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이색적인 스피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한다. 얼마
전 헤코(HECO) 스피커를 리뷰했었다. 그때의 경험은 신선했고
파격적이었다. 그야말로 놀라운 저음의 에너지였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헤코란 브랜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 같다.
그들은 대중적인 스피커를 만든다. 하이파이 스피커 메이커로써
보다 현실적인 가격대에 품질을 끌어 올리는데 목적이 있는 듯 하다. 사실 기술이라는 것이 원가를 낮추고
퀄리티를 끌어 올리는데 있다.
일반적으로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일수록 저가형 스피커 제작을 기피한다.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클수록 더욱 폭 넓은 제품 라인 업을 갖추고 있으며 더욱 많은
대중과 소통하려 노력한다. 기업의 철학이 어디에 있던 간에 헤코는 더욱 많은 대중들과 눈높이를 같이
하려는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이번에 리뷰할 제품은 아스카다(ASCADA) 600 타워라는
제품입니다. 사진으로 보면 비율상 굉장히 키가 큰 스피커처럼 느낄 수 있지만 폭 18.5cm에 93cm의 키를 가지고 있는 비교적 컴팩트한 플로어 스탠드
형이다.
하지만 사진으로도 압도직언 비주얼을 나타낸다. 그 이유가 총
5개의 드라이버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위터를 제외하면
4개의 콘형 드라이버를 탑재한 것이다. 물론 비교적 컴팩트한
플로어 스탠드형이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크기는 크지 않다. 5인치 드라이버이다.
이 중 하나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로 쓰이며 나머지 세 개의 드라이버가 우퍼로 쓰인다. 그리고 작은 체구이지만 트리플 우퍼라는 스펙을 가졌다.
<아스카다 600 타워는 숏혼 디자인의 트위터가 탑재 되어 있다. 하이파이적 성격이 짙다>
이쯤 되면 헤코라는 회사의 스피커는 일단 보여주고 보자 내지는 스펙에 목숨을 거는 회사라 여겨질 만도 하다. 하지만 리뷰를 위한 리스닝이 끝나면 그것이 단지 보여주기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소리를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가격을 먼저 밝히자면 아스카다 600은 실제로 300만원대에 구입 가능한 제품이라고 한다.
제품의 컨셉은 액티브 스피커에 유/무선 통합을 이루고 있다. 3웨이 제품으로써 트위터, 미드레인지, 우퍼의 구동을 위한 파워앰프가 탑재되어 있으며 25Hz 부터 40kHz에 이르는 주파수 대역을 나눠주는 크로스오버가 액티브 형태로 디자인 된 것이다.
일반적인 스피커는 패시브 크로스오버에 의해 이뤄지는데 그에 비해 액티브 크로스오버는 다채널의 앰프와 더불어
크로스오버 회로 역시 전자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패시브 크로스오버 스피커에 비해 더욱 많은 비용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스오버 회로에서 손실되는 음악 신호의 정보량이 액티브 크로스오버 쪽이 압도적으로 적기
때문에 절대적인 음질 비교에서 액티브 크로스오버가 월등할 수 밖에 없다.
이를 현실적인 비용으로 제작하기 위해 아스카다 600 타워는
스피커 내부에 액티브 크로스오버와 앰프 회로를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스피커는 무선 방식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DAC를 탑재하고 있으며 트랜스미터까지 탑재하고 있어 차라리 DSP 탑재 개념으로 보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쉽게 설명 하면, 아스카다 600
타워는 무선 스피커이며, 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크로스오버이며 USB 오디오와 블루투스 접속이 가능한 DAC가 탑재되어 있다. 여기에 아날로그 입력까지 가능하며 5인치 트리플 우퍼가 탑재된 스펙적으로
흠 잡을 곳이 전혀 없는 스피커라는 것이다.
요즘 높은 가격의 많은 스피커를 자주 접하기 때문에 아스카다 600 타워의
스펙을 확인하고 가격을 들어보니 기분이 묘했다. 아마 어떤 기분일지 이해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기본기가 탄탄한 스피커 성능
아스카타 600 타워는 5인치
드라이버 4발씩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컴팩트 크기의 플로어
스탠드는 라인업을 나눌 때 우퍼 한 발씩 추가하며 제품 가격에 차이를 두는 경우가 많지만 북쉘프 모델과 트리플 우퍼 한 모델이다.
