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텔 공장 테크니컬 투어에서 ‘우리는 너무나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는 주제로 1편을 작성했다. 이번에는 그 2편으로 ‘우리는 로텔이란 존재를 너무나 잘못 알고 있었다’라는 주제로 시작해 본다.
왜냐고?
로텔은 우리가 알고 있던 유수의 하이파이 메이커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던 회사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회사들이 로텔이 생산한 부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부분적이지만 하이파이 기기에서 너무나 중요한 하이파이 클라스의 토로이달 타입의 트랜스포머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품질은 너무나 좋다고 평이 나 있다. 트랜스포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코어를 직접 제작할 정도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놀라운 것이다.
다른 설명은 필요 없다. 직접 보고 느끼길 바란다.
트랜스포머를 제작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작업 인력은 정말 대단한 숫자였다. 이때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생긴다. 이 많은 양을 과연 로텔 혼자만 소화해 내는 것일까? 정답은 No다. 로텔은 하이파이급 트랜스포머를 직접 생산해내는 몇 안 되는 메이커이다. 정확하게 코어까지 직접 생산해 내는 정말 몇 개 안 되는 하이파이 메이커 중 하나이다. 코어가 왜 중요할까? 트랜스포머가 왜 중요할까? 그것은 하이파이의 시작이 곧 전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땀이 나도록 찾는 전원의 극성도 사실은 트랜스포머 코일의 시작과 끝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제작 밸런스가 아주 좋지 않으면 트랜스포머 허밍이 생기는 원인이기도 하다. 가끔은 인러쉬 커런트와 같은 쇼크 때문에 오래된 트랜스포머에 양질의 전원을 넣어줘도 허밍이 생기곤 하는데 로텔은 10년 이상 된 제품에도 이러한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을 만큼 양질의 트랜스포머를 생산하는 것이다.
많은 인력들이 분주히 만들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자 역할 분담이 나누어져 있는데 경력이 높을수록 고 난이도의 작업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 사진에서는 잘 표현되지 않지만 하루에 수천 개 이상의 트랜스포머가 제작된다.
초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트랜스포머이다. 여기서 한 가지 포인트는 많은 하이파이 메이커가 로텔을 통해 트랜스포머를 공급받는다는 것이며 제작 용량 또한 정말 여러 가지이다.
작업이 완료되기 직전의 트랜스포머이다. 로텔의 트랜스포머 기술은 실로 놀랍다. 그 이유는 트랜스포머 설계에 따라 쉴드를 위한 소재나 구조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확히 용도에 따라 최적화를 이루는데 아날로그 보드를 위한 디자인이나 디지털 보드를 위한 디자인, 더 나아가 마이컴 회로를 위한 용도 등으로 세분화 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트랜스포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코어와 권선이다. 중국은 코어의 재료가 되는 광물의 품질이나 가격을 값싸게 구할 수 있다. 코어의 원료를 직접 생산하지는 않고 납품을 받는다. 여기서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몇 개의 사진 슬라이드가 진행된 다음에 설명하겠다.
로텔이 생산한 품질 좋은 코어이다. 이 사진을 잘 기억해야 한다.
품질이 그렇게 좋지 않은 트랜스포머의 코어이다. 이것은 경쟁사가 제작하는 코어인데 오직 납품 단가를 맞추기 위해 급이 너무나 떨어지는 코어를 사용한다. 심지어 재생까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진에선 잘 표현되지 않고 있지만 해당 코어는 롤을 구성하는 얇은 판을 이어 감은 것이다. 이 경우 트랜스포머 허밍이 발생하거나 그 자체에서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다. 정확하게 버려져야 할 부분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한 컷에 담아보았다. 좌측이 품질이 떨어지는 코어이며 오른쪽이 로텔에 제작, 생산하는 하이파이급의 코어이다.
하루에 이렇게 많은 코어를 이용해 트랜스포머를 제작한다. 그런데… 사진은 단 한 컷일 뿐.. 실제 엄청난 양이 널려 있다. 그 이유는 사진 슬라이드가 진행된 후에 알려드리겠다.
