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wers & Wilkins 스피커를 처음 접했을 때가
매트릭스 803S3였던 것 같다. 과거 Bowers & Wilkins의 스피커는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지금같이 극찬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회사의 철학은 분명했다.
완벽한 재생음을 위한 어쿠스틱 디자인을 우선시 한다는 것.
하지만 산업 디자이너 모튼 워렌이 Bowers & Wilkins의
스피커 디자인에 참여하면서 회사의 운명은 크게 바뀌게 된다. 야누스의 얼굴과 같이 서로 성격이 다른
익스테리어 디자인과 어쿠스틱 디자인이 이만큼 잘 융화되기 힘든 것이 스피커 디자인인데 모튼 워렌과 Bowers
& Wilkins의 R&D 팀은 그 작업을 해냈다.
하지만 그 이전에 Bowers & Wilkins를 상징하는
스피커가 있다. 바로 오리지널 노틸러스이다. 아직까지도 전
세계 수많은 오디오파일 또는 오디오파일이 아니지만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선택되는 스피커이다.
이 스피커의 디자인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이 스피커의 디자이너를 두고 케네스 그레인지 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사실은 비비드 오디오의 공동 창업자 로렌스 디키와 당시 그녀의 여자 친구에 의해 초기 드로잉이 완성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Bowers & Wilkins의 오리지널 노틸러스
스피커의 오너였기도 하고 아직도 그 스피커에 대한 애정이 활활 불타오르고 있다. 물론 오리지널 노틸러스의
재생음을 정말 좋아하기도 했다.
오리지널 노틸러스의 개발 책임자였던 로렌스 디키의 작품은 현재 비비드 오디오에서 만날 수 있다. 오리지널 노틸러스에 대한 애정이 컸던 만큼 비비드 오디오 스피커에 대한 리뷰도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사정이 있어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비비드 오디오 스피커에 대한 리뷰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비비드 오디오의 국내 수입원에서
G1 스피릿 부터 G4 시리즈 2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선택한 것이 바로 G4 시리즈 2였다.
왜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GIYA G4 시리즈 2는 크기만 다를 뿐 GIYA G1 시리즈 2의 거의 모든 기술이 투입 되었다>
비비드 오디오의 GIYA 시리즈의 플랫폼은 캐비닛의 용적에 크게
구애 받지 않는다는 않는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G4 시리즈 2 역시 GIYA 시리즈의 상급 스피커들과 마찬가지로 4웨이 구조이며 같은 소재의 진동판을 갖고 있기에 음색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오리지널 노틸러스와 같이 테이퍼드 튜브 디자인의 스피커 중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가격이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비비드 오디오 스피커에 대해 다룰 일이 많아질 예정인데 보다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선택 가능한 G4 시리즈 2로 비비드 오디오 스피커의 리뷰를 시작해 보려 한다.
스피커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에도 발음 방식에 크게 제한을
받고 있다. 사실 1990년 말이나 2000년 초에 디지털 앰프, 디지털 스피커라 불리던 제품들이 등장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 다이렉트 라디에이터 방식의 발음 방식을 가지고 왔고 결국 스피커 내부에서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여 출력하는 방식은 같았다.
꼼수였던 것이다.
이렇다 보니 스피커에서 필연적으로 필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캐비닛이다.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는 갈수록 갈수록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캐비닛을 설계하고 제작하고 있다. 무슨 이야기일까? 드라이버 유닛은 콘을 앞으로 뒤로 또 앞으로 움직이면서
소리를 낸다.
정확하게 여기서 우리는 절반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필요 없다. 실제
우리가 듣는 재생음은 콘이 앞으로 움직이면서 만들어 내는 사인파에 180도에 해당하는 음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거의 같은 신호의 재생음이 콘이 뒤로 움직이면서 발생하며 그 모든 에너지의 감압과 스트레스는 캐비닛에
전달되게 된다.
그래서 통울림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캐비닛을 없애는 디자인을 가져오면 되지 않을까? 이
질문은 아주 오래 전부터 받아왔다. 하지만 회절이 잘 일어나는 주파수 대역부터 파지티브 신호와 네거티브
신호의 재생음이 부딪치면 이내 재생음은 사라지게 된다. 이 현상을 위상 충돌에 의한 음소거라 부를 수
있다.
