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잠은 안자고.. 작업하다가 항상 써보고 싶었던 글을
적어봅니다. 바로 비교 청음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오디오파일들은
성격이 급합니다. 물론 저도 성격이 급합니다. 그래서 좀
더 느긋해지는 법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 오디오파일들은 기기 청음을 하고 결론을 너무
빨리 내려고 합니다. 제가 주변에 지켜본 바로는 30분 이내에
단 몇 곡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상당수였습니다. 솔직히 그 땐 “그렇게
빨리 판단이 서세요?” 라고 물으면 보통 “몇 곡 들으면
기기 싸가지가 나온다” 이렇게 대답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예를 들어 A와 B와
C라는 기기가 있습니다. 이들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A와 B를 비교 시청했습니다. 여기서
A보다 B가 취향이 더 맞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A는 몹쓸 기기인가? 아닙니다. 재미나게도 A와 C를
비교 청음 하면 A가 더 좋습니다. 더 재미난 결과는 C가 가장 못난 기기인 것 같지만 C와 B를 비교하면 C가 더 낫다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정말 많은 곳에서 다양한 매칭으로 같은 기기를 수십 번 듣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비교 청음이라는 것도 상대적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곳에서 무언가 비교해서 뭐가 뭐보다 나았다라는 것은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절대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걸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기기가 좋은 기기인가? 저는 매칭의 폭이
가장 넓은 기기가 좋은 기기라고 믿습니다.
수많은 제작자들을 만나면서 얻은 결론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게으르고 말로 때우기 좋아하는 사람. 둘째. 정말 실력 있고 항상 새로운 것을 연구하는 사람.
하이파이는 수치로만 설명되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그런데 가끔
제작자가 무언가 설명할 때 보면 객관적 자료 없이 “우린 돼”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좀 더 쉽게 예를 들어볼까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자동차를 구입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이들 상태에서 얼마나 조용하냐.. 노면을 얼마나 부드럽게 넘기냐 입니다. 그러나 독일차는 개념이 다릅니다. 고속주행을 할 때 회전질감이 얼마나
좋냐, 스티어링 반응은 어떻냐입니다.
사물을 대할 때 첫 인상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이파이만큼 감성에 어필하는 시장도 없습니다. 요즘은 첫 인상으로
결정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걸 제안하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번–인이 끝날 때까지.. 그리고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매칭을 찾아보는
것도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하이파이와 관련된 기술은 너무 어렵다.. 사실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 이걸 쉽게 설명해 주고 이해한다면 그렇게 어려운 기술만은 아닙니다. 다만… 음의 조율에 있어 부수고 만드는 작업.. 즉 연구 개발비가 좀 많이 들어갈 뿐이죠.
그런데 어차피 못 알아 들을 거 거의 소설 수준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실 저도 아는 것이 별로 없던 사람이고 틀린 것도 많았던 사람입니다. 확실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이 따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 많은 제작자들과 만남과 대화를 통해 잘못
된 것은 바로 알 수 있었고 배워 나갈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는 겁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모두 다 이야기 할 순 없죠. 사실… 수 백만원에서 수 천만원짜리 기기를 하나의 리뷰를 읽고 구입한다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상업적인 것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나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리뷰도 필요하기도 하지만 소모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쩔 땐 상업적인 이익을 위해 나쁘다는
글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나쁘다는 것을 알리는 리뷰를 거의 적어 본적은 없습니다. 사석에서
얘기를 나누는 경우는 있지만 요즘은 이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좋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제품만 리뷰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답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자동차, 카메라등 많은 취미 생활과 커뮤니티를 관찰했지만 하이파이만큼
의견이 갈리는 곳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많은 주의도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4 comments
모두가 원음 재생이다, 중립적이다라고 이야기 하지만 막상 실재로 들어보면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뭔가 안목이 있어서 만든 것일텐데도 말이죠.. 매칭의 폭이 넒은 기기라는 대목에 공감이 갑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사람들 마다의 관점의 차이인것 같아요~~ 아마추어들의(저 포함해서 ^.^) 비교청음기가 꼭 기기의 좋고 나쁨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니깐요~~~ 비교청음기란 비슷한 그레이드의 제품들을 서로 비교해 청음하신 분들의 개인적인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하는 시도이고 마녀사냥이 아닌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들로 표현을 하는것이니…. 절대 적으로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을것 같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일반인들의 보편 타당한 관점에서 본다면요…)
그래서, 어떤 분은 실황 연주를 현장에서 많이 듣고 최대한 비슷한 소릴 찾으면서 본인만의 기준을 정한다고 합니다.
비교 청취를 통해 좋고 나쁜 것으로 분류하기 보다는 나에 맞는 취향이 어떤건지 찾는게 더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나의 시각이 아닌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
결국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빼먹었는데요. 그래서 레퍼런스 시스템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준점이거든요. 모든 분야엔 이런 기준이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하이파이는 좀 특이합니다. 이런 기준점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걸 직업으로 삼는 레코딩 스튜디오 엔지니어들은 기준이 될 수 있는 모니터 스피커가 무척 중요합니다. 자기 귀에 어떻게 들리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귀에 어떻게 들리는가가 더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죠.
하이파이는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기준도 없습니다. 이걸 잘 풀어서 얘기해줄 사람도 부족합니다. 왜냐면 기기는 고가이며 많은 컴포넌트를 모아 들어볼 기회도 적죠. 그래서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의존도가 높습니다. 적어도 그 사람들은 기기를 이야기할 때 기준은 서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참고로 저도 부족함이 많은 사람입니다. 단지 부족한 만큼 노력할 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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