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락이 스피커를 디자인할 때 미적 우선 순위는 최우선에 있진 않은 것 같다. 난 독일 키엘에 위치한 일락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고 거기서 R&D 센터를
직접 눈으로 보기도 했고 수 많은 엔지니어와 인터뷰를 나누기도 했다.
보통 인터뷰를 나누게 되면 그 회사의 기술력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있게 된다. 적당히 얼버무리며 좋은 식당을 예약해 놓았다. 식당에 가기 전에
우리 지역 명소를 보여주겠다며 인터뷰를 적당한 수준에서 끝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나도 사람인지라 그런 접대를 받게 되면 그 회사의 단점에 대해서 최대한 순화해서 이야기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물론 접대를 받지 않았더라도 독설을 내뱉을 만큼의 성격은 되지 못한다.
그런데 일락은 내 궁금증에 대해 끊임 없이 설명하고 증명하려고 했다. 마치
인터뷰가 이니라 격투의 장 같았다.
개인적으로 느낀 일락이란 회사의 느낌은 “엄청난 짠돌이” 라는 것이다. 이건 내 하이파이 철학과도 일치한다. 재료가 얼마짜린데 이걸 함부로 조리 할 수 있나? 쥐어 짜야지~~~
사실 일락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콘첸트로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일락을 방문하기 위해 초대를 기다렸지만 놀랍게도 그들은 홍보를 목적으로 우리 회사를 낱낱이
보여줄 수는 없기에 다음에 생각해보자며 무산된 경우도 있었다.
콘첸트로라는 스피커를 이런 표현에 비유하고 싶다.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대사로 주인공의 “나란 남자란 말이지” 이런 식으로
소개해야 할 것 같다.
일단 콘첸트로의 디자인은 멋지다 또는 못생겼다의 평가에 앞서 독특하게 생겼다 또는 신기하게 생겼다는 평가가
앞설 수 밖에 없는 디자인이다. 개인적으로도 어떤 마음에서 또 어떤 목적으로 이렇게 디자인한 것일까? 란 생각에 수 없이 잠겼다.
이건 분명 못생긴 것도 아니고 잘생긴 것도 아니다. 아직도 조금은
생소한 느낌이다. 신기한 것은 도저히 못 봐주겠다는 느낌은 아니다.
6개월 동안 사용하면서 음~~~ 이란 나 조차도 알맹이를 알 수 없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걸 리뷰에 어떻게 풀어서 써야 하나 고민이 많았지만 직설적으로 표현하겠다.
<콘첸트로의 투시도이다. 동축 드라이버와 9인치 미드우퍼를 위한 챔버는 내부에서 완전히 독립 및 격리되어 있으며 VX-테크놀러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표현하고 있다>
콘첸트로의 디자인은 기능성에서 심미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니까
재생음의 고품질을 위한 기술들이 디자인에 녹아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자신 있게 이야기 하지만 이
리뷰를 읽기 전 콘첸트로를 바라보는 느낌과 읽은 후 바라보는 느낌은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어떻게 알
수 있냐고?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콘첸트로는 일락의 최상위 X-JET 동축 드라이버를 탑재하고
있다. 제트 트위터는 JET 5로 가장 최신 기술이 적용된
트위터를 탑재하고 있다. 엄청나게 가벼운 박막 형태의 필름으로 응답성을 더욱 넓혔는데 이전 제트 트위터와
수치상으론 같지만 더욱 여유로운 헤드룸을 갖추게 되었다. 물론 콘첸트로에 사용된 JET 5는 스피커에 맞춰 커스터마이징 되어 있다.
미드레인지는 140mm 구경에
AS-XR 링 라디에이터를 탑재하고 있다. 알루미늄 샌드위치 형태의 진동판으로 크리스탈
멤브레인 기술이 적용되어 있는데 동축 드라이버로써 콘이 아닌 평판 형태의 진동판으로 가장 이상적인 동축 드라이버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락만이 갖춘 기술이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레퍼런스 스피커에 맞는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의 낮은 디스토션을 유지하기 위해선 크로스오버 주파수 설계에 필연적으로 제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일락은 이 문제를 아주 슬기롭게 해결하고 있다. 어떻게 해결하게 되었는지는 본문을 조금 더 읽어 내려가다
보면 나온다.
콘첸트로의 압도적인 매력 하나를 꼽으라면 이 메머드 스피커라는 것이다. 키가
무려 1미터 70cm에 육박하지만 이 스피커는 가볍게 2미터를 넘는 스피커와 비교 되어야 한다. 캐비닛의 용적은 무려 200리터에 달하며 알루미늄 샌드위치 방식에 10인치 쿼드러풀 우퍼가
탑재되어 있다.
