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갑자기 문득 패스 랩스의 레퍼런스 파워 앰프인 XS150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졌다. 패스 랩스의 제품을 무척 좋아하게 된 것은 몇 해전부터 이다. 바이폴라 파워 앰프 시대에 모스펫 파워 앰프라면 정말 이색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바이폴라
방식 보다 모스펫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패스 랩스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X 시리즈나
XA 시리즈의 초기 모델들의 재생음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다. 매력은
있었지만 스피드가 부족하고 음의 입자감이 크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패스 랩스에 대해 많이 알진 못했으니 당연히 그게 모스펫의 한계라고 여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Point 5에서 많은 개선이 있었고 XS 시리즈가 등장하면서 패스 랩스는 크게 좋아진 것 같았다. 하지만
XS를 접하는 것이 힘들었다. HiFi.CO.KR과 파트너사가
패스 랩스를 수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운드솔루션을 만나게 되었고 패스 랩스의 XS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패스 랩스 주세요~ 네~?”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재미나게도 구동이 너~~~무나 어려운 mbl 101
Xtreme을 세팅하다가 생각나게 되었고 거기서 패스 랩스 XS150 파워 앰프의 무시무시한
성능에 눈뜨게 돼 패스 랩스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자… 국내 어디에서도 패스 랩스와 모스펫에 관한 특성을 깨닫게
해줄 글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와 관련된 글이 쓰고 싶어져 최대한 이해하기 쉽고 핵심만 담아
써보려고 한다.
패스 랩스가 사용 중인 모스펫은 도시바가 생산한 소자이다. 당시
도시바의 모스펫은 세계 최고로 뛰어난 모스펫 소자를 생산중인 반도체 회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하이파이
시장의 규모가 점차 줄어들자 도시바는 모스펫 소자 생산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하이파이 제품과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에서 큰 돈을 벌었던 패스 랩스의 창업자 넬슨 패스는 다른 사람들 처럼
부동산 투자나 주식 투자에 대해선 문외한이었기에 벌어둔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는데 그가 도시바의 모스펫 소자 개발과 생산 포기 소식을
듣고 도시바에서 생산된 모스펫 소자를 전량 구입하는데 재투자하게 된다.
엔지니어적 시각에서 이뤄진 투자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럼 도시바의 모스펫 소자가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가장 이상적이라는 이유는 무엇일까? 데이터 북이라는 것이 있다. 일종에 레퍼런스 가이드 같은 자료인데
해당 모스펫 소자의 특성에 대해 낱낱이 기록해둔 책이다. 이 데이터 북을 보면 엔지니어라면 누구든지
도시바의 모스펫 소자가 최고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모스펫이 도대체 뭐야? 진공관가 가까워? 바이폴라에 가까워?
가끔 모스펫은 진공관과 음질적 특성이 비슷하다는 리뷰어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건 완전히 잘못된 것이고 구글링을 통해 얻은 정보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음질적으로 특성이
비슷한 것이 아니라 구조 자체가 진공관 5극관과 구동 특성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모스펫은 솔리드 스테이트 계열로 바이폴라 방식과 음질적으로 유사하다. 근데
아까부터 바이폴라를 계속 이야기 하는데 바이폴라에 대해 궁금할 것이다. 바이폴라는 우리가 현재 사용중인
대부분의 파워 앰프에서 사용하고 있는 출력 소자이다.
결론은 모스펫과 바이폴라 모두 솔리드 스테이트 계열의 출력소자이다.
하지만 모스펫과 바이폴라는 아주 큰 성격 차이를 가지고 있다. 지금부터
글이 좀 어려워질 수 있지만 눈을 크게 뜨고 천천히 읽어보시기 바란다.
파워 앰프 증폭은 크게 두 가지 회로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입력부
증폭 회로와 이 다음 단계에 출력부 증폭 회로이다. 출력부 증폭 회로에 모스펫이나 바이폴라 출력 IC를 사용하게 되는데 현재 파워 앰프가 대부분 입력부 증폭과 출력부 증폭 회로로 나뉘게 된 것은 바이폴라 방식의
특성 때문이다.
바이폴라 소자는 임피던스 특성이 낮다. 그래서 소자를 원활하게
구동시켜주기 위해선 드라이버 트랜지스터와 연계되어 전압뿐 아니라 충분한 전류를 걸어줘야지만 동작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바이폴라 방식은 입력부 증폭 회로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모스펫 방식은 임피던스 특성이 바이폴라와 반대이다. 충분한
전압만 걸어주어도 원활한 동작이 가능하다. 이 말은 모스펫 소자가 바이폴라 소자보다 훨씬 더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모스펫 방식음 바이폴라와 달리 드라이버 트랜지스터와 연계된 회로가 없어도 되며 대부분의 모스펫 방식의
회로에선 생략된다. 이론적으로 모스펫 소자와 바이폴라 소자의 특성은 이런 차이가 있다. 회로적으로 어떤 방식이 우위에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 각 진영에서 내세울 수 있는 장/단점에 며칠을 토론해도 끝나지 않을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적어도 하이엔드 오디오 파워 앰프에서 모스펫 소자가 가지는 특성은 정말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모스펫 파워 앰프 회로 설계에 있어선 지구상에서 패스 랩스보다 더 많은 노하우를 축적한 회사가 없다.
