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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이노베이션의 화신, Focal Spirit Classic 헤드폰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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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2] 00:28 | 조회 : 420
 
 
  • 닉네임 : 노희준(moto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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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rit_box.jpg

                              [음원의 모니터링 용으로 구입한 포칼의 스피릿 클래식 헤드폰]

 

 

생태계의 먹이사슬에서 감각의 예민함은 곧 생존을 위한 절박한 끈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세렝게티 평원에서 타는 목마름을 느끼는 가젤 영양은 목을 축이면서도 물속에 몸을 숨긴 악어와 무방비 상태인 뒤쪽을 공격할 수 있는 사자나 치타의 움직임에 경계심을 늦추지 못한다.

사냥을 당하는 위험에서 벗어나느냐 아니면 사냥에 성공하느냐의 문제는 감각의 극대화를 통해 결정 된다.

아주 오래 전, 최초의 인간이 나무 위에서 내려와 거친 땅에 발을 디뎠을 때부터 불안스런 생존의 법칙 속에서 인간은 허약한 사냥감이자 어설픈 사냥꾼이 되었다.

단독 개체로는 사냥감을 압도하지 못하는 육체적인 한계로 인해 인간은 집단 행동을 통해 위험과 과실을 나눠 갖게 되었다.

그런 이유로 포식자의 위협을 피하고 사냥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구성원 서로 간 의사소통이 필요하였고, 근거리에 있는 동료의 몸짓과 신호의 소리를 놓치지 않도록 적응하였다고 생각된다.

그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다른 육상 포유류와는 달리 인간은 갸름한 둥근 구체의 머리 한 가운데에 대칭으로 귀가 위치하고 있으며, 소리에 반응하는 귓바퀴도 퇴화되어 원거리의 소리를 듣는데 불리한 방향으로 진화하였다.

이러한 귀의 위치는 작은 소리를 잘 듣는 능력보다는 소리의 공간감과 입체감을 느끼는 데 적당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문명을 개척하면서 자연의 소리보다는 인공의 소리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맨땅에서 발아하는 씨앗이 가진 힘을 알게 되면서 곡물을 재배하여 술을 담가 마시기 시작했고, 주흥에 겨워 시를 짓고 여기에 가락을 실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손뼉을 치며 장단을 맞추다가 나무 통을 두들기면 더 크고 우람한 소리가 나며, 휘파람을 불다가 풀피리나 속이 빈 동물 뼈를 불면 더 청아한 소리가 나며, 활을 쏘다가 줄이 튕기는 소리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소리의 결합은 음악이 되었고 인간은 본능적으로 호모 무지쿠스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만들어내고 즐기며 느끼는 모든 행위가 음악적인 인간이란 명제에 포함된다.

 

하지만 음악은 일회성과 현장성이 결합된 행위여서 오랜 동안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음악이 연주되는 현장에 임하는 것이었다.

음악적인 감흥을 느끼고 싶은 대중들의 요구를 본격적으로 만족시킨 시발점은 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진 오페라 공연이었다.

부유하고 고귀한 귀족만이 자신들만을 위한 악단을 소유했던 시대에 오페라는 아주 비싸지 않은 입장료만 낼 수 있으면 드라마와 음악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오락거리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40년전쯤, 여러 발명가들의 노력을 현실화한 토마스 에디슨이 소리를 통째로 기록할 수 있는 축음기를 만들었고, 이때부터 음악은 일회성과 현장성의 한계를 넘어 시공간의 자유로움을 갖게 되었으며 대량 복제를 통해 대중적인 소비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 시점이 곧 오디오 기기의 출발점이 된다.

오디오 기기는 음악을 가장 훌륭한 형태로 들려주며 음악이 연주되는 현장감을 놓치지 않고 재현해야 하는 고난도의 요구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음악 애호가나 음향에 세밀한 감별 능력을 갖고 있는 오디오파일은 TV나 포터블 라디오 같이 가전으로 분류되는 기기와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면 오디오 기기라 평가하지 않는다.

이러한 요구는 HI-FI 라는 전문적인 영역을 통해 산업화 되었다.

웨스턴 일렉트릭이나 클랑 필름에서 기원한 극장용 사운드를 모태로 하여 방송용 장비를 통해 발전하기 시작한 음향기기는 가정용 오디오로 가지치기를 시작하여 6~70년대에 이르러 하이파이 분야가 피어 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춘추 전국시대의 제자백가를 닮은 듯한 개성을 지닌 수많은 브랜드가 태동하여 서로 경쟁하면서 일부는 도태되어 없어지기도 하고 새로운 신생업체가 얼굴을 내밀기도 하는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Spirit_inbox.jpg

