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는 순A급 증폭 방식의 파워앰프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하이엔드
파워앰프 메이커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나는 올해 대형 하이엔드 앰프를 제작하는 메이커인 비투스 오디오를
다녀왔다. 그들은 아직도 회사명을 AVA Group이라 쓰고
있는데, AVA는 Argento Vitus Audio의 이니셜이다. 그들의 창업 때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아르젠토 케이블이 함께 했었다. 물론
얼마 못되어 그들은 회사가 나눠지게 되었고 지금은 완전히 별개의 회사로 자리 잡았다.
비투스 오디오를 방문하기 이전 나는 약간에 설렘이 있었다. 덴마크를
처음 방문한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들이 위치한 곳이 레고랜드로 유명한 빌룬드에서 가까운 헤닝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빌룬드 일정은 생략되고 말았다. 이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코펜하겐으로 이동했다가 제네바로 넘어가야
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방문했던 헤닝이라는 곳은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간
내가 생각해왔던 가장 완벽한 도시 이미지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방문했을 당시엔 현지인들 조차
이렇게까지 좋은 날씨가 이어지는 경우가 드문데 기막힌 타이밍에 헤닝을 방문한 것 같다며 행운이 따랐다고 이야기해주었을 정도였으니.
다음엔 비즈니스 트립이 아닌 꼭 휴식을 삼는 여행으로 다시 한번 찾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었다.
덴마크의 비투스 오디오라고 하면 조금 생소해 할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조금 독특한 아이덴티티로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을 개척했고 순항 중에 있다. 무엇보다 그들의 주력
모델은 입문형 하이엔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나 CD 플레이어, 프리앰프등도
있지만 무엇보다 마스터피스 시리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껏 본적 없는 초대형 크기에 스테레오 파워앰프와 모노블럭 파워앰프를 준비해 놓았는데 이들의 모델명은
MP-S201(스테레오)와
MP-M201(모노)이다. 일반적으론 같은 디자인으로
구성하여 스테레오의 경우 출력이 조금 떨어지고 모노의 경우 한 덩어리를 추가하여 출력을 높인다.
하지만 비투스 오디오는 자신들의 마스터피스 시리즈에 스테레오와 모노블럭의 성격을 완전히 차별화해 제공하고
있다. 이를테면 스테레오의 경우 단일 몸체이지만 믿기 힘들 정도의 대형 크기에 순A급 증폭 출력과 AB급 증폭 출력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이에 비해 MP-M201은 전원부 분리 4덩어리로 구성된 모노럴 파워앰프이다. 채널당 제품 크기로는 MP-S201쪽이 좀 더 큰지도 모르겠는데 MP-M201은 기본적으로
바이–앰핑을 지원하며 나뉘어진 HF와 LF에 서로 다른 증폭 방식으로 출력 시킨다. HF의 경우 순A급 증폭 모드에선 8옴에서 100와트를
출력, AB급 증폭 모드에선 300와트의 출력을 낸다. LF 채널의 경우 오직 AB급 증폭만 이뤄지며 8옴에서 500와트의 출력을 낸다.
바이–앰핑의 개념에서 좀 더 나아가 비투스 오디오의 창업자인
한스 올레 비투스의 취향이 가미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은 증폭 방식은 현재까진 비투스 오디오만
지원하고 있다.
서론이 조금 길어진 것 같은데 이와 같은 설명이 비투스 오디오 팩토리 투어 전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했다. 왜냐면 그들은 하이엔드에서 얼티밋을 추구하고 있고 비투스 오디오 자체가 타사와 분명히 차별화되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부터 비투스 오디오 팩토리 투어 1부를 시작한다.
비투스 오디오 전경이다. 특이한 점은 이곳 주변이 현대 자동차나
혼다등의 자동차 딜러가 밀집한 구역이었다. 건물 외관은 허름해 보이지만 이곳의 모든 공간을 비투스 오디오가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비투스 오디오는 하이엔드 앰프 메이커로써 상당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
비투스 오디오와 관련된 일정은 2박 3일이었다. 사실 나는 오후에 도착하는 일정이라 첫날엔 아무런 스케줄이
없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빌룬드 공항에서 헤닝으로 이동하여 호텔에 잠시
짐을 내려놓고 비투스 오디오로 직행해야만 했다. 사실 비투스씨와는 작년에 인터뷰를 나눈 경험이 있었고
당시 테크니컬한 질문에 그를 약간 당황케 만들었는데 그가 2017년에 자신의 회사를 공식적으로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한 것.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나를 아주 잘 기억하고 있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그의 아들 역시 하이파이 오디오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아들은 20대 중반으로 그와 몇 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하이엔드 오디오의 핵심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아들이 회사를 창업하자 마자
SMT 장비에 엄청난 투자를 했던 것. 그리하여 비투스 오디오는
창업자 자신의 아들로부터 비투스 오디오가 사용하는 모든 PCB 회로를 생산 공급받고 있다. 두 회사는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다.
