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자의 핸드폰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사용했던 모델이 초콜릿폰이었다. 당시 디자인적 아이덴티티가 무척 훌륭했고 어디서도 본적 없는 디자인이었기에 호감이 컸던 것 같다. 그 이후로도 한 동안 LG 전자의 핸드폰을 몇 차례 사용했었는데
그건 정확히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출시 되기 전까지였다.
아이폰 3GS의 국내 출시 이후로 나는 변함없이 애플 스마트폰을
제돈 다 주고 사용해온 것 같다.
그런데 오디오파일로써 잠시 시선을 끈 LG 전자의 스마트폰이
나타났었다. 그건 G2였다.
24비트에 고해상도 음원 재생이 가능한 점을 특징으로 내세웠던 제품으로 지금 생각해봐도 G 시리즈
중 G2의 완성도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됐던 스마트폰들에 비해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던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V10 스마트폰에서 온전한 D.A.P와 경쟁 가능한 수준의 하이파이 음향 성능을 내세우면서 매해 LG 전자가
발표할 V 시리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물론 이와 같은
음향 성능은 최근 G 시리즈에도 탑재되고 있다.
나는 가볍게 지하철을 타거나 저녁에 밤공기를 쐬며 음악을 들을 때가 많다.
정확히 그 시간의 산책엔 반드시 음악과 함께 한다. 그래서 쓸만한 D.A.P들과 함께 했고 수 많은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어보았다. 심지어
오픈형 헤드폰까지도…
처음엔 마냥 좋았지만 점차 불편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컴퓨터
앞에 일을 하다가 그저 산책하고 싶을 때 음원을 업데이트 하는 방식이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불편했기 때문이다. 음원을
구입해야 하는 문제는 더욱 불편했다. 사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으로
시간을 보내기 일수였기에..
<MQA 공식 사이트의 초기 화면, LG V30이 타이틀 화면에서 부터 소개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스마트폰이며 MQA 재생의 완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음질에 대한 불만도 컸었다. 내가 소유한 아이폰7 플러스는 음질적으로 최신 하이엔드 D.A.P와 절대적으로 비교하기에
곤란한 부분들이 많었다. 그래서 별도의 D.A.P를 지니고
다녔지만 이 역시 불편함을 초래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V30이다. 아는 이들도 많겠지만 최근엔 벅스나 지니와 같은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무손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기에 스트리밍 서비스로 인한 재생음의 손실도(정확히
포맷에 따른) 없어졌다.
D.A.P와 경쟁 가능한 음질에 스마트폰에서 가능한 완벽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결합시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 V30이라 판단 되었다. 실제 리뷰를 위해 10일 이상 사용해 보면서 이런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여기에 MQA 재생 가능이라는 V30의 스펙도 V30의 선택에 큰 몫을 했다. 사실 나는 MQA 재생 스펙이 빠졌어도 V30을 선택했을 것 같다. 왜냐면 부가적으로 OLED 풀 비젼 디스플레이를 통해 즐기는 넷플릭스의 화질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침대에 누워서 즐기는데 V30의 가벼운 무게가 조금
더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스마트폰으로 하는 작업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이메일을
항상 확인하거나, 스냅샷을 찍는 일, 이 결과물 중 일부를
인터넷에 포스팅하는 일, 뉴스를 확인하는 일 정도였다. 물론
여기에 몇 가지 앱을 사용하는 일들도 있지만..
하지만 V30 스마트폰을 도입하고 나서 항상 해오던 작업 외에도
넷플릭스로 미드를 보는 일이나 음악을 듣는 일이 훨씬 많아졌으며 이것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불러온 효과라 확신하고 있다. 이제 유일한 고민은 데이터가 더 많이 필요해진 것 정도다.
V30은 무척 많은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다. 듀얼 카메라를 처음 지원하기 시작한 것도 LG 전자의 스마트폰으로
알고 있는데 피쉬–아이 화각 수준의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드는 점 중 하나다. 다만 나는 HiFi.CO.KR 운영자로써 V30이 가지고 있는 하이파이적 음향 성능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 하고자 한다.
<V30을 통해 실행한 Tidal의 전용 앱 화면, 수 백만 장의 앨범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이 모든 앨범을 V30의 고음질을 통해 누릴 수 있게 된다>
V30의
Quad DAC란 무엇일까?