                              [프랑스인들은 상품을 어떻게 패키징하는지를 잘 아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하이파이의 영역에서 포칼은 우뚝 솟은 마일스톤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1979년 프랑스 리옹에서 가까운 생테티엔(Saint-Étienne)을 기반으로 엔지니어이면서 기술분야 저널리스트이자 열혈 오디오파일인 자크 마훌(Jacques Mahul)은 자신의 이름을 딴 JM Lab과 포칼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자신만의 이론을 현실화한 공방 수준의 북쉘프 스피커의 제작을 시작으로 포칼은 무모할 정도로 실험적인 이노베이션을 추구하여 스피커 유닛의 소재와 캐비닛의 설계에서 독창적이면서 하이테크적인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시초는 아니지만 역돔 형태의 트위터를 채용하였고 유리섬유나 케블라 같은 신소재를 오디오 산업에 접목하여 선형적인 응답특성을 가지면서 고역에서 부드러운 음향을 만들어내는 트위터 유닛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포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베릴륨 트위터로 꽃을 피운다.

원자번호 4번인 베릴륨을 오디오 산업에 최초로 채택한 것은 일본의 야마하지만 음향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측면과 가공과정에서 매우 유독한 독성화합물이 생기는 탓에 잊혀지다 싶은 기술이었으나 포칼에 의해 화려하게 재조명되었다.

지구의 지표면에 미량으로 존재하는 희귀금속인 베릴륨은 티타늄에 비해 7배이상 단단하다고 알려져 있어 진동판의 소재로 제대로 가공할 경우 가볍고 빠른 동작을 보여줘 댐핑 특성이 매우 훌륭하며 실크 소재의 소프트 돔이나 티타늄 같은 금속 소재의 한계를 넘어 40kHz에 이르는 고음역대의 응답특성을 실현한다.

또한 우퍼 유닛의 개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내열성과 강도가 높은 케블라나 아라미드 섬유를 채택하여 샌드위치 구조인 K2 콘을 만들었고 이어서 마이크로 유리 구슬과 펄프를 소재로 한 폴리글래스 콘과 구조용 폼을 유리 섬유가 샌드위치 형태로 감싼 W콘의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포컬은 스피커 유닛의 소재에서만 이노베이션을 추구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플래그쉽인 유토피아 시리즈에서는 각각의 유닛 별로 독립된 인클로져를 채택하면서 각도조절이 가능하도록 하여 음향의 위상 차이를 극복하는 포커스 타임이란 조어를 만들어낸 캐비닛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강한 자력을 끌어내기 위해 꽃잎 형태의 자석을 배치한 미드 우퍼 유닛과 영구 자석이 가진 자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우퍼 유닛에는 일렉트로 마그넷(전자석)을 도입하는 과감한 기술을 채용하여 중견업체로 발돋움한 현재에도 모험에 가까운 실험을 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을 바탕으로 한 시도는 음악애호가와 오디오파일에게 신뢰감으로 다가서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포칼은 하이파이 오디오뿐만 아니라 카오디오 분야에 최고수준의 드라이브 유닛을 공급해왔고, 프로페셔널 영역에 이어 PA(public address: 공연용 오디오)와 헤드폰 분야에도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포칼은 하이파이 오디오 업계에서 작지 않은 규모를 이룩하는 데 성공하였다.

2012년 기준으로 200명이 넘는 직원과 4200만 유로의 매출액을 기록하였고, 앰프와 소스기기를 아우르는 종합 오디오 제조사로 발 돋음 하기 위해 영국의 네임과 전략적인 합병을 하였다.

그런데 현시점에서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은 매출의 증가세가 예전 같지 않고 많이 둔화된 상태로 머물고 있다.

오히려 모바일 오디오 분야인 헤드폰과 이어폰의 산업계 전체 매출이 하이파이 오디오 분야의 전체 매출을 추월하는 추세로 전개되고 있다.

또한 MP3의 위세가 음반시장을 공습하여 초토화라 할 만큼 붕괴된 상황 속에서 우뚝 솟은 애플의 아이팟의 왕좌가 그리 오래지 않아 저물고 모바일 오디오에도 하이 레졸루션(고해상도) 음원이 대세로 확산되는 시기가 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변화로 인해 일찌감치 헤드폰 영역에 뛰어든 B&W 를 비롯하여 KEF, 클립쉬, 그리고 최근에 이탈리아의 소너스 파베르도 미들 클래스의 가격대를 지닌 헤드폰을 런칭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쟁업체의 움직임에 대해 포칼 또한 고품위 성능을 지닌 헤드폰 시장을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포칼은 하이파이 스피커의 기념비 같은 존재인 유토피아 시리즈를 제조하면서 얻은 기술을 트리클 다운(낙수) 정책을 통해 각 라인업에 반영함으로써 고품위의 성능에 대한 신뢰감을 확산시키는 가운데 대중적인 가격대의 스피릿(sprit)으로 네이밍한 헤드폰 시리즈를 출시한다.

