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피커 시장을 보고 있으면 확실히 금속 캐비닛 적용 스피커가 크게 히트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정말 신기한 현상이다. 나는 오래 전 스피커 통울림과 관련된 일에
대해 아주 선명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불과 10년전만 하더라도 국내외 하이파이 매거진에서 스피커 캐비닛에
MDF를 채용한 스피커 리뷰에서도 통울림을 느낄 수 없다는 표현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10년 전이면 나 역시 특정 하이파이 매거진에 리뷰를 작성할 때였으며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나 역시 그와
같은 표현을 기록한 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었고 경험 부족이었다.
그 당시 지나친(?) 취미 생활로 인해 스피커 3~4종을 동시에 갖고 있기도 했다. 자연스레 비교가 가능한 상황으로
그 스피커들 중 국내 특정 메이커가 제작한 스피커의 부밍이 유독 심했다. 이것이 리스닝 룸 때문일 것이라
생각도 했지만 나머지 스피커와 그 보다 더 큰 체급의 스피커였지만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내가 예상한 것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또 하나의 우퍼 드라이버가
될 수 있는 덕트의 디자인이 잘못 되었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MDF
캐비닛이 그만큼 부실해 특정 대역에서 공명이 일어났던 것, 이 공명이 또 다른 주파수와
만나 스탠딩 웨이브를 일으킨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 스피커를 제작한 제작자와 통화를 시도하였는데 그 제작자의 답변은 놀라웠다. “요즘 세상에 통울림이 나는 스피커는 흔치 않다. 내 스피커는 통울림이
없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었지만 스탠딩 웨이브가 발생하는 문제엔 분명 내 리스닝 룸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 스피커를 처분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물론 그 스피커를 영입한 사람 역시 비슷한 문제에 고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러한 캐비닛의 공명 현상은 결국 공진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두 가지로 나타난다. 첫 번째는 스탠딩 웨이브에 의한 부밍이고 두 번째는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다. 극심할 정도로 저역이 나오지 않는다. 저역에 캔슬링 현상이다.
내가 작성한 리뷰에서 처음 언급하는 내용으로 오래 전부터 이 현상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음 부족 문제에 일부 원인이긴 하지만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엉뚱하게도 파워앰프의 업그레이드나 케이블의 업그레이드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 지난 5월달에 이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회원이 있었다. 파워앰프 업그레이드와 소스기기 업그레이드까지 마친 상태였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아무래도
스피커 교체를 단행해야겠다며 추천을 바란다는 연락이 왔었다.
<헤일리 1.2 신형이다. 외관 차이는 없지만 크로스오버 회로에 YGA에 새로운 바이스코일 기술이 적용 되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결국 부밍을 일으키는 원인과 같았다. 다만, 공명에 원인은 스피커가 아닌 리스닝 룸에 사용된 소재 때문으로 내가 직접 방문해 스피커의 포지션을 이동하는
것으로 저역 재생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물론 그 회원 분도 스피커 포지셔닝 세팅을 시도
안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 무엇인지 알았고 그 영향권 밖에서 스피커 포지셔닝 세팅을 했기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리고 좋은 소식은 그분의 업그레이드는 멈추게 되었다는 것이고 안타까운 소식은 더 이상의 교류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 막연하게 내게 세팅과 관련된 도움을 요청해 오면 쉽게 응하지 않는다)
어차피 YG 어쿠스틱 스피커 리뷰인 만큼 이와 관련된 이야기
하나를 더 꺼내자면 한 때 한국은 금속 캐비닛 스피커 시장의 무덤이라는 이야기가 수입사 관계자들로부터 나올 만큼 아주 싸늘한 반응으로 일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긴~ 시간 동안 말이다.
