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오디오가 창립 40년이 넘었다. 이제 곧 45년을 앞두고 있다. 그
동안 윌슨 오디오는 스피커 음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 많은 기술을 만들어냈다. 이것이 폐쇄적일 지라도
데이브 윌슨의 40년의 노력이 스피커 업계 크게 공헌 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사실 그는 스피커 디자이너라기 보단 튜닝의 귀재에 가깝다. 스피커의
어쿠스틱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설계는 현재 다른 이들이 도맡고 있다. 그럴 것이 하이파이 이전에 그는
사운드 레코딩에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 그는 윌슨 오디오 창업 이전 메디컬 업계에서 종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취미 생활에 가까웠던 레코딩 과정에서 쓸만한 모니터 스피커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고 결국 자신이 고성능 모니터 스피커를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탄생한 메이커가 윌슨 오디오이다.
나는 윌슨 오디오가 알렉산드리아 XLF를 선보일 때 직감했던
것이 있다. 트위터 변경에 따른 클래시컬 뮤직의 최적화였다. 티타늄
역돔 진동판에서 한걸음 더 나아 간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윌슨 오디오 사운드의 정체성을 어떻게
간직할 것인가 궁금했다. 이것이 무너지면 윌슨 오디오 팬들 상당수가 떨어져 나갈 수 있을 정도로 윌슨
오디오 사운드 컬러는 독보적이었다.
걱정은 기우였다. 윌슨 오디오는 이 어려운 일을 해결했다. 알렉산드리아 시리즈2에서 들었던 단점은 모두 해결되었다. 거기에 베이스 캐비닛 볼륨까지 확장되어 좀 더 밸런스를 갖춘 음으로 완성 되었다.
사실 윌슨 오디오는 예측 가능한 발전만을 이뤄왔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공전의 히트작 와트퍼피 5.1에서 6로 넘어갈 때 캐비닛
용적이 늘어 날 것이고 그 음이 7에 와서 최적화 될 것이며 8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며 적어도 9이나 그 이후 새로운 시리즈로 거듭나리라는 것을, 예측 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시대를 초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윌슨 오디오를 상징하던 것은 알렉산드리아 XLF였다. 일반 스피커는 고역과 중역, 저역에서 시간 영역에서 왜곡을 가지고
있다. 윌슨 오디오는 비구면 소리 전달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드라이버를 모듈화 시켰고 기준을 마련해
특정 드라이버의 소리를 지연시켜 완벽한 시간 축 통합을 이뤄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오직 알렉산드리아
시리즈에만 허락 되었다. 세컨 탑 모델인 맥스3에도 완전히
허락되지 않았다.
<윌슨 오디오의 새로운 실크 돔 트위터, XLF 이후에 두 번째로 알렉시아에 적용 되었다>
하지만 어느 날 윌슨 오디오는 알렉시아라는 스피커를 발표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스피커에 대해 궁금해 했다. 하지만 외관에서 오리지널 사샤에 비해 큰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사람들은 조금 더 커진 사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윌슨 오디오는 다르게 설명했다. 알렉산드리아 XLF의 기술이 모두 이식된 스피커. XLF DNA를 가진 스피커라고
말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알렉시아는 정말 특별한 스피커이다. 사샤2에 비해 2배 가까운
가격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오디오파일도 적지 않게 많지만 사샤2와는 차원이 다른 스피커가 알렉시아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지금부터 설명을 시작하려 한다.
알렉산드리아 XLF에서 얻어진 비구면 소리 전달 기술 APD를 구현하다.
APD는 Aspherical
Propagation Delay의 이니셜이다. 이론적으로 보면 트위터가 가장 짧은 직경을
가지고 있다. 그 다음이 미드레인지, 다음이 우퍼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트위터의 재생음이 가장 먼저 리스너에게 도달한다. 여기에는
수 많은 이론이 있다. 하지만 배플을 경사지게 디자인하는 이들은 모두 이 이론에 동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배플을 경사지게 디자인할 경우 드라이버간의 재생음이 리스너에게 집중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가진다. 윌슨 오디오의 APD는 드라이버 모두를 모듈화 시켜서 각 모듈의
앵글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으로 드라이버간의 시간 통합과 리스너에게 재생음을 집중시킬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것이 오리지널 사샤에선 완벽하게 적응되지 않았다. 사샤2에선 비교적 이 오차를 크게 줄이고 있지만 알렉시아에선 리스너가 어느 위치에 있던 완벽에 가까운 드라이버간 시간
통합을 이뤄낸다. 이 이야기가 추상적이라 이해하기 힘들다면 사샤2에선
트위터의 앵글 조절이 불가능하지만 알렉시아는 앵글 조절이 가능하며 이것으로 인해 재생음의 품질은 훨씬 좋아진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환상적인 사운드 스테이지를 그려낸다. 하지만 단지
이정도 수식만으론 부족하다. 보다 정확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표현한다.
악기의 위치나 배열등이 무척 정확해진다. 또한 포커싱도 무척 선명하고 또렷하게 표현된다.
윌슨 오디오는 과거에서부터 앞서 언급한 것들의 표현 능력이 무척 좋았다.
