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했던 패스 랩스의 진실은 실로 엄청나다. 개인적으로 패스 랩스에 관한 정보는 수 많은 메이커를 방문할 때 마다 넬슨 패스씨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 있을 때 자주 물어보았다.
그는 정말 똑똑한 사람이다. 그가 하이파이 앰프 디자이너로 전설적인 존재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Illustrated History of HighEnd Audio 2부 앰프 편에서도 넬슨 패스를 위한 섹션이 가장 광범위하게 실렸다. 넬슨 패스씨 디자인의 기초는 수퍼 시메트릭이다. 거의 모든 앰프 디자인에 사용되는 시메트릭 회로를 더욱 개선시킨 것이다.
다른 표현으론 차동증폭이 있다. 일본의 S 매거진에서도 프리앰프를 차동증폭 장치라고 부른 이유도 거의 모든 프리앰프가 이 회로를 기반으로 디자인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넬슨 패스씨는 기존 회로의 한계를 극복한 디자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모두 7개에서 8개 정도의 앰프 회로에 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넬슨 패스씨가 시대를 앞서 읽어낸 여러 가지 일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그는 현재 엄청난 양의Jfet과 Mosfet 부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Mosfet는 일반적인 파워앰프에서 사용하는 트랜지스터와는 재료 성분이 다르다. Mosfet의 고유 특징이 존재하는데 일반적인 바이폴라와 달리 바이어스 전압이 높게 걸릴수록 좋은 음을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출력 순 A급 증폭 파워앰프 설계에 가장 어울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흔히 대출력 순 A급 증폭 파워앰프라고 알고 있는 제품들 중에 진짜는 10개에 1~2개 수준이다. 의미가 아주 모호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품 특성이 가장 좋기로 알려진 도시바의 Jfet과 Mosfet은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 단종 된지 오래 되었는데 넬슨 패스씨는 이 부품들을 대량 구입해놨다. 당시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트랜지스터에 비해 2배가 넘는 가격대의 부품이었는데 최근엔 6배까지 차이가 난다. 이마저도 구할 길이 없으며 가짜도 유통된다.
패스 랩스의 파워앰프는 그들이 추구하는 음의 전통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가 패스 랩스에 대해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이 부분이다.
또한 패스 랩스에 관해 알아두어야 할 점은 XA 시리즈는 순 A급 증폭이다.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XA60.8이나 XA100.8이 100와트 출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순 A급 증폭이 100와트까지 출력되는 것이며 이 지점을 넘어서면 AB급 증폭으로 바뀐다. 실제 최대 출력은 여기에 2배 이상이라는 의미다.
반대로 AB급 증폭 방식으로 알려진 X시리즈 역시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X250.8이나 X350.8 모델이 기본적으로 대출력 순 A급 증폭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AB급 증폭으로 최대 250와트나 350와트가 출력이 된다는 것이다. X시리즈 또한 모델에 따라 최대 100와트에 가까운 순 A급 증폭을 얻는다는 것이다.
X 시리즈 모델 조차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올릴 수 있는 볼륨 영역에서 순 A급 증폭으로 동작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넬슨 패스의 디자인의 기반이며 패스 랩스 파워앰프의 가장 큰 혜택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전면에 위치한 표시창에 미터도 바이어스가 얼마나 흐르고 있는가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미터가 잘 움직이지 않는 것은 패스 랩스의 파워앰프가 순 A급 증폭 이내에서 출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앞으로 패스 랩스 파워앰프에 대해서 이야기 할 내용은 많을 것이다. 내용은 이 정도로 요약하며 테크니컬 투어 2부를 이어간다.
앞서 1부에서 패스 랩스의 제품에는 캐나다의 플리트론 트랜스포머를 채용했다가 서서히 품질이 개선된 자신들의 커스텀 디자인 트랜스포머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보통은 설명을 듣고 그렇구나 이해하고 넘어가지만 나는 증명해 보일 것을 원했다. 특성과 차이를 설명해 주고 있다.
조립이 완성된 패스 랩스의 파워앰프이다. 모두 신형 모델인 포인트 8 시리즈로 번–인을 진행 중이다. 여기서 번–인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출고 직전 정밀한 세팅을 하기 위해서이다. 일반적으론 24시간의 번–인을 거친다.
