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사람들과 만남을 갖게 된다. 예전엔 생각 못한 신기한
일들도 많이 겪는다. 이걸 굳이 짬밥이라는 표현을 빌려야 할까? 주저하게
되지만 정말 경험이라는 것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는 깨닫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시스템 매칭에서 수 많은 결과물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좋은 결과이든 나쁜 결과이든 말이다. 가장 많은 경험은 아무래도 나의 리스닝 룸에서 얻었을
것이다. 그리고 HiFi.CO.KR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많은 분들의 댁에서 일어난 매칭의 결과가 마치 빅 데이터처럼 내게 쌓여있다.
그리하여 어떤 회원분이 내게 현재 시스템에 대해 재생음이 만족스럽지 않다 도움을 청하면 시스템 구성 설명만으로도
현재 재생음이 이럴 것이고 구성을 어떻게 바꾸면 만족스러운 재생음이 나올 것이라 이야기 드리곤 하는데, 조언이
들어맞는 경우가 많다.
나도 시행착오를 한번쯤 겪었던 시스템 구성이라면 말이다.
이런 경험은 리뷰에 큰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당장 시스템을
들었을 땐 놀라움을 선사하는 재생음이지만 이것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어떤 약점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경험이 그렇다. 처음엔 화려하고 약점이 없는 것 같은 재생음을 들려주지만 특정 악기 재생에서 강점을 가지는 소리 밸런스로 다른
악기 재생에선 반대의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엔 말이다.
리뷰를 진행하다 보면 간혹 내가 이런 착오를 겪었던 것과 거의 같은 시스템과 마주할 때 있는데 그럴 땐
입가에 미소가 띈다.
나는 하이엔드 오디오가 무척 좋다. 단지 레코드의 재생을 만들어
내는 기계일 뿐이지만 레코드에 담긴 인간의 감성 영역도 풀어내주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선 신기하게도
비교적 작은 차이에도 커다란 감성 차이를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인간의 감각은 망상에 사로잡힐 때가 많다. 하이엔드 오디오에서도
같은 작용이 일어날 때가 많다. 내가 레코드 음악을 듣는 것인지 소리를 듣는 것인지 모를 때가 많다고
하소연 하는 오디오파일도 많다. 이것은 내가 원하는 소리에 도달하지 못한 스트레스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야기 하는 망상은 그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이미지로 인해 내가 그 케이블을 구입했고
연결했다는 것 만으로 대단한 재생음을 얻고 있다는 착각에 있다. 물론 이러한 망상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이내 중고 장터로 직행할 때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자택에서 리뷰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물론
이들 리뷰어도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와 끈끈한 유대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100% 신뢰하기에 무리가
따른다.
나의 리뷰도 일부분에선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부족함이
많은 내 글에서도 내가 무엇을 이야기 하려 하는지 정확하게 캐치하는 이들도 있더라, 그래서 나는 오늘도
즐겁게 리뷰를 작성하고 있다.
오늘 리뷰는 매지코 S3 MK2이다. 신기하게도 매지코의 수입원은 내게 S1 MK2, S3 MK2, M3 스피커에
대해 2번씩 리뷰를 의뢰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지속적인 노출을 원하는 바가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자신들이 수입하는 매지코란 회사의 스피커가 정말 우수한 제품이라는 것을 한 번 더 알아주길 위해서인지도
모르겠다. 또한 개봉한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리뷰와 번–인이
막바지에 다다른 상태에서 리뷰 의뢰는 앞서 설명한 미국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 상황과 비슷한 리뷰 제작 시스템으로 글을 작성할 수 없지만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이런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 레퍼런스 시스템 구성에 신중을 기하고 있으며 되도록 많은 시간 레코드
음악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매지코 S3 MK2는 참으로 신기한 스피커이다. 지난 4월 매지코의 창업자 애론 울프는 새로워진 S3 MK2에 대해 직접 설명하며 그가 완성한 새로운 리스닝 룸 안에서 단 둘이 레코드 음악을 들었다. CH 풀 컴포넌트로 구성된 S3 MK2의 완벽에 가까운 재생음을
들려준 이후 그가 내게 처음 건넨 이야기가 우리의 3웨이 엔트리 플로어 스탠드 스피커의 성능이 이 정도다
였다.
요즘 말로 스웩이 잔뜩 들어간 표현이었지만 잘못된 표현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매지코는 하이엔드 스피커만 생산한다. 하지만 왜 주인공이 M3가
아니라 S3 MK2였을까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남아있다. 물론
M3는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매지코의 다른 리셀러를 통해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였고 그들은 이미
M6의 존재를 내게 설명해준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매지코는 현재 S3 MK2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재생음의 완성도는 무척 높다. S3 MK2 하위
스피커로 S1 MK2가 존재하며 재생음의 수준은 무척 높지만 물리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기에 이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상급 스피커가 S3 MK2인 것이다. 하지만
지난 S1 MK2 스피커 리뷰에서도 설명했지만 체급 자체가 가지는 재생음의 밸런스로 인해 가지는 특성이
다르다 설명했다. 이점에 대해 수입사에 설명을 했고 결국 이번 S3
MK2엔 다른 시스템을 통해 S3 MK2의 성능을 알아보기로 했다.
바로 수준급에 분리형 진공관 앰프 시스템 구성이었다.
한편으로 걱정이 앞선 시스템 구성이기도 했다. 이유는 S3 MK2가 갖고 있는 스펙 때문이었다. S3 MK2의 스펙은 최첨단
하이엔드 스피커의 교과서라고 설명해도 될 만큼 뛰어난 스펙을 가지고 있다.
