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Fi.CO.KR에서는 리뷰를 기준 없이 작성하는 것은 아니다. 리뷰 작성에 앞서 수입원과 의논을 거치는데 여기서 HiFi.CO.KR과
어울리지 않거나 개인적으로 좋은 이야기를 적을 수 없는 제품은 빠진다. 정중하게 다른 제품으로 요청한다. 개인적으로 리뷰를 위해 사전 벤치마킹이 이뤄지는데 우선 따져보는 것은 스펙이나 상품성이다.
최근 들어 많은 분야에서 하이파이를 표방하고 있다. 중저가 이어폰, 블루투스 헤드폰, 자동차 오디오,
스마트폰에서 말이다. 하이파이 용어가 이제 고충실 재생 오디오만에 특화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뜬 것이 하이엔드 오디오이다.
하지만 하이엔드 오디오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 오른다.
20년 전 하이파이의 대중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쓸만한 제품들이 한 달치 월급 정도 투자하면 쓸만한 시스템을 꾸밀 수 있었다. 정성이 깃든 제품도 다양했다.
HiFi.CO.KR에서도 눈 여겨 볼만한 중저가 제품을 가끔
소개할 것이다. 적어도 주변에 하이파이 오디오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별한다는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마그낫 오디오에 MA600이라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다. 처음 리뷰를 위해 정보를 찾았을 때 무척 흥미로운 스펙에 마음이 이끌렸다. 140만원의 가격을 가졌으면서 DAC까지 갖추고 있다. 단순한 디지털 입력이 아니라 USB 오디오 입력과 더불어 옵티컬, 콕시얼 입력까지 가능하며 24비츠 192kHz 샘플링 레이트 주파수까지 지원한다. 여기에 포노 MM 스테이지까지 갖추고 있다. 그리고 블루투스 오디오 4.0과 aptX 코덱까지 지원한다.
최근 새롭게 진화한 진정한 의미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다. 가격을
생각하면 무척 흥미로운 인티 앰프이다. 하지만 약간 주저하게 만들었던 것은 출력이 8옴에서 55와트였다. 인티
앰프로써는 일반적으로 쉽게 접근 가능한 출력대 제품이기 때문이다.
<마그낫 MA600은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100만원대 유일한 올-인-원 하이브리드 인티 앰프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마음을 잡은 것은 MA600은 하이브리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라는 것이다. 즉, 프리앰프부는 진공관으로 출력부 회로는
트랜지스터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가격대에서 이와 같은 스펙을 갖추고 있는 인티 앰프는 MA600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말이다.
사실 마그낫은 헤코와 같은 그룹에서 소유하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한데 헤코는 스피커만을 제작하지만 마그낫은
스피커와 더불어 앰프와 같은 전자 기기도 개발한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들은 일반적인 제품은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하이브리드형 앰프 제작이 쉽지 않는데 마케팅에 일환으로 디자인했다고 오해할 사람도 있겠지만 그들이
제작한 최상급 인티 앰프인 RV3에서도 하이브리드 형태로 디자인했다면 이미 전문화 되었다고 설명하기에
부족하진 않을 것이다.
단지, 어느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MA600을 처음 접했을 때 인상은 일반적인 인티 앰프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전면 창을 통해 ECC88 진공관이
보이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는 하이파이 오디오를 잘 모르거나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 큰 유혹을 불러 일으키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디지털 세상이고 트랜지스터의 세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날로그적 향수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고 MA600은
이런 점을 공략하고 있다.
우선 8옴에서 55와트의
출력을 내기 때문에 구동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컴팩트형 북쉘프 스피커와 준대형 스피커를 준비했다. 가격은
각각 100만원 중반대와 2,000만원 중반대이다. 리뷰하는 입장에선 두 가지 특성을 한꺼번에 체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단순히 DAC만 탑재한 것이 아니라 USB 오디오 입력과 더불어 블루투스 4.0과 aptX 코덱도 지원한다>
그 이유는 소출력에 해당하는 인티 앰프들은 간혹 저음을 담당하는 우퍼를 원활히 구동할 만큼 충분한 전류를
공급하지 못하고 클리핑 노이즈를 선사하는 제품들이 간혹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북쉘프 스피커 보단 대형
우퍼를 탑재한 스피커에서 나타내는 문제이고 우퍼 구경이 상대적으로 적은 북쉘프와 매칭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큰 진폭이 나타나는데 제동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처음 연결한 것은 100만원 중반대의 북쉘프였다. 하이브리드 타입이기 때문에 웜–업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다. 역시 전원이 들어가면서 발생되는 노이즈가 안정화 되는 기본적인 웜–업
시간은 1분이 약간 안되어 동작이 이뤄졌다. 하지만 제 음이
나오는 데엔 10~20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음이 재생 되었는데, 고역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던 부분이다. 이 증상은 10~20분이
지나도 약간 개선될 뿐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 여기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는데 MA600은 디지털 입력과 더불어 블루투스 4.0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aptX가 지원되는 스마트폰이라면 한결 낫겠지만 손실 압축이 이뤄지는 부분이라 하이파이 오디오에서
어렵지 않게 클리핑 노이즈가 들린다.
