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현대 자동차를 좋아하는 관점은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자동차라는 것이다. 가격, 수리망, 적절한 품질 이 세 가지 관점에서 현대 자동차만큼 타협할 수 있는 자동차 메이커를 찾기 어렵다. 참고로 나는 LF 소나타 1.6 터보의 오너이기도 하다. 건식이지만 DCT 미션이며 1.6 터보로써 현대 자동차에 2.4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할 수 있는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만족스러운 섀시 강성에 회절 질감이 좋은 1.6 터보 엔진 때문에 선택했다. 지금도 상당한 만족감을 가지고 운행하고 있지만 인터넷에서 몇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론 선택의 폭이 없다.
나는 몇 해전 오리지널 제네시스를 장시간 시승한 적이 있다. 당시 내가 느낀 부분을 사이트에 게시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야 했다. 기존에 현대 자동차가 가지고 있던 불신 때문이었으리라 생각하는데 제네시스의 평은 대체로 좋았다. 당시 제네시스는
현대 자동차가 라이벌로 지목했던 벤츠 E 클래스나 아우디 A6, BMW 5 시리즈와는 성격이 달랐다. 오히려 S 클래스나 7 시리즈에 더 가까운 성격이었던 것 같다.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현대 자동차는 제값을 받으면서 제네시스를 어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당시 제네시스는 현재 LCI를 거쳐 G80으로 모델명이 변경 되었으며 현재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개인적으로 제네시스 G80 디자인이 현대 자동차의 차량 중 가장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생각한다.
몇 달 전부터 출시 직전에 있는 위장막이 씌워진 G70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 다니기 시작했다. 사실 나는 스팅어에 대한 관심도 높았지만 스팅어를 시승하고 엉뚱하게도 G70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 시작했다.
아무런 스펙도 없던 상황에서 막연히 G70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던 것은 좀 더 짧은 차체와 취향에 좀 더 가까운 인테리어 디자인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제네시스 G70이 출시 된지 얼마 되지 않아 1,000KM에 이르는 시승을 할 수 있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정말 재미있었고 현대 자동차가 만든 자동차라 믿기 어려울 만큼 완성도나 품질이 높았다. 지금부터 1,000KM를 주행하면서 느낀 점들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한다.
제네시스 G70의 품질과 달리기 성능
그간 현대 자동차를 통해 리뷰 의뢰를 받았던 자동차 들이 적지만 있었다. 그건 오리지널 제네시스였다. 개인적으로 무척 만족감이 높았지만 실상 광고나 원고료 하나 없이 현대 자동차의 차량을 극찬하기에는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왠지 모를 오해를 만들 것 같은 느낌에 과감히 리뷰를 포기했다.
하지만 제네시스 G70는 이런 오해를 무릅쓰고 극찬해도 문제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네시스 G70을 처음 인도받고 나서 차량에 올라탄 순간 받았던 첫 인상은 생애 처음 양복을 입고 사회에 나서는 사회 초년생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G70의 품질이나 마감은 정말 좋았다. 이와 관련된 포인트에서는 독일 3사의 동급 세단과 경쟁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어 보였다. 개인적으론 한 수 위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정확히 짚고 넘어가면 현대 자동차가 지나칠 만큼 신경을 쓴 것이고 독일 3사의 세단은 상급 차량과의 판매 간섭을 피하기 위해 적당히 신경 쓴 것이라 생각 되었다.
사실 현대 자동차가 G70 개발에 있어 독을 품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눈에 보이는 그리고 손에 닿는 직접적인 부분에서 경쟁자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려 한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그만큼 G70의 인테리어는 단순하면서도 화려하다. 가죽의 품질뿐 아니라 스티치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운전자 중심에 센터페시아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는 디자인과 기능성에서 적절한 조화를 잘 이뤄낸 느낌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다이얼 형식의 조작 인터페이스의 부재였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터치 구동이라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도입되었지만 ‘운전중’ 이라는 상황에서 다이얼 조작은 그만큼 운전에 방해가 덜 되기 때문이다.
처음 제네시스 G70에 앉아 시동을 걸고 악셀 페달을 밟았을 때 느낌은 정말 묵직했다. 동급 어떤 세단에서도 이와 같은 묵직함을 느껴본 경험은 없다. 무엇보다 G70이 지향하는 롱노즈–숏테크 형식의 세단에선 더더욱 그랬다.
