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만 하더라도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를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드라이브 유닛을 많이 꼽았습니다. 유닛, 드라이브 유닛, 드라이버라고도 부르는데 흔히 해외에선 드라이버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유닛
드라이버라고도 많이 표현하고 있지요.
하이엔드 오디오에 관심 있는 오디오파일이라면 ScanSpeak이란
드라이버 메이커는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겁니다. 10년 전 보다 지금 더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회사입니다. 10년 전에 비해 시장 점유율은 높아졌으나 새로운 기술을 응용한 드라이버에 대한 인상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되면 틸&파트너라는
회사를 알게 되는데 흔히 다이아몬드 트위터나 아큐톤 드라이버라는 독특한 별칭을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 하이엔드
오디오 업계에서도 외계인을 고문으로 두고 있다고 얘기할 정도로 현실 세계의 기술력을 넘어서는 엄청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드라이버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틸&파트너이며 틸 박사와 3명의 엔지니어가 함께하고 있는 현재 가장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드라이버 메이커입니다. 3명의 엔지니어 중 저와 같은 나이의 엔지니어가 있고 지난해 만나 인연을 조금 쌓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틸&파트너는 하이엔드 스피커 드라이버계의 서태지와
아이들 같은 성격의 회사입니다.
틸&파트너의 유일한 단점은 믿기 힘든 엄청난 가격 외에는
단점이 없는 회사입니다.
<SB 어쿠스틱스의 세라믹 드라이버, 미드레인지 전용 드라이버에서부터 우퍼까지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크기의 고성능 드라이버이다>
그런데 인기가 예전같지 않은 회사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졌던 오디오테크놀러지의
스카닝 드라이버 입니다. 재미나게도 이 회사의 가장 작은 드라이버는 4인치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서브우퍼로 15인치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10년전에 틸&파트너와
쌍벽을 이루는 브랜드 밸류를 갖고 있었는데 그 당시 그 상황을 유일하게 저만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그다지 좋은 드라이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스카닝 드라이버의 단점을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였기에 그냥 장점만을 나열했습니다
나쁜 드라이버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틸&파트너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힘든 메이커였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폴리프로필렌을 중심으로 주파수 대역은 소재 특성으로 인해 비교적 안정적이인 재생이 가능했지만 콘이 무겁고 스피드가
떨어지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2차적으로
레조넌스 특성이 다른 콘에 비해 이상적이진 않았습니다.
15인치 서브우퍼가 존재했지만 크로스오버 주파수 설정 값은 보통
100Hz에 머물러 앉았죠. 3웨이에선 사실상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거기다 이퀴밸런트 에어 볼륨이 600리터에 이른다는 것은 치명적인
문제였습니다. 그 이유는 레조넌스 주파수가 18Hz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카오디오에서는 아주 작은 캐비닛에 스카닝 우퍼를 탑재해 때리는 경우를 종종 보았는데 아주 극단적인
저음 특성을 연출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물론 액티브 형태로 구동하는 경우가 많으니 어느 정도 조절해
가며 사용할 수는 있지요.
<SB 어쿠스틱스의 12인치 고성능 드라이버, 최고의 저음을 재생하기 위한 임계점이 낮으며 폭발적인 저음을 구현해낸다>
아무튼 현대화를 이루지 못한 관계로 현재 스카닝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메이커는 손으로 꼽을 정도로 좋지 못합니다.
ScanSpeak은 한때 새로운 진동판 소재나 진동판 설계에 혁신을 가져오며 다양한 특색과 특성을 갖춘 드라이버들을
양산했습니다. 무엇보다 같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라 할지라도 재생 특성에 스타일을 달리하여 순도가 높고
투명한 재생음을 내는 드라이버와 중저음의 무게감이 인상적인 드라이버 등을 같이 양상했죠.
공진 분할을 위해 진동판의 면적을 계산, 정교하게 면적을 계산해 칼집을 내 이상적인 재생음을 내는 기술등은 현재의 ScanSpeak의 이미지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이런 유산은 엔지니어 베노를
주축으로 몇 명의 엔지니어가 이룩해 놓은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베노씨는 ScanSpeak의 지분을 정리하고 회사를 떠난 상태입니다. 이후 베노씨는 유럽의 한 앰프 메이커를 인수했고 이를 다시 단탁스라는 하이파이 그룹에 지분을 넘겨 현재
베노씨는 단탁스 그룹에 소속돼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ScanSpeak의 역량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지금도 매지코나 YG 어쿠스틱스와 같은 회사에서 ScanSpeak에 커스텀 형식으로 드라이버 제작을 의뢰하고 있으며 매지코는 트위터 제작을 YG 어쿠스틱스의 경우 진동판을 자체 제작하여 ScanSpeak으로 보내어 ScanSpeak의 모터 시스템과 결합된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SB 어쿠스틱스의 12인치 우퍼의 재생 특성과 임피던스 특성으로 임피던스
특성이 인상적이다>
그런데 이런 시장 상황에서 우리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말도 안 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던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SB 어쿠스틱스입니다.
