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오디오 기기에서 중요하지 않은 컴포넌트가 없지만 예전과 다르게 최근에 디지털 소스 기기의 중요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실 디지털 소스기기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무려 100,000달러가 넘는 디지털 소스 기기도 손에 꼽을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와 같은 현상은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가능한 것이다. 파워
앰프의 경우 이보다 더욱 많이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제품이 존재하며 무려 200,000달러가 넘는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극소수를 위한 제품이라지만 나는 같은 비용에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재생음의 품질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하지만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들은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 왜냐면 이것은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다수의 리뷰어도 여기에
입을 다문다. 공존할 수 밖에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많은 오디오파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가격과 상관 없이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제품에 대한 존경심도 있으며 감탄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그러한 제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영감을 얻는다는 점에서 막연히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음악 애호가들이 크나큰 부담 없이 고음질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 현실은 마냥 쉬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LG
V40 ThinQ를
하이파이 오디오를 위한 디지털 소스 기기에 대응하면 어떨까?
사실 하이파이 오디오 입문이 마냥 어려운 것은 아니다. 중고
장터를 살펴보면 꽤 괜찮은 스피커들을 50만원에서 100만원
내/외로 구입할 수 있으며 중고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100만원
아래에서 넓은 선택의 폭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MQA 재생까지 가능한 DAC의
중고는 여전히 가격이 높고 신품 가격 또한 높다. 물론 이들 DAC는
모두 최신 제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이것을 V40를
통해 대체한다면 하이파이 오디오 입문의 장벽이 그리 높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환경의 리뷰를 진행하고자 V40를 멋지게
거치할 수 있는 거치대를 찾아 나섰지만 국내에는 쓸만한 물건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내가 V40를 구입하게 된다면 해외에서 찾아 데스크–파이에 접목시켜보고 싶다는
욕심은 여전하다.
V40를 하이파이 오디오용 소스기기로써 활용하기 위해서는 딱
한 가지 구성품이 필요하다. 바로 인터케이블로 대부분의 하이파이 컴포넌트는 RCA 케이블을
필요로 하지만 V40은 3.5mm의 미니짹을 통해 출력되기
때문에 흔히 Y 케이블로 불리는 3.5mm -> RCA 케이블이
필요하다.
미국이나 해외에서는 이러한 시장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들을 선택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종류의 선택 가능한 케이블들이 꽤 많기 때문에 자신의 예산에 맞춰 구입하면 된다.
준비는 이게 끝이다. 아~! 멋지게
거치할만한 거치대 하나가 있다면 더욱 좋다.
그렇다면 V40를 이용해 하이파이 오디오 디지털 소스기기로 대응시키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우선 파일 재생을 위한 별도의 PC와
같은 파일 트랜스포트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플랫폼 자체가 PC와 같은
플랫폼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MQA 재생을 위한 Tidal뿐
아니라 벅스, 멜론, 지니를 완벽하게 이용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엄청난 이점이다. 별도의 무선 충전이 가능한 거치대와
함께한다면 배터리 걱정 없이 끊임 없는 음악 재생이 가능하다.
이러한 매력을 담고 있는 V40! 하지만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능성이라는 측면에서 V40는 MQA 재생과 고해상도 음원 재생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일부
스마트폰에서 고해상도 음원 재생은 가능하지만 MQA 재생은 V40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하이파이에 직접 적용 가능한 DAC 칩이 사용된 경우가 없으며 V40는 ESS사의 8채널 출력이 가능한 쿼드 DAC을 탑재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음질 차이는 V40에 이어폰을 착용했을 때 보다 스피커를
통한 하이파이 시스템에 연결되었을 때 큰 차이를 나타냈다. 디지털 필터의 선택에선 더욱 극적인 차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또한 V40의 경우도 3.5mm
이어폰이나 인터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을 경우 쿼드 DAC 모드는 비활성화 되어 있는데 이것은
배터리 소모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로 이어폰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쿼드 DAC을
비활성화 시키면 활성화 시켰을 때 대비 전 대역의 재생음의 다이나믹이 현격히 줄어들며 매가리 없는 소리가 되고 만다. 이러한 상황은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 얻을 수 있는 재생음 수준이라고 여겨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기본적으로 쿼드 DAC 엔진이 낼 수 있는 출력의 수준이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V40엔 일반적으로 구동이 어려운 이어폰을 넘어 헤드폰까지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굳이 헤드폰의 임피던스를 크게 따질 필요도 없을 만큼 스마트폰의 음악 신호 출력
능력만큼은 압도적이다.
