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인터뷰 기사에서 예고했던 것 처럼 실텍 & 크리스탈
케이블의 가짜 문제에 대한 인터뷰를 게시하려고 한다. 실텍 &
크리스탈 케이블은 하이엔드 오디오 케이블과 더불어 얼티밋 오디오 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는 메이커라 이들의 가짜 케이블에 대한 문제는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참고로 인터뷰를 게시한 이후 원본 녹음 파일을 다듬어 가짜 케이블에 관한 에드윈의 실제 음성을 공개할 의향도
가지고 있다. 가짜에 대한 경각심을 키워 국내 오디오파일에 대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실텍 & 크리스탈의 오너이자 치프 엔지니어인 에드윈씨와
가짜 케이블에 대한 인터뷰 중에서도 나는 기가막혀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는데 실텍 &
크리스탈 케이블에 대한 구매 계획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반드시 이 인터뷰를 정독하길 바란다.
HiFi.CO.KR – 실텍과 크리스탈 케이블의 가품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명확히 설명해주실 분은 이 케이블을 직접 설계하고 생산하고 커스터머
서비스를 총괄하는 에드윈씨 외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항상 궁금했던 것은 진품인줄 모르고 가품을
구입한 이들 중에 본인 케이블에 문제가 생겨 정식 수리 절차를 밟았던 이들이 있었나요?
에드윈 – 네, 그런
경우가 꽤 있습니다. 해당 케이블들이 여기에 남아 있는지 체크를 해봐야겠지만 우린 그렇게 얻게된 가품
케이블 몇 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가품 구매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척 간단합니다. 진짜 우리의 딜러를 통해서 구입하면 됩니다. 디스트리뷰터가 모든
공식 딜러들을 관리하고 있으므로 간단한 문의만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구매 전에 시리얼 넘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특정 알고리즘을 통한 코딩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시리얼 넘버를 레이저 기술을 통해 각인시키고 있습니다.
재미난 사실은 중국 선전(심천)에
있는 한 마을은 동네 사람들이 협력하여 가짜 케이블을 제작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HiFi.CO.KR – 디스트리뷰터를 통해서 구입하면 절대 가품을
구입할 일이 없다는 문제이시죠? 그렇다면 문제는 그레이 임포터를 통한 구입이 될 수 있겠군요.
에드윈 – 워낙 광범위한 문제를 통해 가품 구매가 일어나기 때문에
그 어떤 확답도 쉽게 드릴 순 없습니다.
HiFi.CO.KR – 그렇다면 그레이 임포터(병행 수입업체) 외에도 온라인 구매를 통한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입니까?
에드윈 – 이 문제에 대해 사람들에게서 전해 들은 많은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모든 가품 유통 사이에는 중개인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그렇습니다. 짧은 일화를 말씀 드릴게요. 누군가
새 케이블을 구매할 예정이라며 거의 새것처럼 보이는 실텍 케이블을 판매하자 많은 사람들이 진짜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새 제품처럼 보이는 가품을 판매한 것으니 새것처럼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너무 새 제품처럼 보이는 컨디션의 제품보단 스크래치가 조금 있는 중고품을 사는 것이 좀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또 한번은 실텍 케이블이 네덜란드제가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되며 Made in Netherland 제품이 가품이라는 소문을 낸 일도 있었습니다.
실제 실텍 아메리카라는 현지 법인이 만들어졌던 적이 있지만 제품 생산은 1983년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이곳 네덜란드에서만 생산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금 계시는 이 곳 본사에서 36년간 케이블이 제작된 유일한 곳입니다.
그리고 빠른 성장에 맞춰 몇 가지 설비를 더 구비하여 이곳에 새로운 파트 확장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실텍은 오직 Made in Netherland만
존재하며 이곳 외 어떤 국가에서도 제작되지 않습니다.
HiFi.CO.KR – 앞선 인터뷰에서 실텍과 크리스탈 케이블
제품의 케이블은 웬만해선 부러지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가품은 이 같은 내구성을
가지고 있지 않나요?
