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대기업이 하이파이 오디오 사업이 진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한때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은 무척 큰 규모였습니다. 100만원 초반에 쓸만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구입할 수 있었고 200만원 전/후에 하이엔드 북쉘프 스피커라 일컬어지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었죠.
지금 들으시면 뭔 소리야? 라고 하시겠지만 20년 전만 하더라도 전자랜드 2층은 주말에 가게
문 열기 전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줄 서 있는 풍경도 종종 목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CD 워크맨이나 MD 워크맨 같은 제품들과 함께 어우러져 주말엔 숨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었습니다.
하지만 하이엔드 오디오의 방향이 2000년 이후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서로 경쟁하듯 가격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죠. 가격이 올라 오디오파일이 줄어든 것인지 오디오파일이 줄어 제품 가격이 오른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만 전 전자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현재는 소수의 사람만이 하이파이 오디오라는 취미를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으로 꽤나 금전을 요구하는 취미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씁쓸하게 생각합니다. 어쩌면 HiFi.CO.KR을 운영하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모순이겠지만요… 제 마음은 그렇습니다.
사실 하이파이를 지향하는 오디오 시장에서도 컨슘머 프로덕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올-인-원
컴포넌트로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는 제품이죠. 이들 제품도 자신들의 제품에 명품 이미지를 덧씌워 500만원대 또 1,000만원대에 이르는 제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유럽의 어느 도시를 브랜드 이름으로 사용한 제품은 지금까지 폭발적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죠. 그런데… 이들 제품은 재생음의 품질 보다는 외관에 더욱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꽤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시그니처 브랜드로 꽤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LG 전자가 새로운 브랜드를 하나 더 론칭한 것입니다. 그 이름은 오브제입니다. 생활에 보다 밀접하게 파고든 또 하나의 럭셔리 브랜드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LG 전자의 센스는 가전 부분에서 대단했습니다.
시그니처와 컨셉을 완전히 달리한 것이죠. 총 4가지 제품으로 기획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럭셔리 올-원-원 하이파이 오디오입니다. 크기와 재생음의 품질을 보면 유럽 모 메이커의 500만원대 제품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디자인의 컨셉도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스마트폰처럼 이 시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디자인 컨셉은 무척 한정적입니다. 가구이거나 가구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디자인. 무엇보다 하이파이 오디오라는 기계적인 모습을 최대한 억제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LG 전자가 하이파이 오디오 기술에 상당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스마트폰을 보면 알지 않겠냐고요? 그것도 사실이지만 저는 LG 전자의 OLED 티비에 적용된 재생음에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건 누구나 인정하는 것으로 별도의 사운드 바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재생음입니다.
보통 TV 사운드에 이와 같은 저음을 내는덴 상당한 harshness를 불러 일으킵니다. 저음 공진에 의한 잡음을 이야기 합니다. 또한 그 잡음은 원음에 엄청난 왜곡을 일으키죠. 그런데 LG OLED TV엔 그것이 없습니다.
드라이버 기술이나 스피커를 위한 인클로저가 아닌 다른 방식의 캐비닛 설계 기술에서 타사를 압도한다고 봐야겠죠.
이 제품의 정식 명칭은 오브제 오디오입니다.
이 스피커는 원 박스 디자인을 구축하고 있지만 2.1채널의 스테레오 사운드 재생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꽤 놀라운 일이죠. 여기에 다른 회사의 제품처럼 블루투스 오디오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USB 메모리에 담겨 있는 각종 음원 파일을 보다 직관적으로 쉽게 재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제품에서 볼 수 없는 FM 라디오 지원과 포터블 입력(AUX 3.5mm 미니짹)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1채널 제품이지만 160와트의 앰프를 내장하고 있습니다. 이게 단순히 뻥튀기 된 수치라고 느껴지지 않는 것이 볼륨을 쉽게 올리지 못할 만큼 대단한 출력을 만들어냅니다. 리드미컬한 폭발적인 중저음과 함께요.
이건 들어보기 전엔 결코 납득하지 못할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메리디안의 DSP 기술을 통해 원박스 2.1채널 스피커임에도 불구하고 음장감이 상당합니다. 물론 이것이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이야기 하는 사운드 스테이지와는 다소 성격이 다릅니다만 DSP에 의한 중고역의 풍부한 배음 때문에 소리고 무척 풍성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관악기에서 필수적인 고역 표현 능력 역시 메리디안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꽤 시원한 음색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광채가 솟구친다라고 설명할 만큼은 아니지만 140만원대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입니다.
근본적으로 원박스 형태에 우퍼를 수납한 형태로 통울림은 피할 수 없는 구조이지만 이 또한 DSP 기술을 통해 상당히 기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누구나 오브제 오디오의 첫 음을 듣고 떠오르는 음색은 로하스 계열의 스피커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할 말은 무척 많은데 이번 게시물은 개봉기인만큼 19장의 사진을 통해서 오브제 오디오가 어떤 제품인지 간접적으로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을 꾸기면서 가장 힘든 것은 최소 3개의 컴포넌트를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소스기기,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스피커가 주인공이죠. 하지만 오브제 오디오는 올-인-원 제품인 만큼 1개의 박스에 포장되어 있습니다. 박스 상당엔 15kg 이상 되니 가능하면 둘이서 운반하라고 써 있네요.
