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뜨거운 시청회는 없었을 것이다." '로렌스 디키와의 만남' 시청회 후기
오디오파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오리지널 노틸러스, 그 설계자인 로렌스 디키씨의 시연회에 다녀왔습니다. 이날은 특히나 디키씨가 직접 오리지널 노틸러스 그리고 현재 엔지니어로 재직중인 비비드 오디오의 최신작 GIYA G1 spirit에 담긴 기술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는 뜻깊은 자리였기에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하여 좀 무리를 하고 다녀왔습니다.
결론만 먼저 말씀드리면..울트라 대박이었습니다. 제가 무리한 것이 아까운게 아니라 되레 많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아래에 제가 받은 이날의 느낌을 전합니다.
추석 직전이라 그런지 고속도로와 서울시내가 평소보다 훨씬 막혀 6시쯤 도착한 청담동 소리샵 시청실 세예라자드, 이미 친분 있는 분들이 도착해 계셨습니다. 안부 인사를 건내는 사이 소리샵에서 샌드위치와 후식을 준비해먹었는데요. "맛있었습니다." 사실 시청회에서 이 정도 음식은 처음이었던 거 같은데요, 음료수며 과자도 빠짐없이 맛있었습니다. (사장님께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일단 조금만 먹으려다...거의 폭식을했습니다..^^;; 기분좋게 먹으면서 시청실 쪽을 바라보니 디키씨가 아주 분주하게 스탭들과 시청회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요, 더욱 시청회가 기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기분도 더 좋아진 상태로 기다리던 시청회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소리샵 관계자분의 오프닝 및 영자님의 간단한 소개로 디키씨가 발표를 시작하였는데요, 그는 매우 에너지 넘치고 재치있는 모습으로 진행하였구요, 억지로가 아닌 정말 자신의 일을 즐기는 모습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의 설명과 재생해주는 음악에 보다 집중하게 하였습니다.
Tapered tube의 효과를 직접 시연중인 디키씨.
각 음역대별로 GIYA에 어떤 기술이 쓰였는지 설명을 하고 이것이 설명 다음에 재생되는 음악에서 어떻게 표현 되는지 들려주는 진행방식은 상당히 효과적이었으며, 음악을 길게 틀지 않아도 그 부분에 자연스럽게 집중하여 확인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느꼈던 GIYA G1 spirit은 섬세하면서 자극이 적은 중고역이 밀도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성향이었구요. 노틸러스의 최신 업데이트 버전이라고 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긴건 완전 다르지만 기본적인 이론은 동일하니까요. 다만 개선에 개선을 거듭하여서 저역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에너지감은 더 돋보였던 거 같습니다.
G1 spirit의 외장 네트워크 박스. 노틸러스와 같은 active crossover 도 옵션으로 가능.
특히나 오리지널 노틸러스로 부터 그리고 1세대 GIYA G1으로부터 최근 spirit까지 어떤 개선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으며 그 때문인지 몇년전 G2를 들었을 때보다 중고역의 표현력과 다이나믹에 많은 개선이 느껴졌습니다. (저역이나 스케일감은 G1과 체급이 달라 논외로하겠습니다.) 그리고 1세대 G1에서 외관 비율이 살짝 바뀌었는데, 예전의 약간 붕 떠보이는 점이 많이 없어지고 상당히 안정감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여전히 '기능을 위한 디자인'만을 철저하게 따른 다는 점에서 신뢰가 무한히 상승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점을 느꼈던 것인지 시청회장이 비좁을 정도로 참석했던 모든 분들이 아주 집중하여 디키씨의 발표를 즐겼으며 역시 열화와 같은 박수 속에 발표를 마쳤습니다.
발표중인 디키씨. G3도 당당한 저음을 재생하였다.
마지막에는 영자님에게 바톤이 넘겨져서 마무리가 되었는데요. 역시 영자님의 장기인 GIYA G1 스피릿의 기술적인 내용에 대해 보충설명을 하였구요, 이 스피커의 잠재능력을 잘 표현해 내는 세 곡으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영자님이 틀어준 세 곡중 브래드 멜다우의 피아노와 안네 소피 폰 오터가 노래한 Calling you에서 첫부분. 피아노 영롱한 울림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요, 배음이 많으면서도 현의 떨림이 매우 분명했구요, 이와는 대조적으로 녹음이 이루어진 공간에서 피아노는 저 멀리 뒤에서 연주되었다는 느낌이 아주 확실히 와닿아 이 스피커의 표현력이 아주 훌륭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터의 목소리...저는 확실히 봤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로렌스 디키의 눈이 잠시 커지는 것을요..^^ 그도 한 사람의 오디오파일로써 그 순간에 취해 즐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많은 참석자들이 느끼셨겠지만 편성이 크거나 화려하진 않았지만 순도높은 재생음만으로 이렇게 숨죽여 집중하게 하는 시청회가 있었을지...제 짧은 경험상로는 없었습니다. 그만큼 이번 행사의 뜨거운 분위기는 앞으로 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이 날 시연에 사용된 소스와 앰프 시스템.
좋음을 함께 공유할수 있음이 감사하네요..
남은 연휴도 알차게 보내셔요~~^^
정재님도 남은연휴 편안하고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