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부에 이어 2부에선 조금 더 자세한 CH 테크Q니컬 투어가 이어진다. CH는 제품 개발에서 생산까지 탄탄한 기획 아래 이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CH는 기존 하이엔드 오디오 그룹에 속하지 않는 유니크한 특징들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외형에선 라이트 그레이라고 하는 독특한 외장 컬러를 내세우고 있다. 오직 CH에서만 만날 수 있는 컬러를 지향하는 것이다. 물론 중국 사람들의 경우 금색을 워낙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중국 한정 컬러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것은 CH의 정체성과는 다른 것이다.
이 외에도 CH는 기존에 하이엔드 앰프에서 볼 수 없었던 유니크한 하드웨어 디자인도 선호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번 2부를 통해서 확실히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CH 테크니컬 투어 2부를 시작하도록 한다.
1부에서 잠시 비춰졌지만 CH는 섀시 가공과 더불어 아노다이제이션까지 모두 한 곳에서 작업되고 있다. 그리고 하이엔드 제품이면서 막대한 생산량을 앞세워 여러 가지 제품들이 혼합되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CH 제품들만 전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노다이징을 위한 첫 번째 작업이다. 아노다이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공된 원소재의 품질과 더불어 약품, 그리고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결국 노하우에 의해 품질이 결정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CH는 자신들의 라이트 그레이 컬러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그 품질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사진에 보는 것과 같이 프론트 패널을 약품에 담궈 양극산화 처리를 진행시킨다.
이 처리는 다소 복잡한 처리를 몇 번에 걸쳐 이뤄지게 된다. 수 많은 메이커를 직접 방문했지만 아노다이징의 경우 선진국일수록 케미컬 라이선스 획득이나 운영 자체가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나 조차도 이 광경을 직접 목격한 것이 많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H는 굉장히 엄격한 기준으로 아노다이징을 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작업을 여러 번 아주 정확한 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 없는 것 같지만 엄격한 기준으로 제작되지 않으면 품질이 묘하게 달라진다. 그래서 어떤 메이커의 경우 시스템을 시간을 두고 컴포넌트를 구성한 경우 색상 차이가 미묘하게 맞지 않을 때가 있다.
아노다이징은 약품에 따라 색상이 결정되게 된다. 하지만 사진처럼 검정색일 경우 좀 더 오랜 시간 처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컬러보다 검정색이 비싼 이유이기도 한데 약품을 자주 갈아줘야 하는 문제와 더욱 많은 작업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불량이 발생할 확률이 좀 더 높은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이것은 무엇을 하는 장치일까? 무척 궁금할 것이다.
아노다이제이션 된 두께를 측정하는 장비다. 아노다이제이션은 두께에 따라 컬러가 달라진다. 앞서 사람에 눈엔 모두 라이트 그레이처럼 보이지만 생산시기가 다른 두 개에 제품을 한 곳에 놓고 비교해 보면 색상 차이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QC 중 하나이다.
CH는 하이엔드 제품만을 생산하는 메이커이다. 조립에 사용되는 모든 패널들에 대해 별도의 조명을 통해 스크래치를 확인해 통과된 제품들만 사용한다.
확실히 하이엔드 제품의 섀시를 양산하는 곳이라 확신을 심어주었던 것으로 스펙트로포토미터까지 갖추고 있다.
르-로클을 떠나 도착한 곳은 CH의 본사이자 개발 연구소가 위치한 곳이었다. 사실상 이곳이 CH의 중심부이다. 왜냐면 바로 길 건너에 어셈블링 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곳 모두를 CH에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며 한 층에 일부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곳이 바로 CH의 모든 제품들의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각 분야별로 전문가 한 사람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무척 규모가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각 분야를 워낙 세밀하게 쪼개 놓았다. 마치 대기업처럼 말이다.
사진 속 인물은 CH 제품에 필요한 모든 부품들 소싱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쉽게 이야기 해 부품을 구매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CH는 일반적인 전자 회사와 달리 하이엔드 오디오를 다루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용 가능한 부품들에 대한 리서치까지도 사진 속 인물이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그 역시 엔지니어이다.