오브제 오디오는 기본적으로 원박스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지만 별도의 스탠드가 일체형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쪽에서 따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오브제 오디오의 동작을 위한 디스플레이 패널입니다. 비교적 심플하게 되어있는데요. 기기 동작을 위한 다양한 버튼이 물리적인 방식이 아닌 터치 방식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비프음은 LG 전자 냉장고에서 만날 수 있었던 상큼한 비프음입니다. LG 오브제 브랜드가 럭셔리를 지향하는 만큼 이러한 인터페이스 구성도 고급스럽습니다.
오브제 오디오는 LG 전자 혼자 개발한 것은 아닙니다. 영국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인 메리디안과 협업에 의해 완성된 것입니다. 그래서 메리디안의 로고도 선명하게 박혀있죠. 사실 메리디안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럭셔리 오디오 이미지에 해가 되는 일은 결코 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브랜드 로고를 오브제에 허락해 준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겠죠.
전원 켜기 버튼을 누르면 도트매트릭스 디스플레이어세 HELLO라며 표시를 해줍니다. 동작 시간은 무척 빠릅니다. 1~2초면 가동 준비 완료.
대부분의 최신형 올-인-원 컴포넌트는 블루투스 오디오를 기본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떠한 입력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비롯해 영화 재생, 유튜브 사운드, 심지어 게임 사운드에도 대응할 수 있죠. 블루투스 인터페이스를 통해 오브제 오디오의 모든 성능을 끌어 올리기엔 포맷 자체의 스펙이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서 LG 전자와 메리디안은 사진과 같이 USB 인터페이스를 고안했죠. 이것 역시 일종의 USB 오디오 인터페이스입니다만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바로 USB 메모리에 담겨진 음원 파일을 재생하기 위한 인터페이스입니다. 블루투스 오디오 재생 음질도 타사에 비해 꽤 좋다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디지털 음원을 직접 재생하니 재생음의 품질이 적잖게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저 오브제라는 로고가 달리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무척 풍부한 중고음의 배음이 100만원데 올-인-원 컴포넌트에선 구경도 못했던 고급스러운 음색을 만들어줍니다. LG 전자가 특별한 홍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음질을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면 오디오 시장을 꽤 떠들썩하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죠.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구성품은 리모컨과 FM 라디오 안테나 입니다. 좀 아쉬웠던 것이 제품 가격을 조금 더 받더라도 고급스러운 리모컨을 제공해 줬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큽니다.
오브제 오디오의 후면입니다. FM 라디오 안테나를 설치할 수 있는 단자와 AUX 입력을 위한 3.5mm 미니짹 입력 단자 그리고 블루투스 패어링을 위한 단자, 그리고 파워 케이블 연결 단자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저 8자 형태의 파워 케이블의 고급화가 이뤄져 파워 케이블에 따른 음질 향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다소 투박하지만 오디오기기인 만큼 IEC 타입으로 구비를 해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FM 라디오 안테나를 쉽게 연결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동차에서 KBS 클래식 93.1MHz를 많이 듣는 편인데요. 집에선 별도의 FM 튜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듣지 않게 되더군요. 왜냐면 원활한 수신을 위해선 고성능 안테나가 필요로 하기 때문인데 보편화 된 FM 튜너는 그에 비해 무척 잘 잡히죠.
위에서 잠깐 언급 했었는데 오브제 오디오는 올-인-원 컴포넌트입니다. 2.1채널 제품으로 별도의 서브우퍼를 가지고 있죠. 안타깝게도 스피커 유닛 구성을 확실히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릴과 스피커 배플이 일체형 디자인으로 완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좌/우에 미드우퍼가 탑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가운데 트위터가 있는 것으로 추측되었습니다. 그 아래엔 6인치 정도 크기에 우퍼가 탑재되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는데요. 별도의 스탠드가 없다면 바닥에 직접적인 반사를 통해 부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높이의 스탠드가 일체형으로 설계된 것이죠. 저음의 양감을 기분 좋게 얻어내면서도 위화감믈 가져다 주지 않는 또 제품의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일석 이조의 스탠드 디자인입니다.
본격적으로 93.1MHz를 청취해봤습니다. 오~~ 집에서 오래간만에 흐르는 클래식 FM이라 기분이 묘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꽤 괜찮은 음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은 FM 라디오 수신에서 꽤 똘똘한 기능을 제공하더군요.
바로 스테레오 수신과
모노 수신을 구분 지을 수 있는 겁니다. 기능 선택은 무척 간단했습니다. USB 메모리에 담긴 음원을 재생하기 위한 플레이/포즈 버튼을 두 번씩 누르면 스위치가 가능합니다.
사진의 화면은 파일 재생 시 나타나는 도트 매트릭스 화면인데요. 안타깝게도 트랙의 넘버링이 999개까지 가능하고 재생 시간은 표현이 되지만 곡의 이름까지는 디스플레이 되진 못하더군요. 또한 소팅의 경우 알파벳 순으로 이뤄지는 것 같아 이렇게 좋은 재생음을 제공하고도 식별이 어려운 부분은 다소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재생음의 품질 때문에 크게 의식 되진 않더군요.
그리고 3.5mm 미니짹 입력이 가능한 포터블 입력입니다. 아날로그 입력 기능으로써 오브제 오디오의 성능을 보다 폭넓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죠. 그러니까 하이파이 오디오로써 갖춰야 할 기능은 모두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저는 오브제 오디오를 한달 이상 대여를 받아 리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품을 수령한지는 꽤 되었는데 기사 포스팅을 위해 여러 가지 정보를 구하다가 조금 늦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리뷰를 위해 끄적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플랫폼의 오디오를 한달 동안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게 되어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이걸 거실에다가 놓고 사용해보고 또 안방에다 놓고 사용해보고 하면서 보다 자세한 리뷰를 곧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