엔트리 모델인 스피릿 One S와 스튜디오 용으로 개발한 스피릿 프로페셔널에 이어 최상위 모델인 스피릿 클래식으로 구성된 라인업은 꾸준히 시장에서 평론가들과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피드백 하였고 이 과정에서 포칼은 스피릿 시리즈의 소유자들이 작성한 평판을 가감 없이 자신들의 홈 페이지에 게재하고 있다.

또한 영국의 WHAT HI-FI 잡지에 게재된 별 점 4개의 리뷰도 숨기지 않는다.

이 리뷰에는 B&W P7 AKG Q701이 최고점수인 별 점 5개를 받은 내용이 실려있다.

이러한 태도는 포칼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초기부터 밀고 온 이노베이션에 대한 추진력을 지속하겠다는 의도라 생각되며 2016년에 플래그쉽 모델인 유토피아와 주니어 모델인 일리어(Elear)를 출시하여 헤드폰 라인의 로드맵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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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자의 의견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포칼의 홈페이지, 무려 8명이 별 점 1개를 주고 있다.]

 

 

 

포칼의 헤드폰 라인업에서 한동안 최상의 모델이었던 스피릿 클래식은 스피릿 시리즈가 공통적으로 채택한 밀폐형 유닛에 강화 폴리에스터 필름의 일종인 Mylar와 티타늄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의 다이어프램 콘(cone)을 사용하고 있다.

포칼은 업계평균에 비해 20%이상 가벼운 유닛을 사용한다고 발표하였는데, 단단하면서도 가벼운 콘은 디스토션에 강하고 다이나믹 레인지를 구현하는 데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어 모니터링에 적합한 장점을 제공한다

또한 고음질 음원을 재생하는 모바일 플레이어나 스마트 폰과 조합을 이루어 음악감상의 공간을 확장하는 추세에 대응하여 밀폐형 유닛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이유로 스마트 기기로 제어되는 1.4m의 모바일용 케이블과 피복의 품질이 상당한 수준인 4m 길이의 음악감상 전용 케이블이 제공된다.

케이블의 연결방식은 착탈이 가능한 구조로 좀더 고품위의 케이블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장시간 착용에 대응하여 메모리 폼 패드를 이어컵과 헤드밴드에 투입하여 편안한 착용감을 주도록 꾀하고 있고, 양 가죽으로 여겨질 만큼 부드러운 인조가죽으로 마감을 하였다.

전체적인 디자인의 키워드는 황동 피막의 알루미늄 하우징과 매칭된 헤드밴드와 이어컵의 핫 초컬릿 색상으로 은은하면서 따듯한 느낌을 갖도록 했다.

스피릿 클래식이 들려주는 소리 또한 이와 많이 다르지 않다.

전체적으로 온기가 감돌면서 너무 모니터링에 치우친 소리가 아닌 우아한 느낌이 드는 소리가 나는데 다만 음향의 임팩트가 필요한 부분에서 다소 얌전한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 가 생각해보았다. 이러한 느낌은 브렉 인 타임이 지났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판단할 때 스피릿 클래식이 가진 고유의 음색이 아닌 가 생각해본다.

 

오디오파일로 전향한지 약 5년만에 헤드폰을 들인 이유는 리핑한 음원들 중 일부의 음원에서 음질에 의구심과 느껴졌고, 트랙에서 트랙으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심심치 않게 팝 노이즈가 생긴 곡들을 모니터링 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헤드폰 청취의 강점은 스피커로 음악 청취 시 겪게 되는 간접음, 반사음, 회절로 인한 왜곡 같은 룸 어쿠스틱 특성과는 무관한 직접음을 들을 수 있다는 점과 늦은 밤시간에 낮은 볼륨으로 음악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여건으로 인해 듣고 있는 곡이 가진 진정한 매력을 느끼기 힘든 청취환경에서 벗어 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스피릿 클래식은 거실의 메인 시스템인 오디오넷 프리 1 G3의 헤드폰 단에 연결하여 체크한 음원의 비교 청취에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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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오넷의 Pre1 G3의 헤드폰 단은 매우 훌륭하여 모니터링 시스템으로도 손색없다.]

 

 

 

스피릿 클래식의 주된 청취 음악은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전집과 리하르트 시트라우스의 교향시들, 라벨이 편곡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등이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2(쾰른 방송교향악단, 귄터 반트) 4악장에서 주제부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점증하는 크레센도로 나가는 현악파트의 내림 활과 올림 활의 보잉이 눈앞에 그려지듯 펼쳐지고 이어서 오보에와 플루트의 독주가 숲 속에서 아지랑이가 피어나듯 아른거리는 느낌이 좋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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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크너의 해석자 중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이는 귄터 반트이다.]