결국 스피커에 캐비닛이 없으면 30인치 우퍼를 장착해도 저음의
양감을 느끼기 힘들다.
결국 이와 같은 구조의 한계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두 개의 뿔은 고역과 어퍼-미드를 위한 테이퍼드 튜브이다. 비비드 오디오의 핵심 기술 중 하나>
그래서 비비드 오디오가 고안한 것이 바로 테이퍼드 튜브 로딩 기술이다. 콘이
뒤로 진폭하면서 똑 같은 에너지 만큼의 재생음이 캐비닛에 스트레스를 가해 통울림을 만드는 일을 억제시켜 준다. 정확한
수학적 계산에 의해 튜브의 길이가 좁아짐으로써 그 거대한 재생음의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감압시켜 소거시켜 버리는 것이다.
그 기술이 비비드 오디오의 GIYA G4 시리즈 2에도 적용된다.
GIYA G4 시리즈 2는
4웨이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키가 1미터 정도 되는 스피커에 4웨이 디자인을 채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으나 여기서 비비드 오디오의 공동 창업자 로렌스 디키의 센스를 엿볼 수 있다.
GIYA G4 시리즈 2는
궁극적으로 GIYA G1 시리즈 2의 재생음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GIYA G1 시리즈 2의 플랫폼을 줄여 그대로 가져왔다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크기만 다를 뿐이지 거의 모든 기술이 GIYA G1 시리즈
2에서부터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심플한 크로스오버 설계를 강조하면서 플로어 스탠드 스피커가 5웨이에서 6웨이까지 확장되었던 것을 3웨이 이내로 줄이는 것이 유행이었다. 하지만 비비드 오디오는 4웨이 디자인을 고집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며 20Hz에서 20kHz에 이르는 재생 주파수를 테이퍼드 튜브 로딩 방식으로 커버할 수 있는 디자인이 4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얼티밋 스피커를 중심으으로 어퍼–미드레인지 드라이버를 추가한
4웨이 디자인이 다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최근 들어 크로스오버 설계에 대한 방법론이 많아졌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손실을 줄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4웨이 디자인이 잃는 것 보다 얻는 것이 많다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비비드 오디오의 GIYA G4 시리즈 2를 처음 듣게 되면 3가지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첫 번째는 4웨이 모두 알루미늄 소재의 진동판으로 통일돼 재생음이
무척 안정된 느낌(튀는 것 없이, 어쩌면 이것이 비비드 오디오의
컬러)이라는 것, 두 번째는 무척 모니터적인 스피커라는 것이다. 연결하는 앰프마다 앰프가 가지는 고유 음색을 잘 표현해 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경우에도 첫 번째 언급했던 안정된 느낌이 함께 실린다는 것이다.
<125mm의 더블 우퍼와 밸런스가 뛰어난 저역을 완성시켜 주는 리액션 캔슬 포트>
세 번째는 스피커가 무척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스피커
크기에 비해 굉장히 광활한 사운드 스테이지가 나타난다. 물론 스피커의 존재가 쉽게 느껴지지 않으며 인스트루먼트
포커싱 역시 아주 분명하게 나타난다. 그 표현은 압도적이라 할만큼 인상적이지만 이미지의 선예도는 칼
같은 느낌은 아니다.
나는 GIYA G4 시리즈 2의
리뷰를 위한 청음을 수입사 시청실에서 진행했다. 정확히 이곳은 GIYA
G1 스피릿을 위해 설계된 리스닝 룸 같았다. 그 이유로 15평에 가까운 넓은 공간에 룸 트리트먼트를 위해 흡음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체급이 작은 스피커가 결코 제 성능을 낼 수 없는 그런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 믿기 힘들 만큼 이상적인 사운드 스테이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사운드 스테이지는 스피커에 특성에 따라 또는 리스닝 룸의 특성에 따라 표현되는 것이 달라진다. 가장 안 좋은 케이스가 소리가 가운데로 몰리는 현상, 두 번째로
좋지 않은 경우가 좌/우로만 펼쳐지는 현상, 세 번째로 좋지
않은 경우가 모든 소리가 그냥 뒤로 물러서기만 하는 경우다.