사진의 장비는 SMD 머신으로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두 대 밖에
없는 장비라고 설명해 주었다. 처리 능력에 비해 고가의 장비는 맞지만 갖지 못할 만큼의 고가는 아니다. 이런 희소성에 관해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비투스 오디오와 같은 규모의 회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 중 고가이기에 그렇지 않나 생각되었다.
중요한 것은 이 정도 수준에 장비를 하이엔드 앰프 메이커라 직접 보유하고 있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기에
그만큼 비투스 오디오는 품질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판단하면 된다.
이 SMD 장비는 사진과 같이 다양한 종류의 부품들을 PCB 표면에 실장 시켜준다.
이 커다란 장비는 무엇일까? 스토리지이다. 그런데 단순한 스토리지가 아니라 우리가 아주 큰 규모의 하이파이 오디오 메이커에서 볼 수 있었던 스토리지이다. 규모의 차이가 있지만..
이곳에서 부품을 보관시키거나 꺼낼 수 있다. 여기엔 특수한 코드가
필요로 하는데 꺼낼 때를 위해서이다.
바로 이와 같은 바코드를 형성하여 스토리지 장비에 입력시킨 뒤 보관하면 된다. 이것을 보며 비투스 오디오는 하청을 통해 충분히 생산 가능한 부분도 모두 자신들의 손을 거치는 것을 선호했다. 하지만 분명 필수 작업은 아니기에 이러한 생산 과정을 취미 생활처럼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사진은 비투스 오디오가 보유 중인 SMT 장비 중 하나이다. 하이엔드 앰프 메이커로써 이 정도의 장비를 직접 보유하고 있는 것은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왜냐면 보통 이런 장비의 가격이 5만 유로에서 10만 유로 또는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진 속 장비를 지속적으로
가동 시킬만한 생산량이 안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측면에선 옳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질 관리를 위해
직접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 잠시 보았던 SMD 장비에 장착되어 있는 터치 스크린
모니터이다. 외부에 별도의 입력 장치 없이 터치 스크린만으로 조작 가능한 장비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곳은 PCB 회로 제작 시설 내부에 마련된 작업 공간이다. 하이엔드 앰프 메이커가 이와 같이 장비 덕을 크게 볼 수 있는 것은 샘플 작업 때 아주 수월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할 때가 있는데 그 때 필요한 공간이다.
이것은 무엇일까? 솔직히 이 장비가 비투스 오디오에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대부분의 이들은 모르겠지만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전자 부품들이 존재한다. 실제 습기를 많이 머금은 일부 특수 부품들은 솔더링 과정에서 터지기도 하며 추후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 이것이 보통 6개월에서 1년
사이다.
비투스 오디오는 최대 100kg 이상 되는 파워앰프를 전문적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이런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이런 민감한 부품들을 좋은 컨디션으로 보관할
필요할 장치가 필요하다. 좌측의 빨간색은 섭시 온도를 나타내는 것이며 우측은 습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 작은 녀석은 더 뛰어난 기기이다. 바로 앞에 설명한 제품은
최대 6%까지 습도를 유지할 수 있지만 사진에 작은 기기는 2%까지
습도를 낮춰 유지할 수 있다. 비투스 오디오를 신뢰할 수 있고 추후 고장에 염려를 덜 수 있는 부분
중 하나이다.
이것은 무척 특별한 오븐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HiFi.CO.KR에서 보여줬던 솔더링 머신은 부품이 실장 된 PCB가
들어가서 나오면 솔더링이 되는 형태였다. 하지만 하이엔드 오디오에서는 고음질을 위해 아주 특수한 부품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문제가 되는 것이 모든 부품이 높은 열에 오래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 속 장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수한 솔더링 머신이다. 무척
복잡한 프로그래밍을 요구하는데 하나의 PCB 보드 전면에 모두 같은 조건으로 솔더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섹션을 나눠 조절 가능한 온도와 더불어 시간까지 조절돼 솔더링이 이뤄진다. 이런 조건에 의해 비투스
오디오는 더욱 폭 넓은 부품을 사용할 수 있으며 이 역시 타사와 차별화 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이와 관련된 컨트롤 프로그래밍은 비투스씨의 아들이 직접 맡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솔더링이 특별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사진은 내부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PCB를 움직이며 솔더링 하는 것이 아니라 솔더링 장치가 프로그래밍에 의해 PCB 회로를 돌아 다니면서 정교하게 솔더링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장비의 가장 큰 장점으로 속도를 꼽을 수 있는데 일반적인 오븐 시스템과 비교해 상황에 따라 최대 10배
빠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사진은 솔더링의 결과물이 얼마나 완벽한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간격이
무척 좁아 고장을 유발할 수 있지만 사진처럼 무척 깔끔하게 솔더링 되어 고장을 일으키지 않는다.
