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오디오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가끔 내게 이런 질문을 한다. 스피커는
울림통이 아니냐? 그런데 나무가 아닌 금속 스피커의 경우 소리의 울림을 어떻게 잘 표현하냐는 것이다. 한때 한국은 금속 스피커의 무덤이라고 불렸다.
금속 스피커는 차가운 재생음이 나온다는 편견이 있었고 이와 같은 루머는 사실처럼 굳어져 갔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정말 차가운 재생음이 나오는지 그렇지 않은지 경험해 보고 이야기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사람은 사물을 판단할 때 오직 한 가지 감각 기관을 가지고만 판단하지 않는다. 시각, 감각, 청각등으로
인지하며 때로는 머리속에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도입부에서 언급한 문제에 대해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 하나가 있다. 우리는 흔히 하나의 오디오 컴포넌트를 이야기할 때 소리가 어떻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단순히 좋다 또는 나쁘다로 대답한다.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에 담고 있는 멜로디는 슬픈 멜로디, 기쁨을 표현하는 멜로디, 화를 표현하는 멜로디, 사랑을 속삭이는 멜로디등 다양한 소리가 있다. 이것을 단순히 좋다 나쁘다로 함축하여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리뷰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부분도 제한적이다. 글쓴이의
표현력에 따라 지식이 또는 경험이 전달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래서 나는 하이엔드 오디오를 리뷰할 때 레코드 재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여기엔 앞서 언급한 슬픈 소리, 기쁨의 소리, 화를 표현한 소리, 사랑을 속삭이는 멜로디등 다양한 것을 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입부에서 이야기 한 정답이 나온다. 하이엔드 오디오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록된 음을 표현하는 것이지 스피커가 금관이나 목관 악기와 울림적을 더해야 훌륭한 재생음을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가 일어난다면 이것은 분명한 재생음의 왜곡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이야기를 하나 하고 싶다.
왜였을까? 10년 전에 금속 스피커의 재생음이 차갑다고 치부해버린
것은…? 누군가 올바른 지식을 바탕으로 노력 끝에 미래지향적인 스피커를 디자인했으나 제대로 된 경험을
바탕으로 내뱉는 쓴 소리가 아니라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토대로 내뱉는 쓴 소리가 그 디자이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왜 하지
못하는 것인지 안타까울 때가 많다.
재미난 것은 여기에서도 직관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금속이라고
하면 차갑다는 생각부터 떠오르게 된다. 그래서 재생음도 차가울 것이라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의 절대적인 기준은 유니크한 캐비닛 소재 사용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엔 금속, 카본, 복합소재
등이 있으며 MDF를 사용하는 스피커 메이커의 경우에도 하이브리드 타입으로 MDF의 착색을 억제시키기 위한 소재를 사용한다.
이것도 아니라면 압도적인 두께와 무게를 바탕으로 통울림을 억제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무조건 신소재나 금속 스피커가 좋다는 것일까? 넘치는
것이 부족한 것 보다 못할 때가 많다. 불필요하게 무게를 증가시키는 것은 불필요한 댐핑을 가져온다. 재생음이 땡땡해지며 자연스러운 재생음과 거리가 멀어진다.
이런 부작용을 보기 좋게 포장하는 것이 오디오적 쾌감이다. 물론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오디오적 쾌감은 무척 중요하다. 스피커에 하이–테크를
접목시키는 것도 결과적으로 물리적인 특성에 있어 실연보다 더 실연 같은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이것도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음악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레코드 재생은 실연에 객석에서 얻을 수 있는 감동을 재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오케스트라를 녹음하기 위해선 수십대의 마이크가 동원되며 레코딩과 훌륭한 마스터링을 걸쳐 완성된 앨범은
지휘석에서 느낄 수 있는 어쿠스틱 재현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가끔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레코드 앨범 재생과 객석에서의 어쿠스틱 환경을 비교하는 이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레코딩 환경과 리스닝 환경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객석에서 얻을 수 있는 오케스트레이션의 음압과 지휘석에서 느끼는 음압은 천지차이다.
이것은 저음현뿐만 아니라 타악기에서 큰 차이를 이루며 실연과 레코드 재생을 병행하는 오디오파일이라면 그
물리적인 특성이 얼마나 다르게 느껴지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이것은 내가 레코드 연주에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나 역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내한할 때 꼭 연주장을 찾는다.
