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슘머 프로덕트에서 본격적인 하이파이로 넘어오면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적지 않다. 하이파이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하이파이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컴포넌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왜냐면 컨슘머 프로덕트는 보통 스피커와 앰프가 통합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이파이 시스템이 한국에서도 지난 50년전부터 보급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앰프라는 개념과 스피커 그리고 소스라는 개념 정도는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여기서
하이파이에 좀 더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분리형 앰프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프리 앰프와 파워 앰프로 나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얼마 전 재미난 덧글을 본적이 있는데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느 어린이가 작성한 글이었다. “언젠가 기술이 발전하면 스마트폰에서도 착탈식으로 배터리 교체가 가능해지겠죠?”
많은 청년과 어른들이 웃음을 뿜을만한 이야기인데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도 한편으론 심각하게 다가왔다. 요즘 오디오의 개념이 블루투스나 무선 스트리밍 시대이기 때문이다. 지금
커가는 아이들이 하이파이 시스템을 역사 속에만 존재하는 구시대의 유물로 생각하게 되는 것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사실 하이파이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로써 앰프는 인티그레이티드라는 의미를 아주 폭 넓게 해석하고 담아내고
있다. 인티 앰프의 정확한 명칭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통합형 앰프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티그레이티드에 의미가 이젠 DAC까지 담고 있다.
무슨 현상일까?
오디오파일이나 음악 애호가를 넘어서 럭셔리 오디오 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치 마켓으로 그들은 말 그대로 여유가 되기 때문에 괜찮은 하이파이 시스템을 구입하고 싶고 컴포넌트가 여기
저기 널려있는 구성 보다는 깔끔하고 간출하게 구성하고 싶어한다.
그렇다 보니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 디지털 소스 기기가 탑재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점은 결코 하이파이에 의미를 지향하는 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럭셔리 오디오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제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말 궁금한 것은
럭셔리 오디오 시장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또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 이다.
럭셔리 오디오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는 점에선 환영할 수 있지만 실제 하이파이 시장에서 물건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매니아가 럭셔리 오디오 시장에 맞춘 제품에 끌려 다니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분리형 앰프에 비해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사실 가장 많은 부품에 공간을 요구하는 것은 파워 앰프이다. 파워
앰프는 출력에 따라 전원부 구성이 달라지게 되는데 보통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파워 앰프에 프리 앰프 회로를 탑재하는 형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문제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분리형 앰프에 비해 하위 등급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또 제조사 역시 하위 등급
형식의 제품으로 제작하고 있다. 그래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하이파이 입문용 앰프라는 꼬리표가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자 노력한 제조사가 몇 있었지만 결국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들고 말았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성능에 한계를 불러 오는 것은 표면적으론 대용량 전원부를 탑재할 수 없는 공간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저렴한 기기라는 인식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스피커의 발음 요소는 아직까지 바뀌지 않고 있지만 증폭 방식이나 볼륨 컨트롤 방식은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하이파이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지 않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직까지도 리니어 전원부가 고집스럽게 쓰이고 있으며 클래스 AB 증폭 방식도 고집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제대로 제작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손으로 꼽을 정도라는 것이다. 솔직히 내 기준엔 다섯 손가락이 다 필요할 것 같지도 않다. 구색을
맞추기 위한 제품이 대부분이며 이는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로 알려진 회사의 제품도 마찬가지다.
볼더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만나기 전까진 말이다.
볼더는 얼티밋 오디오 메이커로 그들의 플래그쉽 모델은 3050이라는
모노블럭 파워 앰프가 존재한다. 메머드 파워 앰프로써 엄청난 무게와 엄청난 물량 투입을 자랑한다. 볼더는 단순히 음악 신호의 증폭을 일삼는 파워 앰프에 지나지 않지만 굉장히 직접화 된 설계로 인해 부품 수리를
권장하지 않고 모듈 교체를 권장할 만큼 대단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메이커이다.
재생음에 취향 차이가 존재할 뿐 볼더의 설계 능력은 전 세계 최고 수준이며 라이벌이 없다고 말해두고 싶다. 그러니까 요리로 따지면 세계 최고의 쉐프에 의해 조리된 요리라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으며 당신의 미각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만을 따질 수 있는 메이커라는 것이다.
적어도 설계가 잘못 되었다는 이야기는 그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다.
볼더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개발하는데 있어 볼더의 창업자
제프 넬슨은 고민이 아주 많았을 것 같다. 그를 여러 번 만나본 경험이 있는 나로썬 그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건 볼더 3050의 내부를 한번이라도 들여다
본 사람이라면 누구다 예감할 수 있을 만큼 엔지니어이지만 지나칠 정도로 완벽함을 추구한다.
866 이전에 865가
존재했지만 안타깝게도 시장에서 그리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초고가의 제품을 제작하는 볼더에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출시되는 것 만으로도 설레는 일이었지만 뭔가에 아쉬움을 떨쳐낼 수 없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Made by 볼더로써 경쟁사에 크나큰 자극을 줄 수 있는 제품이라 확신하게 되었다.
