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메이커에서 또는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에서 최근 들어 이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요즘 하이엔드 오디오라는 용어 외에 럭셔리 오디오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기존 오디오파일들을 공략하는
것 외에 부유층에 음악 애호가를 공략하기 위한 용어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 덕에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이 어떡해서든 발전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 아름다운 외관 측면에서 말이다. 사실 요즘은 기존 오디오파일과
럭셔리 오디오 구매층의 성격이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다. 누구나 화려한 외관을 선호하며 엄청난 가격표가
붙여진 제품일수록 크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은 같아 보인다.
하지만 기존 오디오파일과 럭셔리 오디오 구매층이 판이하게 다른 성격 하나가 존재한다. 기존 오디오파일들은 제품 구성이 복잡해지는 것을 선호한다. 음질
때문으로 이를테면 디지털 소스기기도 2덩어리에서 4덩어리로
또 이와 더불어 분리형 앰프를 추구하며 모노럴 디자인을 추구한다. 여기에 무선 방식으로 체결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최근엔 아주 무겁고 두꺼운 케이블도 선호하는데, 럭셔리 오디오
구매층은 이런 디자인을 극도로 싫어한다. 극단적으론 디지털 소스기기와 앰프의 구분 없는 올–인–원 형태를 추구하며 케이블도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사용하길 원한다. 물론 케이블이 아예 없어질 수 있다면 이런 디자인을 더 추구할 것이다.
그래서 기존 골수 오디오파일들을 위한 제품들을 생산하던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에서도 전혀 색다른 제품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조금은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 있어 럭셔리
오디오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 같다. 이건 회사가 존속할 수 있는 비젼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교적 일찍부터 럭셔리 오디오 구매층을 공략한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가 있다. 바로 독일의 mbl이다. 이
회사는 오래 전부터 남다른 철학을 갖고 있었다. 사실 mbl이
출시한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들을 살펴보면 기존 제품과 확실한 차이점을 가지는 여러 가지 부분을 가지고 있다.
우선 외형이 그러하다. 남들과 확실히 차별화 되는 독특한 비주얼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mbl이 생산하고 있는 스피커엔 옴니–디렉션이란 무지향성의 발음 방식을 추구하고 있는데 이 조차도 오직 mbl에
의해서만 생산되고 있으며 발전하고 있다. 물론 결과물은 좋다. 그래서
하이엔드 오디오를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럭셔리 오디오를 추구하려는 사람들에 의해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독일 mbl 공장을 직접 방문했을 때 촬영한 N51의 내부 사진. 손가락 하나 들어 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mbl은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은 아니다. 이를테면 프랑스의 명품 백을 제작하는 샤넬 정도의 브랜드 이미지를 갖게 하는데 얼티밋에서는 확실한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mbl의 라인업 내에서 저가 제품들의 성능은 그렇게 좋은 평가를 얻진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제품 가격에 상당 부분은 mbl의 화려한 익스테리어
디자인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mbl은 몇 해 전부터 자사의 노블 라인에 새대 교체를
단행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제품이 N51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N31 CD-DAC 제품이다. 실제 이들 제품은 mbl이 생산하고 있는 116F 스피커나 111F 스피커를 드라이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제품들이다.
상대적으로 116F 스피커나 111F
스피커는 상당한 능력에 디지털 소스기기나 앰프 시스템을 요구하는 스피커 그룹이라 할 수 있다.
오늘 리뷰 페이지에는 N31 CD-DAC과 더불어 N51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연결하여 mbl 101E MK2 스피커를
구동하는 무모함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사실 무리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의외의 면을 볼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기도 했다.
우선 N31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자. mbl의 제품 사이클은 무척 길다. 제품을 개발하면 모델 변경까지
다른 하이엔드 메이커와 비교해 2배에서 3배나 길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mbl은 그만큼 제품의 완성도가 뒷받침 되며
판매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라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디지털 소스기기의 경우엔 다르다. USB 오디오 스펙만
하더라도 최근 5년간 16비트에 48kHz에서 24비트에 96kHz,
그리고 24비트에 192kHz 그리고 DSD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하드웨어 변경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mbl도 이 같은 시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컸을 것이다.
mbl은 발 빠른 대응을 선택하는 대신 쉬어 가기로 선택했다. 정확히 그들은 차세대 디지털 소스기기가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게 개발된 것이 24비트에 192kHz와
DSD64에 대응할 수 있는 N31이다.
그런데 mbl은 N31에
다른 디지털 소스 메이커와는 차별화 되는 기술에 집중했다. 사실 이것이 mbl 스타일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임펄스에 대한 헤드룸에 대한 설계(Intersample
Overload Protection Technology)를 달리했고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연결하여 파일 트랜스포트로써 재생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마련했다. 이것은 분명 럭셔리 오디오의 구매층을 겨냥한 편의성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물론 결과는 좋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앱을
통해 DSD 파일까지 재생 가능하게 만들어 두었기 때문이다.
<사치라고 느껴질 만큼 화려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N31 CD-DAC, 음질 또한 수준급이다>
또한 지터를 억제하기 위한 3단계 회로나, 선택 가능한 3가지의 디지털 필터 기능 등을 통해 고음질을 실현하고
있다.
여기에 컴비네이션을 이룰 수 있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바로 N51이다.
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역시 mbl만의 독창적인 기술들이 탑재
돼 있다. 낮은 노이즈 플로어와 아주 높은 다이나믹 레인지를 실현하게 만들어 주는 유니티 게인부터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 380와트 출력(4옴)을 손에 꼽을 수 있다.
