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월요일에 마스터피스 RPS (이하 마피 RPS) 12V 두 개를 받았습니다. 원래 저의 네트워크 구성은 기존 저가 공유기+번들 파워와 HP 순정 허브+수퍼 배터리 팩입니다. 공유기 포트 네 개로는 부족해서 허브가 필요합니다. 오디오 기기는 모두 허브 쪽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허브 자리에 R8000을 번갈아 사용해 보다가, 허브와 배터리 전원이 최종 상태였습니다. 우선 허브 쪽 전원을 배터리에서 마피 RPS로 교체했습니다.
1. 기존 공유기+번들 파워, HP 허브+마피 RPS
전반적으로 정보량이 많아지고 디테일이 좋아졌습니다. 체감적으로 좋아지는 정도는 얼티밋 베이스로 인한 변화의 70% – 80% 정도. 곡마다 그 정도가 다른데, Carla Bruni의 French Touch 음반의 Stand by Your Man이 가장 큰 변화를 보여 주어 Carla Bruni의 목소리에 바이브레이션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중성적인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정도의 느낌만 받았었습니다.
그 다음 메인 공유기를 R8000으로 교체했습니다. 전원부는 번들 어댑터로.
2. R8000+번들 파워, HP 허브+마피 RPS
1번과 비슷한 정도로 정보량 및 디테일의 상승이 있었습니다. 얼티밋 베이스 설치 이전에 P20과 HB 파워 드래곤 케이블의 조합에서 들어보며 감동받았던 다크 나이트 OST를 들어 보았습니다.
The Dark Knight Rises 음반의 Underground Army와 The Fire Rises.
The Dark Knight 음반의 Why So Serious.
완전히 다른 곡 같았고 분위기도 다르게 들렸습니다. 고역의 디테일이 좋아진 것은 물론, 저역은 강한 타격감 뿐만 아니라 그 후의 울림에서 소리의 변화도 잘 느껴졌습니다. 이런 것을 좋은 저역 해상도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이 변화는 얼티밋 베이스+허브용 마피 RPS 전원+R8000에 의한 것이니 그 폭이 클 수밖에 없겠습니다.
마지막으로 R8000 전원을 마피 RPS로 교체했습니다.
3. R8000+마피 RPS, HP 허브+마피 RPS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 마디로 대박이었습니다. 1번과 2번에 의한 변화보다 더 큰 엄청난 향상이 있었습니다. 2번에서 들었던 다크 나이트 OST의 곡들이 한 번 더 완전히 다른 곡이 되었습니다. 그 분이 얘기하던 광대역의 소리라는 말이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
The Fire Rises에서 01:36 쯤에 빠른 속도로 반복되는 저역이 있는데, 저역의 반응 속도가 체감상 아주 경쾌하고 빨라진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들을 때 와우하고 몇 번 다시 들어보았습니다. 제 스피커가 저역 반응이 별로 빠르지 않아서,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Why So Serious에서 3:27 쯤에 볼륨이 크지는 않지만 초저역에 가까운 소리가 시작됩니다. 웬만한 북셸프 스피커에서는 소리가 나는 듯 마는 듯 틱틱거리기만 합니다. 제 시스템도 그랬는데, P20+드래곤 조합 때 부터 뭔가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GLV에서 MSB와 Sonja로 그 부분을 들었던 것과 느낌이나마 비슷해졌습니다.
그래서 저역을 체크해 보려고 조붕(赵鵬)의 외파적팽호만(外婆的澎湖灣)을 들어보았습니다. 시작부터 고역대의 소리들이, R8000에 번들 어댑터를 사용할 때보다, 아주 선명하게 들렸습니다. 저역은 의외로 큰 차이가 없었는데 그 후에도 피리 같은 소리를 비롯한 고역의 악기들은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로 선명했습니다.
Eagles의 Hell Freezes Over 음반의 Hotel California를 들어보았는데, 도입부 킥 드럼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제 스피커에서 들어본 것 중에 가장 정확한 재생이었습니다. 제 스피커는 나무 인클로저의 울림이 있어서, 귀로 듣기는 좋기도 하지만 타악기를 정확히 잘 재생하지는 못합니다. 이 곡이 그런 현상이 심한 편인데, 의외로 잘 재생해 주었습니다. Justin Bieber의 Purpose 음반에서 What do you mean. 제 시스템에서는 부밍이 약간 있던 곡인데, 오랜만에 들어 보니 이제 부밍은 잘 모르겠고, 저역이 경쾌했습니다.
Carla Bruni의 Stand by Your Man은 이제 바이브레이션이 가수의 중요한 매력으로 느껴졌습니다. 전에 바이브레이션을 못 들었을 때는 뭐가 좋아서 이 노래를 들었을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1,2,3 세 번의 단계를 거치면서 곡들마다 변화의 폭이 달랐습니다. 어떤 곡들은 특정 단계에서 변화가 거의 없기도 했습니다. 꾸준하게 계속 좋아졌던 두 곡이 있었습니다.
Maria Joao Pires / Beethoven: Piano Concertos Nos. 3 & 4, Daniel Harding
5번 트랙인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2악장입니다. 얼티밋 베이스 사용 전에는 좋긴 한데, 피아노 소리가 작아서 표현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얼티밋 베이스부터, R8000과 두 개의 마피 RPS까지 단계별로 오케스트라의 스케일은 점점 커지고, 피아노 소리는 작은 볼륨에서도 점점 그 맑은 울림이 좋아졌습니다. 이제 볼륨을 올리지 않아도 즐겁게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디오가이 –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모차르트 레퀴엠
4번 트랙인 Soli – Tuba Mirum입니다. 아시다시피 오케스트라 반주에 성악곡들인데, 성악 보컬의 느낌과 울림, 가수들의 위치 공간감이 계속 좋아졌습니다.
둘 다 제가 잘 안 듣는 장르인 클래식 음악입니다. 클래식 음악, 특히 대편성을 들으면 소리가 좋은 것 같으면서도 뭔가 답답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 그런 느낌은 없어졌습니다.
들었던 곡들은 타이달 스트리밍이 많지만, NAS에 파일로 있는 곡들도 있습니다. 스트리밍이 아닌 파일 재생 음원의 소리도 같은 정도로 좋아졌습니다. 저는 파일 재생시에 플레이어에 네트워크 연결을 하지 않는 게, 음질에 가장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는 걸 나중에 발견했습니다. 좋은 공유기/허브에 좋은 랜 케이블은 오히려 파일 재생 플레이어의 노이즈를 줄여 주기도 합니다. 오렌더 W20에 네트워크 연결 없이 내장 하드의 음원을 재생하다가, 랜 케이블을 꽂는 순간 허브가 노이즈를 빨아들이는 듯이 소리가 깨끗해진 경험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이제 매직 아이템으로 어떻게 소리가 달라질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