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 분의 소개로 소너스 파베르 일렉타 아마토르 (Electa Amator) III 스피커를 집에서 들어볼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구입한 건 아니지만, 제가 현재 사용 중인 스피커가 들어온 이후 12년 만에 제 방에 새로 들어 온 스피커였습니다. 오리지널 제품인 일렉타 아마토르는 일본에서 최초로 히트한 소너스 파베르 제품입니다. 원형이 소너스 파베르 초기 제품이어서 그런지, 겉모습은 류트 모양의 인클로저, 줄무늬 (striped) 모양의 마감, 고무줄 그릴 등의 전형적인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습니다만, 나름 클래식한 멋이 있습니다.
설립자 프랑코 세르블린이 떠난 후의 소너스 파베르 스피커의 특징이라고 하면, 외형적인 디자인 및 클래식 음악, 특히 현악 성악 재생에서의 강점을 계승하면서 다른 종류의 음악도 잘 커버하는 현대적인 스피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은 이전에 릴리움을 들었을 때 잘 확인할 수 있었는데, 비교적 저렴한(?) 제품인 일렉타 아마토르 III는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Hotel California – Hell Freezes Over (The Eagles)
https://tidal.com/album/105048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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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의 킥 드럼에는 울림이 많지 않은데, 제 스피커 (과르네리 메멘토) 로 재생하면 울림이 더해져 들립니다. 다른 곡의 경우는 더해지는 울림을 알아채기 쉽지 않은데, 이 곡은 쉽게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일렉타 아마토르 III도 나무 인클로저라 더해지는 울림이 없지는 않지만, 제 스피커에 비하면 상당히 적었습니다. 그리고 기타 소리의 디테일도 제 스피커보다 좋아서, 불필요한 울림을 억제하고 디테일이 잘 표현되는 요즘 스피커의 경향을 확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Schubert: Die schöne Müllerin, Winterreise & Schwanengesang (Nathalie Stutzmann)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등
https://tidal.com/album/36835516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등
https://tidal.com/album/36835516
스테레오 사운드의 야나기사와 씨가 추천하는 여자 알토의 슈베르트 가곡 음반입니다. 듣다 보면 보리수 같이 아는 노래가 몇 곡 나옵니다. 성악에 강점이 있는 제 스피커에서의 재생이 좋아서 가끔 듣는데, 일렉타 아마토르 III에서 들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위에 있는대로 울림을 억제하고 디테일을 잘 표현하도록 현대화되어, 성악을 듣기 좋게 재생하는 능력은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제 스피커의 재생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소리가 정확해지면서도 성악을 더 잘 표현하는 게 가능했던 겁니다.
봄날은 간다 – 섀도우 오브 유어 스마일 (김윤아)
https://tidal.com/album/802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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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회원님이 ‘가만히 눈 감으면 잡힐 것 같은’ 이라고 소개해 주신,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입니다. 기대를 하고 제 스피커에서 들어 보았을 때, 전혀 잡힐 것 같지 않아서 실망했었습니다. 위의 겨울 나그네에서 작은 충격을 받고, 이 곡을 재생해 보았습니다. 정말 눈을 감으면 잡힐 것 같았습니다. 제 스피커에서 별로였던 이 곡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일렉타 아마토르 III는 제 스피커보다 더 소너스 파베르적인 스피커라는…
이외에도 여러 곡을 들어 보았는데, 제 스피커보다 디테일 표현이 좋고 보컬이 더 매력적인 점은 같았습니다. 현악 소리는 물론…
2주 정도 듣고 나서, 다시 제 스피커를 연결해서 들어 보는데, 첫 느낌은 음악을 들어도 상대적으로 뭔가 즐거움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였습니다. 제 스피커는 음악을 아름다운 소리로 즐겁게 듣는 스피커인데… 하루 정도 지나니 다시 적응이 되기는 했습니다. 디지털 소스 기기 같은 제품은 당연히 최신 기술로 만든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스피커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