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제야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의미가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무슨 이야기냐고? 원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정의는 프리 앰프와 파워 앰프가 하나의 몸체에 수납된 형태의 앰프로 정의 되었다.
프리 앰프, 파워 앰프… 이런
복잡한 설명을 떠나 앰프라고 지칭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1세기 들어 인간은 엄청난 혁명을 이뤘다. 우리는 AI를 통해 딥 러닝를 시도하고 있고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로봇 상용화가 가능하리라 보고 있으며 드론 시스템을 통해 사람이 제품을 배달하는 것이 아닌 기계가 배달하는 시대를 5년 안에 맞이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더 이상 얇아질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해 접는 시대가 되었다. 앞으로는
태블릿 PC 역시 접히지 않으면 누구도 그 제품을 사지 않는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 디자인에 있어 엔진 설계는 정밀 기계 공학의 꽃이었다. 더
이상 작게 만들 수 없을 정도의 초정밀 미립 분사와 정밀한 타이밍을 통해 동력을 얻어냈고 기계적으로 훨씬 복잡한 디자인과 엄청난 부품 수를 필요로
하지만 아주 간단한 구조에 모터 출력 시스템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고장도 없고 내구성도 엄청나다. 관건은 배터리 출력이었지만 배터리
기술은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충전 시스템인데 테슬라의 수퍼 차져를
보고 있노라면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그러나… 하이엔드 오디오는 기존의 틀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이엔드 오디오에 대한 10년전 나의 지식을 지금과 비교해 보면
보잘것없는 것이지만 더욱 많은 것을 알게 된 지금은 그 당시보다 현재의 하이엔드 오디오 구조의 한계를 왜 극복하지 못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몇 가지 가설을 세웠고 결론을 몇 가지로 압축했다. 언젠가
여기에 대해 이야기를 꺼낼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최근 영화 극한 직업에서 유행되는 대사가 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이를 하이엔드
오디오에 맞춰 패러디하자면 이것은 DAC인가? 앰프인가? 이렇게 풀이할 수 있을 것 같다.
CH 프리시즌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I1을 두고 얘기하는 것이다.
CH 프리시즌은 I1을
두고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유니버설 인티그레이티드 앰플리파이어.
이런 표현은 무척 생소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CH 프리시즌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왜냐면 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무척 특별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I1은
DAC 기반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도 볼 수 있고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기반의 DAC 회로를 탑재한 제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술은 CH 프리시즌에서 이룩해 놓은 기술들이 대거
사용되었다.
그런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무한한 디지털 인풋 보드의 확장성을 갖춰 놓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것은 DAC 기반인가?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최근에 소개되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입문형부터 고가형까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더넷 스트리밍 기능을 탑재하고 있던지 아니면 USB 오디오 입력
기능을 갖추고 있던지 그것도 아니면 두 기능 모두 탑재하고 있던지 아니면 적어도 디지털 입력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CH 프리시즌의 I1은
이러한 제한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이지만 다양한 디지털 입력 도터 보드를 설치할 수 있는 모듈러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4개의 디지털 입력을 가능하게 하는(AES/EBU, S/PDIF. Toslink등) 디지털 IN HD 보드가 팩토리 기본 설치로 포함되어 있다.
그래, 모듈러 형태로 설치된 도터 보드라 특별하지만 기능적으로
이런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는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USB 오디오 입력 보드 역시 도터 보드 형태로 설치할
수 있으며 이더넷 오디오 입력 역시 도터 보드 형태로 정확히 애드–온 형태로 설치할 수 있다. 이러한 도터 보드 방식의 이점은 별도의 전원부 구성 없이 구동 회로만을 갖추고 있고 전원은 I1의 본체 전원부로부터 공급받게 된다.
다시 설명하자면 무척 질이 좋은 전원부를 공급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I1을 참으로 대단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 바라보게
된 결정적인 부분은 SYNC I/O를 통한 클럭 입/출력
기능이다. 이러한 기능까지 제공한 인티그레이티드는 내 기억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I1을 앰프 기반이 아닌 DAC 기반으로 제작된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 본 것이다.
놀라운 것은 디지털 입력뿐 아니라 아날로그 LP 플레이어 오디오파일들을
위해 포노 모듈까지 도터 보드로 설치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놨다.
그렇다면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I1의 능력은 어떠할까?