하지만 GIYA G4 시리즈 2는
광활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그려내며 아주 깊은 심도를 표현해 냈다. GIYA G4 시리즈 2가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하게 만들었던 것은 레코드에 따른 심도의 정도 즉, 레이어에
따른 심도 차이를 표현해 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표현이 가능했던 가장 큰 요소로는 GIYA G4 시리즈
2에 연결된 앰프 시스템이 네임사의 레퍼런스 앰프 스테이트먼트란 존재가 무척 컸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앰프 시스템이 차지하는 기여도는 50%에
지나지 않을 뿐 G4 시리즈 2는 진짜 하이엔드 스피커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성능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고 싶다.
이와 같이 높은 수준의 재생음을 선사할 수 있는 것은 확실히 테이퍼드 튜브 로딩 디자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바라는 드라이버 유닛의 진동판에서만 생성되는 고 퀄리티의 재생음이 나와야
이와 같은 표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동판 소재의 통일을 이뤄냈을 때 비로써 이와 같은 재생음이 나온다. 이런 성격은 틸 & 파트너사의 아큐톤 드라이버가 만들어 내는
광활한 사운드 스테이지 능력과 무척 흡사하다 볼 수 있겠다.
<G4 시리즈 2를 후면에서 담아본 사진, 악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실루엣을 가졌다>
다이애나 크롤과 마이클이 부브레가 부르는 얼론 어게인에서 다이나믹스의 표현은 압도적이었다. 레코드의 재생음이 마치 강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이것은 스테이트먼트가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G4 시리즈 2에서 이것을 손실 없이 그대로 술술 풀어주기에
가능하다 느꼈다. 이와 같은 모니터적 성향을 담아내지 못하는 스피커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만큼 G4 시리즈 2가 돋보였던 것도 사실.
다이나믹스의 표현이 절대적으로 높았던 만큼 재생하는 사운드 트랙마다 상당한 몰입감을 이끌어 내며 시간이
흐르는 것 조차 무뎌지게 만들어 갈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렇게 작은 체구에서 이 엄청난 다이나믹스와
에너지를 선사할 수 있는 것일까?
G4 시리즈 2의
4웨이 중 3웨이는 모두 테어퍼드 튜브 로딩에 의해 음을
소거시킨다고 앞에서 설명했다. 결국 캐비닛 전체는 저음을 내기 위한 챔버가 되는 것이며 이 또한 테이퍼링에
의해 대부분의 저역 에너지를 감압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로 인해 G4 시리즈 2는 보통의 캐비닛을 가진 2배 크기의 스피커와 맞먹는 어쩌면 그 이상의
체급의 스피커와 맞먹는 파워풀한 저역 재생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순간 이런 생각도 들었다.
로렌스 디키가 G1 시리즈 2를
제작할 때 보다 G4 시리즈 2를 제작하는 것이 더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만큼 GIYA G4 시리즈 2의 완성도가 무척 높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레코드 앨범의 사운드 트랙은 빌 에반스의 왈츠 포 데비에 수록된 Porgy, 일상적으로 많이 접할 수 있던 사운드 트랙이었지만 그날 채널의 분리도가 몹시 좋았다. 심도 표현 역시 아주 깊게 이뤄졌지만 연주 악기에 따른 레이어가 분명했던 것,
저역이 양감이 타이트하기 보단 풍성한 느낌으로 마무리 된 G4 시리즈 2에서 베이스 연주의 선예도가 무척 좋게 표현 되었다.
이것이 리액션 캔슬링 포트에 의해 저음의 공진치를 조절했기에 가능한 부분이었겠지만 G4 시리즈 2가 구색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제작한 스피커가 아니라
정말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G4 시리즈 2의 재생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높은 완성도로 제작 되었다는 확신을 갖게 만들었다.
수입원 – (주)소리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