하지만 N51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2,000만원에 가까운 가격을 가지고 있어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스펙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N51엔 LASA 2.0이라는
mbl만의 독창적인 증폭 방식 모듈이 탑재 돼 있다. 이것이
N51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서 누릴 수 있는 획기적인 부분이다.
LASA란 Linear
Analog Switching Amplifier의 이니셜로 이 모듈이 기존에 1세대에서
2세대로로 진화했다.
사실 요즘은 대부분이 AB급 증폭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쯤 되면 가장 이상적인 증폭방식이라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 같은데, 실상
AB급 증폭 방식엔 허점이 있다. AB급 증폭 방식 자체가
아이들 상태에서 순A급 증폭으로 동작하기 때문이다. 결국
B급 증폭 전환이 어느 시점에서 이뤄지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mbl은 이런 논란에서 한 발 앞서 나갔다. 증폭 방식이 문제가 아니라 파워앰프의 증폭 방식 자체가 가져다 주는 문제점에서 접근한 것이다. LASA 2.0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래서
20Hz에서 20kHz에 이르는 아주 광범위한 주파수 특성에서
디스토션 특성을 일률적으로 잡아낸다.
사실 N51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서 구동력과 관련된 논란이 눈높이에
따른 차이로 존재할 수 있으나 이와 같은 디스토션 특성을 가지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N51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N51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통해 레코드
음악을 들으면 기존 앰프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의 재생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mbl은 LASA 2.0
모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노이즈가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에 유입되거나 반대 작용에 의헤 노이즈 사이클링 현상을 만들 수 있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아주 특별한 차폐 시스템을 도입해 적용했다.
<N31은 CD 재생이 가능하면서 동시에 DAC 장치를 지향한다>
N51의 이와 같은 완성도는 앰프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무척
높은 유르겐 라이스의 작품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N31과 N51의
조합이 구동한 mbl 101E MK2 스피커로 듣는 레코드 재생은 어떠했을까?
첫 인상은 무척 좋았다. 전대역에 걸쳐 디스토션이 한껏 억제된
것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101E
MK2를 원활하게 구동하는 것이 어려운 면도 보였지만 저역의 부밍을 만들거나 디스토션으로 작용해 저음의 해상력을 떨어트리진 않았다.
첫 인상이 무척 좋게 느껴졌던 것은 4웨이 디자인의 101E MK2의 어퍼–미드레인지의 표현력이 돋보였기 때문으로 판단됐다. 이것은 여성 보컬 재생에서 크게 두드러지기도 했다.
사운드 스테이지 역시 어느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보다 넓고 투명하게 펼쳐졌다. 중요한 것은 101E MK2라는 스피커가 스피커의 포지션에 따라
사운드 스테이지의 표현 정도가 크게 달라지는데도 말이다. 여기에 비교적 선명한 포커싱 이미지도 어렵지
않게 표현됐다.
물론 리스닝 전용 시청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피커가 뒷벽으로부터 쭉 앞으로 나와 설치된 형태로 심도
표현도 나쁘지 않았다. 정확하게 미스 매칭이란 느낌은 없었다. 이후
나는 노블 라인에 N31과 N51을 101E MK2에 연결해 리뷰를 진행해도 문제가 없겠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N31과 N51의
조합은 무척 여운이 깊은 재생음을 들려주었다. 재생음 자체에 생기가 가득한 느낌으로 다가왔는데 이런
분위기와 상충되는 다이나믹스의 표현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이나믹스의 중요 평가 항목인 재생음이
자연스럽게 흐른다는 느낌에서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이 시스템의 조합은 무척 유니크한 재생음을 선사했는데 배음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음의 잔향이 굉장히
길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잔향이 많진 않지만 사운드 트랙에서 페이드 아웃 효과가 끝난 상태에서도 재생음의
에너지는 한 동안 시청실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와 같은 성능은 증폭 회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호의 로스가 그만큼 적다는 것이 청감적으로 표현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N51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디스토션이 재생음에서 크게 억제
되었을 때 레코드 재생이 어떤 식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 아주 잘 보여주었다. 특히 수많은 악기가 난무하는
대편성 오케스트라 표현에서 아주 작은 음을 담당하는 악기들의 소리도 무척 또렷하게 또 선명하게 느껴졌는데, 만약
당신이 무척 오래된 앰프 시스템으로 레코드 재생을 즐기다 N31과 N51
조합으로 시스템을 변경한다면 세월의 차이가 재생음에 얼마나 큰 차이를 가져다 주는지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현악 재생에서도 재생음 자체는 무척 샤프하지만 선예도는 극에 달한 느낌이었다. 증폭 회로 특성상 질감 표현에 있어 섬세하거나 까칠거리는 느낌의 정도는 덜했지만 대신 높은 리얼리티를 선사해주기도
했다 이보다 더 높게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금관 악기의 표현으로 현악 재생에서 상대적으로 단점으로 묘사할 수 있는 부분이 오히려 금관 악기의 표현이
돋보이게 작용되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무척 첨예하고 민첩한 느낌이었는데 리뷰를 위해 시청실에 놓여 있던 여러 스피커들과 연결해 보니
이 조합으로 큰 기쁨을 얻기 위해선 자기 색이 강한 스피커와 매칭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모니터적 성능이 뛰어난 스피커에서 빛을 발하는 조합으로 평가된다.
수입원 – (주)샘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