이러한 이유로 우린 정확한 재생을 그것도 객석에서가 아닌 무대에서 느낄 수 있는 음장을 느끼기 위해 하이엔드
오디오라는 취미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 페이지를 장식할 매지코 S3 MK2는 하이엔드
스피커로써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을까? 매지코라는 회사가 유명해진 것은 엄청난 규모의 금속 스피커를
제작하고 나서부터다. 물론 그들의 시작은 현대적인 해석의 대형 혼 스피커였고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가격표를 가진 북쉘프 스피커였다.
이러한 이슈와 함께 등장한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가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런대
지금의 매지코를 만든 것은 그 후속 제품들이었지 초기 제품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어쩌면 매지코의
자신감이었을지도 모른다.
현재 매지코의 기함급 모델들은 M 시리즈이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오버 스펙이라는 것이다. 스피커의 가치를
드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엿보인다. 그래서 M6의 경우 모노코크
카본 바디를 사용하고 있으며 분자 단위의 나노그래핀이 입혀진 대형 트리플 우퍼를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매니악한 레코드 재생에서 반드시 M6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S3 MK2는 인상적인 스피커가
아닐까 생각되어진다.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의 기술은 상향 평준화로 재생 능력은 오를만큼 올랐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도 향상을 이룰 미지의 영역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이는 비교 대상을 한 자리에 놓고 비교하지 않는 이상 어느 하나의 스피커가 불만족스러워 레코드 음악 생활을 못하겠다고 불평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매지코 S3 MK2는 현실적인 하이엔드 스피커의
종착역에 거의 닿은 스피커라고 생각한다.
S3 MK2의 캐비닛은 압도적인 스펙으로 제작된 금속 캐비닛을
사용하고 있다. 익스트루전 방식으로 추출된 금속 캐비닛은 완벽한 모노코크 형태로 제작된다. 이 방식은 CNC 가공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작되는데 소량 생산보다는
대량 생산에 장점이 있다.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제작에서 대량 생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팔아야만 이윤을 추구할 수 있다. 결국 S3 MK2 공격적인
마케팅에 의해 완성된 스피커라 볼 수 있다.
물론 제조 방식이 가져오는 문제로 인해 완벽한 마감이나 보다 복잡하고 이상적인 디자인 구현에 제약이 따르긴
하지만 캐비닛의 왜곡을 억제할 수 있는 어쿠스틱 특성은 아주 뛰어나다. 또한 배플 일체형으로 드라이버
유닛을 견고하게 고정할 수 있는 두께를 확보한 것은 매지코가 세계 유일의 금속 추출 기술력을 갖춘 메이커에 의뢰하여 제작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금속 스피커로써 S3 MK2는 동 가격대 다른 스피커를
압도할 수 있는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이 외에도 매지코가 자랑하는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트위터는 우리에게 유명한 드라이버 메이커에 의뢰해 제작된다. 어디라고 밝힐 순 없지만 그 드라이버 유닛 메이커는 트위터뿐 아니라 고성능 미드레인지, 우퍼 드라이버를 개발해낸 메이커이며 베릴륨 트위터도 보유하고 있다. 매지코는
커스텀 스펙으로 그 베릴륨 트위터 위에 다이아몬드 파우더를 입혀 경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곧 디스토션
레벨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분자 단위에 나노그래핀이 적용된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와 우퍼 드라이버는 이스라엘에 위치한
드라이버 유닛 메이커에 의뢰해 생산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매지코는 트위터보다 역돔 타입의 콘이 탑재된
드라이버 개발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왜냐면 스피커 개발 엔지니어링에 총 책임자가 이스라일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S3 MK2는 밀폐형 스피커로써 적지 않은 용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매지코는 오디오적 쾌감이 대단한 재생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상당히 빠른
콘의 응답 속도가 이뤄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에 맞춰 굉장한 배압을 가져 온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소재로 제작한 콘이라면 금방 깨지거나 형태다 뒤틀려버린다. 하지만
S3 MK2에 탑재된 분자 단위의 나노그래핀 코팅 카본 드라이버는 높은 강도와 경도를 통해 이를 가볍게
이겨내며 그만큼 낮은 디스토션 레벨을 만들어 낸다.
결과적으로 S3 MK2는 현대 스피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해상력과
아주 작은 재생음의 입자감, 높은 청감상 정보량을 표현한다. 사실
매지코는 상위 스피커 모델로 향할수록 오디오적 쾌감을 배가시켜 리스너를 흥분의 장으로 이끌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S3 MK2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서
매지코가 내세우려는 재생음의 세계가 무척 마음에 든다. 이것은 S3
MK2뿐 아니라 S5 MK2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오직
필요한 것은 뉴트럴한 특성의 소스기기와 프리 앰프, 조금 힘치 넘치는 파워 앰프가 필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