내 입장에선 매력적인 스피커가 분명하다.
그래서 조만간 수입사에 부탁해 내 공간에서 오디션을 해볼 생각이다. 내
공간에서도 괜찮다면 이 스피커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수입원 – (주)다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