롱노즈에 현대 자동차의 차량 중에선 가장 짧은 오버행을 가진 G70은 기존 현대차 차량에서 단 한번도 경험해 본적 없는 색다른 주행 느낌을 선사했다. 4도어 자동차가 아니라 쿠페형 자동차를 운전하는 느낌에 가깝다. 그것도 럭셔리 쿠페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짧은 주행 동안 느낀 것은 G70의 주행 감각을 어떤 형태로 가져 갈 것인가에 대한 현대 자동차의 고민의 흔적이 엿보였다는 것이다. 내가 시승한 G70 3.3 HTRAC은 일반적인 세단에 비해 스티어링의 직경이 좀 더 작으며 스포츠 모드가 아닌 컴포트 모드에서도 가변 스티어링 비율에 의해 언더–스티어의 성향을 가지면서도 오버–스티어의 성향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독일 3사의 차량이나 심지어 일본의 T사의 L브랜드 차량에서도 느껴 본적 없는 주행 감각으로 인해 적응하는데 하루 정도가 필요했다. 물론 스포츠 모드에서는 일관된 스티어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기아 스팅어에서 먼저 경험했던 3.3 터보 엔진은 G70을 아주 가볍고 경쾌하게 이끌어 주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여기에 컴포트 모드에서도 악셀 페달을 힘껏 밟아주면 언제든 무서운 힘으로 G70은 뛰쳐나갔다.
밸런스라는 측면에서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운전을 하는데 있어 방해가 될 수 있는 세팅의 미숙함은 크게 보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기아 스팅어와 같은 엔진에 같은 미션을 공유하면서도 변속의 연결 감은 좀 더 높은 완성도를 가진 느낌이었으며 미션의 직결력에 있어서도 이전 현대 자동차의 좋지 않은 이미지를 완전히 날려버릴 만큼 인상적이었다.
서스펜션도 인상적이었다. G70의 서스펜션에 대해 스포츠 성능이 떨어진다. 딱딱하지 않다. 무르다는 의견이 많지만 나는 알버트 비어만의 영입 이후 가장 큰 성과가 G70에 담겨있지 않나 싶다.
G70의 서스펜션은 감쇄력이 무척 훌륭했다. 처음엔 단지 한국 지형에 무척 잘 맞는 서스펜션 세팅이라 느껴졌지만 고속 크루징을 경험하면서 ‘이거 보통 아닌데?’ 노면 상태가 고르지 않는 도로에서도 G70의 서스펜션은 롤링을 완벽하게 잡아내는 듯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요철에 의해 차가 요동치는 일을 서스펜션이 정말 잘 잡아주는 것 같았다.
이내 스포츠 모드에서 서스펜션 성격이 궁금했다. 하지만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일반적인 경험에선 전과 후에 큰 차이를 느낄 정도로 딱딱해지는 경우가 벌어지는데 G70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고속에서 차량에 롤링을 좀 더 적극적으로 잡으려는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는데 묘한 일이었다.
단순히 이 차이로 인해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에서 서스펜션의 변화에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나는 ‘절대’ 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알버트 비어만도 국내에서 발매된 G70은 한국 도로 사정에 맞게 세팅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발매되는 G70은 해당 국가에 맞게 세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는데 개인적으로 국내 발매 G70의 서스펜션 세팅은 공도에서 정말 재미있게 탈 수 있는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하드코어한 서스펜션 세팅은 트랙에서나 먹히는 것이지 단순히 서스펜션의 딱딱함을 가지고 서스펜션의 완성도를 논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 날 G70의 서스펜션 운동 성능을 테스트 해보기 위해 이동한 곳이 강원도 미시령 정상에서 속초로 향하는 다운 힐이었다. 물론 출력이 받쳐주기 때문에 힐–크라임도 병행해 봤다.
그리고 그 날 G70에 완전히 반하고 말았다. 비가 살짝 내리고 있는 상태에서 노면이 약간 젖은 상태였다. 사실 내 차도 아니고 남의 차로 무리한 주행을 한다는 것에 부담이 따랐다. 그리고 이건 노 매너다. 하지만 나는 사전에 동의를 구했고 마음껏 달려도 좋다는 답을 얻어 조금 무리한 주행을 시도했다. 참고로 모든 상황은 안전이 뒷받침된 상태였다.
G70의 움직임은 그야 말로 놀라웠다. 고속 크루징에서도 와일드 커브를 만날 때 G70은 명확한 오버스티어 성향을 보여주었는데 이것이 다운 힐에선 정말 확실한 오버스티어의 성향을 보여주었고 악셀워크에 따라 감탄사를 내지를 만한 헤어핀 공략도 가능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악셀의 응답 성능이 아주 좋은 뛰어나진 않았기에 컨트롤 하는데 조금 애를 먹었다.