하지만 이것을 하이파이 시스템에 접목하기 위해선 보다 뛰어난 스펙을 필요로 한다. 대부분의 디지털 소스기기가 표준처럼 여기는 2Vrms 출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V40는 안타깝게 2Vrms
출력에 다소 모자라는 출력 전압을 가지고 있다. 기술력의 부족일까? 그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음악 신호를 자체 스피커로 출력할 땐
0에서 100에 이르는 범위에서 볼륨을 조절할 수 있지만
이상하게 쿼드 DAC의 출력에서만큼은 75로 제한된다.
예전에도 포터블 기기에서 이와 같이 볼륨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 안티
볼륨 리미티드 시스템으로 청력에 해가 되지 않는 볼륨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간단한 경고 문구를
통해 해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둔 곳도 있다.
V40의 음악 신호 출력은 일반 스마트폰을 압도한다. 이것은 확실히 하이파이 시스템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러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면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활성화 가능한 볼륨 단계를 75로
제한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40를 통해 Tidal로 듣는 고해상도 음원의 재생음은 100만원대 수준의 DAC를 연상하게 만들었다. 출력에 제한이 따르는 만큼 앰프의 볼륨을
조금 더 필요로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기대할 수 음질을 현격히 뛰어 넘는다.
절대적인 비교에서 최근 등장하고 있는 스틱형 USB DAC와
비교를 해봐도 V40쪽 재생음이 훨씬 풍성하다. 재생음은
비교적 부드러운 편이지만 음의 입자감이 마냥 고운듯한 느낌은 아니다. 하지만 레코드 음악에 몰입을 충분히
유도할 만큼 대역 밸런스가 완만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한 가지 잊고 있었던 것이 있는데 V40의
재생음을 메리디안이 다듬었다는 사실이었다. V30에서 이와 같은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리뷰로
담을 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V40에서는 하이파이 시스템에서
V30에 비해 확연한 존재감을 나타냈는데 레코드 음악 곳곳에서 메리디안이 손을 댄 흔적들을 조금씩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음의 입자감이 다소 크다고 느낀 것 외에는 확실했다.
또 놀라웠던 것은 디지털 필터의 선택에 따른 음질 차이였다. 이것은
아날로그 프리셋 이퀄라이징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으로 디지털 필터의 선택이 가능한 하이엔드 컴포넌트에서 이 차이를 크게 느끼기 어려운데 반해 V40에서는 적극적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필터는 음색의 성격을 바꾸긴
해도 손실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한 음악 장르에 따라서 최적화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단순히 스펙을 내세우기 위한 무의미한 작업이
아니었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극적인 차이는 이어폰 시스템에서도 어느 정도 잘 나타난다.
이제 V40가 가야 할 길은 딱 한 가지라 생각한다. LG는 V40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위한 준비 작업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이 리뷰를 통해 제안하고 싶은 것은 하이파이 시스템 모드를 메뉴에 추가하고 마치 봉인되었던
것 같은 나머지 볼륨 25를 풀어주기를 말이다. 그리고 하이파이
시스템에 대응 가능한 전용 크래들(RCA 출력단이 구비된, 이왕이면
무선충전까지)까지 상품화 하여 내놓는다면 국내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뿐 아니라 전세계 오디오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