이유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쉽게 납득이 되질 않는데, 차가운
소리가 나온다는 이유에서였다. 정말 대부분에 의견이 그러했다. 심지어
관련 스피커를 들어보지 않은 이들도 금속 스피커를 피하라며 소리가 차갑다는 이유를 들었다. (들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하지만 나는 오래 전부터 금속 스피커가 갖는 이점에 대해서 설명해왔다. 그리고
그 당시 금속 캐비닛으로 제작 되었거나 금속이 절반가량 쓰인 하이브리드 캐비닛 스피커를 사용해왔다. 그리고
추천했다. 물론 이 같은 내 성향에 대해 비난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결국 나에 주장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YG 어쿠스틱스는 처음부터 금속 스피커 제작으로 출발한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이다. 지금은 Sonja 시리즈로 바뀌었지만
Anat 시리즈를 기억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당시 YG 어쿠스틱스의 스피커를 경험했을 때 재생음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제대로
제작된 금속 스피커였고 소위 드라이버 진폭으로만 만들어진 재생음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러한 YG 어쿠스틱스의 재생음은 금속 스피커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놓았고 점차 금속 스피커의 정당한 당위성을 찾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YG 어쿠스틱스에게도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디자인이었다. 너무나 각진
디자인이 로봇과도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헤일리 1.2 신형 역시 Sonja 시리즈에 포지코어 트위터 기술과 더불어 빌렛코어 미드레인지가 탑재된다>
YG 어쿠스틱스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자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세월의 흐름으로 보다 발전된 가공 기술을 확보하게 되면서 YG 어쿠스틱스의
스피커는 디자인도 뛰어난 금속 스피커라는 평가를 얻게 되었고 그 정점은 Sonja 시리즈가 되면서 정점을
찍고 있다.
그리고 전 세계 오디오파일들을 경악시키는 새로운 기술 하나가 함께 선보이게 되었는데 그 기술은 빌렛코어라
명명되었다. 알루미늄 덩어리를 YG 어쿠스틱스에서 개발한
가공 프로세스에 의해 제작하는 드라이버 진동판이다. 이 진동판은 미드레인지와 우퍼에 사용된다.
오늘 리뷰 페이지를 장식할 헤일리 1.2 스피커에도 빌렛코어
진동판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것은 어쿠스틱 서스펜션(밀폐형) 디자인
스피커가 가지는 문제점에도 완벽하게 대응할 만큼의 뛰어난 포스 게이지를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헤일리 1.2라는 스피커는 YG 어쿠스틱스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제품일까?
YG 어쿠스틱스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스피커가 바로
Sonja 이다. Sonja 라인업에는 총 3가지 스피커가 속해 있는데 2웨이 북쉘프 스피커와 3웨이 싱글 우퍼 그리고 더블 우퍼 스피커가 존재한다. 이들 라인업은
조만간 2.1, 2.2, 2.3 신형 모델로 선보이게 될 텐데 현재 국내에서는 구입 가능한 신형 제품들이다.
Sonja 라인업을 잘 살펴보면 3웨이 플로어 스탠드형 스피커로 구입 가능한 2.2 모델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고가라는데 있다. 물론 그 가격에 걸 맞는 재생음을 유감없이 만들어 낸다는 데엔 이견이 없다.
헤일리 1.2는 Sonja
2.1과 2.2 사이의 가격에서 선택할 수 있는 플로어 스탠드형 3웨이 스피커라고 보면 된다. 보다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YG 어쿠스틱스의 3웨이 스피커를 선택할 수 있게 디자인된 스피커이다. Sonja 2.2와 차이가 있다면 같은 3웨이 디자인이지만 재생음의
정위감을 높이기 위한 MTM 어레이 디자인 대신 싱글 미드레인지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같은 컨셉에 캐비닛 디자인과 빌렛코어 기술, 포지코어(Sonja에도 적용 되었던 디스토션이 낮은 트위터 기술)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헤일리 1.2의 특징은 이뿐만이 아니다. 듀얼코히어런트라고 불리는 YG 어쿠스틱스만의 크로스오버 설계 이론
기술을 그대로 사용되고 있으며 크로스오버 주파수 역시 1.75kHz와 65Hz로 Sonja 시리즈와 동일하다.
그런데 이번 리뷰 페이지에 소개할 헤일리는 기존 헤일리와 다른 새로운 헤일리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빌렛코어 기술로 제작된 우퍼 드라이버, 나는 이 우퍼 드라이버가 재생하는 저역에 아주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YG 어쿠스틱스는 자신들의 레퍼런스 스피커로 Sonja XV라 명명된 제품을 개발하여 판매 중에 있다. 이 스피커엔
고역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트위터 기술인 빌렛돔과 저역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크로스오버 기술로 바이스코일을 채택하고 있다.