모든 측정과 테스트가 이뤄지고 나면 팩킹 작업이 시작된다. 패스 랩스의 제품은 무척 무겁다. 그래서 무척 견고한 폼과 두터운 박스로 팩킹되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 수출된다.
본격적으로 웨인 콜번씨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것은 XS 프리앰프였다. 패스 랩스의 레퍼런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전원부 분리형의 XS 레퍼런스 프리앰프는 과거 모델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해졌기 때문이다.
XS 포노 앰프의 내부이다. 믿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설계로 보였다. 입력단에 대해 개별적인 모듈이 사용되어있다. 또한 증폭 부는 도터 보드 형태로 사용되고 있는데 세라믹 기판이 채용 되었다. 듀얼 모노 형태이며 분리형 전원부를 가지고 있다. 웨인 콜번씨는 가장 우수한 포노 앰프라는 점을 강조했고 충분히 납득이 되었다.
나는 확인하는 것을 좋아한다. 상대방이 웃고 넘어가기 힘들고 일반적인 리뷰어와 다른 반응을 일삼지만 지나고 나면 이걸 열정으로 인정해준다. XS 레퍼런스 프리앰프와 XS 포노 앰프에 대해 좌/우측 레벨의 오차가 어느 수준까지 좁혀지는지 궁금했고 측정을 통해 보여달라고 했다. 실제 최대 출력에 가까운 수치에서 오차 범위는 0.1% 이하 수준이었다. 이는 굉장한 것이다.
이외에도 THD+N 특성에 대해 궁금했다. 신호가 얼마나 찌그러지는가를 나타내는 수치로 단지0.00057% 였다. 이건 믿을 수 없어서 측정 환경이나 방법에 대해 여러 차례 물어보았다.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다.
패스 랩스는 사무실이나 생산 파트 넓이 수준에 자제 창고를 갖추고 있다. 사실 고가의 부품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에 저장된 파트들에 대해 일일이 보여주며 설명해 주었는데 이 때 문득 떠오른 생각은 정말 필요한 곳에 고가의 부품을 적용하는 메이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파트들이 정리되어 있다. 이 창고는 넬슨 패스씨가 개인적으로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파트들도 보관되어 있었는데 아주 흥미로운 방식의 파워앰프도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단지 나의 스마트폰 사진으로만 간직하고 있다.
수 많은 부품들이다. 이제는 소비가 많지 않아서 단종 된 희귀한 부품들이 상당 수 있었다. 이런 부품들은 하이파이 메이커 입장에서 반드시 구해야 하는 부품들이지만 구할 수 없는 부품들이다. 넬슨 패스씨는 이런 부품들을 단종 직전에 대량 구매했다.
수 많은 수상 경력을 보여주는 액자들이다. 아직까지도 전 세계에 수 많은 오디오파일들은 넬슨 패스에 열광한다. 특히 매니악한 오디오파일들이 패스 랩스 제품에 대해 더 많이 열광한다.
패스 랩스의 제품에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대해 기사화 할까 말까를 고민 했지만 기사화를 결정했다. 온라인에는 잘못된 정보가 넘쳐난다. 아무리 개인 출판 시대라지만.. 물론 나 역시 오류를 범할 때가 있고 오류를 줄이기 위해 많은 검증 작업을 거친다. 패스 랩스의 제품은 X 시리즈와 XA 시리즈가 같은 디자인의 파워앰프라는 것이다.
무척 중요한 부분인데 같은 디자인에 같은 부품에 같은 사이즈의 X 시리즈 파워앰프와 XA 시리즈 파워앰프가 존재한다. 단지 세팅만 다를 뿐이다. 이런 미묘한 세팅에 따라 같은 태생의 파워앰프라도 XA100.8
모델과 X350.8 모델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매칭하고자 하는 스피커의 특성에 따라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어느 한쪽이 어느 한쪽보다 못한 것이 없는 훌륭한 디자인의 파워앰프다. 또한 XA100.8도 최대 출력이 100와트에서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순 A급 최대 출력이 100와트로 제한되며 AB 급 증폭으로 200와틔 이상 출력을 낸다.