하지만 절대적인 조건이 필요했다. 조건이 충족하지 않으면 그 반대 효과가 작용되었고 단지
중저음과 고역이 파워풀한 스피커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사샤나 알렉시아에 들어서면서부터 이런 부작용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알렉시아에서 구현되는 APD는 스마트폰 앱에 리스너의 귀 높이와
스피커와의 거리를 입력해 주면 스피커 세팅 값이 자동으로 계산되어 출력되기 때문에 누구나 정교함에 가까운 세팅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다.
<XLF에 DNA를 그대로 물려 받은 알렉시아는 완벽에 가까운 비구면 소리 전달 기술이 구현 된다>
S 매터리얼과 X 매터리얼의
조합을 통한 강력한 캐비닛
음악 재생의 패러다임은 바뀌지 않고 있다. 사인파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파지티브와 네거티브로 작용된다. 하이엔드 스피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드라이버라고 여겨왔다. 하지만 소수의 드라이버 유닛을 제외하면 상향 평준화를 이루고 있기에 이젠 캐비닛 재질과 크로스오버 설계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훌륭한 캐비닛이 필요한 이유는 콘이 앞으로 움직일 때 재생되는 파지티브 음과 반대로 움직일 때 재생되는
네거티브 음이 회절하여 부딪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재생음은 인간에 귀에 들리지 않는다. 정확하게 설명하면 네거티브 음은 캐비닛을 통해 가두는 것이다. 이를
밀폐형 스피커라 하는데 최근엔 거의 모든 스피커가 저음 반사형으로 설계하여 보다 높은 저음의 능률을 얻어내고 있다. 여기서 네거티브 재생음에 의한 캐비닛의 통울림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윌슨 오디오가 사용하는 캐비닛은 MDF나 HDF도 아니며 솔리드 우드도 아니다. 물론 알루미늄 금속 소재도 아니다. 윌슨 오디오는 이를 S 매터리얼과 X 매터리얼이라 부르는데 윌슨 오디오가 붙인 알파벳 기호이다.
HiFi.CO.KR에 기사화 된 윌슨 오디오 테크니컬 투어를
읽어보면 캐비닛에 축적되는 진동 에너지에 의한 공진 에너지가 얼마나 좋지 않은지 MDF와 알루미늄, 솔리드 우드를 통해 3차원 입체 그래프로 나타나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윌슨 오디오의 S 매터리얼과 X
매터리얼은 이런 문제를 최대한 억제시켜 오직 드라이버 유닛에서 재생되는 순수한 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다. 하지만 드라이버 유닛이 탑재되는 배플의 재질은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다.
실제 X 매터리얼로만 스피커 캐비닛을 제작하게 되면 과도한 댐핑에
의해 잔향이 없는 무척 메마른 음으로 나타나기 쉽다. 그래서 배플은 캐비닛의 다른 부분과 다른 이상적인
특성을 가진 재료를 요구하기도 한다. 윌슨 오디오는 이것을 자신들이 S
매터리얼이라 이름 지은 재료로부터 얻어냈다.
결과적으로 하이브리드 형태의 캐비닛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이것을
S와 X로 분류하며 윌슨 오디오는 가장 이상적인 재료이며
이것이 MDF에 비해 무려 15배나 비싸기 때문에 자신들의
스피커가 고가일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설명하고 있다.
실제 윌슨 오디오는 아주 파워풀한 저음을 바탕으로 음악을 표현하는데 이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바로
캐비닛에 있다. 착색이 억제되어 있으며 댐핑력이 무척 좋기 때문에 양감이 무척 좋으면서도 반응이 무척
뛰어난 저음으로 완성될 수 있는 것이다. 알렉시아는 사샤2에
비해 더욱 큰 범위에서 X 매터리얼이 적용되어 있으며 사샤2에
비해 여러 겹이 사용되고 있으며 브레이싱 구조도 좀 더 확장되어 있다.
<알렉시아에는 새롭게 선보이는 우퍼가 적용되어 있다>
알렉산드리아와 맥스3에서만 허락 되었던 스태거 동작. 알렉시아에도 적용되다.
윌슨 오디오는 대단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평범한 디자인에선
어떤 짓을 해도 남들에 비해 뛰어난 재생음을 얻을 수 없다. 물론 그 반대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윌슨 오디오가 이룩한 재생음은 이미 충분히 검증되었다. 조금씩
더 개선될 뿐이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윌슨 오디오의 탑 모델에서만 허락된 스태거 드라이브 기술이다. 아마도 국내 리뷰에선 처음 기재되는 것이다. 윌슨 오디오를 방문했을
때도 여기에 대해 많을 것을 묻고자 했을 때 이 기술을 구현한 엔지니어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도중 세일즈 매니저가 너무 많은 것을
얘기해 준다며 중단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일반적으로 알렉시아가 4웨이 스피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잘못된 정보다. 윌슨 오디오는
크로스오버 주파수를 스펙에 기재하지 않는다. 물어봐도 답변해 주지 않는다. 자신들의 기술을 노출하기 싫다는 이유 때문이다.