이 사람은 CH의 모든 제품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이다. 놀라웠던 것은 일반적으로 기기 동작에 필요한 제어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엔지니어의 경우 디지털 소스기기에 필요한 필터 개발이나 알고리즘 제작에 관여를 하진 않지만 사진 속 인물은 CH의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히브씨를 도와 디지털 소스쪽 프로그래밍도 함께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은 아직 국내 출시되지 않은 CH의 새로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다. 제어를 위한 막바지 테스트가 한참 진행 중에 있었다. CH와 같이 수 많은 기능이 탑재되게 되면 이와 관련된 일반적인 엔지니어로썬 이 같은 업무를 감당할 수 없다.
이 사람은 메카니컬 디자이너이다. 상당히 놀랬던 것은 이 사람의 지식 수준은 다른 회사에서 서킷 디자이너로 활동해도 될 만큼 관련된 많은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는 아날로그는 부품의 위치에 따라서도 그 음질이 달라지는데 메카니컬 디자이너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제품의 완성도가 부족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분화 된 수 많은 회로들의 레이아웃 배열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재미났던 것은 하나를 알아 들으니 끝 없는 설명이 이뤄졌던 것. 이 사람과만 1시간 이상 대화를 나눴던 것 같다. 이를 통해서 인지할 수 있었던 것은 CH는 모든 디자인의 결과에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아날로그 입력도 가능하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니 당연하지만 앞에서 CH는 유니크한 설계를 좋아한다 설명하고 그 이유가 소개될 것이라 했는데 이 새로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아날로그 입력은 A/D 컨버터에 의해 디지털로 처리하게 된다. 이와 관련된 핵심 모듈이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지만 사실상 그들의 파워앰프를 기반으로 설계가 이뤄졌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들은 노이즈가 억제된 대용량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회로의 중심부에 사용하고 있는데 무척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부품의 완성도가 높으며 리케이지 플럭스를 억제하기 위해 별도의 커버가 사용된다.
이 사람이 CH의 아날로그 회로의 설계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참고로 코시는 CH 제품 생산에 필요한 폭 넓은 엔지니어링 지식을 갖추고 있지만 아날로그 회로 설계에서 만큼은 사진 속 인물의 실력이 한 수 위라고 설명해 주었다. 이 사람과도 한 시간 이상 대화를 나눴고 사실 그 시간은 앰프 설계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나도 그에 흥미를 느꼈고 그도 나에게 흥미를 느꼈는지 정말 많은 것을 보고 이야기를 나눴다. CH가 파워앰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피드백 조절 회로이다. 이와 관련하여 누구에게도 이야기 해주지 않지만 오프 더 레코드를 약속하고 여기에 대한 많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심지어 회로의 위치까지도 말이다.
CH는 대출력 파워앰프를 생산하는 메이커는 아니다. 소출력이라고 정의 할 수도 없는 것이 웬만한 스피커를 강하게 드라이브 해 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CH 제품에 있어서 출력은 스피커가 갖는 능률이 달라지는 요소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왜 이것이 가능한지에 대해 회로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이것은 CH가 개발한 T1이라는 클럭 제네레이터이다. 다른 클럭 제네레이터와 달리 분진 기능이 없는 레퍼런스 클럭이다. 이 제품의 용도는 CH 제품들을 위해 개발된 것인데 별도의 GPS 수신 확장 카드를 설치할 경우 시간의 정밀도는 세슘 클럭 수준으로 올라선다. 하지만 기본적인 클럭 소자는 크리스탈이다. 크리스탈 자체도 한 번에 오류가 몇 달에 한번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보다 더 중요한 부분을 T1에서 담고 있는데 클럭 소자의 최적의 동작을 이끌어 내는 온도 유지와 더불어 엄청나게 깨끗한 전원에 질이 있다. 1부에서도 소개 되었듯 사진 오른쪽에 위치한 클럭 모듈 하우징은 무척 거대한데 진동 억제와 더불어 온도의 유지를 위해 사용된 것이다.