파워 앰프 전 모델(정확히 하위 모델만 빼고)에 도시바의 모스펫 소자를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스 랩스의 모스펫 소자는 Pure A 클래스 증폭에 가장 완벽하게
대응하는 유일한 솔루션
수 많은 파워 앰프에서 열이 나는 이유를 궁금해 본적 없는가? 정말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파워 앰프와 열의 관계에 대해서 궁금해 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국내 리뷰에서 단
한번도 파워 앰프와 열과의 관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읽은 적이 없다. 이건 해외 리뷰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파워 앰프와 열과의 연관 관계의 논리는 이랬다. “열이
많이 나는 파워 앰프가 음질도 좋다” 이 얘길 어디까지 진실로 받아 들여야 할까…?
수 많은 하이엔드 오디오 파워 앰프 설계자가 있지만 이들이 모두 똑똑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똑똑하다 하더라도 하이엔드 오디오 파워 앰프는 잘 만들려면 레코드 음악에 대한 이해도 높아야 한다. 문학도 알아야 하고 공학도 알아야 하는 복잡한 영역이다.
이 갈림 길에서 파워 앰프의 완성도가 결정된다.
근본적으로 우리가 듣는 레코드 음악은 사인파에 의한 것이다. 최종
아웃풋인 스피커의 드라이버에서 반복되는 피스톤 운동으로 재생음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파워 앰프의 증폭 과정에서 보면 사인파란 영점이라고 불리는 그라운드를 기준으로 플러스 파형과 마이너스 파형이
존재한다. 이것이 반복적으로 오가면서 피스톤 운동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고음질 재생이 파워 앰프 내에서 어떻게 이뤄지느냐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마이너스 파형에서 플러스 파형으로 크로싱 될 때 문제가 발생한다.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으로 파형이 연결되면 좋겠지만 크로싱 되자마자 파형이 작지만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듯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여기서 트랜지스터 소자의 특성을 살펴야 한다. 이러한 내용들은
데이터 북에 포함되어 있는데 바이어스에 따른 열과 관계에 따라 이런 특성을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파워 앰프들이 거의 모두 AB 클래스 증폭 방식을
채택하는 것과 파워 앰프가 열을 받아야 음질이 좋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임을 기억하면 된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은 Pure A 클래스 증폭 방식은 더욱 좋다는
것이다.
<국내 한 오디오파일이 XS150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증폭부와 전원부 모두 기능성 랙에 설치 중인 사진>
Pure A 클래스 증폭이 왜 좋다는 것일까?
Pure A 클래스 증폭은 순A급
증폭을 말한다. AB 클래스 증폭이라는 것은 전원을 켜자마자 음악 신호의 입력이 있던 없던 무조건 전류를
흐르는 상태를 이야기 한다. 쉽게 얘기해 스피커를 구동하기 위한 힘을 항상 비축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문제는 AB 클래스 증폭 방식은 아이들 상태에서만
순A급 증폭이 이뤄지기 때문에 출력이 크지 않다. 정해진
이 출력 범위를 넘어가면 B급 증폭 방식으로 스피커를 구동하게 된다.
보통의 파워 앰프가 1와트 내외이거나 메머드급 파워앰프가 10와츠 내외이다. 이건 1,000와츠의
출력을 달성한다는 파워 앰프들도 마찬가지다.
순A급 증폭 방식이 음악을 듣던 듣지 않던 항상 전류가 공급되기
때문에 그리고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열을 동반하기 때문에 기기의 내구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전기세도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내구성과 음질 저하 때문이다. 음질 저하는
조금 아래로 가면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 붙는다.
앞서 트랜지스터 소자의 특성은 데이터 북을 보면 그 특성에 대해 잘 알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 온도가 낮아도
문제이지만 온도가 높아도 문제가 된다. 그래서 바이어스를 세팅할 때 흔히 스윗스팟을 맞춘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여기에 있다.
그런데 Pure A 클래스 증폭이라 불리는 순A급 증폭은 레코드 음악 연주의 오르 내림이나 또 장르의 흐름에 따라 매시간 달라지는 출력에 클리핑 노이즈 없이
출력할 수 있다. 하지만 B급 증폭 방식은 음악 입력 신호에
따라 증폭이 이뤄지기 때문에 아무리 빠른 전원부를 갖춘 파워 앰프라 하더라도 스피드를 맞출 수 없고 작은 클리핑 노이즈를 내게 된다.