사실 SB 어쿠스틱스라는 회사는 하루 아침에 드라이버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회사는 아닙니다. 모기업이 SBE이며 하이엔드 오디오용
드라이버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회사로 SB 어쿠스틱스를 출범시켰기 때문입니다.
R&D와 양산을 철저히 개발시킨 것도 SB 어쿠스틱스의 영리한 전략 중 하나입니다. 현재 R&D는 덴마크에 위치한 Danesian 오디오가 맡고 있습니다. Danesian 오디오 R&D의 주축도 ScanSpeak의 전성기를 이루던 엔지니어를 영입해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SB 어쿠스틱스를 이야기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현재 수 많은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메이커가 SB 어쿠스틱스의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윌슨 오디오, 락포트, 마르텐등
수 많은 회사가 SB 어쿠스틱스사에 드라이버를 발주하기 시작했고 SB
어쿠스틱스는 전례 없는 커스텀 핏이라 부를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자사의 드라이버들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SB 어쿠스틱스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윌슨
오디오의 10만 달러가 넘어가는 Alexx라는 스피커 때문이었습니다. 작년 윌슨 오디오를 방문했을 때 Alexx에 사용된 10.5인치 우퍼와 12인치 우퍼 채용에 대한 이유를 대럴 윌슨에게
직접 물었는데 정말 좋은 우퍼 이야기와 부연 설명을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SB 어쿠스틱스는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와 미드/우퍼 드라이버, 우퍼 드라이버 뿐 아니라 고성능 트위터까지 양산하고 있다. 사진은 베릴륨 트위터이다>
돌아와서 Alexx에 채용된 10.5인치
우퍼와 12인치 우퍼 특성을 면밀하게 관찰한 결과 정말 믿기 힘든 스펙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메이커나 오디오파일을 현혹하기 위해 허황된 스펙이 아니라 무척 현실적인 스펙, 무엇보다 자신들이 스피커를 개발하는 메이커의 입장으로 필요한 스펙으로 완성시킨 드라이버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Alexx에 채용된 10.5인치
우퍼의 공진 주파수 특성은 20Hz 입니다. 10.5인치
우퍼로써 20Hz까지 낮출 수 있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아주
훌륭한 우퍼 드라이버라고 칭찬 받던 제품조차 25Hz에 머물러 있는데 해당 우퍼는 이퀴밸런트 에어 볼륨은
250리터에 이르지만 Alexx에 채용된 10.5인치 우퍼는 66리터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12인치로 올라서면 19Hz까지
떨어지며 이퀴밸런트 에어 볼륨은 164리터면 충분하다는 겁니다.
이 우퍼 드라이버의 콤비네이션은 Alexx뿐 아니라 WAMM MasterChronosonic에도 채용 되었습니다. 한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설명하자면 로드맵에 Alexx보다 WAMM
MasterChronosonic의 데뷔 일정이 앞에 있었지만 WAMM
MasterChronosonic의 완벽한 완성을 위해 Alexx가 먼저 데뷔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개의 우퍼의 콤비네이션은 이상적인 콘의 움직임과 더불어 위상 특성까지 통일 시킬 수 있는 시너지까지
확보할 수 있는 설계로 SB 어쿠스틱스의 센스가 돋보이는 설계이며 윌슨 오디오가 이를 알아봐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윌슨 오디오는 드라이버를 각기 캐비닛에 독립시켜 스피커 시스템을 만드는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유일한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메이커입니다. 그래서 윌슨 오디오는 우퍼 모듈에도 시스템의 개념을 도입한 회사입니다.
<SB 어쿠스틱스의 고성능 세라믹 미드/우퍼가 채용된 오스카 트리오 스피커이다. 정말 견고하고 세심하게 재생음을 다듬어 놓은 고성능 스피커이다>
바로 스태거 오퍼레이션 시스템이죠.