익스트루전에 의한 모노코크 캐비닛 (솔리드 알루미늄 캐비닛)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트위터 (40미크론의 베릴륨 위에 5미크론의 다이아몬드)
6인치 나노 그래핀 미드레인지
더블 9인치 나노그래핀 콘
보텀 플레이트와 일체화 된 아웃 트리거 지지 시스템
이 자체의 스펙은 아주 작은 재생음까지 여과 없이 표현할 수 있다. 진동판
소재 자체가 가지는 울림의 특성 역시 일반적으로 평이 좋은 컴포넌트 조합으로도 트위터 진동판인 베릴륨도 쉽지 않고 다이아몬드 역시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하물며 미드레인지와 우퍼에 적용된 나노그래핀 드라이버의 진동판은 기존 S 시리즈에 적용된 콘 보다 무려 3배나 딱딱한 경도를 지니고 있어
자칫 기대했던 재생음과 달리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현재까진 최고의 S3 MK2의 재생음은 풀 CH 컴포넌트와 결합된 매지코 리스닝 룸 안에서였다.
하지만 이번 매칭을 통해 S3 MK2가 진공관 앰프와의 상생이
기대했던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다고 확실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리뷰를 위해 사용된 진공관 파워앰프는 220와트 출력에 모노럴
디자인의 제품이었다.
진공관 파워앰프였지만 무척 웅장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강렬하게 다가온 첫 인상, S3 MK2가 가지는 모니터적 성능이 무척 뛰어난 것 같았다. 함께 연결된 진공관 앰프가 가진 독특한 컬러의 배음이 무척 잘 묻어 나왔다.
특히 게리 카의 콘트라 베이스 연주의 끈적거림은 무척 좋게 느껴졌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이상적이었던 것은 현대적인 스피커에서 찾을 수 있는 광대역의 성격과 더불어 진공관 앰프의 음색이 적절히 잘 버무려지는 느낌이었다.
이와 같은 조합에서도 고역의 투명함 역시 돋보였는데 피아노의 고역쪽 건반이 울릴 때 마다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트위터의 존재를 과시하며 밝게 빛났다. 이러한 연주가 돌아올 때 마다 나도 모르게 계속 트위터를
응시하게 만들 만큼 확실한 존재감을 연주 내내 드러냈다.
피아노 건반의 울림은 무척 분명했다. 재생음의 울림의 형태가
건반 악기라는 것을 각인하게 만들어 줄 정도였는데 또박또박한 울림과 더불어 쟁반에 옥구슬이 구르는 듯한 영롱함이 있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피아노 연주의 다이나믹스 표현력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피아니시모에서 포르테에 이르기까지 어떤 표현에 더 강점을 가진다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울림이 다른 이 두
가지 표현 모두 인상적이었다.
이와 같은 재생음의 묘사는 나노그래핀 진동판이 가지는 높은 경도에 의한 표현이라 확신이 들었다. 그만큼 땡땡거리는 표현이 무척 확실하게 느껴졌는데 이와 같은 표현은 주로 다이아몬드 진동판이나 세라믹 계열에서
확실하게 표현되었던 성격으로 이들 진동판 보다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이 담겨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진공관 앰프에선 레코드에 기록된 울림 이외에 조금 과장된 울림 묻어 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착색이라 설명할 수도 있는데 이와 같은 울림 역시 잘 표현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와 같은 표현은 모니터적 성능에 의한 것이며 S3 MK2가 가진 모니터적 성능은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로써 고성능 트위터가 가지고 있는 광채 이외엔 밸런스가 잘 잡힌 음색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현악 재생에서 강점을 가지는 진공관 앰프의 성향을 S3
MK2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현악의 울림은 무척 당차고 샤프하다. 무척 예민한 현악의 묘사력, 특히 질감의 표현은 쾌감이냐 이질감이냐가
습자지 한 장 차이로 갈라지는 경우도 있다.
앞서 상당수의 진공관 앰프에는 독특한 배음의 컬러가 묻어난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이것이 현악 재생에 굉장한
쾌감을 전달해주는 요소로 작용됐다. S3 MK2가 내뱉는 현악의 울림은 무척 당차고 샤프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질감 표현이 평범하지 않았던 것은 첨예함도 같이 묻어났기 때문이다.
해상력은 극에 달한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단순히 재생음이 선명하다는 느낌 외에도 무언가 더 느껴졌던 것은
음악을 듣는 중에 LP 재생과 유사한 재생음이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첨예한 표현도 작용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재생음에서 송진 가루가 날리는 것 같다는 질감 표현도 충만했다.
청감상 정보량의 표현도 상당하다. 이와 관련된 표현으로 아주
작은 현악의 떨림마저 유연하게 재생 해주었기 때문이다. 여기엔 활의 움직임이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의 포커싱도 어렵지 않게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종합적으로 음색에서 오래간만에 진공관 앰프가 가지는 오디오적 쾌감을 잘 드러내 주었다. 하지만 S3 MK2는 나노그래핀 더블 9인치 우퍼를 탑재한 스피커이다. 바닥까지 쓸어주는 듯한 저음 재생에
벅찬 느낌도 들었다. 아무래도 밀폐형 디자인이다 보니 대출력 솔리드 스테이트 파워앰프의 필요성을 여기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리뷰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음색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오디오파일들도 S3 MK2를 선택하여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엿봤다는 것이었다.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의 공통된 특징은 청감상 정보량이 풍부하며 아주 선명하고 무척 깨끗하다는 것인데, 이것이 음색에 다양한 표정을 구현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때문이다. 하지만
S3 MK2는 그 어려운 것은 당당하게 구현해주었다!
수입원 – 사운드트레이드
판매원 – AV프라자
판매원 – 에어로사운드
판매원 – 오디오 젠틀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