에드윈 –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제게 전달된 대부분의 가품들은 내부에 순은 선재가 아닌 순도가 떨어지는 구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전형적인 값싼 복제 방식입니다. 그리고 절연체로는 PVC가 쓰였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품을 알아차릴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트리플 크라운 케이블의 가품까지 몇 차례 본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아무도 모르게 누가 이런 제품을 만들어 내는지 몹시 궁금합니다. 어디서 만드는지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전의 가짜 케이블들 대부분의 경우엔 중국과 대만에서 생산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들이 올린 몇몇 사진들을 보면 정말 우리의 제품처럼 생겼습니다.
마치 우리 홈페이지에서 본 사진 또는 가품이 아닌 진짜 케이블을 촬영해 올렸다고 생각될 정도로 말입니다.
가격은 보통 US달러로 1,000달러
정도에 유통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우리는 순은 혹은 순은과 순금을
사용합니다. 알리 익스프레스 등에서 보이는 제품은 모두 가품입니다. 절대
정품이 단 한번도 판매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베이에서 판매되는 95%의 제품 역시 모두 가품입니다. DHgate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100% 가품입니다. 실텍 770i 케이블 250개를
겨우 30달러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제게 이메일을 보낸
어떤 고객에게 가품임을 알리며 도대체 얼마를 주고 구입한 제품이냐 물었더니 35달러를 주고 구입하였다고
하더군요. 제가 이 제품이 진짜 실버 골드로 만들어진 것으로 믿냐고 물어 봤더니 그렇다고 대답해 주더군요.
그럼 실버 골드의 가격이 얼마인지 아냐며 도대체 누가 실버 골드를 이 가격에 팔 수 있냐고 되묻기까지 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이런 말도 안 되는 판매처의
제품을 믿고 구매한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롤렉스 시계를 한번 보세요. 시장에서는 롤렉스 진품과 가품이 판매되고 있죠. 왜냐면 자신이 롤렉스를
가졌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가품을 사고 진심으로 기뻐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솔직히 가품의 존재가 저희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길에서 보는 루이비통 핸드백의 90%가 가품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실텍 중고 제품의 90% 때에 따라서는 95%가
가품이라고 합니다.
실텍의 중고거래 시장은 연간 $20,000,000(우리 돈으로
235억) 규모입니다. 이중
대부분이 가품입니다. 수 많은 가짜 케이블을 제작하는 공장들이 생기는 이유는 그만큼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인데 정식 채널이 아닌 중고 거래를 통한 판매에 큰 규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신품과 달리 중고거래
시에는 저희가 규제를 가할 수 없기 때문에 구입자는 그 어떤 보호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때 시리얼
번호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 역시 완벽한 보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저희는 정품 보증을 더 엄격하게 가져가기 위해 3D 로고까지
제작해 적용했지만 이 역시 금방 복제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짜 케이블의 제작 방식은 갈수록 지능적입니다. 한번은 제일 저렴한 실텍 케이블을 구입하여 가장 비싼 제품의 라벨을 붙여서 판매한 일도 있었습니다. 엄밀히 따지자면 그것은 진짜 실텍 케이블 제품이 맞습니다. 예를
들면 330 제품의 라벨을 어떡해서든 떼어내고 그 자리에 가짜로 제작한 770의 라벨을 붙이는 형식입니다.
이 경우 실제 제품은 다르지만 시리얼 넘버를 확인했을 때 진품이라고 판명되죠. 정말 대단한 기술들입니다. BBC에서 방영된 오래된 자동차에 대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굉장히 빠른 스포츠카가 출연했습니다. 웃긴 점은 그에 비해 조금 값싼 모터를
달아서 판매 했다는 것입니다. 구매자는 나중에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차고에서 수리를 위해 확인하였다가
그 모터를 보고 이것은 오리지널 모터가 아니다. 원래 6실린더짜리여야
하는데 이건 겨우 4 실린더 짜리에 브랜드 또한 다르다고 정확히 알아차리는 내용이었습니다.
결국 시간이 오래 걸려도 언젠가는 이렇게 들통나는 것입니다. 제가
이야기 드리고자 하는 것은 저희가 가품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여러분이 신품을 구입할 때 공식 취급점에서 구입하게 된다면 절대 이와 같은 문제를
겪을 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만약
0.0001%라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수입사에서 환불 처리해 주기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중고 거래시에는 가품을 방지하기 위한 확인을 다방면으로 검토하셔야 합니다. 그중 하나가 시리얼 넘버 확인이고요. 만약 상대방이 시리얼 넘버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가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떤 달콤한 말로 포장하여 시리얼 넘버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명백한 사기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와 관련된 문의에 대응하는 직원 한 명을
고용했을 정도입니다.
