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도 없었던 긴 10일 연휴가 시작되는 그 주에 아주
반가운 손님이 내한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로렌스 디키. Bowers
& Wilkins의 전자회로 엔지니어로 근무했으며 현 비비드 오디오의 개발 총괄 책임자입니다.
10년 이상 하이엔드 오디오를 지속해 온 오디오파일이라면 그의
이름을 모를 리 없을 만큼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는 Matrix
시스템을 개발한 스피커 디자이너이며 오리지널 노틸러스 디자인의 초석을 다진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존경을 아끼지 않는 스피커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로렌스 디키는 Bowers & Wilkins의 창업자 존 바워스와 함께 작업해본 몇 안 되는 엔지니어 중 한 명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비비드 오디오의 한국 디스트리뷰터인 ㈜소리샵을 지원하고 수 많은 국내 오디오파일들에게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스피커 GIYA G1 스피릿을 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내한한 것입니다. 정말 재미난 일들이 많았습니다만 그는 자칫 딱딱한 분위기가 될 수도 있는 시연회의 분위기를 지배했고 자리에
함께한 많은 참여자 분들께선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그 당시 현장의 분위기를 모두 전할 수 없지만 참여하지 못한 회원 분들과 함께 하고자 현장 분위기를 정리하여
포스팅합니다.
9월 26일 로렌스
디키를 만나는 날이 되었습니다. 저도 행사 한 주전에 로렌스 디키가 내한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시청회
보조 진행자로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절대 마다할 이유가 없는 제가 먼저 제안했어야 할 일이었습니다. 당일이 되자 그와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흥분됐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로렌스 디키가 9년만에 새롭게 선보인 GIYA G1 스피릿에 대해 설명하고 직접 시연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GIYA G1을 무척 좋아했습니다만 그만큼 새로워진 스피릿에 대한 궁금증도 컸습니다.
소리샵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반겨주었던 것은 비비드 오디오의 GIYA
G3와 G4 스피커였습니다. 디자인적 아이덴티티가
상급 스피커와 완전히 동일합니다만 체급이 작아진 만큼 그들의 테이퍼드 튜브를 좀 더 효율적으로 설계해 단지 체급 차이만 나도록 설계된 스피커들
입니다. 하지만 중저음의 양감에 있어선 체급이 작아질수록 그 에너지가 줄어드는 정도가 비례되지 않더군요. 파워풀한 저역 재생은 여전하더라는 얘기입니다. 이제 HiFi.CO.KR에서 이들 스피커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아 오리라 생각합니다.
소리샵에선 먼 길로 방문한 분들을 위해 시청회 시작 전 다양한 마실 거리와 먹거리를 준비해 주셨습니다. 생수와 무척 상큼한 과즙의 탄산수, 카페 마마스의 샌드위치들, 그리고 영국 유명 감자칩 티렐스까지 정말 다양하게 준비해 주셨습니다.
두툼한 감자칩 보이시나요? 티렐스의 감자칩입니다. 저도 영국 방문 때 처음 먹어보고 반해버렸던 감자칩인데 들리는 후문으론 여기서 티렐스의 맛을 경험한 분께서
인터넷으로 24봉지나 구입하신 분이 계셨다 합니다.
카페 마마스의 샌드위치, 신선하고 두툼한 재료로 만들어진 정말
맛있는 샌드위치였습니다. 원래 시청회 끝나고 뒷풀이가 예정돼 있었던 터라 많이 먹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손이 계속 가더군요.
상큼한 과즙액이 들어있는 탄산수도 많은 분들의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습니다.
시작 전에 서둘러 참여해 주신 분들이 소리샵 쇼룸도 들러보시고 준비된 먹거리로 허기도 달래시고 또 안면이
있는 분들께서는 서로 안부도 묻고 재미난 이야기도 나누면서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오늘의 주인공들이죠. 비비드 오디오의 GIYA G1 스피릿과 G3가 준비되었고 많은 참여자 분들을 맞이할
의자들도 모두 준비가 완료 되었습니다. 참고로 소리샵의 시청실 분위기는 무척 아늑하고 어쿠스틱 환경도
좋았습니다. 이를 위해 준비하는 기간만 무려 3개월 이상
소비 되었다고 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나타날 때마다 부수고 다시 짓는 일이 여러 번 필요 했다고 합니다.