로텔은 다양한 타입의 트랜스포머를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자체적으로 소화하기 위한 분량보다 타사에 공급하는 양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캔까지 직접 생산하여 에폭시로 실링하여 제공하기도 한다. 저런 형태의 디자인은 혹시나 생길지도 모르는 트랜스포머의 떨림과 차폐를 위해 선택하는 디자인이다.
이제 설명 드릴 수 있겠다. 로텔은 해외 유명 하이파이 메이커에 트랜스포머를 제작한다. 클라쎄를 비롯, 블루레이 플레이어로 유명한 오포도 로텔의 트랜스포머를 공급 받는다. 이외에도 많은 업체가 있으며 과거에는 아큐페이즈와 마란츠와 같은 업체가 자신들의 하이엔드 기종에 사용을 목적으로 공급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엔 납품 단가에
문제로 거래는 중단 되었다고 한다. 로텔의 트랜스포머 가격은 그만큼 고가라고 한다. 또한 로텔은 2,500VA에 이르는 엄청난 용량의 트랜스포머까지 제작할 수 있는 코어를 생산해내며 이 스펙에 맞는 코일을 감을 수 있는 높은 토크와 정밀도를 가진 권선기까지 보유하고 있다. 실제 초대형 파워앰프를 제작할 수 있는 전원부의 기반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정말 여러 가지 타입의 트랜스포머를 만날 수 있었다. 닮은 것이 하나도 없는 정말 엄청난 수의 트랜스포머들..
끝도 없었다. 정말… 나는 순간 이런 생각을 했다. 과연 로텔이라는 회사는 자신들이 디자인한 제품의 매출보다 자신들이 거래하는 하이파이 메이커에 트랜스포머를 공급하는 것으로 더 큰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말 이런 규모는 트랜스포머를 디자인하는데 있어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기술력을 갖췄을 것이라 판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경험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량 생산 시설을 갖춰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으니 말이다. 이만큼 훌륭한 품질의 부품들이 자사의 제품에 쓰이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강점일 것이다.
지금은 크게 사용하지 않는다는 테스트 구조물이다. RFI와 EMI가 차단되는 쉴드 룸이라고 한다.
낙하의 강도에 따른 충격 실험 기구이다. 내구성과 그에 따른 제품 수명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이다. 하지만 지금의 섀시 디자인 기술은 이러한 테스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을 만큼 많이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사실상 이 테스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의 수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온도 테스트이다. 각 나라별로 습도나 온도를 설정하여 제품을 동작시키고 테스트가 끝난 후에도 제품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한다.
테스트가 끝난 후에 혹시나 모를 마이크로 쇼트나 부품이 고장 나지 않은가에 대한 면밀한 테스트가 이뤄진다. 이것은 테스트 시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생산 시기에 따라 무작위로 샘플을 뽑아 테스트를 진행한다.
그런데… 16번째 사진에서 테스트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를 나타내주는 조건이다. 총 20시간을 테스트하는데 -20도에서 8시간, 이후 0도에서 2시간, 이후 70도에서 다시 8시간, 이후 0도에서 2시간이라는 악조건 내에서 시도된다. 이게 정말 중요하다. 그 이유는 대기업에서는 생산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애프터 서비스라는 것이 발생하면 커다란 리스크로 작용한다. 생산 때부터 문제가 없어야 하므로 생산성과 안정성에 초점이 맞춰지며 악조건 속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하이파이 회사는 손으로 꼽기도 힘들 정도이다.
이런.. 내가 본 것이 엄청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위치에서 트랜스포머를 생산하고 있다. 정말 놀라 질려버릴 정도였다.
나는 행운이 따랐다. 트랜스포머의 코어를 제작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실제 웬만한 하이파이 메이커에서 트랜스포머를 주문해도 코어는 따른 제작사에 직접 주문을 해서 코일을 감기 때문이다. 말로만 들었지 직접 보진 못했는데…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져 나는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사진은 코어를 제작하는 원 재료이다.
포장을 뜯으면 저런 모양이 된다. 사진의 장소는 생산 일정에 맞춰 코어를 제작하는 곳이다.
이것은 코어의 크기를 결정짓는 것이다. 트랜스포머의 용량에 따라 코어의 크기가 달라진다.