수 많은 하이엔드 등급의 오디오 DAC에서 디지털 회로 설계는
갈수록 복잡해 지고 있다.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아주 복잡한 디지털 레벨에서의
변화가 음질 향상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모노럴 DAC까지 등장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가장 우세한
것은 디지털 프로세싱 영역에서 프로그램이 가능한 형태의 DAC다. 그리고
이들 DAC의 특징은 최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재생음의 수준을 향상시켜 주는 것, 이는 마치 스마트폰의 OS를 업그레이드 해주는 것과 비슷한 만족감을
가져다 준다.
V30의 DAC 파트는
정확히 하이파이를 지향하고 있다. LG 전자는 V30에 ESS의 쿼드 DAC 회로에
ES9218P를 탑재하여 구현하고 있는데 이것이 SoC 형태로 제작된 칩임을 밝히고 있다. 우선 Quad가 뜻하는 바는
Quadruple로 4배의 라는 뜻을 갖추고 있다. 실제
ESS는 예전부터 자신들의 상위 DAC 칩에 8채널 처리가 가능한 스펙을 담아내고 있는데 사실 스테레오의 경우 2채널만
지원 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Quad DAC에 나머지 채널은 마케팅을 위한 더미용
채널일 뿐일까? 그렇지 않다.
<V30의 활성화 된 HiFi Quad DAC의 메뉴, 좌/우 채널을 6dB 단위로 조절할 수 있으며 EQ를 통해 음악적 취향에 맞춰갈 수 있다>
이는 V30에 음향 성능에 하이파이라는 단어를 가져다 사용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Dual DAC, Quad DAC이 되면 기본 2채널 구성 보다 더욱 많은 전류를 흘릴 수 있게 되는데, 이 때 임피던스가
낮아지게 되며 디스토션 레벨도 현격히 줄어들게 된다.
당연히 채널 분리도나 SN비도 함께 좋아지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기술은 원가상승과 직결된다. 단순히 추가적으로 칩
하나만 탑재하면 될 것이라 여기겠지만 칩 자체의 가격도 무시할 수 없으며 이 칩을 회로 탑재하기 위해선 그만큼 회로 설계가 복잡해 진다. 또한 무선 통신을 위한 회로와의 간섭은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모뎀이
AP에 SoC 형태로 패키징 되기 때문에 이들 간섭으로 인한
고음질 유지가 그만큼 더 어려운 일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30에선 경쟁 스마트폰들과 같은 수준의 스펙을
지니고 있으며 추가로 하이파이급 음향 재생까지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더 칭찬해 주고 싶은
것은 가격 자체도 무척 합리적으로 책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V30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와 같은 컨셉이
V40, V50에서도 나와 같은 사람들의 니즈에 맞춰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V30에서 제공하고 있는 EQ 프리셋과 주파수 대역에 따른 커브는 사진과 같다>
V30이 가지는 음질적 이점은 한 가지 더 있다. V30에 탑재된 ES9028P는 모바일용으로 제작된 칩이다. 당연히 동작 전압에 있어 하이파이 DAC 컴포넌트에 탑재되는 칩과
스펙이 다르다. 물론 크기 또한 무척 작다.
그렇지만 ES9028P는 고해상도 PCM 음원 뿐 아니라 DSD 재생까지 완벽하게 재생할 수 있는 스펙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같은 성능에 낮은 동작 전압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보다 낮은 노이즈 레벨을 나타낸다. 실제 하이엔드 오디오의 대명사인 마크 레빈슨의 디지털 소스기기에도 ESS사의
일반 DAC 칩이 아닌 모바일용 DAC 칩이 사용되고 있는데
마크 레빈슨 연구소의 치프 엔지니어인 토드씨에게 이 점에 대해 직접 이유를 물었더니 같은 스펙을 지닌 일반
DAC 칩에 비해 보다 나은 음질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했다.
하이엔드 오디오는 보다 나은 음질 구현을 위해 보다 깨끗한 전원 질을 필요로 하는데 아주 복잡하고 원시적인
레귤레이터 회로 없이도 ES9028P를 구동시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V30이 가지는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Tidal과 국내 무손실 스트리밍 서비스를 체험하다.
가장 필요했던 기능이자 가장 놀라버린 부분이다. 국내 수 많은
오디오파일들의 음원 재생 생태계는 패키지 형태의 앨범 구입에서 디지털 파일 보유로 또 여기서 무손실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물건을 구입하는 시대에서 공유하는 시대로 바뀌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오디오파일 역시 같은 선택이 늘고 있다. 오디오파일들은 무척 보수적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앨범을 소장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며 구입 후 몇 번 재생하지 못하더라도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V30에서 M커넥트 컨트롤 앱을 통해 Tidal 서비스에 브라우저로 접근한 화면, 여기서 수 많은 마스터 앨범에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무형의 디지털 파일 형태의 음원 구입에도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Tidal과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가 무손실 음원
서비스를 진행하자 디지털 파일 형태의 음원 구입을 중단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
역시 그렇다. 그런데 이런 변화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는 것이 Tidal의
마스터 음원 서비스이다.
