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만 하더라도 파워 앰프의 역할은 무척 중요했다. 그 당시 오디오파일들은 구동이 무척 어려운 스피커들의 등장으로 인해 스피커 구동력은 파워 앰프 출력과 비례
한다고 믿었다. 또한 스피커 구동과 관련된 질문의 90% 이상이
오로지 파워 앰프에 관한 질문이었던 것 같다.
사실 파워 앰프의 출력이 스피커 구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엄연히 따지고 보면 출력은 스피커가 출력할 수 있는 음압과 관계 있는 것이고 구동력과 절대적인 관계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력이 높은 파워 앰프가 스피커 구동이 좋은 것은 전원부의 용량이나 질이 좋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출력 보다는 파워 앰프의 전원부의 용량이나 질이 크게 중요하며 이러한 파워 앰프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출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을 갖고 있는 셈이다.
또한 최근 거의 모든 파워 앰프의 증폭 방식은 AB급 증폭을
따른다. 아이들 상태에서 순 A급 증폭을 이루지만 이 경계선을
넘어가면 B급 증폭 방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파워 앰프 메이커들은 실제 500와트 AB급 출력에서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왜냐면 최대 500와트 출력이라 할지라도 음악은 저/중/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만
하더라도 작고 여리게 연주되는 부분이 많고 포르테는 클라이막스에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라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하지만 순A급 증폭의 경우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실제 1,000와트의 파워 앰프 설계보다 100와트의 순A급 증폭 방식의 파워 앰프 설계가 더 어렵다. 이는 전원부에 대한 부하도 마찬가지인데 프리 앰프로부터 음악 신호의 입력이 있던 없던 일정하게 100와트 출력을 위한 전류를 상시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담은 꾸준한 열을 발생시키며 열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르면 전자 회로의 흐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순A급 증폭 방식의 파워 앰프는 많은
것을 고려하여 설계하여야 하며 테스트 조건도 훨씬 까다롭다.
그렇기에 순A급 증폭 방식의 파워 앰프들은 출력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구동력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제대로 된 순A급
증폭 방식의 파워 앰프들에 관한 이야기이며 완전한 순A급 증폭 방식이라 설명하는 대부분의 파워 앰프들이
실효 출력 구간 내에서 순A급 증폭이 이뤄지는 AB급 증폭
파워 앰프이기 때문에 이러한 광고를 무조건 믿어서도 안 된다.
또한 파워 앰프는 크게 입력부 회로와 출력부 회로로 나뉘는데 입력부 회로의 역할이 출력부 회로 이상으로
중요할 때가 많이 있다. 입력부 회로는 출력이란 표현 대신 증폭 감도가 달라지는데 흔히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는 값이 +26dB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구동력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이것은 신호 입력 단계에서 한 단계 위인 프리 앰프의 수준에 따라 시스템의 전반적인 힘과 음색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과거엔 고가의 프리 앰프에 대한 논란이 많았으나 최근엔 볼륨 회로의
완성도에 따라 청감상 정보량이 달라지며 프리 앰프의 증폭 회로에 따라 시스템의 전반적인 음색과 힘이 결정된다고 경험을 통해 믿는 이들이 많아졌다.
또한 여기서 한 단계 더 거슬러 올라가면 소스 기기의 품질에 따라 파워 앰프가 압도적인 수준의 스피커 구동력을
갖지 못하더라도 아주 만족스러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닫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어느 때 보다 소스 기기의 완성도가 중요해졌고 1억원이
넘는 소스 기기 등장에도 이를 서슴없이 선택하는 얼티밋 유저들이 생겼다.
이러한 설명들이 마치 시스템 구성에서 파워 앰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사실 운영자가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는 파워 앰프 선택이 출력보다 중요한 것은 재생음의 밸런스이며 왜율이 적은 파워 앰프의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이 이번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덴마크 비투스 오디오 SS-103만을
위한 이야기는 아니다. 비투스는 메머드급 파워 앰프를 제작하는 앰프 메이커 중 하나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들은 하이엔드 레벨의 CD 플레이어 생산까지
이뤄내고 있어 비투스 오디오의 컴포넌트 만으로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SS-103는 시그너처 라인업의 스테레오 파워 앰프로써 비투스
오디오가 하이엔드 레벨에서 추구하는 기능성을 담아내고 있다. 예를 들자면 순A급 증폭 방식과 AB급 증폭을 스위치를 통해 선택 가능하다.
참고로 순A급 증폭에선 최대 50와트의
출력을 낼 수 있으며 AB급 증폭 방식으로 전환시 150와트의
출력을 낼 수 있다. 순A급 증폭에서 50와트의 출력이 소출력처럼 느낄 이들도 있겠지만 이와 같은 출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실제 8옴에서 300와트의
출력을 내는 AB급 증폭 방식의 파워 앰프도 아이들 상태에서 A급
증폭이 1와트에서 제한되는 경우가 많으며 더 큰 출력을 내는 파워 앰프에서 10와트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비투스 오디오의 SS-103 스테레오 파워 앰프는 Mosfet이 아닌 바이–폴라 방식의 파워 앰프라는 점에서 순A급 증폭 50와트라는 숫자는 무척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출력을 내기 위해 SS-103는 폭 435mm에 높이 310mm 그리고 깊이 610mm라는 상당히 큰 몸체를 가지고 있으며 무게는 무려 85kg에
이른다.