수 많은 국내 오디오파일 분들을 맞이하기 위해 로렌스 디키씨와 비비드 오디오의 대표 필립 구텐탁씨가 재생음
튜닝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중간에 무엇이라도 마시면서 작업할 것을 권했지만 집중력을 흩트리고 싶지
않다며 하던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말에 프로는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이죠. G1 스피릿과 G3 입니다. G1 스피릿은 드라이버부터 캐비닛의 디자인 비율까지 모두
새롭게 손봐 발표한 스피커입니다. 외관에선 기존 G1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키가 10cm 줄었고 폭이 40mm 정도
커져 디자인의 비율이 이전 보다 무척 좋아졌습니다. 실질적인 캐비닛 용적은 기존 G1보다 조금 더 커진 느낌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새롭게 설계된 우퍼
때문이죠. G3는 비비드 오디오의 베스트 셀러로써 좀 더 많은 오디오파일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스피커라
함께 소개 되었습니다.
시연회 준비를 알리며 로렌스 디키씨와 필립 구텐탁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해 주신 많은 분들과 눈을 맞추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참여자 분들에 놀랐는지 이를 기억하기 위해 본인의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담는 모습까지 보여
주었습니다.
왜냐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었기 때문이죠. 참석율이
99%에 육박할 정도였습니다. 사실 당일 참여를 못하는 분들도
꼭 생기기 때문에 약간의 신청자를 더 받았는데 거의 모두 참여해 주셔서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음악과 설명을 들으신 분들도 꽤 많았습니다. 실로 로렌스 디키씨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죠.
이렇게 시청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한국 오디오파일 분들에게
정중히 인사를 건네는 로렌스 디키씨 매너도 좋고 순발력도 무척 뛰어나 참여하신 많은 분들에 호감을 샀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제품에 대한 설명, G1 스피릿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첫 설명은 무척 당황했습니다. 모두가 우리의 스피커의 디자인에 대해
좋지 못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우스꽝스러운 스피커 디자인의 이유에 대해서 지금부터 설명하겠다는
얘기 때문이었습니다.
짧지만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G1 스피커의 내부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스피커와 확연히 다르다는 메시지와 이미지가 담겨 있었습니다.
G1 스피릿은 기존 G1와
디자인적 아이덴티티만 동일할 뿐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50mm에 어퍼 미드레인지의 경우 새로운 카본–파이버 링을 통해 공진주파수를
끌어 올려 광대역에 스무스한 주파수 응답을 얻어냈다는 잠을 강조했습니다. 이것은 G1 스피릿이 G1과 큰 차이점을 나타내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테이퍼드 튜브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1990 chez
B&W, 1990년 B&W에서 있었던 아주 귀중한 일을 잊지 말자는 의미가
담겨있는 부분입니다.
로렌스 디키씨는 오리지널 노틸러스 개발에 주역이었습니다. 그가
비비드 오디오에서 처음 개발한 스피커 GIYA G1에도 테이퍼드 튜브 로딩 이론을 적용했습니다. 진동판이 앞/뒤 움직이면서 반대쪽으로 움직이며 발생시키는 음의 에너지를
아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이론입니다. 캐비닛의 착색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론으로 비비드 오디오의
모든 스피커엔 이와 같은 이론이 적용돼 있습니다.
