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어떤 취미를 가지고 삶을 불태워 본적이 몇 번 있으십니까? 저는
몇 번 있습니다. 게임도 있었고 스포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변치 않고 현재 진행 중인 것이 바로 하이파이이며 재생 음악입니다.
재생 음악의 길은 쉽지 않습니다. 이것에 매달리는 이유도 각자
이유가 다를 겁니다. 재생 음악의 취미에 애정을 가지면서 가끔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실연과의 비교 입니다. 하지만 음을 즐긴다는 측면에선 같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지칠 때가 있고 가끔 이게 무슨 짓인가? 회의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시스템을 처분하기도 하고 언젠가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취미가 바로 하이파이를 이용한
재생 음악입니다. 결국 음악에 대한 애정입니다. 어찌 되었던
하이파이는 음악을 재생하기 위한 툴이며 우리가 좀 더 음악과 진지하게 마주하기 위해 바꾸고 또 바꾸는 것입니다.
하이파이는 주객이 전도되는 느낌이 들 때가 많죠.
아무튼 오늘 소개할 시스템의 운영자는 지난 10년 간 단 한번도
재생 음악이란 취미를 지켜봐 오면서 애정이 식은 적도 없고 회의감을 가진 것을 본적 없는 분입니다. 단
거리 질주가 아니라 마라톤 하듯 정말 즐겁게 재생 음악을 즐기고 있는 분이죠.
그리고 하이파이 시스템 구성에 오직 음악에 초점을 맞춰 시스템을 개편해오던 분이기도 합니다.
길게 설명하기 보단 직접 사진을 통해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스템 전경입니다. dCS 스칼라티 시스템에 mbl 6010D 신형 프리앰프와 단 다고스티노의 모멘텀 모노 블럭 파워앰프,
그리고 피에가의 레퍼런스 라인에 있는 마스터 원이라는 스피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분 댁 시스템의 특징은 전원부를 둘로 분리했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기사를 작성 하겠지만 파워앰프 전원부와 시스템 전원 공급은 분리하는 것이 음질적으로 이득이 높습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IsoTek의 수퍼 타이탄 전원부를 도입한 분이기도 하죠.
중요한 것은 단 다고스티노의 모멘텀 모노 블럭 파워 앰프가 수퍼 타이탄으로부터 전원 공급을 받고 단점을
꼽을 수 없는 파워앰프로 완성 되었다는 것입니다.
dCS의 음악적인 늬앙스는 오직 훌륭한 재생 음악을 듣기 위한
오디오파일들의 필수 선택 사항이 되어버렸습니다. 시스템 구성이 트랜스포트, DAC, 업샘플러, 클럭 제네레이터로 세분화 되어 운영이 조금 까다롭긴
하지만 표현하는 음악적 늬앙스는 대단히 고급스럽니다.
이 외에도 파일 재생을 위해 막시무스나 고성능 NAS의 조합은
스칼라티 트랜스포트라는 기준에 맞춰 음을 향상시켰지요.
단 다고스티노 모멘텀 모노 블럭 파워앰프입니다. 처음 리뷰를
구동력에서 2% 아쉽다는 표현을 적었습니다만 번–인이 완벽하게
마무리 된 모멘텀 모노 블록의 드라이브 능력은 과거 내가 들었던 앰프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심을 들게 만들었습니다.
피에가 마스터 원이라는 스피커도 솔리드 구조의 알루미늄 캐비닛이라 자체 댐핑으로 인해 구동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스터 원이 낼 수 있는 모든 저음이 다 표현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할 정도로 파워풀한 저음 재생이
가능했습니다. 재미난 사실은 고전적 분위기의 음악이나 전자 악기의 현대 음악 모두가 잘 나오면서 이
정도 드라이브 능력을 갖춘 파워앰프의 선택의 폭은 너무나 좁다는데 있습니다.
외관 그대로 스위스 시계에 필적하는 명품화 디자인이 입혀졌고 비교적 컴팩트한 크기에 완성 되었지만 구리
방열판과 솔리드 알루미늄 가공 방식, 그리고 내부에 2/3나
차지할 정도의 초대형 트랜스포머의 탑재로 RMS 400와트의 연속 출력이 재생 음악의 완성도를 크게
향상 시킨다고 볼 수 있죠.
mbl의 6010D 신형입니다. 전원부, 볼륨 회로, 내부
배선제가 바뀐 이 프리앰프는 지금은 퇴색해 버린 레퍼런스의 의미가 고전적인 의미에서 쓰이기에 완벽한 프리앰프입니다. 프리앰프가 시스템을 구동한다. 또는 어떤 짓을 해도 원하는 재생
음이 나오지 않는다고 할 때 6010D 신형은 시스템의 확실한 중심이 됩니다.
제가 두 손가락 안에 꼽는 프리앰프 중 하나입니다.
스위스 스피커 메이커 피에가 입니다. 플랫 패널 드라이버 기술을
가진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 유닛 메이커이기도 합니다. 발음 방식 자체가 가지는 이점은 다이 폴(소리가 앞/뒤로 나오는)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뒷벽과 1미터만 떨어트릴 수 있다면 광대한 사운드 스테이지와
심도, 정확한 포커싱이 표현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이로운
점은 몰딩 방식의 알루미늄 우퍼 모듈입니다. 공진을 억제하며 알루미늄 성질 자체가 댐핑을 가져다 줍니다. 캐비닛에 의한 공명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알루미늄 캐비닛 자체의
댐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5인치 카본 우퍼 드라이버의 마그넷은 MOM
기술을 채택해 엄청난 자력을 갖습니다.
공간과 마스터 원을 완벽하게 구동할 수 있는 파워앰프를 가졌을 때 발하는 그 위력은 엄지 손가락을 자신도
모르게 들어 올리게 만듭니다.
수납된 앨범의 숫자가 레코드 음악 재생에 대한 열정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환경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될 겁니다. 반대로
이런 환경을 만들 수 있어도 만들고자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겁니다. 왜냐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죠.
여담이지만 10년간 사치를 부리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레코드 음악 재생에 있어선 관대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이분에게 당신은 정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 comments
이 속에 들어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가구가 되어도 좋겠습니다.
멋집니다. 제가 꿈꾸는 기기와 공간이네요. ^^
왼쪽 공간이 더 넓어서 음상이 스피커 중앙에 맺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스피커도 거의 토인이나 청자로부터 거리가 같아보여서요. 아니면 다른 비법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여기저기 널려있는 음반이 얼마나 이집 주인장께서 음악과 함께 하는지 잘 이야기 해주는 거 같습니다. 시스템과 만들어진 소리 역시 아주 좋았습니다.
스피커는 주파수의 특성에 따라 모든 음이 리스너로 향합니다. 좌/우 공간 배치가 맞아야 하는 것은 저음쪽입니다. 하지만 저음은 방향성이 없기 때문에 스피커가 공간에 반드시 센터에 위치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사진의 시스템은 방문하셨던 분들도 살벌하게 맺히는 포커스에 감탄하셨던걸로 기억합니다. ^^
조그만한 앰프는 앰프 케이스 만들기가 정말 어려울듯 ㅎ 절삭맞겠지요
네, 통알루미늄 절삭 가공입니다. 그리고 통구리 방열판은 세계 최초 적용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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