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버 케이블이라는 메이커는 놀라운 것들을 갖추고 있다. 사실
케이블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그다지 즐기진 않는다. 앰프나 소스기기와 같은 컴포넌트를 설계하는 것
보다 케이블을 설계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진 않기 때문이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케이블 메이커 중 사기꾼들도 상당하다. 큰
노력 없이 큰 돈을 벌기 위해 뛰어드는 시장이 하이엔드 오디오 케이블 제작이다.
그래서 내가 인정할 수 있는 선이 킴버 케이블과 미국의 A사
정도이다. 현재는 1억원에 육박하는 스피커 메이커들도 존재하지만
그들은 개러지 팩토리를 겨우 벗어난 이들이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그들이 주장하는 이론에도 큰 설득력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킴버 케이블이라는 회사의 가치가 더욱 돋보였다. 그들은
그렇게 크게 홍보에 힘 쏟지 않았다. 무엇보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는 것이다.
취중토크도 아니었고 그들은 케이블 세계에 대해 과할 정도로 진솔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들이 최고 수준의 하이엔드 인터 케이블이나 스피커 케이블을 제작하지만 자신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장은
엔트리 레벨이나 미들 클라스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보통 작은 케이블 메이커들이 얼티밋 하이엔드 그레이드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누구나 생각해 보아도 쉽게 큰 돈을 벌기 위한 모양새일 뿐이다. 하지만
진정한 하이파이 케이블 메이커로 인정받기 위해선 엔트리 유저를 위한 저가형 케이블 디자인 실력이 탄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킴버 케이블에 대해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겠지만 킴버 케이블 방문 이전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많은 상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사진 촬영과 수 많은 도움을 준 굴드 사장께 감사의
뜻을 드린다.
킴버 케이블은 유타주에 위치하고 있다. 동계 올림픽 개최로 더욱
유명해진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수십키로 떨어진 곳에 오그던이라는 곳이 위치하고 있다.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오그던을 향하는 길은 그야 말로 예술의 경지였다. 눈 덮인 오그던의 산맥들은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게
했다.
킴버 케이블의 사무실과 뒤로는 공장이 뻗어있다. 공장의 규모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인데.. 놀라운 것은 수 많은 케이블 메이커들이 자신들이 월드 탑3라는 것을 강조했다. 보여주지 못한들 무엇을 말하지 못하리… 90%가 거짓말이었다. 여기서 확실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킴버
케이블은 확실한 월드 탑3에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칠 정도로 킴버 케이블은 겸손했다.
주차장에서 사무실 안쪽으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사무실이다.
여기에 레이 킴버씨의 사무실과 회사 운영의 총 책임자 굴드씨의 사무실이 있다. 수 많은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였지만 다소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사무실을 지나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공장에 들어설 수 있다. 공장에
들어서자 마자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기존에 창고가 이보다 더 큰 케이블 메이커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생산 규모면에서는 킴버 케이블이 더욱 컸다.
다른 방향에서 담아본 사진이다.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통로가
터져 있었다. 시선을 끈 것은 바로 저 쓰레기통처럼 보이는 물건인데 저것의 용도가 무엇인지는 곧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케이블을 패키징하는 섹션이다. 킴버 케이블은 정말 믿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라인업이 가격대에 맞춰 나열되어 있다. 킴버 케이블의 스테디 셀러로는 PBJ라는 케이블이 있는데 무척 저렴한 케이블이다. 이 조차도 핸드
크래프트로 오그던에서 생산된다. 전 세계에 핸드크래프트로 이만큼 생산력을 갖춘 하이파이 케이블 메이커는
킴버 케이블이 유일하다.
발송 대기 중인 제품들이다. 창고 규모도 정말 믿기 힘들 정도로
거대했다. 아직도 이해하기 힘든 것은 홍보에 엄청난 열을 올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킴버
케이블이 이렇게 많이 팔려나간다는 것은 킴버 케이블에 대한 로이얼티(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상당히 확보했다는 증거이다.
자, 이정도면 정말 통로의 저 끝이 어딘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지 않는가? 이곳은 케이블을 제작하기 위한 자재를 보관하고 있는 곳으로 정말 엄청난 수의 익스펜더
종류와 단자류 등이 보관되어 있었다.
익스펜더 종류만 이렇게 많다나 놀라울 따름이다. 그만큼 많은
제품들이 킴버 메이커를 통해 생산된다.
이곳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킴버 케이블은 하이엔드 라인업에
독특한 단자를 채용한다. 바로 우드 모듈 형태의 부속인데 이곳에서 생산된다. 결과적으로는 머시닝에 의해 완성된다.