처음엔 다소 의구심과 불안함을 만들었던 기본 파일럿스포츠4 타이어의 성능도 나쁘지 않단 기분마저 들게 했다. 살짝 젖은 노면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브레이킹 역시 현대 차량과 제네시스의 차량을 명확히 구분 지어야 할 만큼 좋았다. 응답 성능은 즉각적이었고 비교적 짧지도 길지도 않은 연속적인 헤어핀이 계속되는 구간에서 브레이킹 성능은 지난 제네시스 스포츠가 가졌던 브레이킹 성능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건 평지에서 성능보다 다운힐에서 더 극적으로 펼쳐졌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헤어핀을 앞두고 풀 브레이킹에서 ABS 성능은 대단했다. 내 손과 엉덩이가 G70에 완전히 익숙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드라이빙을 이어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다.
참으로 신기한 현상이었다. 왜냐면 G70의 첫 인상은 앞머리가 상당히 무거운 자동차라는 인상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모두가 잘 달리는 스포츠 세단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대다수가 묵직한 드라이빙 감각을 원하기 때문에 G70 역시 현대 자동차가 포기 못하던 앞머리가 묵직하고 둔한 느낌을 위해 희생된 무엇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 되었지만 결과는 완전 달랐다.
그만큼 이번 G70 스포츠 시승은 무척 재미있었고 좋은 기억이 되었다.
그렇다면 G70 스포츠의 오디오적 성능은?
나는 오래 전부터 카오디오 역시 취미 생활로 가졌었다. 전문적인 장비가 필요한 인스톨은 내 설계로 업체에 의뢰해 마무리 했었지만 기본적인 세팅은 언제나 내가 처리했다. 자주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지만 카오디오 매니아들이 크게 착각하는 한 가지가 있다.
카오디오의 음질 대부분이 파워앰프와 드라이버 유닛, 크로스오버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잘못된 판단이다.
카오디오에서 고음질을 내기 위해선 N.V.H 대응 설계가 가장 중요하다. 자동차 주행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의 성격 모두가 드라이버 유닛이 만들어내는 재생음에 의한 공진에 의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카오디오는 밀폐형 디자인을 취한다. 어느 카오디오도 덕트형 디자인을 추구하지 않는다. 모든 소리는 공진을 일으키기 때문에 도어 안쪽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잡음은 가뜩이나 차량의 소음으로 인해 희생되는 마이크로 다이나믹 재생을 더욱 해친다.
그래서 카오디오가 추구하는 재생음의 방향과 홈오디오가 추구하는 재생음의 방향은 달리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홈오디오가 추구하는 음향적 성격을 카오디오에 이식하려는 사람들도 많지만, 근본적으로 완벽한 재현은 어렵다.
제네시스 G70 스포츠는 여기에 동급 최고 수준에 N.V.H 대응을 통해 드라이버 유닛이 진폭 하면서 만들어내는 공진 잡음을 억제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상당한 근육질을 연상시키는 엄청난 저음 에너지를 출력하고 있다.
첫 인상은 기대 이상이었다.
제네시스 G70의 볼륨은 B 커브에 의한 방식이라 추측 됐는데 실제 볼륨 10에 도달해도 굉장한 재생음의 에너지를 쏟아냈다. 지난 오리지널 제네시스 시승 때 카오디오 재생 성능을 기억해 보면 G70이 좀 더 큰 에너지를 표현하고 있으면서도 디스토션은 한껏 억제된 느낌이었다.
굉장히 파워풀한 저음이었기에 고역과 중음, 저역을 조절할 수 있는 EQ 메뉴를 들어가 보니 이전 시승자에 의해 고역과 중역이 +2 정도 키워져 있었으며 저역은 +1 정도 키워진 상태였다. 이 세팅값을 초기 설정으로 돌린 상태에서 내가 준비한 음악들을 USB 메모리를 통해 재생해 보았다.
G70 스포츠의 카오디오 성능은 이제껏 현대차의 팩토리 세팅에서 얻을 수 있는 재생음 중 가장 이질감이 적은 느낌이라 평가할 수 있다. 상당히 많은 자동차의 순정 카오디오를 경험하면서 카오디오의 팩토리 세팅은 무슨 근거로 이렇게 할까? 의문이 많았지만 G70은 달랐다. 카오디오 성능 역시 심혈을 기울인 느낌이었다.
설득력이 있는 재생음이었다.
우선 G70 역시 하만이 완성한 DSP에 의해 재생음이 만들어진다. 여기에 대한 부연 설명은 카오디오는 정보량이 많은 음원이 아닌 MP3 파일 재생이 흔히 사용된다. 최근 카오디오 시장은 서드파티에 의해 움직이기 보단 하만이라는 거대한 회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하만은 카오디오 환경에 대해 많은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회사이며 카오디오에서 고음질을 추구하기 위해 하드웨어적 성능 향상과 동시에 DSP를 통해 고음질을 구현하고 있다.