사진은 INT60 인티앰프인데 다음 사진을 보면 더 흥미로워 질 것이다.
이건 파워앰프라고 보는 것이 맞다. 대용량 트랜스포머에 대출력을 소화하기 위한 디자인이 눈에 뛴다. 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
좌측은 INT60, 우측은 XA30.8이다. 섀시 디자인의 거의 동일하며 볼륨 노브와 백 패널의 디자인이 다를 뿐이다. 파워앰프부는 완전히 당일하며 INT60에는 XA30.8에 입력부 대신 프리앰프 회로가 설치되어 있다.
출력은 AB급 60와트에 제한 되지만 순 A급 증폭은 30와트까지 출력이 된다. 인티앰프로써는 경이로운 출력이다. 물론 XA60.8과 동일한 회로이기도 하다. 단지 XA60.8은 XA30.8에 모노블럭 버젼일 뿐이다. 정말 쓸만한 인티앰프를 고려하고 있다면 INT60을 꼭 고려해봐야 한다. 이것이 패스 랩스가 추구하는 설계 방향이다.
이후 데스먼드씨와 함께 패스 랩스의 메카니컬 그라운드 설계 철학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었다. 3D 디자인 툴을 이용하면서 디자인의 결과물을 통해 대단한 흔적들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데스먼드씨는 패스 랩스에서 제작되는 파워앰프의 특성들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다. 대출력 순 A급 증폭을 이루면서도 열을 크게 억제시킬 수 있는 이유가 회로 설계에도 있지만 메카니컬 디자인에도 담겨 있다.
3D 모델을 이용하여 실물을 가지고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구석구석을 확인하며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순 A급 증폭 파워앰프로써 열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하며 또 열에 의해 팽창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볼트 체결 방법이나 효과적인 레이아웃을 위해 신경쓴 흔적들을 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파워앰프를 개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스펙의 트랜스포머를 놓고 테스트해야 한다. 같은 스펙에 출력 전압과 용량을 가지더라도 와인딩 구조나 사용되는 절연 필름에 따라 소리가 바뀌는데 패스 랩스는 대출력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어느 메이커 보다도 트랜스포머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드디어 넬슨 패스씨를 만날 수 있었다. 넬슨 패스씨가 아무것도 아닌 나를 만나기 위해 4시간이나 운전하고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머리가 멍했다. 사실 처음 스케쥴은 넬슨 패스씨와 만나는 것은 어렵다고 했지만 보름간에 끈질긴 노력 끝에 만남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넬슨 패스씨는 자신의 수퍼 시메트릭 회로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이 설명만 3시간 이상 들을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간이 아쉽기만 했다. 화장실 조차 갈 시간이 없었고 물 한 모금 마실 시간이 사치처럼 느껴졌다. 파워앰프에 적용할 수 있는 수 많은 회로 디자인에 대해 설명해 주었고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도 끊이지 않았다. 물론 나의 질문 역시 끊이질 않았는데, 지금도 정말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한다.
사진은 패스 랩스의 대표인 데스먼드씨 자택에 설치된 XS 150 파워앰프와 탄노이 골드 유닛을 특별한 캐비닛에 탑재한 스피커였다. 여기서 음악을 듣고 충격을 받았는데 개인적으로 알고 있던 골드 유닛의 소리가 아니었다. 물론 패스 랩스의 훌륭한 인적 자원에 의해 개선된 크로스오버 회로가 탑재되어 있긴 했지만 항상 느껴졌던 이질감도 면밀히 들어야 조금 느껴지는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정말 놀랬던 것은 초저음이다. 백로드 구조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현대적인 느낌으로 튜닝이 완성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미국 수퍼 빅 투어에서 체험한 인상적인 소리 중 하나였다.
자택에서 촬영한 데스먼드씨와 그가 보유한 컴포넌트이다. 메카니컬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거나 필요한 튜닝 파츠나 컴포넌츠는 직접 제작할 수 있다. 현재 넬슨 패스씨와 가장 가까운 인물 중 한 명으로 자신의 하이파이 시스템 튜닝 작업에 넬슨 패스씨의 조언이 많이 적용 되었다고 하지만.. 그곳에서 들었던 불새는 아직까지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