10인치 쿼드러풀 우퍼를 소화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확하게 자동차 배기량으로 따지면 12기통에 6,000cc 엔진을 연상시킬 만큼 엄청난 음압을 낼 수 있다. 그것도
가볍게 90dB의 능률로 20Hz까지 플랫하게 재생할 수
있는 물리적인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자동차엔 이런 거대한 엔진을 담아내기 위해선 뼈대부터 다른 섀시 디자인을 요구한다.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의 경우엔 엄청나게 견고한 캐비닛을 요구한다. 그래서
풀 메탈 캐비닛을 필요로하고 카본과 같은 첨단 소재를 필요로한다. MDF를 이용하는 스피커의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두께로 100kg을 가볍게 뛰어 넘는 무게를 지니게 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접근이 잘 못된 경우가 많다. 무게를 늘려
공진을 짓누르는 방식인데 리스닝 룸으로 뿜어내는 엄청난 초저음의 에너지가 캐비닛 내부로 똑같이 뿜어지며 심지어 정재파까지 만들어내 대단한 악조건을
만들어 낸다. 모두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아 대형 스피커를 쉽게 제작하지 못하는 것이다.
콘첸트로의 기능성 캐비닛 디자인이 바로 이 같은 엄청난 저역의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완성된
것이다. 캐비닛 내부 디자인은 10인치 쿼드러풀 우퍼가 만들어
내는 저음의 반사 특성에 따라 이루어졌다. 이것이 정확히 저음의 감압을 유도하는 디자인은 아니다. 감압을 유도하게 되면 거기에 따른 부작용이 생기며 저음의 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덕트 디자인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정재파와 레조넌스를 일으킬 수 있는 문제를 최대한 제거하는데 디자인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디자인이 유선형이면서도 독특한 라인을 그리고 있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대로 초저음의
악영향을 컨트롤하기 위한 고난도의 계산대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필살기가 하나 더 숨겨져 있다면 어떨까? 10인치
쿼드러풀 우퍼를 탑재한다는 것은 캐비닛 디자인의 문제로만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피스톤 운동만으로도
엄청난 진동 에너지를 만들어내 캐비닛을 끝 없이 괴롭힌다.
이 문제에 가장 이상적인 대응은 바로 밸런스드 푸쉬–푸시&풀–풀 우퍼 어레이 디자인이다. 똑 같은 우퍼를 좌/우에 두면서 서로 맞닥들이거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계한 디자인이다. 이 디자인은 우퍼를 밀고 당기는 힘의 작용 방향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주는
아주 이상적인 디자인이다.
이 이론을 검증하는 것은 지금 당장도 가능하다. 일어서서 양
팔을 앞으로 빠르고 힘있게 폈다 접었다를 반복하면 몸이 앞/뒤로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뇌의
신경은 몸을 바로잡으려 애쓴다. 그런데 팔을 좌/우로 힘차게
뻗고 접고를 반복해보면 팔은 힘들어도 몸의 균형은 아주 쉽게 잡힌다.
콘첸트로는 이런 완벽한 캐비닛 디자인을 통해 10인치 쿼드러풀
우퍼의 엄청난 에너지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밀도가 높은 MDF 소재만으로도 캐비닛의 착색이 없는 완벽에 가까운 스피커로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One more Thing. 한 가지 캐비닛 기술이 더
있다.
바로 적층에 의한 캐비닛 디자인이다. 캐비닛에 적층 디자인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하지만 제작이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일반화 되진 못했다. 적층은 스피커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진점을 쉬프팅 시킬 수 있고 좀 더 높은 강도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제작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리며 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에 꺼려져 왔다. 하지만 이를 시도한 메이커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 역시 기술의
한계로 인해 수평 방식의 적층 기술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어쿠스틱적으로 불필요 할 정도로 캐비닛이
딱딱해질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콘첸트로의 캐비닛은 수직 적층 방식을 고안해 적용했다. 이상적인
댐핑 성능과 더불어 미묘한 떨림과 같은 울림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그렇다면 콘첸트로는 왜 MDF 소재를 사용할 수 밖에 없을까? 라는 마지막 문제에 도달하게 된다.
왜냐면 그들은 금속 캐비닛의 우수한 특성을 가장 먼저 알고 제품화 시킨 이들이며 카본 역시 마찬가지이다.
