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말에 영국 KEF사에서
발매 중인 새로운 Q 시리즈 스피커에 대한 시청회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KEF 스피커에 대해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스피커 시장은 상향 평준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과거와 비교해 독창적인 디자인을 통한 재생음 개발에 그만큼 소극적이라는 이야기 입니다.
사실 요즘 하이파이 스피커 시장을 보면 자신들에 의한 드라이버 개발 보다는 전문 메이커가 개발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에 오해가 있는데 그게 바로 ‘커스텀
메이드 스펙’ 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미 마련된 옵션이기 때문에 누구나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스피커라는 것은 저렴한 드라이버
유닛으로도 고음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이거나 드라이버를 자체 제작하는 것이죠. 물론 평범하지 않은
이상적인 조건들로 말이죠.
KEF는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KEF는 동축 드라이버 기술을 적극 내세우는 몇 안 되는
하이파이 스피커 메이커가 되었습니다. 과거 동축 드라이버 기술은 하이파이 스피커의 미래로 제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자체가 결정해 버리는 어쿠스틱 특성으로 인해 이상적이지 않다라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 발달로 그간 풀리지 않던 어쿠스틱 디자인의 비밀이 풀리고 있고 동축 드라이버가
갖는 이점이 단점 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들어 KEF의 동축 드라이버 기술이 더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Q 시리즈는
KEF 스피커 라인–업에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표를 가지고
있는 스피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 스피커 역시 Uni-Q 기술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난 11월에 시청회를 직접 진행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만큼 이 Uni-Q 기술에 대해서 설명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KEF의 새로운 Q 시리즈
시청회엔 20여분 정도의 분들이 모이셔서 새로운 Q 시리즈와
관련된 기술도 소개해 드리고 그리고 Q950 스피커를 중심으로 헤겔 네트워크 플레이어/인티그레이티드 앰프 일체형 컴포넌트로 음악을 들려드리기도 했습니다.
첫 곡을 들려드린 다음 Q950 스피커 가격이 얼마 정도로 느껴지시냐? 질문을 드렸습니다. 대답이 없어 조금 더 쉽게 질문을 했습니다. 500만원 이상의 스피커일 것 같냐? 이하의 스피커일 것 같냐? 이에 대한 대답으로 500만원 이상이라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Q950의 소비자 가격은 200만원대 중반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사실에 놀라셨죠.
그날 참여하지 못하셨던 분들을 위해 23장의 사진으로 당시 분위기를
전해 드리려 합니다.
KEF의 국내 수입사는 소비코AV
입니다. 국내 하이엔드 오디오 수입원 중 가장 오래된 곳 중 하나이며 이번 평창 올림픽에
오디오 부분 서포터이기도 합니다. KEF의 새로운 Q 시리즈의
시청회는 방배동에 위치한 소비코 빌딩 6층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KEF의 새로운 Q
시리즈 시청회가 열렸던 곳입니다. X 배너를 비롯해서 Q950
스피커 그리고 Q750 스피커가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헤겔의 Rost 네트워크 플레이어 일체형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도 보입니다.
사진에 좀 더 큰 좌측의 스피커가 Q950 스피커입니다. 무려 8인치 Uni-Q 드라이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육안상으론 8인치 트리플 우퍼가 탑재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8인치 우퍼와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탑재된 것입니다. 하지만 트리플 우퍼 디자인은 엄청난 재생음을 만들어 낼 것 같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안쪽에 자리잡은 스피커가 Q750으로 캐비닛 체급과 Uni-Q 드라이버 구경, 그리고 우퍼 구경만 다를 뿐 기본적인 설계
자체는 Q950과 동일합니다.
헤겔의 Rost 입니다. 헤겔은
하이파이 앰프 메이커로 널리 이름을 알렸던 곳입니다. 헤겔만의 독특한 음색이 자리잡고 있는데 힘도 있으면서
온화한 음색이 있습니다. 과거엔 헤겔 역시 굉장히 두터운 매니아층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현재도 같은 등급에서 헤겔사의 앰프를 으뜸으로 인정하는 오디오파일들이 많습니다. 이번 시청회에서도 Q950과 매칭하여 이런 헤겔의 특성을 아주 잘
나타내 주었습니다.
