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사진으로 도배를 해야, 보는이도 술술 보기 좋구, 쓸때 칸채우기도 좋은데, 방장님의 신비주의(?)로 인해, 사진이 한장도 없음에 우선 양해바랍니다…^^ 이미 청취해보신 분들께서 리뷰어 수준의 소감을 남겨주셔서 날씨도 더운데, 긴 글 보다는 포인트 위주로 간략하게 청취소감을 남겨봅니다.
너무 좋은 소리나는 스피커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마침 일정이 맞아 청음을 하러 갔습니다.
사실 무슨 스피커인지도 모르고 그냥 갔습니다… 가보니 모양이 딱 소너스파베르인 것은 알겠더군요.. 근데, 높이가 180cm 정도는 족히 되어 보이는 대형기 였습니다.
아… 소너스 파베르… 저두 북쉘프 이지만, 팔라디오라는 상급 모델을 사용해봤는데, 현소리와 피아노 소리에 특화된 스피커라는 인식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음악 취향이 잡식성이 저에게는 오래 함께 하기가 힘들었었죠… 물론 지금 와서 보면 여러 매칭을 시켜보면 좀 더 나은 소리를 뽑아 낼 수도 있었을 겁니다만, 많은 분들에게 소너스 파베르는 그렇게 관념이 잡혀있지요…
첫 곡이 역시 클래식으로 나오더군요… 좋습니다… 광활한 무대감, 아름다운 현소리, 명확한 분리도, 고음에서 저음에 이르는 발란스.. 대형기 다운 여유로운 저음등… 좋아요…
두번째곡도 클래식류 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쯤에서 제가 ‘흥! 소너스파베르라 클래식만 트는 군!’ 하고 생각하며 한마디 던집니다!
“방장님, 역시 소너스 파베르는 클래식에 좋은 것 같네요!!”
방장님왈
” 조금만 기다려 보셔요…”
잠시후 음악리스트에 대기해 있던, 여성 보칼 곡이 흘러 나옵니다… 무슨 곡인지 모르겠으나, 한마디로…
애간장을 태웁니다…
아… 뭔가 지나치지도 모르지도 않는데… 뭔가 더 나올 것 같은데, 뭔가 한꺼플 더 내려갈 것 같은데, 거기서 딱 멈춥니다… 우와.. 이거 미쳐버리겠더군요…
이게 바로 다이나믹스랍니다…
청자의 가슴을 올렸다 내렸다하는 감정이 이입이 되는 바로 그거…
절 애간장 태우던 여가수는 무대를 떠나고, 재즈 팀이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박수가 나오고, 연주가 시작됩니다….
그냥 한 아파트 거실이
순간 촉촉하게 비오는 날 파리의 야외 재즈 카페로 변모합니다.
제가 청음한 날은 햇볕이 쨍쨍한 대낮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눈을 지긋이 감고 음악을 들으니, 해질녘 촉촉한 비와 함께 파리의 한 야외카페에서 몇몇 빈 테이블이 있고, 저 혼자 앉아 맥주 한잔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저는 능숙하게 재즈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을 지긋이 바라보며 재즈의 풍미에 젖어 있는 거죠…
이게 바로 실황감이랍니다…
만약에 실제로 밤이었고, 날씨가 좀 선선했다면 추억이 소환되며 눈가에 고인 눈물을 닦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기존에 소너스파베르에 대한 관념을 깨는 것은 물론, 오디오를 통해 이런 감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낀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기회 주신 방장님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