보통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고 상위 모델로 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분리형 앰프로의
업그레이드를 유도하는 성격이 강했다. 까놓고 이야기 하자면 재생음에 정교한 맛이 하나도 없다.
지금까지 그럴싸한 재생음을 들려주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존재했으나 저음의 양감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양감이
많아도 통제되는 느낌은 없었다. 신기한 것은 플로어 스탠드형 3웨이
스피커만큼 뛰어는 2웨이 북쉘프 스피커는 완성한 곳이 많은데 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라고 해서 분리형
앰프에 필적하는 제품은 없는 것일까? 라는 의문을 지우지 못했다.
볼더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수준급의 분리형과 버금갈 정도의
재생음의 정교함을 자랑한다. 이것은 단순히 사운드 스테이지의 표현 범위나 심도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레코드에 기록된 악기의 음색 더 나아가 질감 표현의 마무리 등 여러 가지 면을 면밀하게 관찰했을 때 이야기이다.
볼더 수입사에서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처음 연결해준 스피커는
윌슨 오디오의 사샤 D.A.W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드라이빙 능력과 표현 능력이 워낙 출중해 사샤 D.A.W로의 교체를 부탁했고 결과적으로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사샤 D.A.W의 저음의 양감은 볼더의 상위 앰프에서 얻을 수
있는 음의 캐릭터가 상당히 묻어 나왔다. 볼더의 전통적인 음색은 높은 청감상 S/N에 있다. 배경이 짙은 어둠 속에서 재생음이 피어 오르는 느낌은
정말 몇 안 되는 얼티밋 메이커에서만 허락된 것이다.
그렇다보니 피드백 회로를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앰프 메이커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이 출력해 내는 재생음의 느낌은
넌–피드백에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러니까 짙은 어둠이 깔린
듯한 청감상 S/N을 위해 피드백 회로를 사용하지만 높은 완성도로 수준 높은 음의 순도까지 뽑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866에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이런 완벽함을 지향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들은 얼티밋 앰프를 제작하는 볼더라는 것이다.
얼티밋 파워 앰프는 보통 대출력을 지향한다. 그들의 플래그쉽 파워 앰프인 3050의 출력은 1,500와츠에 이르는데 4옴에선 무려 3,000와츠에 이른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표기를 해놨다. 피크 아웃풋이다. 8옴에서 무려 2,100와츠에 이른다고 표기해 놓았는데 여기엔 이런
의미가 있다.
다른 메이커라면 2,100와츠 출력 가능.
앰프의 출력은 부하를 걸어 클리핑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전 구간을 앰프의 스펙에 표기한다. 하지만 볼더는 그 기준이 남다르다. 보통 모든 수치의 측정치는 1kHz를 표준으로 삼고 표기하지만 볼더는 완전히 다르다.
8옴에 1,500와츠의
출력에서 20Hz에서 2kHz의 재생 주파수 범위에서 0.0005% 밖에 찌그러지지 않는다고 스펙에 표기하고 있다. 이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 2,100와츠라는 표기를 별도로 해둔 것이다.
이런 출력을 내기 위해선 정말 세계에서 가장 뛰어는 트랜스포머용 코어와 코일 그리고 와인딩 기술을 필요로
한다.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역시 3050을 위한 제작
기술로 부품들을 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용량 차이만 존재할 뿐 같은 품질이라는 것에 확신을 가진다.
또한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완벽한 좌/우 분리 회로를 갖추고 있다.
중앙에 데형 트랜스포머가 자리하고 있으며 좌/우에 독립된 완벽한
증폭 보드가 하나씩 자리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입력 회로에 대해 다른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에서 찾아보기
힘들 만큼 복잡한 회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찾아보기 힘든 아주 훌륭한 드라이브 버퍼 회로를 탑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다른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들과 정 반대의 개념으로 컨셉을 정한 것이다. 여기에 출력 회로는 좌/우에 마련된 방열판에 밀착시키고 있다. 볼더는 바이–폴라 트랜지스터의 매칭 실력도 대단한데 866에는 채널당 16개의 트랜지스터가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볼더 866엔 이전의 볼더엔 존재하지 않았던 네트워크
DAC가 포함되어 있는데 국내에 수입되는 866엔 기본 스펙이다. 기본적으로 AES/EBU와 옵티컬 입력을 지원한다. 인상적인 것은 네트워크 오디오 입력이 가능하며 roon ready가
기본적으로 지원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와 관련된 동작 모두 대형 터치 스크린으로 동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각적인 기쁨은 기본이다. 앨범 커버와 곡명. 앨범명 모두가 크게 표시된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만족감이 높은 기기로 기억된 리뷰였다. 정말
볼더에서 작심하고 제작한 제품이 아닐까 한다. 여기엔 앞서 언급했지만 제프 넬슨의 강박증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어떤 면에서도 원가와 타협하거나 상위 기종에 눈에 보이는 아쉬움이 하나도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분리형 앰프를 사용하다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 바꾸고 싶을 만큼 욕구를 만드는 디자인이 눈에 들어올 뿐이다.
희망한다면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내 리스닝 룸에서 한번
더 리뷰가 되어지길 바랄 뿐이다.
본인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만을 추구하는 오디오파일이라면 반드시 866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경험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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