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일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2019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 대한 포스팅이 늦어지고 있는데 정말 좋은 기사들이 많기에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국내에서 Magnat(이하 마그낫)이라는 브랜드와 HECO(이하 헤코)라는
브랜드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VOXX 인터내셔널 CTO인
산드로씨와 인터뷰가 정말 좋았는데 뮌헨 하이엔드 오디오 쇼 기사의 첫 포문으로 이 인터뷰를 선택했다.
이유는 마그낫이나 헤코가 생산하는 스피커의 스펙은 경이로운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다. 물론 역사와 전통도 깊다. 문제는 이런 기술적인 내용을 확인해줄
수 있는 사람이 VOXX 인터내셔널의 기술 최고 책임자인 산드로씨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그와의 만남이 성사 되었고 인터뷰를 통해 그간 마그낫과 헤코에 대해 궁금했던 모든 것을 풀 수 있었다.
<인터뷰>
HiFi.CO.KR –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지난번 한국에서 뵐 수 있었지만 당시 저는 해외 여러 메이커의 테크니컬 투어중이었습니다. 결국 당신의 고국인 독일에서 만나게 되는군요. VOXX 인터내셔널은
헤코와 마그낫 이 두 브랜드로 독일 오디오파일뿐 아니라 전 세계 오디오파일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이
두 브랜드에 대한 역사와 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먼저 헤코를 부탁 드립니다.
산드로 – 오! 그랬었군요. 저도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무척 반갑습니다. 우선 헤코 브랜드에
대해서 설명해 드려도 될까요? 헤코는 전쟁이 끝난지 4년
뒤인 1949년에 설립된 회사입니다. 처음에는 독일 라디오
인더스트리에 드라이버를 공급하는 제조사로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1950년도와 1960년대에는 많은 가정에서 커다란 라디오로 음악을 즐겼으며 헤코의 사업 상당 부문은 당시 유명 라디오 메이커에
고음질을 구현하기 위한 스피커 드라이브 유닛을 공급했습니다.
사업 시작 당시에는 극장용 스피커 드라이버도 공급했었는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1950년대에 헤코의 독자적 모델인 박스형 라우드 스피커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죠. 이 당시엔 요즘 사람들이 즐기는 스테레오 방식이 아닌 모노 방식이었습니다. 이
이후에 와이드 레인지의 스테레오 레코딩 방식이 세상에 소개되었고 헤코도 그에 맞춰 스테레오 스피커를 제작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헤코는 독일과 유럽 내 최초로 소프트 돔 트위터 기술을 선보인 회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과 비교해 체급이 큰 스피커만 개발 및 제작할 수 있었지만 소프트 돔 트위터 기술 덕분에 더 작고
효율이 나아지는 스피커의 제작이 가능해졌었습니다. 이로 인해 헤코는 컴팩트 크기의 스피커와 이를 구현할
수 있는 드라이버 기술로 시장을 이끌 수 있었습니다.
이 사실은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시고 있어 덧붙이자면 헤코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라드 스피커 메이커라는
것입니다.
HiFi.CO.KR – 헤코의 역사가 이렇게 깊은지 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저도 많은 것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마그낫의 역사는 어떤가요?
산드로 – 마그낫은 1973년에
설립된 메이커입니다. 이전엔 스피커 인클로져 그리고 코일등과 같은 스피커 부품을 독일로 수입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였습니다. 영국에서 드라이버를 수입해 독일에서 판매를 시작으로 사업을 펼쳤죠. 추후 M60라는 모델은 굿맨 드라이버를 사용해 개발한 스피커로 독일에서만
판매 가능한 형태로 완성한 스피커였습니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마그낫은 저먼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이버를 개발하여 생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1973년 출시된 최초의 스피커가 바로 마그낫이라 불렸으며 마그낫은 하이파이 라우드 스피커 회사로 나아가게
된 것이죠. 이때부터 마그낫은 새로운 기술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나는 아직까지 마그낫에서 개발한 최초의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드라이버를 기억합니다. 사각형 보이스 코일 구조를 만들기 위한 특수 소재를 사용하였고 초기에 마그낫에서 개발된 라우드 스피커는 진동판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1973년도의 마그낫은 좋은 소리를 위한 소재와 데크 커넥션에 대한 섬세한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현재 새로운 세대를 맞이한 마그낫은 알루미늄과 세라믹 돔, 고해상도 트위터와 같은 첨단 소재로 하이엔드 스피커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HiFi.CO.KR – 마그낫 역시 무척 흥미로운 배경을 갖추고
있는 회사였군요. 이제 본격적으로 질문 드리겠습니다. 헤코나
마그낫이 제작한 스피커의 스펙을 보면 다른 메이커에서 볼 수 없는 경이로운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이 트위터의 초고역 재생 스펙입니다. 이와 같은 경이로운 숫자를 어떻게 구현한 것인가요?