스피커의 콘이 진폭 될 때 반향음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지 데모 킷을 통해 로렌스 디키씨가
직접 실험해 주었습니다. 사진의 파이프를 입술에 대고 말을 할 땐 마치 혼과 같이 목소리가 커졌지만
테이퍼드 튜브 업저버를 장착하니 목소리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이 실험에서 많은 분들께 적지 않은
놀라움이 연출 되었는데 이 이론이 실제 스피커 동작에 적용되어 캐비닛의 착색을 크게 줄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캐비닛만 두었을 때 일어나는 문제와 캐비닛을 혼 업져버와 함께 연결하였을 때 반향음이 만들어
내는 문제를 측정치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캐비닛만으로 반향음을 억제할 땐 특정 대역에서 불필요한 피크가
일어났습니다만 혼 업져버를 달아두고 측정했을 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스피커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접근해 해결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준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피커의 디자인이 스피커의 재생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평면에 각진 사각형태의 스피커일수록 재생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부드러운 유선형 디자인일수록 재생음에 간섭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이 사진이 등장하면서 사진만으로 보충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많은 분들이 이해하는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부연 설명이 전혀 필요 없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G1 스피릿에 적용된 새로운 우퍼 드라이버 C225-100에 대해서도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기존 G1에 비해 내입력이 무려 2배나 증가했습니다. 이건 더 다이나믹한 저역 재생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만 같은 볼륨에서 훨씬 낮은 디스토션을 가지게 됨으로
더 깨끗한 저역 재생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새로워진 5인치 미드/우퍼
역시 보빈의 직경이 75mm로 커져 좀 더 안정적인 컨택이 가능해졌고 모터 구조를 새로 다듬어 새로운
드라이버 유닛으로 개량 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G1 스피릿을 구성하는 모든 부품들을 풀어헤쳐 나열해
보여주었는데요. G1 스피릿이 제작되기 위해서 이 많은 부품들이 필요하고 구성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죠.
그리고 표면에 카본이 입혀진 합성 격자 모양에 브레이스 디자인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습니다. 디자인 자체가 무척 복잡하기 때문에 브레이스를 위한 부품들의 디자인도 무척 많고 복잡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만큼 제작에 난이도가 따른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옵션으로 선택 가능한 외장 크로스오버에 대한 설명도 아끼지 않았죠.
크로스오버 회로를 외장화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척 많습니다. 하지만 로렌스 디키씨는
이 구조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 한 가지를 잊지 않았죠. 바로 액티브 스피커로 스피커를 분해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게 디자인한 것입니다. 결론은 G1 스피릿은
액티브 스피커로도 운영이 가능한 디자인을 처음부터 갖추도록 개발된 것입니다. 참고로 이미 해외 오디오파일
중에선 G1 스피릿을 액티브 스피커로 확장시켜 운영하고 있는 이가 있다고 합니다.
모든 설명을 마치고 로렌스 디키씨가 한 마디를 건넸습니다. 이제
우리의 스피커 디자인이 왜 이래야만 하는지 여러분들께선 충분히 납득 하셨을 거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설명을
듣고 난 이후에 의미 없는 부분이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디자인으로 여겨졌습니다. 놀랍게도 로렌스
디키씨의 설명을 접한 이후 G1 스피릿의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는 의견들이 시청회를 마치고 여기 저기서
나왔습니다. 특히 G3에 대한 디자인 평에서도 말입니다.
로렌스 디키씨의 설명마다 내용과 관련된 사운드 트랙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로렌스 디키씨가 스포트 라이트를 선사한 것은 G3였습니다. 상대적으로 G1 스피릿 보다 작은 이 스피커가 얼마나 대단한 저음을
재생해 낼 수 있는지 증명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 많은 이들이 G3가 재생한 저음 능력에 대해 다들 놀라는
분위기였습니다. 사운드 트랙 재생이 끝나고 웅성거리는 분위기도 있었죠.
사실 이런 재생음을 연출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가 바로 코스텔레이션 프리/파워 앰프 시스템과 네임사의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역할이 무척 컸었습니다.
모든 시연회 순서가 끝날 직전 비비드 오디오사의 대표인 필립 구텐탁씨가 무대로 나와 한국 오디오파일 분들에게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그 역시 무척 매너가 좋고 정중한 사람이었습니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뜨거운 박수 속에 시청회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청회가 끝나고 무려 30분 가까이 많은 분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로렌스 디키씨에게 궁금한 점들에
대해 질문하길 원하거나 같이 사진을 촬영하길 원했습니다. 근래에 보기 드문 광경이었습니다. 저 역시 로렌스 디키씨와 사진 한 장을 같이 찍었는데요. 촬영 후
이런 말을 건넸습니다. 당신은 한국에서 수퍼 스타다.
정말 인상적인 시청회였습니다. 후기는 여기까지 입니다만 이렇게까지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시청회가 많지는 않습니다만 시청회를 준비한 소리샵 관계자 분들과 시연회를 진행한 로렌스 디키씨와 필립 구텐탁씨, 그리고 참여한 모든 분들이 만족감을 얻은 시청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앞으로도 이와 같이 좋은 분위기가 연출될 수 시청회가 많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수입원 – (주)소리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