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메인 시스템의 주요 소스기기로 사용하고 있는 AudioNet DNC에는 매우 준수한 성능을 갖고 있는 FM 튜너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사용했거나 사용하고 있는 기기 중에 튜너 기능이 내장된 기기는 마란츠 AV 리시버와 네임의 유니티 큐트2가 있지만 이 두 기기로 FM 방송을 들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마란츠 리시버에 부속품으로 제공된 와이어형 안테나로는 만족스런 수신이 안되어 지글거리는 잡음으로 인해 뉴스나 재담 프로그램을 듣기에는 그럭저럭 괜찮지만 음악방송을 듣기에는 매우 미흡한 상태였고, 유니트큐트2는 서재방에 서브 시스템으로 사용하였지만 위치와 방향 때문에 마란츠 리시버보다도 더 수신이 약해 라디오로 활용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수신율을 높이려면 집밖에 일정길이의 폴형 안테나를 달면 상당부분은 해결이 되겠지만, 거주환경이 아파트인 관계로 발코니와 거실의 새시문 틀에 구멍을 뚫고 연장선을 벽과 천장으로 돌리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DNC에 리시버 부속품인 와이어 안테나를 연결하면 마란츠 리시버보다는 휠씬 낫지만 수신 방향을 많이 타서 청자인 본인이 움직임에 따라 잡음이 생기는 것 때문에 라디오 청취는 언감생심으로 여기고 있었던 터 였습니다.
그런데, DNC를 들이고 나서 메인에서 서브 시스템으로 유니티큐트2를 대체한 리절루션 오디오 칸타타로 네트워크 스트리밍으로는 재생이 불가능한 MP3 음원을 듣기 위해 USB 입력단에 2005년형 맥미니를 연결하여 활용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모니터 공유기와 DVI -> VGA 전환단자를 사기 위해 용산전자상가의 용품 전문매장에 들렀을 때 아무런 느낌 없이 싸다는 생각만으로 8000원 짜리 허접스런 실내용 TV 안테나를 샀던 것입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뜯어보지도 않고 서재방에 던져놓았던 이것을 며칠 뒤, 불현듯 생각이 나서 마란츠 와이어 안테나를 빼고 폴 2개짜리 안테나를 발코니에 가까운 쪽에 두고 DNC에 연결하여 FM 튜너를 켜보니 잡음도 거의 들리지 않고 와이어 안테나 연결 때는 없었던 수신율 막대 그래프가 디스플레이 창에 뜨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수신율이 좋지 않은 채널은 한 개, 수신율이 좋은 채널은 2개, 아주 좋은 채널은 3개가 뜨고,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고려대 뒤쪽 개운산을 앞에 두고 있는 지역인데 93.1 KBS FM이 아주 잘 잡혀 진행자의 멘트나 음악소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마치, 잊고 있었던 적지 않은 비상금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과 아주 비슷한 느낌이 들더군요.
오디오파일로 생활하면서 이례적으로 너무나 값싼 비용으로 훌륭한 소스기기를 얻은 기분입니다.
그리고 오래 전 게으름으로 인해 읽다가 만 임어당의 “생활의 발견”이 머리 속에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