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리뷰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은 리뷰보다 특집
기사에 가깝기에 3부로 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인지 모르겠다. 오랜
시간 하이파이라는 취미를 즐겨온 오디오파일이라면 여러 가지 로망을 가지고 있을테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naim이라는
브랜드의 소유가 아닐까 한다.
naim 오디오는 국내에서도 아주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나 역시 naim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내게 특별한 이유가 되진 않았다. naim을 선택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확히 알 수 없지만 naim은 새로운 디자이너를 영입한
것 같고 naim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굉장히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새로운 옷을 입게 되었다. 나는 이전엔 상상할 수 없었던 naim에 대한 소유욕을 갖게 되었고
작년에 국내 출시된 유니티 노바를 구입하기 위해 수입사에 요청했다.
그런데… 이미 3차
주문까지 끝났으며 나는 그 타이밍까지 놓쳐 물건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온 것이다.
naim 유니티 노바가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은 다양한 디지털
입력부터 USB 미디어 연결을 통한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탑 플레이트에 위치한 커다란 볼륨 노브는 럭셔리 오디오를 표현하기에 넘치는 포인트였다.
묵직한 느낌의 디지털 볼륨, 하지만 그 조작감은 얼티밋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에서도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물론 이와 같은 컨셉은 naim의 플래그쉽이자 레퍼런스 앰프인 스테이트먼트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나는 naim 유니티 노바에 대해 구입을 계획하거나 망설이고
있는 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파워부 출력은 80와트
수준이지만 기기에 40%에 이르는 공간에 설치된 대용량 트랜스포머가 단순한 올–인–원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가 아님을 설명해주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하이엔드 오디오 소스기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네트워크 스트리밍까지 가능한데 roon ready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DLNA와 유사한 에어플레이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naim의
음색을 생각외로 진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나는 naim의 유니티 노바를 윌슨 오디오의 최신 스피커
튠탓과 연결하여 음악을 즐기고 있으며 약간의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음악을 즐기는덴 부족함이 없으며 생각 외로 유니티 노바와 튠탓의 음색은
두텁고도 그윽한 현의 질감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물론 윌슨 오디오 특유의 중저음의 표현력까지 돋보인다.
이번 특집 기사는 naim 유니티 노바를 중심으로 9좀의 스피커를 3그룹으로 나눠 들어본 기사이다. 절대적인 스피커 성능을 나타내는 기사는 아니며 어디까지나 유니티 노바 기준이라는 것을 미리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Uniti Nova with Bowers & Wilkins 703S2
Bowers & Wilkins의 스피커는 담백한 음색을
가지고 있기로 유명하다. 그들은 디스토션 레벨을 줄이기 위한 스피커 설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조금 심심한 음색을 지니고 있지만 다양한 장르를 재생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스피커로 인정받고 있다.
703S2의 경우 새로운 800
시리즈에 적용 되었던 컨티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와 에어로포일 프로필 우퍼 드라이버를 탑재해 보다 깊고 시원한 음색을 들려주고 있는
스피커이다.
상대적으로 유니티 노바와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되었던 조합이기도 한데 이는 머릿속에서 그려진 결과이다. 이번 그룹에서 테스트는 다인오디오의 익사이트 X38과 시스템 오디오의
레전드 40이 포함되었는데 전반적으로 가장 넓은 광대역 성향을 나타내 주었다.
한 가지 의외였던 것은 우리가 알고 있던 naim 오디오의 성향이
아주 넓고 정교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만들어주는 컴포넌트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와
같은 성향은 최신 naim 제품에서는 걱정할 것이 없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생각 외로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80와트 출력의 앰프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중저역의
양감도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양감을 떠나 703S2의 우퍼
드라이버가 가지고 있는 타이트한 성질과 유니티 노바의 저역 구동역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광대역의 음이 쫙쫙 펼쳐주는 결과물을 만들어주고 청량감에서 저역의 양감까지 아쉬울 것이 없었지만
같은 그룹내 스피커의 비교에서도 다소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레코드에 기록된 악기를 정교하고 묘사하는
능력에서였다.
무엇보다 중고역대의 스트링 계열의 악기 묘사에서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는데 전반적인 시청에선 가장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음색은 분명했지만 음이 다소 번진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이것은 상대적인 것으로
이것과 상반되는 성격의 재생음도 같은 그룹내에서 얻을 수 있었는데 스케일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정교한 악기 묘사가 돋보이는 것이었다.
분명한 것은 이 조합 유니티 노바와 703S2의 매칭이 훌륭하다고
판단할 사람이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인상적인 재생음을 들려주었다.
Uniti Nova with DYNAUDIO EXCITE X38
다인오디오는 다른 스피커 메이커와는 다르게 자신들이 대단한 강점을 가졌던 소프트 돔 트위터와 MSP 콘 드라이버를 계승시켜 새로운 스피커를 선보이고 있는 회사이기도 하다. 인상적인
것은 모델명이 같은 드라이버를 다양한 스피커에 채용하고 있지만 세부적인 사양은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콘의 공명을 억제하기 위해 아주 미세한 역할의 댐핑재가 콘 반대편에 부착하기도 한다. 근본적으로 다인오디오는 상대적으로 조금 능률이 떨어지는 성향을 가진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정교한 재생음을 만들어 낸다는 측면에서 다인오디오는 강점을 가진다.
