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렉트 스트림 Jr. DAC을 입수 했습니다. 정확히 테스팅을 위한 것인데요. 지난주 금요일 통관을 마치고 검정색과
은색 모두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다이렉트 스트림 Jr.는
PS 오디오의 고심의 흔적입니다. 사실 다이렉트 스트림 DAC는 전 세계적으로 ‘대박’을
쳤습니다. 하지만 하위 기종인 NuWave DSD의 성정은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새롭게 무언가 만드는 것 보다 리노베이션이 확실한 방법입니다.
다이렉트 스트림 Jr.에 관한 이야기를 작년 여름쯤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름이 다이렉트 스트림 Jr.가 되리라는 것을 몰랐고 다이렉트
스트림과 같은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폴 맥고완에게는 스캇 맥고완이라는 아들이 있습니다. 많은 아버지가
마찬가지겠지만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겠지요. 다이렉트 스트림 DAC는
폴 맥고완에겐 아주 의미 있는 모델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다이렉트 스트림 Jr.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하 다이렉트 스트림은 DSD로, 다이렉트 스트림 Jr.는
DSD Jr로 줄여 쓰겠습니다)
DSD는 DSD Jr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합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DSD와
DSD Jr는 소프트웨어가 호환되고 업그레이드 파일도 같습니다. 다만
DSD는 SD카드로 업로드하는 방식을 채택했지만 DSD Jr는 마이크로 컨트롤러가 업데이트 돼 USB 메모리를 USB 포트에 연결해 업로드 할 수 있습니다.
PCM이든 DSD든
DSD에 10배 업샘플링 구조는 같습니다. 그러니까 디지털 처리 구조는 DSD와 DSD Jr가 거의 같습니다.
또한 DXD(24비트 352.4kHz)
음원도 지원이 가능해졌고요. 하나의 클럭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기본 구조까지 같습니다.
그러니까 DSD와 DSD Jr는
무엇이 같으냐가 아니라 무엇이 다르냐를 찾는 것이 빠릅니다.
우선 섀시 높이가 줄었습니다. DSD의 섀시가 높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트랜스포머 출력 방식에 있습니다. 디지털 I/O 보드를
통합하기엔 출력 트랜스포머 크기가 존재했기에 2층 구조를 취할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DSD와 DSD Jr의
가장 큰 차이가 되겠지만 DSD Jr는 출력 트랜스포머가 빠졌습니다.
그리고 패시브 타입의 아날로그 필터가 적용돼 있죠. 이게 필요한 이유는 디지털 프로세싱
과정에서 생기는 디지털 노이즈를 아날로그 필터에 의해 제거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걸 DSD는 트랜스포머로, DSD Jr는 패시브 필터로 제거하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DSD Jr는 보드 디자인을 통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소리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DSD는 소리가 부드럽과 소리의
입자감이 좋습니다. 단점으론 사운드의 에너지가 전체적으로 조금 줄어듭니다. 이걸 커버하는 것이 관건인데 DSD는 정말 훌륭하게 튜닝 되었습니다. 그래서 10,000달러 이하의 DAC에서는
적수가 없다는게 일반적인 평입니다. 보통 15,000달러
전/후에 DAC와 많이 비교가 되죠.
DSD Jr는 상대적으로 에너지감이 좀 더 좋습니다. 웃기게도 시스템에 따라서는 DSD 보다 사운드 스테이지의 표현과
악기의 이미지 표현력 즉, 포커싱이 좀 더 좋습니다. 취향에
따라서는 DSD Jr를 더 선호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반대로 DSD Jr의 사운드 튜닝은 DSD의 장점을 가져오는 겁니다. 온화하면서도 해상력이 좋고 DSD의 장점인 소리의 입자감을 최대한 가깝게 가져오는 겁니다.
그런데…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 있습니다.
음악 신호 출력 전압이 DSD와 DSD Jr가 완전히 동일합니다. THD+N 특성도 완전 동일하며 디지털
프로세싱 S/N비도 같습니다. 사용된 볼륨 조절 방식 또한
같습니다.
DSD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테드 스미스와 PS 오디오가 몇 가지 프로토 타입을 개발 했을 겁니다. 사실상 파이널까지
올라간 두 가지 타입이 있었을 것 입니다. 여기서 최종적으로 지금의 DSD
발매가 결정된 것이고 결정되지 못한 다른 타입의 DSD가 새롭게 DSD Jr로 발매 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제 이 질문을 폴 맥고완에게
던졌고요. 몹시 곤란해 하던 폴 맥고완 표정이 기억 납니다.
이걸 산술적으로 DSD에 비해 DSD Jr는 85% 음질을 낸다고 열심히 광고하고 있지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인데 그만큼 아주 가까운 제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다른 타입으로 완성 되었습니다. 원가를 낮추기
위해 터치 패널이 제거 되었고 섀시 높이도 낮아졌습니다. 회로 디자인도 통합 되어서 확실히 한 단계 아래의 등급을 지향하는 모양새가
갖춰졌죠. 그런데 폴 맥고완은 엔지니어이면서도 훌륭한 프로덕트 매니저 능력도 갖췄습니다.
DSD에서 옵션으로 900달러 가까이 하는 브릿지2 옵션을 기본 탑재시켜 버린 겁니다.
그래서 DSD Jr의 구매욕을 한층 끌어 올린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DSD Jr는 올해 굉장히 매력적인 USB 오디오 입력이 가능한 DAC가 될 겁니다. 많은 매거진에서 수상 이력을 쌓아 갈 것이라 생각하고요.
그렇다면 DSD Jr가 비슷한 가격대 DAC와 비교해서 압도적인 우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 일반적인 IC 타입의
DAC 칩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일반적인 IC 타입의 DAC 칩을 사용하는 기기들은 고음질 구현에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두 번째, 기능성만 갖춘 저품질의 이더넷 스트리밍 보드가 아닌
고음질의 이더넷 스트리밍 보드가 탑재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자체가 소스기기이며 NAS만 갖추면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되는 겁니다.
세 번째, FPGA 기반의 회로입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음질 향상이 가능합니다. 미래에
얻을 수 있는 발전된 소프트웨어 기술을 앞으로도 적용 가능한 형태죠.
네 번째, 직결이 가능합니다. Zero Loss라고 명명된 볼륨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파워앰프와 직결이 가능하며 BHK 시그네이쳐 파워앰프와 콤비네이션을 이룰 수 있습니다. 볼륨 노브도 잘 만들어진 프리앰프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이죠.
다섯 번째, 풍부하고 다양한 디지털 입력 단자, AES/EBU, I2S, Coaxial, TosLink, USB오디오, 이더넷등 6개의 입력 단자를 지원합니다. 같은 가격대 다른 제품에 비해 지원이 확실합니다.
결국은 가격이 되겠는데요. DSD 조차도 훌륭한 가격이었습니다. USB 오디오 입력 품질 역시 아주 훌륭했죠. DSD Jr는 DSD를 등에 업고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하기 위해 만든 제품으로 보입니다.
많이 팔기 위해 가격도 굉장히 공격적으로 책정한 느낌입니다. 미국
가격으로 부가세 별도로 4,000달러 입니다.
현재 번–인을 열심히 하는 중인데요. 번–인이 다 끝나지 않은 상황인데도 DSD에서 느껴졌던 장점들이 아주 잘 나타납니다. 올해 가장 주목을
받게 될 DAC가 될 것 같습니다.
전에 알려드린 대로 공동구매를 추진합니다. 급하게 글을 쓴 이유는
DSD Jr를 수령하고 상품성과 번–인이 다 끝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살짝 흥분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