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공구한 DirectStream Junior DAC (이하 Jr.) 을 지난 주 중에 받았습니다. 원래는 어느 정도 제 소리가
날 때까지 적어도 몇 주 정도는 지나서 사용기를 쓰려고 했습니다만,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사용기를 잘
안 쓰게 되고, 처음 느낌은 희미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우선
지난 며칠간 사용해 본 느낌을 적어보겠습니다.
제 메인 시스템은 Linn Akurate DS (이하 DS) 입니다. 밸런스 출력을 프리앰프에 연결해서 주로 사용하고, 가끔씩 DS의 디지털 출력을
QBD76 (최초 모델)의 AES/EBU에 연결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DS 의 소리 성향은 좀 심심합니다. 그에
비해 QBD76은 DS에 비하면 소리가 비교적 강성이라 찰랑거리는
고역, 저역의 타격감 등으로 오디오적인 쾌감을 비교적 쉽게 느끼게 해 줍니다.
DS가 신품가로 천만원에 좀 못 미치는 가격인데, 그 가격에 맞는 소리를 들으려면 주변기기에 투자를 해줘야 합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랜 케이블, 공유기, 허브, NAS 같은 것들이 오디오용이 아니라 일반 제품이면 제 소리가
안 납니다. 5년 전에 구입 후 주변기기를 바꿔 가면서 계속 소리가 좋아지고 있는데, 인터커넥트 케이블도 중요합니다. 작년에 인터 케이블을 바꾸고 봉인
해제(?), 그런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DS는 주변이 받쳐주면
가격에 맞는 고급 소스기기의 소리를 내줍니다.
잠시 얘기가 옆으로 샜는데요. 제 시스템 상황에서 Jr.를 구입한 이유는 DSD 대응입니다. 그런데 Jr.가 DSD를
지원하면서도, 가격으로는 더 고가인 DS 수준의 소리를 내줄
수 있어야겠지요. 오리지널 DirectStream DAC에
대한 리뷰와 Jr.와의 음질 차이에 대한 글들을 많이 읽어 보고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구매 전에 들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다른 공간에서 다른
기기에 연결한 소리로는 내 시스템에서 어떤 소리가 날 지 거의 알 수 없습니다. 좋은 리뷰를 잘 해석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Jr.를 받았을 때, DS에
QBD76을 연결해 놓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사실 Jr.가 올 때가 되니 비교를 위해 미리 QBD76을 듣고 있었습니다. QBD76과 마찬가지로 Jr.를 DS에
AES/EBU로 연결했습니다. Jr.의 AES/EBU 입력은 XLR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최소한의 웜업을 위해 잘 모르는 곡을 한 시간 정도 틀어놓고 있다가, 본격적으로
들어봤습니다. 테스트 할 때 듣는 앨범은 Eagles – Hell
Freezes Over, Diana Krall – The Girl in the Other Room, Bill Evans Trio – Waltz
for Debby, Eric Clapton – Unplugged, Tutti – Orchestral sampler, IU – 꽃갈피
등입니다. 많이 들어서 쉽게 차이를 알 수 있는 곡들입니다. 첫
느낌은 소리가 정말 부드럽다 였습니다. DS의 아날로그 출력이 QBD76
보다는 부드럽지만, 제 시스템에서 그렇게 부드러운 소리는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들려야 할 소리들은 다 들렸습니다. 미세한 소리들은 DS의 아날로그 출력이나 QBD76에 비해 더 잘 들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역의 타격감은 부족했습니다. 원래 성향이 그런지, 사용 초기라 그런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Jr.를 구입한 주 목적인 DSD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린 DS는
DSD를 지원하지 않습니다만, NAS에서 DSD 음원에
대해 DOP로 전송하도록 설정하면, DS의 디지털 출력으로는 DOP 데이터가 그대로 전송될 것이므로 그렇게 테스트를 했습니다. DS에서는 176.4 KHz / 24 bits 로 인식되고, Jr. 에서는 DSD로 인식되어 소리가 잘 났습니다. DS의 아날로그 출력으로는
굉음이 나가고 있었겠지요. 테스트한 음원은 2L의 스테레오 DSD 64 테스트 음원이었습니다. 데모용이라 그런지 모두 음질이
좋았습니다.
다음으로 DS를 제외하고 Jr.의 Bridge II에 랜 케이블을 직접 연결하고 들어보았습니다. 아직 Jr.의 소리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Jr.를 DS에 AES/EBU로 연결했을 때와 비교해서 그다지 차이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DS에서는 Kinsky를 주로 쓰는데 (Tidal을 쓰지 않아서 Kazoo 까지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Jr.의 Bridge II에서는 Kinsky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서 PS Audio에서 권장하는 mcontrol 이란 앱을 썼습니다. UI가 Kinsky에 비해 좀 불편했습니다.
Bridge II를 테스트했던 날,
마침 Jr.의 Torreys 베타가 나왔습니다. 폴 맥고완이 포럼에 글을 올려 테스트
요청을 한 직후였습니다. Jr. 의
Torreys가 이상이 없는
것이 확인되면
Bridge II 업데이트가 나오고 DAC과 DAC Jr.가
모두 Roon Ready가
된다고 합니다.
Yale에서 Torreys로
업데이트를 하고나서 바로
느낄 수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저역의 타격감 개선이었습니다. 포럼에 보면
Torreys로 업데이트하고
나니, 많이 좋아져서
완전히 다른 DAC 같다는 반응도 있던데,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음은 USB 연결이었습니다. 설정을
하고 들어보니, AES/EBU나 Bridge II에 비해
음의 경향이 달랐습니다. 그런데 제 시스템 배치상 USB 연결
시에는 다른 NAS를 사용해야 해서, 그 영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NAS를 사용하면, NAS 자체의 차이, NAS 안의 스토리지 (HDD, SSD) 차이, NAS의 사타 케이블 차이, NAS 의 전원부 차이가 음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USB 연결의 음에 대한 판단은 미루기로
했습니다. USB 연결의 재생에는 하미서와 룬을 사용했습니다.
Jr.나 DS+Jr.로
DS 및 DS+QBD76을 대체할 수 있는지가 제 테스트의
포인트였습니다. 그렇게 될 가능성은 충분한 것 같습니다. DS와
QBD76은 오랫동안 사용한 반면, Jr.는 받은지 이제
1주일이 지났는데, 어떤 면에서는 Jr.가 더 좋은 점들이 있으니까요. 당분간 Jr.에 이것저것 조합해 보면서 점점 더 좋아지는 음을 즐길 수 있겠습니다. DAC과
DAC Jr.의 음질 차이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유감스럽게도 제가 오리지널 DirectStream DAC를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Jr. 와의 차이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이상 사용기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며칠간 사용해본 느낌에 대한 글을 마칩니다.
2 comments
두 번 정독 하였습니다. 세심한 표현들이 무척 돋보이는 사용기입니다. 주니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또한 트랜스포머 출력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다이렉트 스트림과는 조금 다른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PS 오디오의 튜닝 방식이 놀라울 뿐입니다.
아무튼 번-인이 완전히 끝난 다음 아주 놀라운 체감 효과를 가져다 드리길 기대합니다~~~
혹시 코드 dac 판매시 줄 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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