일반적인 오븐 장비에서 결코 얻을 수 결과물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회로의 직접도를 높이기 위한 디자인이 적용된 PCB 보드이다. 일반적인
오븐 장비를 사용할 경우 리드 컴포넌트와 SMD 컴포넌트가 위/아래로
함께 배치될 수 없다. 어느 한 쪽이 크게 데미지를 입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떤 면의 부품들이라도 아래에 배치되어 납물을 통과한다고 생각해 보라. 모두
데미지를 입게 된다.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선 PCB 면적을
2배로 확대해 모든 부품을 윗면에 실장 시켜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회로 경로도 길어지며 동시에 직접도도 떨어진다. 비투스 오디오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와 같은 특수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다.
솔더링을 위한 나이트로젠까지 직접 설치되어 있다. 처음엔 저거
나이트로젠 아니냐 물었다 얻은 답변은 아~!? 저 거대한 배터리 처럼 생긴 거?
비투스 오디오 팩토리 투어에선 아주 특별한 장비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속 장비는 무엇일까? 옴론이라고 적혀있다. 옴론은 흔히 우리에게
자동혈압계를 아주 잘 만드는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신뢰가 높은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의 장비는 PCB 보드의 불량을 확인할 수 있는 측정기로
카메라 촬영을 통해 분석한다. 이 외에 불량이 원인이 되는 땜 불량을 찾아내며 단면 뿐 아니라 3D 측정도 가능하다. 또한 단순히 장비만 갖추고 있다고 해서 쉽게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인데 이 역시 비투스씨의 아들이 직접 제어 프로그래밍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측정 장비의 내부를 직접 보여주고 있는 비투스씨.
측정 장비의 내부 모습은 이렇게 생겼다. 촬영 카메라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을 촬영한 이후 판독해 불량을 검출해 내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특수한 솔더링 장비에 탑재된 모니터, 작업 모습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PCB 보드 생산 섹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비투스씨다. 다시 보아도 자신들의 제품 생산을 위해 이렇게 많은 장비를 투자할 수 있는 용기가 놀랍다. 이건 필히 장비에 집착하는 병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장비 뒤 켠에 설치된 작업 공간들. 수 많은 트랜스포머가 보인다.
비투스 오디오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이 수 많은 측정 장비들이었다. 작업이 이뤄지는 모든 곳에, 심지어 데모 룸에도 이와 같은 장비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문제는 저런 장비 하나가 수백 만원에서 수천 만원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생산을 위해 필요한 많은 자제들이 놓여 있는 곳이다.
사진 속 데스크는 비투스씨의 아들이 사용하고 있는 곳이라 한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생산 설비 제어 프로그래밍뿐 아니라 하이파이 오디오 컴포넌트 설계까지 능하다 하니 무척 놀라웠다.
사진은 BMW M6 컨버터블이다. 비투스씨의 자동차로 특별한 튠–업이 이뤄져있다고 한다. 순정 스펙도 560마력에 이르지만 720마력까지 증강시킨 자동차라 한다. 남자가 좋아하는 익스트림한 취미는
모두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이곳은 비투스씨가 새롭게 짓고
있는 데모 룸이라고 했다. 사실 이곳 공간은 다른 회사에서 임대하여 사용중인 곳이었는데 그 회사가 이곳을
떠나고 난 뒤 비투스씨가 재빨리 임대했다고 한다. 새로운 리스닝 룸을 위한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서였다고
한다. 완성 전의 상태였지만 이후가 크게 기대되는 리스닝 룸이었다.
사진은 반대편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재미난 사실은 이곳은 들어오는
전기 시설부터 다시 시공한 상태라고 했다. 그 이유는 완벽한 바이–앰핑
시스템과 더불어 자신이 디자인한 순A급 파워앰프로 트라이–앰핑까지
구성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비투스 팩토리 투어는 2부에서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