서로 다른 크기의 우퍼를 통해 능률도 끌어 올리고 재생 대역폭도 확장시키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에는 아주 정밀한 계산이 따라야 하며 무엇보다 캐비닛 설계 기술도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윌슨 오디오는 다년간의 기술 개발과 X-매터리얼 가공 기술을
통해 어렵지 않게 구현해내고 있지요.
그런데 SB 어쿠스틱스에는 우리가 꼭 주목해야 할 드라이버가
있습니다. 바로 SATORI (이하 사토리) 드라이버입니다.
인간의 귀는 1kHz 대역에 가장 민감합니다. 이를 중역이라 부르지요. 중역에서도 가장 민감한 대역. 하지만 이는 보컬 대역은 아닙니다. 보컬 대역은 사실 로워 미드라고
보아야 합니다. 1kHz는 정규 방송이 끝날 때 방송국에서 송출하는 음성 신호입니다.
틸&파트너도 이를 잘 알고 있기에 말도 안 되는 생산비가
따르지만 5인치 미드레인지를 완성시킨 겁니다. 1kHz 대역을
꼭 다이아몬드 진동판으로 재생시키기 위해서 말이죠. 2.1인치 다이아몬드 어퍼 미드레인지도 1kHz 대역을 재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콘의 진폭이 커지고 그에 따른 디스토션 레벨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런
시도는 진짜 엔지니어라면 하지 않습니다.
각설하고 사토리 드라이버는 SB 어쿠스틱스의 고성능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라인업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정말 수 많은 바스켓 디자인과 더불어 다른 소재로 진동판을 제작한 드라이버를 공급한다는
겁니다. 여기엔 바이오 셀룰로스와 페이퍼가 혼합된 콘과 페이퍼 콘, 그리고
텍스트림 드라이버까지 완성시켜 놓았습니다.
믿기 힘든 것은 레조넌스 특성은 미드레인지 우퍼임에도 불구하고 28Hz에
이른다는 것과 더불어 능률이 무려 90.5dB를 마킹한다는 겁니다. 대단히
흥미로운 것은 마그네틱 플럭스 용량이 무려 1.17T에 이릅니다.
<마르텐의 실력에 다시 한번 놀랄 수 밖에 없었던 Parker 퀸텟, SB 어쿠스틱스의 세라믹 드라이버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낸 명작이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세라믹 드라이버까지 진출했습니다. 틸&파트너사의 세라믹 드라이버 부럽지 않을 정도의 스펙이며 이를 스웨덴에 위치한 마르텐사가 인정해 자사의
스피커에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견고한 바스켓 디자인을 중심으로 세라믹 진동판 특성에 맞춘 마그네틱 플럭스 용량과 세밀한 튜닝, 그리고 세라믹 드라이버의 단점을 완화시키기 위한 능률 그리고 이상적인 Qts
값을 실현함으로써 마르텐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킨 겁니다.
물론 마르텐 역시 SB 어쿠스틱스의 범용적인 스펙을 사용하진
않습니다. Danesian 오디오와 끊임 없는 연구 결과를 주고 받으며 마르텐만의 커스템 스펙으로 제작되지요. 이를 통해 마르텐의 Parker 퀸텟 스피커의 경우 초현대 스피커에서
절대 만날 수 없던 93dB라는 능률을 선보입니다.
처음엔 이 숫자를 보고 도저히 믿기 힘들었습니다. Parker 시리즈엔
총 3개의 라인업이 존재하는데 듀오와 트리오 그리고 퀸텟입니다.
흔히 능률 측면에서 1dB에서 2dB 정도 차이가 날뿐 저억 재생 스펙이 좀 더 깊어지는 차이를 만들어내죠. 하지만
퀸텟은 무시무시한 저역 재생뿐 아니라 93dB라는 능률을 달성하게 되는 겁니다. 흔히 93dB면 높은 능률이며 구동이 쉽다고만 여기지만 얼티밋 스피커가
대부분 93dB에서 94dB에 이르는 높은 능률을 이룩하기
위한 것은 쉬운 구동이 아닌 재생음의 질과 더불어 그만큼 여유로워진 저역 재생 스펙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마르텐은 라인업에 맞지 않는 괴물 스피커를 완성하게 되었고 그 배경엔 SB 어쿠스틱스의 드라이버들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드라이버의 생태계가 점점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신예 SB 어쿠스틱스쪽으로
넘어 오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