스피커 폭이 185mm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5인치 드라이버를 탑재했지만 배플에 아주 타이트하게 장착되어 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음의 직접적인 복사와 저음의 자연스러운 회절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음의 방사에 있어 이상적인 패턴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대 스피커들은 배플의 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대형 싱글 우퍼 보단 컴팩트한 크기의 우퍼를 더블 또는 트리플로 구성하고 있다.
또한 같은 면적의 대형 싱글 우퍼보다 조금 더 높은 능률을 얻을 수 있다.
뛰어난 기획력 때문인지 아니면 벤치마킹 능력이 뛰어난 것인지 아스카다 600
타워는 그 자체의 완성도가 무척 좋다.
하지만 무작정 트리플 우퍼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퍼의
구경은 스피커 내부의 용적과도 설계에서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대형 우퍼나 많은 우퍼 드라이버를
탑재할 경우 더 넓은 캐비닛 용적이 확보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스카다 600 타워는 이러한 특성을 액티브 크로스오버 튜닝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부풀어진 중저음이 아닌 무척 타이트한 저음으로 재생음을 마무리한 흔적을 아주 쉽게
인지할 수 있다.
<USB 오디오, 콕시얼, 옵티컬, 아날로그 입력, 서브우퍼 프리 아웃, USB 챠저 포트, 블루투스 aptX등 정말 다양한 목적에 대응한다>
액티브 크로스오버 디자인을 채택함으로써 얻는 효과는 이 뿐만이 아니다. 스피커
디자인에서는 드라이버간의 시간 축 통합 보다 위상의 통합이 더욱 중요할 때가 있다. 인간의 귀가 시간
영역 보단 위상 오차에 더욱 민감하다는 이야기다.
액티브 크로스오버에선 위상의 최적화가 패시브에 비해 수월해진다. 그래서
사운드 스테이지가 명확하게 그려지고 악기의 위치 감이 동급 스피커와 비교해 확실하게 표현된다. 뿐만
아니라 고음과 저역의 레벨까지 조절 가능해 룸 환경에 따른 스피커의 대응 능력을 한층 강화해 놓은 것도 이 스피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내부에 탑재된 파워앰프가 채널당 110와트씩(RMS) 출력할 수 있는 모듈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액티브
크로스오버는 패시브에 비해 손실이 적고 드라이버를 직접적으로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대출력 파워앰프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아쉬운 것은 110와트 3채널인지
아니면 고/중/저역 출력이 다른지에 대해선 설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트리플 우퍼를 담당하는데 110와트가 배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나쁜 스펙이 아니다.
그리고 파워앰프가 스피커 모듈당 하나씩 사용 되었기 때문에 모노블럭 구성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각종 디지털 입력과 아날로그 입력이 가능한 무선 스피커
아스카다 600 타워는 블루투스 입력과 옵티컬 입력, 콕시얼 입력, USB 오디오 입력,
RCA 아날로그 입력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스피커의 경우 입력 단에서 제한이 생기는 경우가
많고 외장 트랜스미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번거로움을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아스카다 600 타워는 이런 불편함을 최소화 하고 있다. 블루투스 입력에서도 일반적인 손신형 코덱 뿐 아니라 aptX를 통해
스마트 폰에서 좀 더 나은 음질을 구현 할 수 있다. 여기에 USB 오디오를
비롯한 모든 디지털 입력에 대해서는 24비트의 96kHz 샘플링
레이트의 음원 재생을 지원하고 있다.
사실상 아스카다 600 타워는 별도의 DAC 없이 많은 디지털 소스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RCA 아날로그 입력과 블루투스 입력에 관심이 많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RCA 아날로그 입력에 관심을 둔 이유는 아스카다 600
타워에 고품질 소스기기를 연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재생음이 궁금했기 때문이고 블루투스 음질이 궁금했던 이유는 음질에 무척 민감한
나 조차도 편의성과 스마트폰의 앱을 통한 아주 풍부한 스트리밍 음원을 즐길 때가 있기 때문이다.
