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몇 년을 기다려온 전원 장치인지 모릅니다. 언젠가 출시
될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랜 기다림에 지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전원 장치가 개발 중이고
내후년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2016년 폴 맥고완과 만남을 통해 직접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갖게 될 테니 시간이 걸려도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와 함께요.
이번 결과물은 P12가 아닌 P20이
된 이유를 재생음의 결과물을 들어보면 누구든 확신하게 될 겁니다. 주변 분들에게 P20을 도입한 이후 P20 보다 완벽한 전원 장치는 없다고 설명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처음 P20을 도입하고 나서 굉장한 충격을 받았던 것은 배경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적막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재생음에 지속적으로 이어지다 레코딩 효과로 갑자기 묵음 처리되면
트랙이 끝났다고 완전하게 착각할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험은 오랜 리뷰어 생활에도 또 오디오파일로써도 처음이었습니다.
이런 결과물을 어떻게 글로 옮길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는데요. 무척 쉬웠습니다. 마치 OLED의
블랙 레벨을 처음 마주한 것과 같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인위적으로 어느 정도 구현한 전원 장치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원 장치들의 왜곡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하지만 그에 비해 P20은 굉장한 청감상 정보량을 표현해 줍니다.
수 많은 컴포넌트들을 리뷰해 오면서 청감상 정보량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전원 질의 문제를 완벽히 극복한
상태에서 들려주는 청감상 정보량의 차이는 근본적인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했을 때 어떤 음악적 흥분을 가져다 주는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하이엔드 오디오 또는 얼티밋 오디오에서 전원의 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좌측이 PS 오디오 P20 전원 장치, 우측이 P10>
사실 과거 P10 시절만 하더라도 전원의 질이 좋지 않은 곳에서
드라마틱한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평가 했지만 P20은 P10과
태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을 계속 깨닫게 만들어 줍니다.
어떤 깨달음이냐고요? 흔히 신제품이 나오면 기존 제품보다 노이즈나
디스토션이 더 억제 되었다는 평가를 하곤 하지만 P20은 태생부터가 완전히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P10을 기반으로 설계 되었다고 볼만한 요소는 단 하나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건 기존 레일에서 고속 열차가 달리지 못하기에 새로운 레일을 까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이렇게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른 회로의 설계로 어떠한 기교와 왜곡이 존재하지 않은 느낌입니다. P10 출시 이후 10년 정도 흘렀는데요. PS 오디오가 그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 이제 P10을 까던 소수의 오디오파일들에게도 손가락질
받을만한 요소는 Zero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P20을 도입한지 3개월째
되어 갑니다. 처음 P20과 마주한 며칠 동안 제 시청실에서
레코드 플레이는 흥분으로 가득 찼습니다. 마치 오래도록 기다려온 이상형을 지금에서야 만난 것 처럼 말이죠.
참고로 P20 출시 이전에도 엄청난 가격표를 가진 전원 장치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트위터를 가지고 있는 제 스피커에선 이런 전원 장치들의 불필요한
왜곡과 잘못된 기교들이 어떻다라는 것을 속삭이듯 마구 들려줬었죠.
하지만 P20에선 정말 완벽에 가까운 전원 질을 퍼다 음악을
증폭 시키면 믿기 힘든 고역의 광채와 이만큼 투명한 음색을 들려 줄 수 있다 속삭여줬습니다.
사실 이전에 2,000만원대를 넘어서는 전원 장치에선 다소 과한
면이 없지 않아 이 같은 부담스러움을 덜어내는 쪽으로 튜닝을 했지만 P20에선 이런 문제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죠. 오히려 P10 시절에 트윅을 썼던 것이 문제가
돼 그냥 제가 알고 있는 경험 그대로 케이블 매칭에 승부를 걸었더니 믿기 힘든 재생음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홍콩 어느 오디오 샵에서 매지코 M6를 BHK300으로 구동하는데 음의 순도를 더하기 위한 P20 모노 구성>
P10에서 P20으로
넘어오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해상력입니다. 확실히 P10은
좋게 말해 온기감 나쁘게 말해 멍청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이전 보다 나아졌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재생음으로 음의 입자감을 표현해 줍니다. 해상력에 대해선 더 이상 벗겨낼 것이 전혀 없으며
PS 오디오 조차도 이를 넘어선 전원 장치를 향후 10년
안에 개발할 수 있을까? 그런 느낌마저 들 정도입니다.
사실 과거 P10은 AC 리제네레이터
전원 장치로 불렸지만 P20은 이와 같은 수준을 넘어 하이엔드 오디오를 위한 발전소를 영입했다고 설명해야
할 만큼 뛰어난 재생음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재미난 것은 입력되는 전원의 왜곡이 몇퍼센트에 이르든 P20의
출력 전원의 왜곡은 지속해서 0.1%를 유지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PS 오디오 측에선 99.9% 순도의 전원 질을 공급해
준다 설명하고 있죠.
P20에서 하나 더 놀란 것은 가격이었습니다. 다른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에서 이와 같은 전원 장치를 개발했다면 최소 3,000만원대에
육박했을 겁니다. 여기서 PS 오디오의 합리 주의를 빼먹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P20은 미국 내에서도 부가세 별도로 10,000달러에
유통됩니다. 부가세를 더하면 11,000달러 정도 됩니다.
불필요한 유통 마진을 줄였기에 출시 가능한 것이겠죠. 그리고
전 세계 오디오파일들은 이런 PS 오디오의 합리 주의에 열광하는 것이겠고요.
저는 P20에 의해 극적으로 향상된 제 시스템의 재생음에 무척
놀라고 있습니다. 무척 짧은 흥분에 지나지 않던 다른 컴포넌트의 업그레이드와 그 감동이 완전히 다릅니다. 무엇보다 정말 살아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리얼리티를 선사할 땐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러한 감동은 음악이 흥을 잃지 않게 만드는 것, 압도적인 다이나믹스에
의해 음이 끊기지 않으며 이런 음악적 감흥을 트랙이 끝나는 순간까지 이어 준다는 것입니다.
<실제 운영자가 운영하고 있는 PS 오디오 P20 전원 장치 실사, 사용할수록 정말 만족스럽다>
그렇다면 이런 감흥을 P20 교체만으로 어떻게 이뤄낸다는 것일까요? P10은 수준급의 파워 앰프를 연결할 경우 분명 까먹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P20은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단순히
구동 능력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것이 중역과 초저역 에너지에 확고한 리니어리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 수준이 굉장히 높은 하이엔드 컴포넌트들로 시스템을 구성했다면 P20을
연결하는 것 만으로 시스템의 봉인을 푸는 것 같은 마법을 경험하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MX-R Twenty라는 모노 블록 파워 앰프를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생각했지만 P20은 마치 제가 MX-R Thirty로 업그레이드 한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P20 만큼 제가 운영하고 있는 분리형 소스기기와 파워
앰프에 이만한 생명력을 불어 넣어 준 전원 장치는 없었습니다.
또한 이보다 더 만족스러운 전원 장치는 앞으로 몇 해 안에 절대 만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2018년 수 많은 나라의 해외 매거진에서 P20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