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20년도 단 하루도 남지 않았네요. 흠… 힘들었던 일들이 꽤 많았던지라 크게 아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감사하는 것은 여전히 여러 분들과 건강하게 커뮤니티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과 팬데믹 상황에서도
저희 집과 제가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는 겁니다. 많은 분들도 저처럼 무사히 지내셨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스피커 공동제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스터피스
시리즈로 MRS 캬~ 마스터피스 레퍼런스 스피커 이렇게 만들면
좋을텐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스피커는 무엇일까요?
첫째는 완벽에 가까운 시간축 정합
이유 – 음속은 초속 340미터입니다. 생각보다 빠르지 않습니다. 윌슨 오디오와 같은 모듈러 형태의 스피커에서
트위터와 미드레인지의 시간차를 만들고 정합하면 꽤 음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게 표현력이
높을수록 그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나죠. 하지만 현재 스피커는 시간차 정합을 두 번째 문제로 넘기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위상 정합 때문이죠.
두번째는 완벽에 가까운 위상축 정합
이유 – 자연의 소리엔 위상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자 회로에서 만들어 내는 소리엔 위상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위상
정합에서 이야기 하는 문제는 일종에 다리 역할입니다. 고역과 중역간에 이음새, 중역과 저역간에 이음새. 그 이유는 고역과 중역, 저역 드라이브 유닛의 위상이 제각기라는 것입니다. 틸&파트너의 아큐톤 유닛은 근본적이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동판 소재를 세라믹으로 통일시키기도 했죠. 위상에 오차가 생기면 드라이버간에 중척되는 영역에 소리가 무너지게 됩니다. 극소수의
스피커가 평탄한 응답 특성을 나타내지만 실제 위상 오차가 10도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인간에 귀엔
그렇게 들리지 않게 됩니다.
세번째는 완벽에 가까운 재생음의 정위감
이유 – 시간축 정합을 가장 쉽게 맞추는 것은 드라이브 유닛에
따라 다르지만 배플을 8도 정도 뒤로 기울이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향 범위가 리스너의 귀를 빗겨 간다는 겁니다. 스피커와 리스너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에너지의
리니어리티는 떨어지게 됩니다. 윌슨 오디오의 최상위 제품은 시간축 정합과 에너지의 밀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모듈러 방식으로 시간축 정합과 앵글도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지요. 하지만 이런 방식은
비용이 아주 고가입니다. 이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동축 유닛입니다.
네번째는 밸런스드 푸시–푸시&풀–풀 방식
이유 – 2020년까진 캐비닛 소재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캐비닛의 디자인입니다. 우리가 듣는 저역의 에너지가 엄청날수록 똑 같은 에너지가 스피커
캐비닛 내부에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이걸 효과적으로 탈 없이 가두는 것이 캐비닛 디자인 기술의
핵심입니다. 몇 가지 문제가 있지만 그 중 한 가지 방식이 드라이브 유닛이 서로 같은 방향으로 또 반대
방향으로 균형 있게 움직이게 만들어 주는 겁니다.
다섯번째는 4웨이 다지인
이유 – 3웨이 디자인이 각광 받았던 것은 위상 정합에 오차가
생길 수 밖에 없는 멀티 웨이 디자인을 단 3개의 드라이버로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문제를 두군데로
막아보자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크로스오버 회로 디자인의 설계 이론이 많이 늘어났고 부품의 질이 상향
평준화 되었습니다. 그래서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에서 각광받는 디자인은 4웨이입니다. 4웨이 디자인은 근본적으로 미드레인지의 부담과 저역 재생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중저역의 디스토션을 낮춰준다는데 있습니다. 결과적으론 미드레인지의 부담을 크게 줄여줍니다. 이는 보다 깨끗하고 투명한 중역을 들려주죠. 물론 우퍼가 350Hz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부근을 중저역으로
볼 수 있지만 로워–미드로도 볼 수 있습니다. 남성 보컬이나
저음 현 또 비올라까지의 현의 묘한 두께감은 여기서 결정 됩니다. 물론 저역 또한 150Hz 이하 대역만 동작시키게 만들어주면 저역에 아주 부드러운 결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여섯번째는 독립된 크로스오버 회로 수납 공간
이유 – 스피커 디자인에서 크로스오버 회로는 무척 중요합니다. 문젠 이 크로스오버 회로가 보통 베이스 모듈쪽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문젠
스피커의 체급이 커질수록 저역 에너지가 크고 똑 같은 저역 에너지가 캐비닛 안에 스트레스로 작용되는데 이는 크로스오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똑똑한 메이커의 플래그쉽 모델에는 크로스오버 회로를 담을 수 있는 독립된 챔버(공간)이 마련되어 있지요.