<어쿠스틱 환경에 따라 저역과 고역의 단계별 조절이 가능하다. 편의성이 놀라울 정도이다>
물론 요즘은 수 많은 비디오 데이터를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 PC를
통해 감상할 때가 많기 때문에 블루투스의 사용 빈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리뷰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 같다.
테스트에 사용한 장치는 아이폰6 플러스로 aptX가 지원되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여기에 Tidal과 애플 뮤직을 통해 테스트 했는데 손실 압축에 손실 압축이 더해지는 블루투스의 경우 제 아무리 좋은
장치를 두고 아날로그를 출력해도 평면적으로 출력되는 경우가 많다.
내 말은 음색에서 디스토션이 쉽게 느껴지며 초고역까지 소스라치게 올라가는 현악에선 선명함을 동반한 매끈한
느낌은 온데간데 없고 강성으로 변한다.
물론 아스카다 600 타워가 이 모든 것을 커버해주진 못한다. 블루투스 포맷 자체의 미숙함을 어찌 커버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DAC가 탑재된 DSP 모듈에 의해 좀 더 하이파이적인 느낌의 사운드
스테이지를 그려내는 데엔 문제가 없어 보인다.
현악에서 아주 미세한 마이크로 볼테이지에 배음과 같은 성분이 희생되어 군데 군데 아쉬운 부분들이 잘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스카다 600 타워 자체가 하나의 완성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블루투스 음질 역시 어느
컴포넌트 보다 완성도를 높인 흔적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월등한 가성비를 지닌 스피커를 만나다
아스카다 600 타워의 기본적인 저음은 무척 타이트하다. 주로 듣던 음악을 선곡해 들었을 땐 저음이 타이트한 느낌으로 중저음의 양감이 아쉽게도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K-Pop과 같은 음원에서는 상당한 중저음의 양감을 동원
하면서도 타이트한 반응을 유지하는 성격을 보여주기도 했다.
상당한 저음의 에너지가 캐비닛에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가하는데도 불구하고 중고음은 상대적으로 덜 투명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는 MDF 캐비닛을
채용한 아스카다 600 타워에 설치된 강화된 격자 구조 때문으로 풀이 된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아스카다 600 타워를 청음 했던 7~8평의 공간에서 만들어 내는 저음의 양과 사운드 스테이지는 스피커 체급에 대한 부족함을 따질 수 없는 수준이었다.
<화이트 마감뿐 아니라 블랙 그로시 마감도 준비되어 있으며 두 마감 모두 상당한 수준을 보여준다>
수많은 악기들이 난무하는 오케스트라에선 어떤 표정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지 확인코자 슈베르트 교향곡 4번 비극적(Tragic)을 선택해 들어보았다. 헤코 스피커는 숏혼 타입의 트위터 때문에 어퍼 미드가 다소 강조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교향곡에선
이런 디자인이 악기간의 분리도를 극대화 시켜주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하이파이를 주장하는 블루투스 스피커에선
쉽지 않은 표현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이 스피커의 단점을 언급 하자면 장시간 음악을 듣다 보면 묘한 컬러레이션이
귀에 들려온다는 것이다. 해상도나 음의 분리도 측면에선 동 가격대 제품 중 베스트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음의 분위기를 해치는 않는 수준 이내에서 묘한 기분으로 다가온다. 비교적 뛰어난 해상력과 분리도와
달리 날카로운 모니터적 표현의 성능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아스카다 600 타워 스피커는 블루투스와 USB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앰프 내장형 액티브 무선 스피커이다. 나는
어떤 제품을 평가 할 때나 가장 우선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밸런스이다. 이 제품은 저가 스피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밸런스가 무너진 성향을 찾기 힘들다. 스피커를 드라이브하는 파워앰프의 출력 뿐 아니라 음원에
따라 상당한 음의 에너지가 리스닝 룸을 가득 메우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이 가격대의
스피커를 찾을 때 반드시 눈여겨봐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수입원 – (주)다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