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잡지나 관련 사이트를 오래,너무 많이 보면 좋지 않은 증세가 생길 수 있다.
필요도 없고, 도저히 소유할 수도 것들을 꿈꾼다.
내가 그랬다.거의 삼십년을…..
지금의 Premium 1.2 前에 중고 Premium 1이 왔다.
소리는 전혀 이상없지만 한쪽 리본이 조금 눌려 있어 아주 싸게 샀다.
대충 연결하고 Eric Kunzel, Pink Panther Theme 도입부 triangle 한소절에…..
…..완전히 가버렸다.
그렇게 맑게 울다 스러지는 Triangle은 없었다.
레코드에 담긴 신호보다,실제 音보다 분명 아름답다.
부끄럽고 부족한 삼십년 오디오 삶의 가장 큰 전환이 거기서 시작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그 아래 중고역 부근과 기존 System과의 불화였다.
지나치게 강조된 마이크 다이어프램 소리,
어둠의 경로를 통한 몇몇 음원의 화이트 노이즈…..
이런 `音惡`들에게 피에가는 진저리를 친다.
고해상력,이른바 하이엔드 스피커에 공통되는 현상이다.
그렇지만 멀쩡한 `音樂` 여러 곳에서도 피에가는 신음소리를 냈다.
건강한 아이는 상한 음식을 토해낸다.
부모는 그 원인을 빨리 찾아야 한다.
한달여…..
여러 앰프들을 들이고 내며
두꺼비집부터 벽체, 멀티콘센트, 다운트랜스까지 접지,극성 확인,
얽힌 케이블類 모조리 문초를 당했다.
프리,파워 앰프를 수리점으로 보내고,
기어이 안방에서 거실을 지나 화장실 수도꼭지까지 접지를 했다.
고생이었지만 많은 깨달음과 결실이 있었다.
가장 큰 보답은 피아노…..
….. 피아노는 PIEGA에 오래 머물다 멀리 간다.
기억 속에서 피아노가 좋았던 순간은 별로 없었다.
Carla Bley, Keith Jarrett, Goldberg 변주곡과 소나타 몇 악장 정도..
그저 멜로디만을 좇았을 뿐 그 소리때문은 아니었다.
허튼 악기는 없지만 특히나 피아노음이 거슬리면 고전음악의 절반 이상을 잃게 된다.
Chopin, Liszt, 독주곡, 거의 모든 기악 소나타, 가곡에도 손이 가지 않는다.
내가 클래식에 멀리 있는 까닭, 이제는 안다.
피아노는 특별한 악기다.
Pipe Organ 다음으로, 이미 거대한 구조물이며
초저음부터 그 대극까지, ppp에서 피아니시모,포르테, fff까지
세상의 모든 음향기기들을 긴장시킨다.
건반이, 해머가 弦을 때리면서 발생한 음향 에너지는 향판을 울리고 주변공기를 진동한다.
그 아름다운 울림을 마이크로 잡아서 레코드에 담는다.
울림은 여기서 멈추어야 한다. 꼭 그래야만 한다.
MBL, Wilson, Avalon, Goldmund, Magico,Nautilus, YG acoustics….
초고가 스피커들의 탄생 배경이다.
스피커통이 따라서 진동하면 音 고유의 울림과 배음이 탁해진다.
그렇다면 엔클로져가 없는 스피커는 어떨까.
오래 전에 마틴로건,아포지,…. 겪어보았다.
맑고 부드러운 표현력은 평판 스피커의 미덕이지만, 한마디로 힘이 없었다.
타건의 강한 에너지가 밀려오면 맥을 못 춘다.
그 시절, 내 부족함이 훌륭한 스피커들에게 몹쓸 짓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어찌어찌 피에가에 이르러 이제 피아노를 듣는다.
잘 만든 밀폐형처럼 저음부가 단단하고 묵직하다.
뒷쪽을 본다. 골프공만한 덕트 두개가 있다.
그리로 호흡하는 폴리플로필렌 우퍼 하나로 Pianist 왼손을 고스란히 전한다.
그 어떤 통울림이나 잡소리 없다.
피아노 속으로 들어가서,Aaron Parks, Arborescence (2013. ECM) 몇번을 듣는다.
중고음역이 예쁘고 단아한 곡으로 바꿔보자.
Eleni Araindrou, 2번 트랙 Eternity and a day (2013 Concert in Athens, ECM)
아름답지만 너무 슬프다.
평범한 휴일 오후로 돌아가자.
Poulenc, Pascal Rouge가 연주하는 Les Soirees de Nazelles. (1987,Decca)
벌써 오래전이다. 마이크를 멀리서 잡았나보다. 공간감 좋다. 음상 가늘다. 아쉽다 조금
Chopin 녹턴, Nelson Freire (2010,Decca) 나쁘지는 않은데 …..
Decca 보다는 ECM, 예전보다는 가까운 날이
빠른 악장보다는 여백많은 Adagio.
슬퍼도 다시 한번 ECM, Eleni Araindrou, Eternity and a day……
높은 음자리 piano
하늘 별자리 멀리서 온다
음표 하나
별빛 한 순간
harmonics 彼岸
오래 머물다
멀리 간다
Elton John이나, 다수의 피아노로 씌여진 보컬곡에는 Eb Key가 많다.
상대적으로 기타가 주도하는 곡들은 E Major 혹은 G Major 곡들이 많다.
피아노는 검정 건반 소리가,기타는 개방현 소리가 좋기 때문이다.
스피커가 그걸 인식할 수는 없다.
그저 전해진 신호를 소리로 바꿔주는 지극히 수동적인 무기체다.
그렇지만 음악에, 오디오에 미친 사람에게 스피커는 돈주고 사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오디오 시스템의 영원한 지주이며, 어떤 이에게는 삶의 목표다.
한때,스피커를 내손으로 만들고 싶었다.
시중의 제품들은 너무 비싸다.
아큐톤이나 스캔스픽, 라이도, 문도르프 등등을 조합하여 궁극의 소리를 저렴하게 완성하면
돈까지 되겠다는 택도 없는 공상을 한동안 했었다.
그무렵에 국내에서 유통되는 유닛가격들을 알게 되었다.
피에가 리본과 모양까지 흡사한 Raidho는 한쌍에 84만원,문도르프는 146만원이다.
트위터 가격만 그렇다.
꾸며 내는 소리가 아니다.피에가 소리를 듣고 自作의 꿈을 완전히 접었다.
…..아마튜어 리뷰어에게도 지키고 싶은 명예가 있읍니다…..
피에가는 가격까지 너무 착하다.
이렇게 좋은데 한쪽 리본 눌린 자국이 자꾸 거슬린다.
자꾸 거슬린다.
3 comments
사용기 잘봤습니다. 좀 내용이 어렵기는 한데… 같은 피에가 스피커 유저로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특히 피아노는 피에가가 갑이죠. 피에가가 맘에 들고 언젠가 여유가 되시면 C1 동축유닛을 사용하는 상급기 90.2 / 120.2 등을 꼭 한번 경험해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정말 또 다른 세상이 열릴겁니다. ^^
눌린 자국이 자꾸 거슬려서 금새 상급기로 가시는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사용기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살짝 눌린 Premium1에서 Premium 1 + Premium 1.2 결국 Premium 1.2로 안착하였읍니다.
상급기의 꿈을 애써 외면하는데 피에가당 선배님께서 이리 바람을 잡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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