정품 유무를 확인하는 이메일이 보통 하루에 10통에서 15통을 받고 있으며 많게는 100통씩 받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벌써 35년 이상된 회사이자 아시아 시장에 가장 오래된 회사
중 하나로 한국에 처음 수출을 시작한 것이 1986년도로 한국과는 오래도록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오디오 시장에 많은 양의 실텍 케이블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다 중국과 일본도 가까이 있다보니 중고 제품들이 이들 국경을 넘어서 거래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텍 케이블은 어떤 케이블 메이커의 제품보다 높은 중고 가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테이션 회사 입장에서 이 점을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중고 가격이 높으니 그저 옛날 모델을 똑같이 복제하기민 해도 되니까요.
하지만 그들은 외형만 복제할 수 있을 뿐 재생음의 품질은 절대 따라올 수 없습니다.
HiFi.CO.KR – 가비씨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크리스탈 케이블의 얼티밋 드림 케이블의 복제품이 이미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사실입니까?
에드윈 – 저희도 확실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였지만 케이블의 제품 사진은 저희 홈페이지에서 따온 것으로 판단 됩니다. 사진상으로 같아 보이며 트리플 크라운 사건과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여기에 대해서 저희가 대응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HiFi.CO.KR – 가품 케이블을 제작하는 회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에드윈 – 그들에 대해 저는 두 가지 의견을 가집니다. 하나는 중국 등지에서 복제품 관련 업자들이 굉장히 나쁘다는 생각이고요. 또
한편으론 그들이 아버지를 보고 따라하면서 성장한 아이들처럼 기술을 익히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는 꽤 괜찮은 자체 브랜드의 케이블 메이커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많은 조사와 연구를 토대로
한편에서는 그대로 복제를 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그를 토대로 현대 기술을 접목한 독창적인 제품을 개발해 내기도 합니다.
일본 역시 그랬습니다. 세계 제 2차대전 이전, 즉 100년
전에는 일본 제품의 퀄리티가 좋지 않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모두 복제품이었죠. 그러나 전쟁 여파로 이후 새로운 기계를 만들어 하게 되면서 현대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게 되었죠. 현재 텔레비전, 카메라 등 많은 분야에서 일본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역시 부끄러운 과거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30년 전에 제가 한국에서 측정 장치를 하나 구입했었는데 품질이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제품들을 보면 정말 훌륭합니다. 모든 나라와 지역에는 발전의 곡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1950년 한국 전쟁 이후로 대학과 많은 교수들이 양성되면서 기술에 급격한 발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다른 나라의 기술을 배울 필요가 없을 정도이며 이는 일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은 워낙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배울 기회가 많기 때문에 지식이 돌고 돌면서 더 좋은 기술이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업계 최고의 메이커로 계속 남고 싶지만 점점 더 많은 경쟁자들이 뛰어들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지요.
미래에는 경쟁이 더 심화되어 어려워질 것입니다. 자동차 업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년 전에는 많은 유럽인들이 누가 한국 자동차를 사겠냐고 얘기했지만 현재 시장
점유율을 보면 놀랍기만 합니다. 삼성을 보세요. 저는 애플
스마트 폰을 쓰지만 저희 와이프는 여러 가지의 장점을 꼽으며 삼성 스마트폰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말이 맞습니다. 좋은 스펙과 더불어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췄습니다.
현재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다음에 아이폰을 다시 사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한국이나 중국은 늘 열심히 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유럽 역시 굉장히 치열하게 일하지만 많은 국제인들이 우리가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우리도 8시간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고 급한 주문건이 체류해 있다면 야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성공을 위해 단 한 가지 요소를 꼽으라면 바로 Hardworking 입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의 젊은이들은 그들의 부모 세대에 비해 조금 풀어진 성향이 있어요. 1960년 이후 유럽 경제가 안정되면서 젊은 세대들은 더 이상 일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나타해졌습니다.
저도 그들중 하나였죠. 되돌아 보면 전쟁이 끝나고 겨우 20년 후에 태어났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요즘 한국의 젊은이들도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보다는 삶을 즐기고 재미를 찾는데 더 열중하는 것 같습니다. 이들을 보면서 50년 후의 미래가 정말 궁금해졌습니다. 그땐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