산드로 – 우리는 그와 같은 스펙을 얻기 위해 두 가지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두 개의 수퍼 돔 트위터를 사용하는 것인데 여기엔 초경량 3/4인치 진동판이 채용됩니다. 기본적으로 돔의 무게가 아주 가볍습니다. 우린 이 돔을 드라이버와 최적화시킨 메커니즘을 완성시켰습니다. 여기에
우린 클리퍼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가 항상 염두하는 것이 진동판의 움직임, 무엇보다 댐핑과 지기장
두 가지 모두가 대칭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결합하여 작고 가벼운 진동판을 사용하면 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는 스펙에 도달할 뿐 아니라 댐핑과 자기장을 좀 더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마그낫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며 당신이 질문한대로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스펙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이러한 초고역 주파수 재생을 위해 우린 비교적 큰 돔 트위터를 사용합니다.
우리의 트위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트위터를 구성하는 서라운드(엣지)가 상당히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큰 서라운드를 사용하면
예컨데 3~4kHz 대역에서 롤 오프가 시작됩니다. 실제
우뚝 솟은 돔 진동판에서만 아니라 서라운드 역시 피스톤 드라이버처럼 작동됩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표면이
좋은 소재이기 재생음도 명확합니다. 만일 15kHz 정도의
초고역 주파수를 사용하면 이것의 움직임은 피스톤 드라이버보단 웨이브 밴더처럼 움직이게 되는데 이것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고음질 재생에 가장 큰
관건이 됩니다. 하지만 이는 무척 어렵습니다. 이 메커니즘은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총괄적으로 접근해야만 하죠. 왜냐하면 재생 대역이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지면
서라운드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을 헤코와 마그낫에서 해결하고 있기에 놀라운 스펙을
선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HiFi.CO.KR – 예상은 했지만 역시 드라이버 개발이 가능한
스피커 메이커로써 굉장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VOXX 인터내셔널은 헤코와 마그낫이라는
훌륭한 브랜드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서로 간섭을 일으킬 수 있는 사이인데 이 두 브랜드의 철학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산드로 – 마그낫은 세라믹이나 알루미늄 돔 드라이버와 같은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여 보다 높은 해상도와 더블 트위터를 채용해 좀 더 혁신적이고 진보한 도전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지금도 마그낫은 새로운 기술과 소재를 찾아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헤코는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갖습니다. 헤코는 1960년대에서 1970년대의 라우드 스피커 제작 경험과 방식을 여전히
구사하고 있습니다. 페이퍼 콘을 우퍼 필드와 라지 사이즈 트위터 시스템에 적용하여 좋은 댐핑과 명료한
재생음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측면에서 헤코는 보수적인 전통적 하이파이 재생음을 마그낫은 현대적인
명징한 재생음을 구현하는 하피아 재생음을 구현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HiFi.CO.KR – 두 브랜드 모두가 고성능을 추구하고 있지만
성격이 이처럼 다른 것이었군요. 그렇다면 VOXX 인터내셔널의
R&D 규모가 자연스럽게 궁금해지는데요. 설명 부탁
드려도 될까요?