어차피 카오디오 자체가 2채널 스테레오 재생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SPL을 위한 멀티 드라이버 기반으로 설계가 되기 때문에 재생음의 투명함이나 순도 희생은 불가피하다. 여기서 패시브적 기반의 시스템일 경우 위상을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타임 얼라이먼트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하만의 DSP 시스템은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있다. 또한 음원이 가지는 정보량의 미숙함을 소프트웨어적인 보상을 통해 거친 면이 사라지고 레코드에 기록된 채널의 분리도가 상승시켜 묘한 현장감을 만들어내게 된다.
물론 5년 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DSP는 이질감이 적지 않게 노출되었지만 가장 최신 버전이 탑재된 제네시스 G70에선 상당히 많은 면에서 하이엔드 오디오를 연상시킬 정도로 이질감을 크게 줄여내고 있다.
그리고 이 DSP 시스템과 G70 스포츠에 탑재된 렉시콘 앰프 시스템과 15개의 스피커 드라이버 유닛은 상당히 파워풀한 사운드를 연출한다고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됐다.
기본적인 재생음의 성향은 높은 청감상 S/N을 추구하고 있다. 자동차는 장거리 주행이 많다. 최소 30분에서 1시간에 이르는 주행이 많은 편인데 장시간 청음에서 귀가 피로하지 않는 세팅이다. 하지만 해상력은 상당하다. 이것이 DSP에 의해 재생음을 살짝 문질러놓은 듯한 느낌도 들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G70 스포츠에선 이런 옥의티를 크게 줄여놓았다.
여기에 고성능 트위터에서나 경험할 법한 중고역의 청량감이 G70 스포츠의 카오디오 시스템 곳고에서 터져 나온다. 이건 현대 자동차가 하이엔드 오디오 벤치마킹을 위해 남양 연구소에 설치한 리스닝 룸 내에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을 잘 참조했다고 여겨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가장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DSP에 의한 것이지만 훌륭하게 펼쳐졌던 현장감이었다. 레코드의 채널 분리 능력뿐만 아니라 실황 분위기 재현에 필요한 미묘한 주파수대역이 강조되어 독특한 느낌을 만들어 낸다. 이것이 하이엔드 오디오파일들에게 실제 레코드 보다 과대한 표현이라 지적 될 수 있지만 적당히 하이파이를 즐기려는 유저나 400만원대 포터블 플레이어에
500만원에 이르는 헤드폰을 착용해 레코드 음악을 즐기는 이들에게 G70 스포츠의 카오디오는 동경의 대상이 될 것 같다..
특히 G70 스포츠가 내뿜은 파워풀한 저음의 양감은 정말이지 엄청나다. 1억원대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의 저음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의 저음의 양감이다. 물론 저역의 디테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다소 강조된 저음의 커브 특성으로 인해 초저음까지 느껴질 수준이니 만족스러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저음의 에너지 재생에도 불구하고 G70 스포츠의 각종 내장재에서 N.V.H의 노이즈나 진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무척 흥미로웠던 부분으로 의외의 곳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G70 스포츠의 렉시콘 시스템은 총 15개의 드라이버가 탑재되어 있는데 그 중 서브우퍼를 운전석 바닥과 조수석 바닥에 설치해 차량 섀시로 부터 댐핑 성능을 최대한 얻고 있었다. 이를 통해 저음 재생시 동반되는 디스토션을 크게 억제시킨 것이다. 벤치마킹의 승리라고 생각되어진 부분이기도 했다.
하이엔드 오디오파일이 G70 스포츠를 선택한다면 보다 고음질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저역의 레벨을 -5 정도로 줄이게 되면 고역과 중역의 표현력이 더 극대화 된다. 카랑카랑한 고역의 입자감이 확연하게 살아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역의 에너지는 홈용 스피커에 비해 꺾이지 않는다. 오히려 근육질의 디테일이 더욱 살아나는 느낌이다.
그리고 DSP 자체에 약간의 이질감을 느끼는 이도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것을 끄는 방법은 메뉴에 마련되어 있진 않았다. 하지만 사운드 포지션을 프론트 쪽으로 약 +3 정도 이동시키면 이질감을 줄일 수 있다. 이 경우 2채널 스테레오 재생을 중시한 전통적인 카오디오의 음색에 크게 다가서는데 내 경우엔 포지션을 팩토리 세팅에 놔두고 저역 레벨을 -5 만큼 줄여 음악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