제한된 리스닝 룸에선 북쉘프의 대안은 없습니다. 북쉘프에서 Uni-Q 기술은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니어필드 리스닝에서
그 특유의 정위감은 일반적인 북쉘프에서 경험할 수 없는 무언가가 느껴지죠. 새로운 Q 시리즈에선 북쉘프 역시 2가지 종류로 발매 중에 있습니다만 Q150과 Q350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 북쉘프 역시 정말 합리적인 가격표를 가지고 있어 많은 분들이 놀라하셨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나요? 수입사에선 퇴근 후 시청회에 참석하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한 케이터링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간단하지 않은 케이터링에 감사했습니다. 저 역시 맛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질 좋은 샌드위치와 과일 디저트, 그리고 쿠키와 커피는 시청회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보이시나요? 샌드위치 맛과 과일 디저트 맛이 무척 좋아서 시청회
진행 전 긴장도 녹아 내린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양도 아주 넉넉하게 준비해 주셨죠. 초대된 20분 정도가 아주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준비해주신 샌드위치도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대용량 아메리카노 팩! 이러한 팩은 미국에서 종종 볼
수 있었는데 무척 반가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속속 도착하신 많은 분들의 체온도 올려주었다는 사실~ 아무튼 모든 것이 다 기분 좋게 하나 둘씩 풀려가는 날이었습니다. 남은
것은 재생음의 수준뿐이었죠!
사실 이날이 대한민국 사상 초유로 수능 시험일이 한 주 미뤄진 바로 그 당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통 상황이 말이 아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이렇게 자리해 주셨습니다. 저기에 뻘쭘하게 서 있는 진행자가 저입니다.
한번도 서보지 않은 무대에서 강연이라 조금 어색하고 긴장되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KEF 스피커에
대한 기술 설명을 할 수 있는 자리라는 생각은 저를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제가 준비했던 프리젠테이션 자료입니다. 이 자료를 보시면
KEF의 새로운 Q 시리즈가 어떤 스피커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더욱이 KEF 스피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분들도 KEF라는 회사가 어떤 스피커를 제작하는지 한 눈에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KEF Q950은 합리적인 가격뿐 아니라 무척 화려한 외관도
지녔습니다. 패시브 라디에이터 디자인을 채택한 트리플 우퍼에 아웃–트리거까지
무엇 하나 손색 없는 스피커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멀티–채널
구성까지 가능하도록 센터 스피커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음부턴 시연회 때 설명했던 프리젠테이션 내용들 입니다.
새로운 Q 시리즈의 북쉘프 라인업에 대한 소개입니다. Q150은 가장 작은 북쉘프 스피커이며 이보다 체급이 좀 더 큰 북쉘프 스피커가 Q350 입니다. 하지만 스펙적으로 보면 이 둘엔 미묘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Q150은 Q350에 비해
능률이 조금 낮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낮은 저음을 얻을 수 있게 되어 있죠. 실제 주파수 응답 범위는 Q150이 조금 더 넓습니다. 하지만 최대 출력 가능한 음압이라는 측면에서 Q350이 조금 더
넉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데스크–파이에선 Q150이 매력적일 것 같고 조금 더 큰 곳에서라면 Q350이 좀 더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플로어 스탠드형으로 나아가면 3가지 모델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실 세 가지이지만 Q550과 Q750은
Q150과 Q350의 플로어 스탠드 성격이 아주 강합니다. 그래서 동축 유닛의 구경도 같죠. 하지만 주목해야 할 스피커는 Q950 입니다. 앞서 설명 드렸지만 Q950의 경우 1.5인치 트위터와 더불어 8인치의 미드레인지를 갖춘 Uni-Q 드라이버를 탑재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초고역 특성과 크로스오버 주파수가 조금 내려왔지만 이 스피커가 가지는 매력은 널은 진동판에 인한
잔향 특성이 무척 훌륭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체급도 큰편이고요.
이러한 디자인이 장/단점은 분명하지만 저는 좀 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또 나왔네요. 이렇게 밤이 무르익어 갔습니다. 제가 준비한 프리젠테이션과 사운드 트랙 재생을 번갈아 가면서 말이죠. 자리에
함께한 거의 모든 분들은 그간 하이엔드 스피커 시연회만 가득해 재생음이 좋아도 현실 감각이 없었는데 Q950은
가격도 좋지만 재생음 또한 놀랍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기존 KEF의
상급 스피커 보다 더 인상적이었다는 분들의 의견도 있었으니깐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개인적으로 KEF사의 LS50 스피커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만 KEF가 10년 전부터 재생음의 방향성을
바꾼 이후부터 KEF 스피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더라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 이전엔 무언가 알 수 없는 착색을 느낄 수 있었고 브리티시 계열로써 상당하 호방한 느낌은 있었지만 정교한
맛은 상대적으로 아쉬웠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착색을 상당히 걷어냈으며 재생음의 완성도 역시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KEF의 새로운 Q 시리즈에서
이와 같은 완성도를 가질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뜻 깊은 밤이었고 시청회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