매우 중요한 사진인데 로텔은 사용하고 남은 롤의 재료를 재활용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트랜스포머는 저 상태의 재료를 이어 붙여 연결하여 감는다고 하는데 문제는 트랜스포머의 완성도에 치명적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전부 다가 아니라 어떤 제품 하나에 저런 트랜스포머를 사용한 물건이 걸리면 참 골치 아플 것이다.
코어는 여러 가지 광물을 합성하여 제작하는데 트랜스포머 코어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그 성질이 바뀌어야 한다. 이것은 높은 온도에서 성질이 바뀌게 되는데 그래서 코어를 굽는다는 표현을 쓴다. 다음 사진을 주목하면 된다.
이것이 코어를 구워내는 오븐 시스템이다. 아주 품질 좋은 코어로 완성되기 까지는 20시간 정도 구워내야 한다. 그냥 굽는 것이 아니다. 20시간 동안 800도를 기준으로 온도 차를 여러 패턴으로 두어야 한다. 여기에 로텔의 기술력이 묻어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하이파이 메이커들이 로텔의 트랜스포머의 품질을 인정하는 부분이다.
내가 운이 좋았다는 부분이 바로 이 사진에 담겨 있다. 정확하게 이틀에 한번 그것도 10분 정도 20시간이나 굽힌 코어의 오븐을 열게 되는데 내가 딱 그 찰나에 작업 공간을 방문한 것이다. 800도에 이르는 열에 그 옆에 다가서기 힘들 정도에 높은 온도였다. 그 옆에 서 있기가 힘들 정도였다.
20시간이나 오븐에 구워진 코어이다. 이런 작업을 통하면 진정 코어로써 완성이 된다. 중요한 것은 온도를 낮추었다가 다시 올렸다가 하는 작업이 반복되는데 그 패턴은 로텔의 노하우라고 한다. 재미난 것은 저 코어를 꺼내기 위해서는 저 오븐을 하루 종일 시켜야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온도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틀에 한번만 저 작업을 볼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이곳에서 따로 제작되는 트랜스포머가 있었다. 작업 공간이 부족해서 그런 것일까?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트랜스포머를 제작하기 위해 쓰인다는 위험물질. 그냥 한 컷 담아 보았다.
로텔에선 많은 인력이 생산 업무에 임한다. 문제는 자유 무역지구의 공단인 만큼 주변에 식당이 없다. 그래서 직원 식당을 직접 운영하는데 때가 점심 식사 시간이라 촬영할 수 있었다. 저 식당에 한꺼번에 식사가 가능한 수용 인원이 400명 수준이라고 하는데…
역시 불가능해 보이지가 않았다. 사진을 촬영하는 내내 직원들이 끊임없이 들어와 식사를 하고 있었다. 최근엔 이른 아침부터 저녁 10시까지 연장 근무를 하는데 하루 3끼를 이곳에서 해결하는 직원이 많다고 한다.
이 사진은 무엇일까? 나를 정말 놀라게 했던 장소 바로 발전소이다. 정전 현상. 가끔 공장의 라인이 멈춰 설 때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제작 중에 라인이 멈춰서면 그 리스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래서 디젤 엔진을 이용한 발전소를 아예 지어버렸다고 한다. 발전 용량은 500KVA 수준이라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갑작스러운 정전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직원들의 출/퇴근을 위한 셔틀버스이다.
다른 한편에서 본 로텔의 공장 사진. 다시 봐도 규모가 엄청나다. 규모로는 하이파이 컴포넌트 생산 메이커로 최고이다. 이것에 대한 스토리는 3편에서 주로 다룰 예정이다. 이 전까지 나는 로텔이 중/하위권에 속한 하이파이 컴포넌트 메이커라 생각했다. 이런…
저 건물의 사진은 3층 규모의 로텔 창고이다. 50~60미터 떨어진 상태에서 35mm 앵글로 때렸으니 규모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다음 3편에선 로텔의 현 주소에 대해 짚어본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로텔의 전 제품은 Bowers & Wilkins의 스피커를 중심으로 제품을 튜닝 한다는 것이다. 조금 더 재미난 사실은 Bowers & Wilkins의 저가형 스피커 모델을 개발 할 때도 로텔의 앰프가 사용된다는 것인데 Bowers & Wilkins가 로텔 제품의 소리 튜닝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선 다음 편에서 조금 다룰 예정이니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