알렉시아엔 8인치 우퍼와 10인치
우퍼가 탑재되어 있는데 서로 다른 주파수를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주파수를 재생한다. 이것을 스태거
동작이라 말한다. 하지만 윌슨 오디오는 조금 다른 방식이다. 완전히
같은 주파수를 재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두 드라이버간의 응답이
다를 수 있고 위상이 묘하게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윌슨 오디오는 이것을 맞추기 위해 정밀하게 계산된
서로 다른 크기의 독립된 챔버에 각각의 우퍼를 수납시킨다.
<알렉시아는 4웨이가 아닌 3웨이이다. 3웨이이면서 우퍼 구경이 다른 이유는 스태거 동작을 이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윌슨 오디오만의 독자적인 기술로 8인치 우퍼와 10인치 우퍼는 서로 다른 챔버 공간에 의해 정확한 피스토닉이 유도 된다>
왜 이런 방식을 채택하는 것일까? 윌슨 오디오는 크로스오버가
복잡해 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응답이 빠르지 못한 우퍼 드라이버 유닛에서 보다 와이드한 응답을
이끌어 내길 원한다. 이에 대한 이상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다.
8인치 우퍼 드라이버 유닛은 상위 주파수쪽으로 좀 더 빠른 반응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와으 크로스 주파수의 연결감이 좋아진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초저음은 진동판 면적의 물리적인 한계로 그만큼 제한된다.
하지만 더블 우퍼 형식으로 8인치와 묶인 10인치 드라이버가 좀 더 넓은 진동판의 면적을 바탕으로 더 큰 저음을 낼 수 있게 만든다.
이러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윌슨 오디오의 레퍼런스
스피커 알렉산드리아 XLF도 이 이론이 적용되어 있으며 알렉스도 적용되어 있다. 오직 탑 그레이드의 스피커에만 적용 되었지만 윌슨 오디오가 알렉시아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그래서 알렉시아는 좀 더 파워풀한 저음을 표현하면서도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와 자연스러운 연결이 가능하다. 그래서 알렉시아가 XLF DNA를 물려 받은 스피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모니터 성능이 극대화 되며 좀 더 온화해진 고성능 스피커
알렉시아를 내 리스닝 룸에서 한 달 이상 들었다. 오렌지에 메탈릭한
컬러는 리스닝 룸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려주었다. 사샤2가
놓였던 자리였기에 체급의 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수치로는 압도적인 차이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체감성 크기는 알렉시아가 사샤2를 압도한다.
알렉시아와 매칭은 내 레퍼런스 앰프인 MX-R Twenty와
마크 레빈슨 No536 그리고 패스 랩스의 INT-250 앰프와
매칭할 수 있었다.
<정확한 리뷰를 위해 알렉시아의 시청은 내 시청실에서 한 달 이상 이뤄졌다. 무척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 된다>
여기서 기존 윌슨 오디오 스피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점을 찾게 되었다. 서로 다른 앰프 매칭에 따른 음의 변화가 극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이건
알렉산드리아 XLF에서나 경험할 수 있었던 표현력이다.
단지 과거에 저음의 반응이 느리거나 퍼지거나 빠른 차이가 아닌 재생음의 심리적 템포도 크게 변하였다. 그만큼 디테일한 음의 표현력도 대단했다. 전반적으로 알렉시아에 탑재된
우퍼와 S/X 매터리얼의 궁합은 최고인 듯 하다.
어떠한 앰프와 매칭시켜도 알렉시아가 가지고 있는 저음의 응답 능력은 비교적 일정했다. 그리고 무척 정확했다. 아주 작은 볼륨에서도 저음의 쾌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양감이 표현되었다. 이런 스피커들의 특징은 볼륨을 과도하게 올릴 경우 저음이 부풀어져
있다는 느낌이 굉장히 불쾌하게 다가오지만 알렉시아는 일정한 밸런스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대박이다. 아파트 층간 소음이 걱정되는 오디오파일에겐 더할 나위 없는 특성이다.
또한 고역이 무척 온순해졌다는 것이다. 윌슨 오디오 스피커는
확실한 매력이 있었다. 시원한 중고음을 뿌려주며 동시에 파워풀한 저음의 에너지가 표출된다는 것. 가끔은 특정 대역에서 피크가 귀에 거슬릴 때가 있었다.
하지만 알렉시아는 이러한 이미지를 완전히 벗겨내 주었다. 클래시컬
뮤직과 더불어 재즈, 팝 어느 장르도 무난히 소화해낼 수 있는 균형 잡인 스피커로 다시 태어났다고 해야
할까? 확실히 예전과 같이 금속 악기를 표현하던 리얼리티의 맛은 감소했지만 음의 밸런스는 실크 돔 트위터를
채택하면서도 그에 준한 밸런스를 얻어내고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귀를 피곤하게 만드는 피크 음을 느낄
순 없었다. 여기에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된 현악의 표현까지 이뤄내고 있어 윌슨 오디오의
변화는 그야말로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확실한 것은 알렉시아는 알렉산드리아 XLF를 공간적인 제약으로
갖지 못하는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레퍼런스 스피커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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