Sonja의 새로운 버전인 2.X
시리즈에서도 빌렛돔 트위터와 바이스코일이 적용되는데 이번에 새로워진 헤일리 1.2 역시
바이스코일을 적용해 저역에서 상당한 개선을 보여준다고 한다. 실제 이전에 경험했던 헤일리 1.2와 리뷰를 위해 사용된 레일리 1.2는 재생음의 품질에서 상당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나는 이번 헤일리 1.2 리뷰를 통해
깜짝 놀랄만한 재생음을 경험할 수 있었고 이것은 YG 어쿠스틱스의 국내 수입사인 GLV 시청실에 세팅된 헤일리 1.2 한정이라고 생각한다. 리뷰를 읽고 실제 어느 정도 수준의 재생음인지 궁금하다면 GLV 시청실을
방문을 권한다.
수입사 한정 재생음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은 MSB의
셀렉트 2 DAC에 MSB의 M204 모노블럭 파워앰프가 직결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조만간 리뷰를
통해 간접 경험하게 되겠지만 MSB의 M204 파워앰프가
지닌 음색은 무척 달궈진 순A급 증폭 방식의 파워앰프를 바로 연상시킨다.
리뷰를 위한 시청에서 처음부터 감탄할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은 헤일리 1.2에
사용된 포지코어 기술의 트위터가 만들어내는 재생음에서 진한 펄감이 도는 소리의 입자감 때문이었다. 이것은
그간 내가 경험 해왔던 헤일리 1.2와는 다른 수준이었다.
완전히 새로운 음색이라 느껴졌던 것은 최근 1년 동안 GLV 시청실에서 많은 것을 경험했기에 리스닝 룸의 특징이나 각각의 컴포넌트가 가진 성격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MSB의 M204 모노블럭 파워앰프의 추가만으로
헤일리 1.2에서 극에 달한 질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곧장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헤일리 1.2의 능력을 들여다
보고 싶었다. 그렇게 선택한 곡이 알렉산더 라자레프가 지휘하고 RSNO가
연주하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이었다. 질감을 평가하기
위해 선곡한 사운드 트랙에서 어이 없게도 나는 헤일리 1.2가 재현해 내는 리얼리티에 감탄사를 터트리고
말았다.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도 경험했던 M204 모노블럭 파워앰프였지만 GLV 시청실에선 고혹미가 돋보이는 질감 표현이 무척 좋았다>
수입사 시청실에 놓인 헤일리 1.2는 마치 대형 스피커를 세팅
해놓은 듯 무척 넓은 스피커간의 간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략 4미터
정도였는데 상대적으로 체급이 크지 않은 스피커를 세팅 할 때 이토록 넓은 간격을 갖고 있다면 광활한 사운드 스테이지 대신 흐리멍텅한 사운드 스테이지가
형성된다.
하지만 헤일리 1.2는 이런 공식을 깨고 정말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를
연출했다. 무대가 흐릿하게 연출 되거나 악기의 이미지가 형태가 틀어져 맺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특히 수 많은 악기가 난무하는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아주 작은 음에 해당하는 트라이앵글의 연주가 이토록 여리면서도
분명하게 반짝이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사실 고성능 금속 트위터가 탑재된 하이엔드 스피커에서는 크게
어려운 표현은 아니지만 헤일리 1.2의 포지코어가 소프트 돔 진동판 기반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울림이었다.
더 나아가 계속된 청음에서 헤일리 1.2는 소리의 울림에선 금속성
트위터의 성격을, 질감의 표현에선 소프트 돔의 표현력을 가져다 주었는데 이에 따른 표현력만 놓고 따지자면
정교한 세팅이 뒷받침 된 청감상 광대역을 지향하는 스피커라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물론 사운드 트랙 재생에 따라 소프트 돔 트위터의 특성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일반적인 특징은 그러했다.
그래서인지 기교를 뿜어내는 현악의 질감 표현과 더불어 금관 악기에서의 질감도 무척 심도 있는 표현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특히 금관 악기에서 부부거리는 배음(소리가 빠져 흐르는)에서의 표현도 보다 사실적인 모양새를 만들어 냈다.
무척 정교하게 세팅된 헤일리 1.2의 재생음은 근본적으로 첨예한
성질로 나타났다. 이것이 아주 듣기 좋은 첨예한 분위기로 연출되었는데 관현악의 질감에 목숨 거는 오디오파일들이라면
입가에 미소를 가져다 줄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
하지만 이쯤 적당히 평가를 마무리 할 수 없는 것은 울림의 여운이 깊고 잔향이 긴 특징을 가지면서도 재생되는
어느 악기의 음도 번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번 청음은 YG 어쿠스틱스 헤일리 1.2가 가진 모든 것을 표현해준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수입사 – GLV (Good Listening &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