다인오디오 스피커를 구동할 땐 바로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앰프를 매칭해야 한다.
또한 다인오디오가 갖추고 있는 밸런스를 해치지 않기 위해선 앰프의 설계가 아주 잘 되거나 모범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자칫 스피커가 갖춘 밸런스가 깨져 상대적으로 고역이 에너지는 좋아지나 거칠어지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이와 다르게
저역이 퍼지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유니티 노바와 익사이트 X38과 매칭에서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아무래도 구동력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것은 내겐 이미 유니티 노바와
튠탓을 매칭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튠탓 역시 구동이 쉽지만은 않은 스피커이다. 하지만 구글을 통해 튠탓을 검색해 보면 이미 유니티 노바와 튠탓을 사용하는 오디오파일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결과는 무척 신사적인 성향의 재생음을 느낄 수 있다. 적극적이진
않지만 무척 정교하고 깔끔한 재생음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소극적인 면도 없지 않지만 유니티 노바가
익사이트 X38을 구동하기에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저역에 있어선 양감 표현 보다는 저역의 반응 속도가 우선시된 느낌인데 앞서 설명했듯 다인오디오의 우퍼 드라이버
진동판 특성으로 인해 구동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라 느낄 수 있다. 구동력에서 10% 정도의 아쉬움을 느낄 수 있지만 대신 저역의 깊이감과 저역에 뛰어난 해상력을 얻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레코드 음악 재생에 집중력을 해치는 부분은 거의 느낄 수 없었으며 같은 그룹내에 스피커 중에서도
음악에 대한 집중력은 가장 높았다고 평가하고 싶다. 또한 레코드에 기록된 악기의 묘사 능력은 으뜸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중역에 조금 더 풍성한 느낌을 가져다 주었더라면 어땠을까? 기대하게 만들었는데 이는 파워 케이블이나 스피커 케이블 매칭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된다.
Uniti Nova with 시스템 오디오의 레전드 40
시스템 오디오의 레전드 40 스피커와의 매칭을 통해 이번 비교가
무척 유익하다는 사실과 재미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었다. 스피커에 따른 음색 그리고 음질 차이. 사실 같은 그룹내에서 비교라 음질의 차이라기 보다는 스피커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얼만큼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스템 오디오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중 하나가 이 회사는 스피커 설계에 있어 30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무척 파워풀한 드라이버
유닛을 구성하고 있지만 레전드 40의 크로스오버 설계나 캐비닛의 어쿠스틱 디자인은 뒷벽으로부터 15cm의 공간만 있다면 시스템 오디오가 추구하는 재생음의 밸런스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비교 청음에서는 1미터가 훌쩍 넘는 뒷벽과의 거리에서
셋팅되었다.
무엇보다 시스템 오디오는 롱–리니어 드라이브를 실현하는 우퍼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넓은 면적을 가지는 우퍼와 같은 저음의 효율을 위해 진동판이 더욱 열심히 움직이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또한 시스템 오디오가 특허 출원한 DXT 음향 렌즈(웨이브 가이드의 일종)를 통해 고역에서도 넓은 확산 범위를 가져 단순한
스윗스팟을 넘어서도 광대역의 재생음을 경험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자체적으로 레전드 40의 음질을 더욱 높이기 위한 아웃트리거까지
채용하고 있어 같은 그룹내 스피커보다 설계상 이점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배플과 메인 캐비닛 사이에
디커플드 디자인은 동급 다른 스피커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시스템 오디오의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유니티 노바와의 조합은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었다. 왜냐면
시스템 오디오를 제대로 경험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상당히 괜찮은 스피커라는 이야기는 지인들을
통해서 익히 들어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교 그룹내 스피커 중에서 가장 근육질적인 재생음이었다. 저역의 양감은 풍성했으며 무척 파워풀하게 펼쳐내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역의 해상력 둔화나 불필요한 살집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밸런스 자체가 조금은 아래쪽으로 강조된 느낌에서 고역이 상대적으로 어둡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것은
트위터 성능 저하가 아닌 유니티 노바의 구동 능력이 가져다준 밸런스적 특징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그려내는 능력은 수준급 이상이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같은 그룹내에 스피커
중에서 가장 깊은 심도를 표현해 주었다. 이건 실제 판매가 500만원대
스피커 중에서는 이례적인 표현력이라고 해두어야겠다.
이것이 과연 스피커의 능력인지 유니티 노바의 능력인지 명확하게 정의할 수 없지만 유니티 노바가 기능성만
갖춘 올–인–원 하이엔드 오디오 컴포넌트라고 치부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naim 유니티 노바와 중급 플로어 스탠드 스피커와의
매칭에 대한 1부 글이었습니다. 2부도 며칠내로 포스팅 될
예정이며 2부에선 고급 북쉘프 스피커인 Bowers & Wilkins
805D3, 포컬 소프라 No.1, 그리고 하베르 수퍼 HL5에
대한 매칭 결과를 아실 수 있습니다.
수입원 – (주)소리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