사실 SS-103는 시그너처 라인업의 파워 앰프이긴 하지만 상급
라인업인 마스터피스 시리즈에서 규모만 살짝 축소한 성격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기능적인
부분에서 상급기인 MP-S201과 큰 차이가 없으며 출력에서 상대적인 제한을 가질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S-103은 메머드급 파워 앰프라고 할 수
있다. 상급 파워 앰프인 MP-S201은 이와 같은 체급을
넘어서는 크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사실 비투스 오디오의 SS-103는 바이–폴라 방식의 트랜지스터 파워 앰프이지만 독특한 이론에 의해 제작되는 파워 앰프이다. 이를테면 경쟁 제품을 압도할만한 초대용량 트랜스포머를 갖추고 있지만 출력은 제한된다. 충분이 정해진 스펙 이상의 출력을 보여줄 수 있는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트랜스포머 용량 못지 않게 중요한 레귤레이티드 파워 서플라이는 션트 방식에 의해 완성 되었다. 이러한 방식의 회로의 완성도를 비투스 오디오의 표현 그대로 옮기자면 “ensure
excellent signal to noise ratio”로 압도적인 S/N비 특성을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비투스 오디오가 강조하는 트루 밸런스드 디자인을 통해 마이크로 디테일이나 다이나믹스의 성능
표현에서 타협이 없는 수준을 이뤄내고 있으며 이는 곧 극단적으로 어두운 배경과 더불어 또렷한 음상을 제공하는데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비투스 오디오의 SS-103 파워 앰프는 스피커의 체급이나 레코드
재생 취향에 맞춰 또 한번 힘의 조절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것을 클래식 모드와 락 모드로 분류하고 있는데
클래식 모드는 비투스 오디오가 내세우는 재생음의 아이덴티티로 무척 평탄하고 해상력 높은 재생음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또렷한 사운드 스테이지와 심도 확장 그리고 보다 뉴트럴한 성질의 재생음을 만들어 준다.
락 모드는 좀 더 파워풀한 저음을 제공하는데 저음의 양감뿐 아니라 펀치력도 개선된다. 이것은 스피커의 특성이나 레코드 재생의 특성에 맞춰 전환 가능한데 단순한 이퀄라이징에 의한 것이 아니다. (순A급 증폭 방식과 AB급
증폭 방식 모두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실제 클래식 모드와 락 모드의 소모 전력은 차이가 있는데 AB급
증폭 모드에서는 클래식 모드에서 143와트의 소모 전력이 발생하며 락 모드에서는 128와트의 소모 전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이것이 순A급 증폭으로 내에서 이뤄질 경우 클래식 모드는 285와트의 소모 전력이
락 모드에서는 305와트의 소모 전력이 발생한다.
이것은 아이들 상태에서의 소모 전력일 뿐 볼륨 구간에 따라 전력 소모는 급격하게 증가될 수 있다. 짐작컨데 스위치에 의한 바이어스 값 조정에 따른 음색 차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비투스 오디오의 SS-103 파워 앰프는 파워 앰프로써
4가지 조합의 특색 있는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것이
매칭되는 스피커에 따라 보다 이상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리스닝 룸의 어쿠스틱 특성에 맞춰 보다 이상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단순히 음색 변화뿐 아니라 이로 인한 사운드 스테이지 표현력이나 심도의 표현력이 달라지는 만큼 단순한
기능에 지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해상력과 같은 표현력에서도 꽤나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
SS-103이 제공하는 재생음의 온도감은 무척 좋다. 순 A급 증폭에서 AB급
증폭 전환이 가능하지만 이러한 성향이 다이아몬드 트위터 채용 스피커에서도 나타난다는 점은 파워 앰프의 시스템 지배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사운드 스테이지와 포커싱 역시 무척 분명하게 표현된다. 하지만
음상의 윤곽이 아주 또렷하게 그려지는 느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도는 상당히 깊게 표현되며
이 심도 안에 음의 레이어의 경계선은 비교적 잘 나타난다.
무엇보다 이러한 온도감 속에서도 해상력의 수준은 상당한데 중고역의 입자감 속에서 나타난다. 전반적인 재생음의 분위기가 초현대적인 성향을 나타내진 않지만 순A급
파워 앰프로써는 재생음이 무척 정교하다고 설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재생음의 다이나믹스는 극에 달하는데 이것이 순A급 증폭이라는
점 외에도 비투스 오디오가 추구하는 회로의 동작 온도와 바이어스 설정의 결합으로 얻어내는 부분이다. 이것은
비투스 오디오의 재생음의 아이덴티티이다.
이렇게 달궈진 음색 외에도 극찬할 수 있는 것은 중역에 리치함이다. 단, AB급 증폭 방식으로 설정을 전환할 경우 상대적으로 중역의 바디감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표현력에
있어선 순A급 증폭이 좋다.
대신 AB급 증폭에서는 재생음의 스피드가 빨라지며 민첩하다는
느낌이 느껴진다. 동시에 전반적인 해상력도 증가하는데 이것은 중역에 살집이 빠져 대역 밸런스의 변화로
인해 느껴지는 청감상적인 부분이다.
재생음의 온도감 역시 상대적으로 내려가지만 재생음의 입자가 조금 더 산뜻하게 퍼지며 음향의 확산감이 좋아진다. 하지만 다른 AB급 파워 앰프에 비해 SS-103의 온도감은 여전히 좋다.
초저음의 재생은 순A급 증폭 모드에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빠른 반응에 기인한 쾌감이 느껴지는 초저역은 아니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상당한 에너지가 쏟아지는 느낌이다. 소위 중저역을 받쳐주는 듯한 결이 뛰어난 저음으로 어떤 스피커와의 매칭에도 이러한 성격은 크게 변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깔끔하고 정갈한 음색, 뒷배경이 좋은 성향을 지닌 파워 앰프로
프로젝터로 따지자면 화이트가 좋으면서 블랙이 깊은 느낌이다. 시그너처 라인업에 머물러 있지만 비투스
오디오를 상징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는 파워 앰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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