 

 

교향곡 7(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쿠르트 마주어) 1악장에서는 코다에서 호른에 의해 이끌어지는 클라이맥스의 도입부가 시작되면 오보에, 플루트, 클라리넷, 바순의 목관파트가 들어오고 현악파트의 트레몰로 위에 펼쳐지는 트럼펫, 트럼본, 튜바의 관악파트가 합쳐지는 총주가 이어진다. 이 피날레 부분에서 브루크너가 구사하는 정교한 폴리포니의 정수와 거대한 규모를 가진 음향의 에너지가 공간을 가득 채우는 시청각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두 귀 사이에 놓인 헤드폰의 유닛이 그려내는 공간은 그렇게 크지 않은 느낌이 들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교향곡 8(스타츠카펠레 드레스덴, 오이겐 요훔) 4악장, 트럼펫과 팀파니가 함께하는 진군가와도 같은 느낌의 거대한 개시부는 음량의 족쇄를 푼 모든 관악기의 취주와 함께 현악파트의 휘몰아치는 트레몰로가 이어지고 더욱 강하게 크레센도로 이끌어간다.

마치 호흡이 긴 대서사시의 종결을 보는 듯한 이 악장은 음향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곡으로, 어설픈 하이파이 시스템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다이나믹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스피릿 클래식으로 이 곡을 들었을 때, 각각의 악기 군이 들어오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고, 각 악기의 위상을 파악하는 정위감도 좋으나, 역시 공간의 크기와 에너지를 느끼기엔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것은 본인의 메인 시스템을 구성하는 매지코 S3와 비교할 때, 어쩔 수 없는 핸디캡일 수 밖에 없다.

 

 

 

Strauss.jpg

                         [무려 12대의 호른이 사용된 알프스 교향곡은 최고의 관현악 곡중 하나이다.]

 

 

 

스피릿 클래식의 장점이 최고로 느껴진 곡은 리하르트 시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샌 프란시스코 교향악단,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으로 해뜨기 전의 밤에서 시작하여 해가 진 후 밤의 적막함을 12대에 이르는 호른을 통해 표현하는 장면에서는 미들 클래스의 스피커로는 구현하기 힘든 짙은 잔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부분은 볼륨을 올리면 적막감이 사라지고, 볼륨을 줄이면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는 무채색 수채화 같은 느낌을 주는데, 표현이 잘되는 기기로 들었을 때, 거대한 산속의 청량감, 고요한 밤의 적막감을 느껴지면서 어슴프레한 달 빛에 비친 설산의 알프스가 상상 속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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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창적인 무소르그스키와 관현악의 마법사 라벨의 콜라보레이션은 호모 무지쿠스를 열광시킨다.]

 

관현악의 손꼽히는 거장으로 평가 받는 모리스 라벨이 무소르그스키의 독주 피아노 원곡을 오케스트레이션한 전람회의 그림”(베를린 필하모니, 클라우디오 아바도)은 관현악의 마법 같은 곡이라 여겨진다.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안정된 앙상블을 구사하는 베를린 필의 연주와 아바도의 절제된 해석은

수많은 전람회의 그림을 녹음한 음반 중 첫손가락에 꼽을만하다고 생각한다.

오디오 시연회에서 많이 플레이 되는 아홉 번째 곡인 바바야가의 오두막과 마지막 열 번째 곡인 키예프의 대문은 다이나믹스의 변화가 종횡무진으로 펼쳐지고, 우퍼 유닛에 강한 임팩트를 가하는 저역의 리듬이 난무한다.

코다의 총주에서 스피릿 클래식은 심벌즈와 베이스 드럼, 팀파니, (gong)의 연타에 이어 교회 종소리를 표현하는 튜뷸라 벨의 청아한 소리를 뚜렷하게 들려준다.

좀더 큰 무대를 그려주었으면 좋겠지만 아마도 이 영역은 포칼의 상위급인 일리어나 유토피아에서 실현될 것으로 추측해본다.

 

무더운 여름보다는 쌀쌀한 가을이나 추운 겨울이 음악감상하기 좋은 계절인 것은 맞지만, 창을 닫고 지내게 되는 겨울은 볼륨을 올리는데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소리는 공기를 매질로 확산되는 에너지이지만 고체를 통해 더욱 빠르게 전달되는 특성이 있다.

늦은 밤에 우퍼 유닛에서 발산되는 저음이 천정이나 마루를 울리고 위 아래 집으로 침입하는 상황은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오디오파일이라면 누구나 고민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걱정에 대해 타협책으로 선택한 포칼의 스피릿 클래식은 헤드폰이 가진 모니터링적인 특성으로 인해 음원의 품질을 엿볼 수 있는 부수적인 소득도 가져다 주었다.

투입(구입)에 비해 산출(효용가치)이 큰 경우는 그리 많지 않지만, 이번의 선택은 후회를 남기지 않을 최상의 선택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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