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프라자에 전시된 매지코 A3, A3 설치와 관련된 노하우는 AV 프라자가 가장 경험이 많다고 한다>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 관계자들 사이엔 우스개 소리가 있다. 무슨
이야기일까? 고가의 제품보다 중/저가의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얘기다. 듣기 좋게 설명을 하자면 하이엔드 제품을 제작할 때엔 원가에 대한 부담이 없어
개발이 자유롭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이 이야기를 노골적으로 바라보면 원가 차이가 압도적으로 나지 않는 중/저가
제품을 개발할 때 고민이 더 많다는 이야기다.
또 왜일까?
예를 들어 자동차를 생각해 보자.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2만개에 가까운 부품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엔
제품간에 부품 공유가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 기아차 그룹을 보아도 디자인이 다른 동급 차량을 개발하면서도
엔진과 트랜스미션은 공유한다. 물론 기본 차체 골격까지 공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천명의 인력이 개발과 생산 라인을 깔기 위해 노력하고 투입된다.
하이엔드 스피커라 할지라도 근본적은 구조가 아주 복잡하진 않다. 다르게
말해 감성적인 영역이지 기술 구현에 첨단 기술이 투입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1억원 이상의 스피커나 1천만원 이상의 가격표가 매겨진 스피커나 원가
차이가 비율대로 나진 않는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서 특히나 더욱 그렇다.
그렇다 보니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 중 아주 고가의 플래그쉽 제품이 존재하는 이들은 중저가 제품을 제작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에게 들은 농담과 같은 이야기 중 뼈 있는 이야기가 많은데 생략하도록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매지코는 모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 의미일까?
매지코는 1만 달러 이하에 3웨이
플로어 디자인에 풀 메탈 스피커를 생산하고 있다. 모델명은 A3로
S1 MK2와 스펙만 놓고 비교하자면 하극상이다. 일반적인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가 극도로 염려하고 꺼려하는 일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이 꼭 매지코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다른 메이커는 이윤이 적다는 이유로 생각조차 하지 않는 일을 매지코는 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지코의 결단은 대단하다.
물론 다른 의도가 깔려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볼륨 프로덕트로써
많이 팔면 이윤이 그만큼 더 발생한다는 이유. 두 번째는 매지코를 더 널리 알리는 계기로 만들어 A3 스피커를 선택한 이로 하여금 상위 기종으로 업그레이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는 소비자의 성향을 전문 기관에 분석 의뢰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메이커가 드물다. 그래서 이와 같은 결정의 데이터는 매지코 내부에서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스펙만 놓고 본다면 매지코의 A3는 눈이 돌아갈 정도로 훌륭하다.
보통의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가 저가형 스피커를 발표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선례는 그렇게 좋지 못했다. 이를테면 아주 작은 북쉘프 형태로
제작을 하던가 그것이 아니면 캐비닛의 소재를 MDF로 전환하던가 이것도 아니면 상대적으로 저급한 드라이브
유닛을 사용해 엔트리 레벨을 생산해 왔다.
하지만 이들 모델 중 베스트 셀러에 등극한 모델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오디오파일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한 제품들도 있었다.
매지코는 이러한 실패한 선례를 의식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상급 모델과 비교해 스펙 다운 없이 A3를 완성해 냈다.
매지코 하면 떠오르는 것이 첫 번째는 금속 캐비닛이며 둘 째는 나노–텍
진동판 드라이버인데 최근엔 그래핀 나노–텍을 강조하고 있다. 셋
째는 고성능 트위터로써 베릴륨 트위터이다.
이 세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적용되어도 고성능 스피커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는데 A3는 이 세 가지 조건 모두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가격은 1만 달러 이하에 책정되어 많은 오디오파일들을 굉장히 놀라게 만들었다.
심지어 S1 MK2의 판매를 포기한건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가격을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A3의 성능에 대해서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굳이 따지자면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 또는 재생음에 대한 취향 차이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이들에게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굳이 사지 않아도 된다고 딱 부러지게 이야기
할 만큼 A3는 매력적인 부분이 많다.
그렇다 보니 A3 리뷰는 상급기와 비교해 무엇이 부족한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지코의 기존 라인업은 S 시리즈와 M 시리즈로 나뉜다. 기존에 Q 시리즈도
존재했지만 M 라인업으로 모델이 변경되고 있어 Q는 곧 단종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Q7 MK2는 대단히 훌륭한
스피커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A 시리즈가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각기 라인업에 특색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M 라인업은 카본과 알루미늄 샌드위치 또는 카본 모노코크
바디를 캐비닛 소재로 사용한다. 캐비닛에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 중 하나이다.