이곳이 CH의 리스닝 룸이다. 독일 뮌헨을 본거지로 하는 플래그쉽 스피커가 사용되고 있다.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가 끝나자 마자 CH를 방문했기 때문에 전시장에서 사용된 제품들이 도착하지 못해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 스피커는 완성도 자체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당한 고가이다. 그런데 이 스피커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것이 서브우퍼 타워이다. 저 엄청난 서브우퍼 타워는 별도의 파워앰프가 필요한데 CH의 A1이 연결되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CH의 최대 수입국 중 하나가 중국 그 다음으로 일본이다. 일본 디스트리뷰터는 스텔라로 그들이 테크다스라는 브랜드로 턴테이블을 제작하고 있다. 에어포스3를 사용하고 있는 이유는 테크다스 제품 중 가격대 성능비가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이제 본사 연구소 방문을 마치고 어셈블링이 이뤄지는 공장으로 발을 옮겼다.
이곳이 따로 필요했던 이유를 들어서자마자 알 수 있었다. 그만큼 넓은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이지만 생산량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사진은 무엇일까? 바로 CH의 플래그쉽 파워앰프 M1이다. M1는 CH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속한 파워앰프이다. 그래서 모노럴 디자인을 넘어 입력부 증폭 회로와 출력부 증폭 회로의 전원부까지 분리해 놓았다. 심지어 파워코드 역시 별도로 입력해야 할 정도이다. 내가 예전부터 생각했던 가장 이상적인 파워앰프 디자인을 구현한 제품이기도 하다.
가장 큰 트랜스포머는 오직 출력 증폭회로만을 위해 사용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트랜스포머가 입력부를 위해 사용되며 같은 파워코드에 묶이게 되는 작은 트랜스포머는 파워앰프 제어와 동작을 위한 마이컴을 위해 독립되었다.
M1에 사용되는 섀시이다. 특이한 점은 일반적인 제품은 보텀 섀시에 알루미늄 소재가 사용되나 M1은 좀 더 강한 댐핑을 얻기 위해 케미칼 트리트먼트가 적용된 스틸 소재가 사용된다.
자사의 파워앰프에 사용되는 히트싱크들이 담겨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이것은 CH의 프리앰프 내부를 담아본 것이다. 사진에서도 잘 나타나지만 노이즈가 발생하는 전원부와 원천적으로 격리가 되어있다.
CH의 전 제품이 생산되는 곳으로 섀시 뿐 아니라 수많은 부품들이 수납되어 있다. 규모는 사진에서 보이는 것 이상이다.
규모를 조금 더 체감할 수 있도록 좀 더 와이드 앵글을 통해 담아보았다.
제품 소개에 앞서 신기한 일이라고 설명했지만 SACD 플레이어 시장이 좁아질 것이라 예상했는데 USB 오디오나 네트워크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DAC 활성화 이후 SACD 플레이어 시장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한다. 에소테릭의 메커니즘이 탑재된 CH의 SACD 플레이어 역시 활발하게 생산이 이뤄지고 있었다.
CH의 수 많은 제품들에 사용되고 있는 토로이들 트랜스포머들. 이 많은 제품들이 층층의 박스로 쌓여 있었다.
이곳은 조립에 사용될 모듈들이 수작업에 의해 생산하는 별도의 공간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인식되어온 스위스 사람들 보다 더 순수하고 친절하게 느껴졌다.
이곳에서 M1에 사용될 트랜스포머와 서브-프레임 섀시 제작에 끊임없이 이어졌다. 플래그쉽 파워앰프로써 이렇게 많이 생산되는 광경은 처음 본 것 같았다.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오디오 쇼가 막 끝난 상황이었지만 생산에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타이트한 일정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모든 일정을 마치는 중 플로리안 코시에게 가장 중요한 사진을 담아야 한다고 전했고 그건 당신의 사진이라 얘기했다. 모터 스포츠 광으로써 그의 차는 르노에서 50대 한정으로 생산된 자동차였다. 여기에 그가 별도로 ECU를 맵핑해 출력을 끌어 올렸다고. 그만큼 자동차에도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듯 했다. 단순히 비싸고 빠른 차가 아니라 자신이 스피드와 스포츠 성능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모터 스포츠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