결론은 캐비닛의 디자인이 음질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속이나 카본 소재로는 현재와 같은 디자인으로 성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성형이 비교적 자유로운 강화 MDF를
채용해 MDF의 단점을 제거하는 디자인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적층
디자인과 밸런스드 푸시–푸시&풀–풀 디자인에 여기에 속한다.
여기에 30kg에 이르는 엄청난 질량의 알루미늄 받침대를 캐비닛과
일체화시켜 더 이상적인 댐핑을 이뤄냈다.
하지만 밸런스드 푸시–푸시&풀–풀 디자인엔 단점이 존재한다. 바로 재생음의 방향성이다. 원래 저음에는 방향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100Hz에 이르는 저음에 간혹 방향성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3웨이
디자인에서 밸런스드 푸시–푸시&풀–풀 디자인을 추구할 수도 있지만 미드레인지의 크로스오버 범위가 저음쪽으로 상당히 낮게 설정되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긴다.
앞서 언급한 링–라디에이터 방식의 미드레인지와 밸런스드 푸시–푸시&풀–풀의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4웨이 디자인이다. 콘첸트로엔
4웨이 디자인을 위해 크레스탈 멤브레인 9인치 우퍼를 탑재하고
있다.
9인치 우퍼가 커버하는 대역은 120Hz에서 360Hz이지만 크로스오버 회로가 고차 필터링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한 120Hz 이하의 대역도 커버한다. 이를
통해 중저역의 펀치감뿐 아니라 미드레인지의 디스토션 레벨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저음의 방향성 문제와 에너지의 리니어리티도 단번에 해결해버린다.
정말 미친 엔지니어링의 결과물이 아닌가?
거기에 콘첸트로의 동축 드라이버엔 VX-테크놀러지가 탑재돼 있다. 스피커 후면에 노브가 붙어있는데 Spacious 방향과 Focused 방향이 존재한다. 이 기술은 무한대 스텝 형식에 미드레인지
스파이더 댐핑을 조절할 수 있는 전 세계 최초의 기술이다.
<후면에 노브를 통해 콘첸트로 스피커는 사운드 스테이지의 크기와 핀이 정확히 들어맞는 정교한 이미지의 세팅이 가능하다>
미드레인지의 스파이더 댐핑을 무단 가변 스텝으로 선택할 수 있어 재생음을 리스닝 룸에 또는 자신의 취향에
완벽하게 부합시키게 된다.
광활한 무대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Spacious 방향으로 돌리면 무대가 커지며 광활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칼핀이라고 불리는 카메라와 렌즈처럼 악기가 아주 선명하게 무대에 서 있는 것을 느끼고 싶은가? 그렇다면 Focused로 돌리면 된다.
이 깊이는 단순히 한두 바퀴가 아니라 상당한 깊이의 범위까지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라도 시스템의
환경만 따라준다면 어떤 성격의 스피커의 캐릭터도 갖출 수 있다.
이럴수가… 2부로 나눠 쓰는데 3부로 써도 부족할 것 같다. 하지만 여기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콘첸트로에 탑재된 동축 드라이버는 제트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간에 시간축 정합도 완벽하게 맞추고 있다. 일락이 제조한 드라이버이다 보니 시간축 정합과 위상축 정합은 크로스오버 회로 없이도 최대한의 일치를 이뤄내고
있다.
그래서 전대역의 주파수의 연결감이 매끄러우며 위상의 불일치에 의해 청감적으로 무너지는 대역을 캐치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리고 10인치 쿼드러풀 우퍼가 만들어내는 저음은 엄창난 쾌감을
선사한다. 10인치 싱글 우퍼만 하더라도 굉장한 저음을 낸다는 스피커의 리뷰가 있지만 10인치 쿼드러풀 우퍼가 만들어 내는 저음의 세계는 다른 차원의 세계라는 것이다.
무려 18Hz에 이르는 초저역까지 재생되며 일락은 다른 메이커와
달리 수치적으로 무척 신뢰가 높다. IEC 268-5에 의거한 측정 방식으로 측정된 수치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측정 되었다고 설명하는 메이커도 일락이 유일하다.
이 말로 표현되지 않는 저음의 에너지가 저음의 음계 구분 따위는 가볍게 캐치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한 해상력을
들려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엄청난 저역 재생도 재생이지만 제트 트위터에서 말 그대로 뿜어내는 고역의
선예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예술적이라는 사실도 잊어선 안 된다.
이미 부담스러운 가격표를 부착하고 있지만 확실한 것은 얼티밋 클래스에서도 콘첸트로의 선택만으 하이엔드 오디오를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입원 – (주)사운드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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