별도로 설계된 쉴드 디자인의 1,000VA의 전원 트랜스포머를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격 출력 100와트의 2채널을 가지고 있다. 4옴에서 출력은 175와트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적은 출력이라 느낄 수 있지만 CH 프리시즌은 파워
앰프의 출력에 대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면 일반적인 가정에서 100와트의 출력을 다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1,000와트에 이르는 파워 앰프도 가정에서 10와트에서 20와트 이상 출력을 올리기 힘들 때가 많다.
특이한 점은 I1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개별적인 성능에 대해
크게 강조하고 싶었는지 프리 앰프로써도 개별 동작하게끔 설계되어있다.
하이브리드 디지털과 아날로그 볼륨 컨트롤 방식으로 아주 정밀도 높은 메탈 필름 레지스터들로 구성된 볼륨은
120dB 범위 내애서 0.5dB씩 움직이도록 설계되어있다. 이 볼륨 방식은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풀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한데 낮은 볼륨에서 정보의
손실이 무척 많다.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의 숙제가 낮은 볼륨 구간에서 얼마나 많은 디테일을 살려낼 수 있느냐인데 그래서 고정밀
메탈 필름 저항과 하이브리드 방식의 볼륨 컨트롤 회로로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파워 앰프 출력 역시 무려 10만 마이크로 패럿에 이르는
대용량 캐패시터로 웬만한 플로어 스탠드 디자인의 하이엔드 스피커를 구동 가능하도록 만들어 두었다. 그리고
듀얼 모노 디자인으로 설계하였으며 독립된 채널의 증폭 회로는 좌/우 대칭형 히트싱크에 고정된다.
그런데 I1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엔 아주 특별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아날로그 입력에서 A/D 컨버터를
통한 디지털 프로세싱이 바로 이것이다.
조금 의아하다고도 느꼈다.
왜냐면 대부분의 아날로그 입력은 별도의 디지털 소스기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아날로그로 변환된 음원을 다시 디지털화시켜 처리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증폭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왜율과 위상의 쉬프트를 막을 수 있게 된다. 여기와 관련된 효과로는 극단적으로 짧은 아날로그 회로 경로를 갖는 것 같이 보다 투명하고 명징한 음색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증폭 기술과 과정 내에는 CH 프리시즌이 자랑하는
피드백 비율을 0프로에서 100프로까지 조정 가능한 기능과
맞물려 어떠한 설정 값에서든 마치 성격이 다른 여러 대의 파워 앰프로 매칭하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CH 프리시즌은 아르젠토가 제작한 바인딩 포스트를
채택해 그들이 자랑하는 그들만의 음색을 표현함으로써 I1 역시 당당한 CH 프리시즌의 DNA를 가지고 있음을 증명해냈다.
꽤나 집중하며 마주했던 I1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리스닝에서 내가
찾고 싶었던 것은 CH 프리시즌 제품임에 불구하고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윌슨 오디오의 사샤 DAW와 연결한 I1은 완벽하리 만큼 CH 프리스즌의 분명한 음색을 그려주었다. 어찌 보면 내가 바보인지도 모른다. CH 프리시즌은 I1에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로써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을 매겼는데 이와 같은 성능은 어쩌보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제서야 떠올랐던 생각은 이와 같은 음색을 누리기 위해 CH 프리시즌은
너무나 많은 컴포넌트를 구성해야 하지만 누군가 단촐하게 CH 프리시즌의 음색을 원한다면 I1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과 이에 대한 솔루션으로 개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화사한 고역, 그 사이에서 빈틈 없이 메워지는 사운드 스테이지, 무엇보다 높은 해상도를 지녔으면서도 위화감이 없는 음색, 그러면서도
피아노 레코드 앨범을 계속 찾게 만드는 영롱함까지 음악성은 영락없는 CH 프리시즌이다.
I1에 대해 아쉽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상급기와 비교해 다소
부족하다 느껴질 수 있는 스피커의 구동력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이에 대비해 CH 프리시즌은 I1에도 피드백의 비율을 조절할 수 있게 배려해 두었다.
결국 스피커의 체급에 맞춰 정밀하게 셋팅한다면 이러한 문제 또한 크게 문제 삼지 않을 수 있는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부담되겠지만 한편으로 타협이 전혀 없는 CH 프리시즌의
음색을 즐길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솔루션이라 생각한다.
판매원 – AV프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