일곱번째는 다운–파이어링 방식
이유 – 아니 밸런스드 푸시–푸시&풀–풀이 좋다면서 그럼 사이드 파이어링 방식밖에 안 되는데
무슨 다운–파이어링이라는거야? 저는 덕트 디자인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대부분의 스피커의 덕트는 후면에 위치합니다. 가장
심플하고 돈도 적게 들어가고… 다운–파이어링 디자인은 압도적인
재생음을 만들기에 이상적인 디자인입니다. 덕트에서 나오는 저음을 바닥으로 뿌리면 이상적인 사운드 스테이지와
저역 특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음은 낮으면 낮을수록 회절이 잘 되는데 스피커 캐비닛을 중심으로 저역
에너지가 전방위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사운드 스테이지의 좌/우 뿐 아니라 전/후의 심도가 정교하게 표현 됩니다. 문젠 이 같은 디자인을 채택하기엔
비용과 구조가 복잡해 집니다. 소너스 파베르의 플래그쉽 스피커인 아이다-2는 우퍼를 아예 바닥에 틸탕시켜 다운–파이어링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릴리움도 다운–파이어링 방식이지만 아이다-2와 체급 차이를 두기 위해 아이다-2는 완벽한 개구부 디자인을 갖추고
있고 가장 이상적인 저음 확산을 실현시킵니다.
여덞번째는 바이–앰핑은 기본
이유 – 저는 무조건 우퍼는 4발
정도는 장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생음이 무조건 20Hz 가까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음… 캐비닛 조건이 까다로워지겠지만… 아무튼 바이–앰핑은 기본적으로 되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스피커를 선택할 때 싱글–와이어링을 조금 기피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가격대에 따라 싱글–와이어링이 어설픈
점퍼를 사용하는 것 보단 훨씬 낫기 때문에 5,000만원 미만에선 싱글–와이어링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이상적인 스피커를 꼽기에
할 수 있는 건 다 할 수 있어야 하기에 바이–앰핑을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바이–와이어링 대응 터미널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아홉번째는 고성능 트위터
이유 – CD나 우리가 듣는 대부분의 PCM은 20kHz까지 녹음되어 있어 20kHz까지만 재생할 수 있으면 된다는 이야기는 이제 무식한 이야기입니다.
CD에 녹음되거나 16비트에 44.1kHz로
샘플링된 PCM도 데이터는 20kHz에서 끊기지만 아날로그에서
하모닉스 특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20kHz의 신호음만 쏘아도 배음이 되는 40kHz의 성분이 자연스레 생깁니다. 적어도 40kHz까지 플랫하게 재생이 되어야 16비트에 44.1kHz의 음원을 완벽하게 들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20kHz도 들리지 않는데 무슨 40kHz 재생 얘기야? 하실 수 있지만 고역과 저역은 시소의 관계입니다. 들리지 않는 대역이지만
우리 귀에 들리는 대역의 재생음의 질을 바꿔놓습니다. 그래서 고해상도 PCM이나 DSD와 같은 포맷에는 20kHz를
초과하는 초고역 성분을 담고 있는 겁니다. 더 직관적으로 재생음의 분위기에 개입하게 되죠.
열번째는 트위터 면적이 크게!
이유 – 고역은 주파수 재생에 확산 범위가 좁습니다. 초고역으로 갈수록 그렇습니다. 틸&파트너의
다이아몬드 트위터가 0.75인치가 존재하고 1.2인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서로 캐릭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0.75인치 트위터는 확산 범위가 넓습니다. 하지만 재생음 에너지의 리니어리티가 떨어집니다. 그에 비해 1.2인치는 확산 범위는 상대적으로 좁아집니다만 재생음의 에너지의 리니어리티가 압도적입니다. 그래서 스피커를 측정할 때 On-Axis와 Off-Axiss라는 조건으로 측정하는데 이 범위는 좌/우 15도씩 부여합니다. On-Axiss에서 측정이 겁나 좋아도 Off-Axiss에서 측정값이 좋지 않으면 그 스피커가 아주 좋다고 볼 수 없는 이유들이 존재하죠. 그래도 이건 토–인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 1.2인치 트위터가 가장 좋습니다. 물론 2인치 로워 트위터와 0.75인치 수퍼 트위터를 결합시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가격이 후덜덜 합니다. 트위터의 면적이 넓으면 에너지의 리니어리티도 좋아지지만 진동판 움직임이 줄어들어
디스토션 특성이 아주 좋아집니다. 특히 고역과 같이 예민한 녀석에겐 더할 것 없이 좋아지죠.
열한번째는 2,000만원 전/후에
가능하면 2,000만원을 넘지 말았으면
이유 – 하하하 도둑놈 심보입니다. 이건 희망사항입니다. 20Hz 가까이 플랫하게 재생되고 또 유명
하이엔드 오디오 스피커 메이커의 플래그쉽 기술까지 적용되려면 불가능하겠죠. 그냥 이런 스피커를 만들어
보고 싶은데 이런 가격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