케이블은 사출성형을 거치면서부터 하이엔드 케이블에서 말하는 작은 문제점들이 발생한다. 바로 결정이다. 그렇기에 그만큼 극저온 처리가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이곳은 극저온 처리가 이뤄지는 곳으로 니트로젠과 CRYO 기기가
보인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처리가 아니라 프로세싱이다. 킴버
케이블은 레이 킴버가 이룩해놓은 데이터에 의해 극저온 처리가 완성된다.
이곳은 사실상 케이블 개발을 위한 자재들이 보관되고 있는 곳이다. 사진
오른편에서 새로운 케이블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마다 제작과 실험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레이 킴버 자신만을 위한 스피커 개발 작업도 함께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스피커
개발에 대한 레이 킴버만의 이론을 엿들을 수 있었는데 레이 킴버씨가 아닌 치프 엔지니어를 통해 들었다. 직접
듣지 못했지만 그는 대담한 엔지니어임에 틀림 없다 생각됐다.
바로 앞에서 언급한 킴버 케이블의 치프 엔지니어이다. 새로운
케이블의 개발은 레이 킴버씨와 사진 속의 인물에 의해서만 개발된다고 한다. 그와 케이블에 이야기를 나눌
땐 서로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 내가 수박 겉핥기로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참고로
인터뷰나 공장 방문을 통해 내 질문에 대답조차 못했던 메이커도 상당했다. 이게 하이파이 케이블 메이커의
현주소다.
킴버의 치프 엔지니어는 나에게 킴버 케이블이 가지는 특성과 장/단점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없는 것이 케이블이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만약 NASA에서 사용되는 케이블처럼 울트라 하이 프리퀀시 대역을
확장해 전송하면 모든 것이 완성된다면 한 가지만 생각하고 제작할 수 있겠지만 아날로그 신호를 전송하며 왜곡을 억제해야 하는 케이블의 세계에선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는 내용이었다. 심지어 땜의 방식만 가지고도 논란이 되는 곳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이곳은 아까 보았던 곳이다. 이곳에서 기기가 어떤 작업 중에
있었는데…
바로 단자에 채용되는 우드 모듈이다. 다양한 원목이 사용되었는데
이곳에서 일어나는 분진이 상당하기 때문에 별도의 비닐 하우스 형태로 막아두었고 별도의 팬을 통해 여과되어 밖으로 공기가 배출된다.
머시닝에 의해 단자 하우징이 가공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던 킴버의 단자 하우징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너무 거친 느낌이랄까?
이 작업은 가공이 완료되고 난 이후부터 완성이 되어간다. 별도의
도구를 통해 내부가 연마된다. 실제 가공 예는 킴버가 새롭게 출시한 헤드폰 케이블에 의해 시연해 주었다. 내부 홈을 부드럽게 연마하는 작업이다.
사진은 별도에 사포를 통해 바깥쪽을 연마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숙련된 엔지니어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라 했다. 별도의 자동화 설비를 두지 않는 이유는 품질 때문이라고
했다.
사진은 마지막 처리 과정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하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킴버 케이블만의 처리 과정이 있었다. 심지어 부분
부분적으로 사용되는 화학 약품들도 킴버만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것들로만 사용 된다고 한다.
완성된 우드 하우징의 모습이다. 신기했다. 가공 전 모습과 가공 후 모습의 완성도는 믿기 힘들 정도로 차이를 가져다 주었다. 이것이 음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고 했다. 바로 댐핑 특성
때문이다.
가공되기 이전에 사용된 원목 블록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킴버 케이블에서 빠질 수 없는 음질의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물론 보여지는 미관까지도 포함해서.
내가 방문하는 날은 머시닝이 풀로 가동되고 있지 않았다. 아마
나를 위한 프로그램 때문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이 기기가 쉴새 없이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가끔 우드 블록의 품질이 좋지 않아 품질이 좋지 않다면 전량 폐기해 버린다는 사실도 얘기해
주었다.
그 이후부턴 킴버 케이블이 브레이딩(꼬임) 디자인을 추구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브레이딩은 잃고 얻는 것이
분명한다. 그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었다. 중요한 것은
케이블을 통해 전송되는 음의 신호들이 주파수에 따른 임피던스 변화가 커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밀리옴
단위인데 이 변화가 음의 로스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킴버의 브레이딩 디자인은 이 변화를 최소화
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저가 케이블에 있어서 킴버 케이블과 비교할 수 있는 케이블이 많지 않다는
것을 강조 했다.
이곳은 쉽핑으 위해 패키징이 되고 또 라벨 작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어떤
제품이 주문되었고 패키징이 완성 되었으며 어느 지역으로 갈지 이곳에서 결정 되었다. 사진은 패키징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2부에선 더욱 재미난 내용들이 펼쳐집니다. 1부에서 느꼈던 킴버 케이블의 규모가 더욱 돋보이는 내용들로 소개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