순수한 B급 증폭 앰프가 없고 거의 모든 파워 앰프가 AB급 증폭을 채택하는 것도 음질과 효율, 내구성 모두를 잡을 수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론적으로 Pure A 클래스 증폭은
무조건 이상적이다. 단점이 많이 따르지만 이건 효율성 측면이며 음질적으론 무조건 Pure A 클래스 증폭이 좋다.
하지만 바이폴라 방식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대출력 Pure A 클래스
증폭을 구현하기 어렵다. 열과 음질에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바이폴라
트랜지스터의 경우 열이 나면 더욱 많은 전류가 흐를 수 있고 이는 열을 발생시키며 그렇게 되면 더욱 많은 전류를 흘릴 수 있다. 이런 사이클이 지속되면 열폭증이 일어나고 트랜지스터가 타버리게 된다.
그래서 파워 앰프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커런트 제어와 관련된 열 모니터링이다. 그래서 1,000와츠의 대출력을 내는 메머드급 파워 앰프들도 AB급 증폭 방식을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 아무리 큰 볼륨으로
스피커를 구동해도 연주가 항상 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포르테나 클라이막스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그래서 AB급 증폭에선 상당히 클 볼륨에서도 열이 제어가 된다.
여기서 엄청난 반전이 일어난다.
모스펫은 바이어스가 높게 걸리면 걸릴수록 좋은 특성을 나타낸다. 즉, Pure A 클래스 증폭 방식과 가장 이상적인 조합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패스 랩스는 XA 시리즈가 존재한다. XA100.8부터 XA 160.8 그리고 XA200.8이 그 주인공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출력의 순A급 증폭 파워 앰프로 완성되는 것이다. XS300은 뒤에 숫자가 이야기해주듯
순A급 300와츠의 출력을 이룬다.
그런데 여기서 패스 랩스를 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황당한 이야기들은 제 아무리 순A급 100와츠라 할지라도 100와츠의
출력은 너무 작다는 것이다.
이건 엄청난 오류가 있는 얘기다.
첫째 대부분의 가정에선 1와트에 90dB 정도의 능률을 가진 스피커를 구동할 경우 1와트에서 10와츠 이내 이상 볼륨을 키우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보통 0.1와트에서 1와트 이내이다.
둘째 XA100.8의 경우
100와츠의 순A급 증폭을 넘어서는 순간 300와츠
수준에 AB급 증폭 방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전원부와 출력 회로가 무척 여유롭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100와츠에서
출력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출력으로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XS150 역시 마찬가지다. 순A급 증폭 150와츠를
넘어서면 350와츠 이상의 AB급 출력까지 이뤄낸다. XS300은 이보다 더욱 엄청난 출력을 내게 된다.
전원부 분리형 모노 블럭 파워 앰프의 위엄
패스 랩스의 XS150 파워 앰프는 전원부 분리형 모노 블록
파워앰프이다. 말 그대로 메머드 파워 앰프이다. 전원부 분리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순A급 150와츠 출력이 기본이기
때문에 트랜스포머나 전원부 회로에 엄청난 부하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전원부를 구성하는 부품 하나 하나의 옥의 티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부품의 신뢰도는 더욱 엄격해진다.
흔히 파워 앰프에 험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순A급
150와츠의 증폭을 이루게 되면 멀쩡한 트랜스포머도 험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엄청난 부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스 랩스의 XS150은 험 소리를 경험할 수 없다. 부품의 신뢰도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스 랩스가 얼마나 부품의 신뢰도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냐면 기존 부품 공급 업체의 조립 품질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패스 랩스의 파워 앰프에선 이것이 곧장 나타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과감하게 부품 공급 업체를 바꿔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리적으로 발생하는 노이즈 문제는 X600.8과
같이 전원부 일체형 파워 앰프 보다 조금 더 크다. 그래서 전원부 분리형 디자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전원부를 구성하는 회로의 규모와 증폭부 회로를 한 곳에 담을 수 없는 공간적 문제도 있다.
이러한 미친 수준의 물량 투입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스피커도 구동할 수 있으며 이는 도시바의 모스펫
소자에 가장 이상적인 특성을 부여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XS150은 그 끝을 보여주는 아주 귀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설명하고 싶다.
저음의 구동 능력은 작은 볼륨이든 큰 볼륨이든 가리지 않고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순A급 150와츠
출력이 만들어내는 유일무이한 실력은 작은 볼륨에서 더욱 대단한 저역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다른 파워
앰프에선 흉내조차 낼 수 없을 만큼.
또한 해상력에 있어서도 다른 순A급 파워 앰프처럼 되지 않는데
무리하여 스펙, 정확히 숫자를 이끌어낸 파워 앰프들과는 차원이 다른 해상력을 구현한다. 작은 볼륨에선 소출력 파워 앰프와 같은 여유롭게 생기로운 음악적 묘사까지 이뤄낸다.
나는 이걸 XS150의 마법이라 일컫고 싶다.
수입사 – (주)사운드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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