S 시리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S 시리즈의 주력기인 S1 MK2, S3 MK2의 경우 빌렛 모노코크
(솔리드 알루미늄) 방식으로 알루미늄 주물을 익스트루전하여
완성시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반적인 방법에 의한 이 같은 방식은 두께가 상대적으로 이상적인 조건에
부합하지 못하지만 S 시리즈는 세계에서 가장 두껍고 견고한 스펙을 구현해 낸다.
A 시리즈는 이전의 Q 시리즈의
기술을 물려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알루미늄 패널을 조합해 제작하는 것이다. 다만 하위 라인업으로 물량 투입은 조금 제한적이다. 항공기 제작이
쓰이는 6061-T6 알루미늄을 사용해 높은 댐핑력을 가지고 별다른 잡음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하위 스피커이지만 무게는 무려 50kg(49.89kg)에 이르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Q 시리즈에 적용되었던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키는
브레이싱 디자인은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상급기와 차별화를 둔 것은 별도의 서브–인클로저 디자인 대신에 브레이싱 디자인을 응용해 챔버를 설계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강력한 캐비닛의 약점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상급기와 차이점이 하나 생긴다. S 시리즈의 경우
커브드 디자인에 의한 내부 공진이 줄어들게 된다. 이를테면 스탠딩 웨이브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보다 자연스러운 재생음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이와 같은 영향은 밀폐형 스피커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낸다.
하지만 전혀 걱정할 것이 없는 것은 A3에 채용된 드라이버 진동판이
모두 그래핀 나노–텍 진동판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A3가 대단한 점 한 가지에 대해 더 설명할 수 있는데
최근 거의 대부분의 하이엔드 스피커가 밀폐형이 아닌 덕트형 디자인을 채택하는데엔 이유가 존재한다. 바로
덕트형 보다 밀폐형이 내압을 훨씬 크게 받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스트레스가 캐비닛에 더 쌓이기도 하지만 드라이버 진동판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밀폐형 스피커에서 아큐톤 세라믹 드라이버를 볼 수 없는 것이다. 내압에
의해 손쉽게 진동판이 깨진다. 이러한 기준에서 본다면 밀폐형 스피커 디자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드라이브
유닛은 제한이 따른다.
최근 들어 진폭 범위가 더욱 넓어진 고성능 드라이버가 출현하고 있는데 밀폐형 스피커 디자인에서는 마음 놓고
채용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매지코 A3에서는 이미 S 시리즈나 M 시리즈를 통해 검증된 6인치 그래핀 나노–텍 미드레인지와 7인치
그래핀 나노–텍 베이스 드라이버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출시
초기 가격이 1만 달러가 안 된다는 측면에서 나를 두 번 놀라게 만든 제품이다.
그리고 크로스오버 회로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제한 되었다. 어찌
보면 매지코 스타일의 크로스오버 회로이면서 매지코스럽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다소 평범한 느낌도 존재한다. 4차
필터링 방식의 링키위츠–릴리 이론이 적용되어 상대적으로 아주 평탄한 주파수 특성을 그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 보인다.
크로스오버 회로의 규모는 상급기에 비해 제한되었지만 여전히 문도로프의 상급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크로스오버
회로가 두터운 보텀 플레이트 적용돼 높은 댐핑과 동시에 안티–바이브레이션 효과를 얻어내고 있다.
스피커의 능률은 88dB로 밀폐형 디자인으로써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결과적으로 A3가 상급 모델과의 차이는 캐비닛 디자인에 의한
음질 차이 그리고 크로스오버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그런데 스펙만 놓고 보면 1만 달러 이하의 스피커 중에서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적수가 없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A3의 재생음은 놀랍도록 포근한 부분이 있다. 사실 매지코는 상급 모델로 갈수록 극한의 해상력이 더해지며 재생음은 첨예해진다. 또한 밀폐형 스피커로써 저역의 양감을 강조하면서도 빠른 반응을 얻어내도록 설계가 되었다.
A3는 조금은 이와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보다 풍성하게 느껴지는 저음, 그러면서도 너무 조여지지 않은 성향은
기존의 매지코의 스펙이 아주 마음에 들었으나 음색에서 취향 차를 느꼈던 이들에겐 가격을 초월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악의 디테일은 매지코 가문의 제품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 특히 A3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음색에 열광할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수입원 – 사운드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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