사실 이것이 크게 억제된 것은 분명했지만 그렇다 해도 선뜻 이해가 되면서 되지 않는 극단적인 튜닝 방법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떠오른 사실은 하이브리드 타입의 인티 앰프로써 관에 따른 특성이기도 하다. ECC88의 기본 특성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지만 비용을 조금 더 투자해 선택할 수 있는 호환 관으로 교체한다면
드라마틱한 음질 변화를 충분히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붉게 빛나는 진공관 튜브, ECC88이 사용 되었다>
하지만 MA600은 고역 레벨과 저음 레벨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고역 레벨을 2스텝에서
3스텝 올리는 것을 추천한다. 고역 레벨을 2스텝 올릴 경우 레벨링에 의한 음의 디테일 변화를 최소화 하면서 MA600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보다 좀 더 밝은 고역을 얻고자 한다면 3스텝도
위화감을 나타내지 않지만 음의 디테일에 미세한 변화를 불러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이런 미세 조정 후 MA600은 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MA600 인티앰프의 가장 큰 장점으론 프리앰프에 사용된 진공관
회로라고 판단할 수 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종일 음악을 들어도 절대 피로함을 불러 일으킬 것 같지
않은 온화한 음색에 있다. 여기서 해상력을 논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화려한 수식어를 사용하여 표현해도 MA600은 소스기기가 탑재된 인티 앰프이기 때문에 그 한계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런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기기와 비교해 음질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공관 채택으로
보인다. 감탄사를 남발할 해상력은 아니지만 100만원대 인티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위화감이 번지는 소리는 아니다. 이점을 MA600의
강점으로 평가하고 싶다.
확실히 잘 만들어진 진공관 앰프에서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적 묘미가 살아있다. 현을 쭈삣쭈삣 세워내는 맛은 덜하지만 진공관이 달궈졌을 때 나타나는 다이나믹스는 청취 포인트이다. 확실히 음이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알프레드 브렌델이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곡들을 들어보면 경쾌함과 우울함 속에 애잔함이 잘 묻어
나있다. 이런 분위기를 잘 나타내려면 해상력이나 음의 밸런스보다 중요한 것이 다이나믹스이다. 진공관 앰프 특유의 음색으로 스피드가 빠르지 않지만 애잔함이 잘 표현된다.
최근 들어 소개되는 600만원대가 넘어가는 하이엔드 인티앰프와
절대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다소 흐릿하더라도 사운드 스테이지가 잘 펼쳐진다는 점에선 무척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이는
aptX를 지원하지 않는 아이폰7과 블루투스로 연결하여 음악을
재생할 때도 표현 되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풀 사이즈 컴포넌트 크기를 가졌다. 후면을 보면 다양한 아날로그 입력 단자도 눈에 띄는데, MM 포노 입력까지 갖춰 능력면에서는 타 제품을 압도한다>
앰프 뿐 아니라 DAC 회로 수준도 입문용으로썬 손색이 없다. 최근 인티 앰프의 의미가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것은 DAC 회로의
탑재에 있다. 인티그레이티드로써 완전한 통합을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얻는 이점은 별도의 전원부가 필요 없다는 것, 완성도
높은 인티 앰프에서 필수적인 부분은 훌륭한 전원부에 있다. 저가형 DAC
제품들이 외부에 아답터를 통해 전원를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MA600은 가격적인 부분뿐
아니라 수준급의 DAC 회로를 덤으로 얻는 것과 비슷하다. 실제
제품의 원가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섀시와 전원부인데 DAC 회로 역시 잘 만들어진 인티앰프를
통해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DAC 회로의 전력
소모량은 그렇게 크지 않다.
MA600은 중저가 제품이면서도 상당히 이상적으로 기획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스펙 뿐 아니라 이것이 재생음으로 잘 표현되기 때문이다.
결론을 쉽게 요약하자면 MA600은 잘 만들어진 진공관 특유의
다이나믹스의 표현력을 기반으로 재생음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느낌을 선사하면서도 재생음이 피곤하지 않고 건조하지 않다는데 있다. 사실 140만원대 올–인–원 인티앰프에서 다이나믹스를 논하는 자체가 어려운 점이 있지만 MA600은
이 점을 철저히 의도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티 앰프 출력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앞서
MA600은 8옴에서 55와트의
출력을 낸다고 설명했다. 간혹 전원부의 능력이 뒷받침 되지 못한 인티 앰프들이 대형 스피커의 우퍼를
구동할 때 충분한 전류를 공급하지 못해 클리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사실 MA600을 2,000만원대 대형 스피커에 연결할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이런 문제가 있지 않는지에 대한 호기심에 무리하게 연결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스피커의 능률이 보편적인
스피커 보다 높았던 것을 감안해 수준급의 초저음을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중저음의 양감은 근육질을 연상시킬 수 있는 수준에서 잘 표현하기도 했다.
100만원대에서 올–인–원 인티 앰프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MA600은 다른 메이커의 인티 앰프와 달리 베스트 셀링을 위한 요소들이 담겨 있으며 이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고 싶다.
수입원 – (주)다비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