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탄노이 켄싱턴 GR에 빠진 이유 궁금하시죠? 첫 번째 저는 동축 유닛을 좋아합니다. 탄노이는 이걸 듀얼 콘센트릭이라고
명명했는데 일락(ELAC)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데
탄노이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뭘까?
바로 2인치 컴프레션 드라이버입니다. 여기에 바로 금속 혼이 장착되어 있죠. 모델 등급에 따라 재질이
차이가 있는데 켄싱턴 GR부터 탄노이가 상위 모델에서 지향하는 마그넷 회로가 장착이 됩니다. 그러니까 탄노이의 진짜 매력은 켄싱턴 GR부터 시작이 되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탄노이에서 동경하는 스피커는 웨스트민스터 로얄 GR과
오토그래프입니다. 하지만 오토그래프는 여러 가지 이유로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로얄 GR은 530리터라는
말도 안 되는 내부 용적과 2인치 혼과 15인치 콘이라는
말도 안 되는 조합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1kHz인데 이건 회로에서 끊는 수치이며
2차 필터링의 조합과 다차원적인 하모닉 특성에 의해 실제 청감적으론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게 탄노이 15인치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의 매력입니다.
생각해보세요. 15인치 콘에서 나오는 중역의 묘한 울림. 상상만 해도 좋습니다~~~
켄싱턴 GR은 이게 10인치
입니다. 그래서 웨스트민스터 로얄 GR 보단 반응이 빠르고
전기적 회로에서 설정한 크로스오버 주파수도 더 높습니다. 연결감은 켄싱턴 GR이 더 좋죠. 좀 더 현대적인 느낌도 있습니다.
그래서 탄노이에 처음 입문하는 분들에겐 켄싱턴 GR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디자인에 크기나 비율은 켄싱턴 GR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두 번째가 웨스트민스터 로얄 GR인데 전자는 조금
작아서 아쉽고 후자는 너무 커서 아쉽습니다. 그래서 우리네 가정에선 켄싱턴 GR이 쵝오겠죠!
켄싱턴 GR의 최강점은 10인이
콘이 내는 음색과 2인치 혼이 내는 음색이 판이하게 다르고 에너지의 리니어리티가 확연하게 다르다는 겁니다.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이 두 가지 조합을 대단히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가 바로 동축 배열 방식입니다.
주파수의 정위감이 끝내주죠.
그래서 대역이 폭 넓은 악기, 이를테면 피아노나 김윤아처럼 로우톤과
하이톤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여가수의 보컬 재생에서 압도적인 매력을 뿜뿜뿜 합니다.
하지만 2인치 컴프레션 드라이버에 혼은 확연한 장/단점을 가집니다. 개구부가 좁기 때문에 2인치 혼 드라이버가 방사하는 재생음의 방사 범위가 좁습니다. 그래서
니어필드로 들을 땐 반드시 스윗스팟에서 들어야 하고 만약 글로벌한 위치에서 듣고자 한다면 넓은 공간에 유리합니다.
2인치 혼 드라이버가 표방하는 중고역의 매력은 엄청납니다. 어쿠스틱 임피던스를 의도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정밀하게 계산된 챔버를 통해 보통의 2인치 드라이버가 표현하지 못하는 광범위한 주파수와 능률을 가집니다.
이건 전성기 때 JBL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탄노이는 동축이며 압도적인 주파수의 정위감 때문에 중역과 중고역에서 보다 기름진 느낌이 있습니다.
탄노이의 피아노 재생음은 최고입니다! (음?? 운영자 귀가 맛이 갔나?)
여태까지 피아노 재생에 있어서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었던 드라이브 유닛은 틸&파트너의 다이아몬드 유닛이지만 이건 스트링의 하모닉스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탄노이는 타건의 질감 즉, 해머가 스트링에 떨어지는 묘사력이 지금껏 나온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중 단연 최고입니다.
이 묘사력은 제 메인 스피커도 쫓아가지 못합니다. 다만 반대로
스티링의 하모닉스, 이 하모닉스가 풍부하게 녹음된 앨범일수록 탄노이는 이 특성을 패스하게 됩니다. 그래서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한 겁니다.
그런데 어차피 두 가지 스피커 모두 실제 피아노 음색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요즘 이 차이를 확연하게 구분하기 위해 그랜드 피아노를 똥똥똥 치고 와서 비교하는데요. 조금
더 실쩨 피아노와 가까운 느낌은 탄노이 같습니다.
자~~~ 보다 자세한 건 리뷰에서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탄노이는 정말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탄노이를 제대로 울리는 건
쉽지 않습니다. 탄노이를 점퍼로 연결해 싱글 와이어링으로 듣고 진공관으로 음색을 맞추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건 옛날 방식입니다.
탄노이는 비교적 -6dB라는 전제 조건을 걸지만 웨스트민스터
로얄 GR 한정 18Hz에서 27kHz에 이르는 광대역을 재생합니다. 물론 이걸 -6dB에서 플랫으로 상향 조절하면 재생 주파수 범위는 좁아집니다.
그런데 2웨이로 이 광대역을 커버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죠. 문제는 진공관은 트랜스포머 출력 방식으로 저역이 짤린다는데 있습니다. 탄노이가
가진 저역이 다 나오지 않습니다. 탄노이가 올해로 94년이나
된 회사이고 30년전만 하더라도 100와츠의 파워 앰프 개발은
쉽지 않았던 시절인 만큼 진공관 앰프가 많았던 때이고 고능률을 지향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솔리드 스테이트 파워 앰프가 주를 이루고 탄노이도 이런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HE나 SE나 GR로 업그레이드
해온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탄노이는 2웨이를 지향한다는 겁니다. 2인치 혼 드라이버는 무척 민감한 녀석입니다.
이 녀석이 보여주는 달리기 능력은 우사인 볼트입니다. 그런데
태생이 우사인 볼트처럼 타고난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더욱 빨리 달리기 위해 금지된 약물을 복용시키는
겁니다. 이 금지된 약물이라는 것은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합금 형식의 52mm
콘을 보다 빠르고 더 큰 음압으로 출력해 주기 위한 것입니다.
이 녀석은 자체적인 어쿠스틱 임피던스로 인해 아주 민감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역기전력 노이즈나 스피드가 떨어지는 파워 앰프와 연결돼 구동이 잘 안 되면 절대 투명하고 순도 높은 2인치
혼 드라이버의 중역과 중고역을 얻을 수 없습니다.
소리가 멍청하게 나오거니 둔탁하게 나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우린 탄노이의 진짜 매력을 알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탄노이는 진공관이라는 공식도 어찌 보면 탄노이가 가지는 향수에 가까운 것이고요. 최근 탄노이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차라리 열이 펄펄 나는 순A급 파워 앰프와 연결하는 것이 더
낫다고 봅니다.
암튼 탄노이는 바이–앰핑이 답이라는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요즘 음악을 24시간이나 36시간씩 켜둡니다. 한번씩 꺼두는 이유는 시스템에 무리가 갈까 걱정
되어서지 결코 귀가 피곤해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건 제가 켄싱턴 GR뫄 마스터피스
X 듀오 그리고 Ayre KX-R 트웬티에서 찾은 볼륨 골드
넘버 때문입니다. 신기하게 그 볼륨으로 가면 어떤 장르의 곡이든 또 반드시 그 스윗스팟에 가지 않아도
정말 은은하고 파릇파릇하게 느껴집니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리뷰를 통해서 설명하고 이제 저는 탄노이 자랑 좀 자제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