산드로 – 독일내에서 모든 제품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엔지니어는
13명입니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따라 외부에서 인원을 보충하여
규모는 더욱 커지기도 합니다. 물론 순수 엔지니어 외에도 프로덕트 매니저나 영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부서와 협업을 하게 되면 규모는 아주 유동적입니다. 이외에도 미국 본사에 제품 개발 인력과 그리고 아시아
지역에 품질관리 부서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스피커 개발 프로젝트의 마무리는 드라이버의 최종 수정, 크로스오버의
측정이 진행되고 스피커 보이싱과 같은 가장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기술 인력은 경험이 풍부한 2~3명의
작은 팀으로 운영 됩니다. 이 업무에 인원이 많으면 의견이 너무 많아져 중요한 결정에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HiFi.CO.KR – 마그낫 스피커를 보면 흥미로운 것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플로어 스탠드형 스피커에 더블 트위터를 적용한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특별한 디자인인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산드로 – 처음에 더블 트위터를 적용한 제품은 시그너쳐 1100 시리즈였습니다. 이 제품은 미국, 유럽, 아시아등 전 세계 오디오파일들로부터 아주 좋은 반응을 얻어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아날로그 레코드 플레이어를 더블 트위터
디자인 스피커를 통해 감상할 때 더욱 입체적인 공간감을 준다고 평가해 주었죠. 이 기술에는 급진적인
주파수 영역에 변화를 주지 않지만 보다 나은 공간감이 추가되면서 레코드 음악에 진정한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블 트위터 기술을 본격적으로 마그낫 제품에 사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우선 마그낫 브랜드의 하이엔드
2채널 제품부터 적용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반해 헤코의 경우는 클린 레볼루션 제품에 적용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트위터는 개방형 구조이며 웨이브 가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웨이브가이드는 하나의 주파수에만 동작하므로
매우 높은 주파수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하나의 구조물에서 멀티 채널 주파수를 처리시키고
더 넓은 주파수를 전달할 수 있는 개방형 트위터를 개발하기로 했죠.
이를 위해 우리는 각기 다른 형태의 드라이버 3개를 샘플로 제작하여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정밀하게 측정한 끝에 이 기술을 모델별로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HiFi.CO.KR – 더블 트위터 기술의 장점을 잘 설명해
주셨는데요. 문제는 단점도 있다는 것입니다. 크로스오버 설계가
더욱 복잡해지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셨습니까?
산드로 – 사실 크로스오버 설계는 가능한 간단하게 마무리 하려고
노력합니다. 우리 스피커의 크로스오버에는 -6dB에서 한
개의 캐패시터를 사용합니다. -6dB 이상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6kHz에서 -6dB면 트위터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 안정적인 출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전체의 에너지를 간단하게 영역을 나눌 수 있습니다.
HiFi.CO.KR – 그렇다면 위상 보정은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산드로 – 만일 두 개의 소스가 있다면 분명히 위상에 문제가
생깁니다. 일반적으로 주파수 응답에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개의 트위터를 가능한 가깝게 위치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좋습니다. 이 개방 공간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를 보면 두 개의
트위터를 이렇게 가까이해도(그림을 그리며 설명) 완성되지
않은 원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트위터만 사용한 것과 비교해 보면 좀 더 진동이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만일 1cm 더 멀리 놓는다면 더욱 나빠집니다. 따라서 아주 가깝고 정확하게 개방 공간을 계산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이 지점으로 도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방법을 통해 해결하는 것입니다.
만일 두 개의 마이크를 사용해서 가까이에 있는 두 개의 소스를 측정한다면,
멀리 갈수록 하나의 소스로 측정되게 됩니다. 두 소스간의 거리가 무척 가깝다면 10미터 이상 떨어져 측정해도 문제가 될게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집안의
거실 거리가 약 2미터에서 3미터 혹은 4미터에서 5미터 거리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두 개의 소스가 가깝게만 붙어 있다면…
HiFi.CO.KR – 라우드 스피커 크로스오버 디자인에 대한
당신만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산드로 – 스피커를 설계할 때 제 철학은 모든 도전은 새로워야
하며 모든 드라이버 구성에는 반드시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철학을 갖기 전에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위상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그리고 전면 배플의 상태는 어떠한지를 사전에 인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 단계에서 각기 드라이버에 의한 재생음을 조화롭게 만드는 여러 방법 중 한 가지를
선택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도전은 항상 같지 않기 때문이죠. 전면 배플을
3cm만 변경해도 재생음은 크게 달라집니다. 만일 위 아래로
조금씩 움직여도 재생음은 달라집니다. 따라서 하나의 기술만으로 다양한 조합에 모두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16dB는 가장 순수합니다.
우리는 이 조합만 사용합니다. 보통 우리의 드라이버는 자연적인 폴 다운을 포함하여 파형
사이의 -12dB에서 -18dB를 크로스오버로 사용합니다. 이를 측정해 보면 가끔 -24dB, 전기선 상에는 -18dB가 측정 됩니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보면 -24dB가 측정되죠.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항상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 하고 여기에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죠. 왜냐하면 우리가 만들어온 수 많은 스피커 개발 성공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산드로 피셔와의 인터뷰는 2부에서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