흔히 마스터 음원 서비스라고 하면 고해상도 PCM을 떠올리는데,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기엔 큰 물리적인 데이터를 가지는 음원이다. 하지만
실제 Tidal은 우리에게 알려진 고해상도 음원 그 자체를 서비스 하는 것은 아니다. Tidal은 MQA 기반의 고해상도 음원을 스트리밍 서비스하고 있다.
Tidal에서 서비스 중인 MQA
기반 마스터 음원은 비슷한 스펙을 가지는 고해상도 PCM 음원에 비해 물리적인 데이터가
1/3에 지나지 않거나 그보다 적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한 것이다.
V30에선 이와 같은 서비스를 100% 즐길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고음질 구현 가능
스마트폰이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M커넥트 컨트롤 앱을 통해 16비트의 음원과(좌) MQA 음원을(우) 재생하는 장면, 별도의 표시가 이뤄진다>
첫 번째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Tidal App을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Tidal은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 또한 App 다운로드 자체도 국내 계정으론 접근
불가능하다. 반드시 미국 계정을 만든 이후 별도의 VPN 앱을
통해서 IP 우회로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편리한 방법이 있으니 M커넥트 컨트롤이라는 앱을
통해서 듣는 것이다. M커넥트 컨트롤 앱은 Deezer, Tidal,
Qobuz의 서비스 접근이 가능한데, 자체 앱이 아닌 브라우저를 통한 접근이며 V30의 DAC 파트를 설정하여 재생음을 출력시켜 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Tidal 자체 앱은 MQA 재생을 아직 지원하지 않고 있다. 이 문제는 MQA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V30을 위해 Tidal에서 자체 앱의 업데이트를 통해 곧 해결해 주리라 생각한다. MQA에서
공식적으로 밀고 있는 스마트폰이 V30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M커넥트 컨트롤 앱을 통해 브라우저를 접근을 통해 MQA 재생이 원활하게 되고 있다.
사실 V30에는 재생 중인 음원의 스펙에 따른 별도의 인디케이터
표시가 없어 재생 중인 음원 스펙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지만 M커넥트 컨트롤 앱에선 이 역시 표시해준다. 하지만 MQA 재생 중엔 MQA가
정확히 맞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러나 나는 이 문제를 디지털 필터 조작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MQA 재생시엔 HiFi
Quad DAC 메뉴에서 디지털 필터가 설정되지 않는다. 정확하게 “MQA나 DSD 재생엔 디지털 필터 적용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메시지가 출력된다. MQA 재생이 원활하게 지원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M 커넥트 컨트롤 앱을 통해서 V30은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스마트폰 중 유일하게 MQA 재생을
지원하며 일반 음원과 비교해 압도적인 음질을 누릴 수 있다.
그렇다면 앞에서 잠시 언급한 디지털 필터라는 것은 무엇일까? 99% 최초일
것이라 생각되는데 V30은 스마트폰으로써 하이파이급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를 지향하기 위해 디지털 필터를
선택기능을 만들어 두었다. 여기엔 단순히 몇 가지의 디지털 필터를 선택하게 만들어 두었다는 것을 넘어선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
하이엔드 DAC나 D.A.P에서도 어려웠던 V30의
선택 가능한 디지털 필터
이것은 아날로그 필터와 개념이 다른 부분이다. 디지털 필터를
없애는 것도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디지털 필터를 사용해서 재생음을 얻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디지털 필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리–링잉과 포스트–링잉인데 이와 같은 링잉 효과는 원래엔 없던 소리를 만들어 내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에 디지털 필터의 선택에 따라
음악의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V30엔 바로 이 기능이 탑재하고 있는데 아날로그
필터와 달리 악기의 잔향이 길고 짧아지거나 소리가 담백해 지기도 또 부드러워지기도 한다.
자연스럽게(Sharp)필터 –
이전의 디지털 소스기기에 가장 많이 탑재 되었던 Brickwall 필터이다. Sharp 필터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이름 그대로의 차단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 필터는 위상 특성이 상당히 뛰어나지만 반대 효과로 약 10사이클
정도의 프리–링잉과 포스트–링잉이 발생한다. 이러한 링잉 효과는 재생음의 타임 도메인에 약간의 오염을 만들기도 하는데 재생음의 디테일이 확연하게 살아나는
느낌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기본(Short) 필터에 비해 임팩트가 다소 감소한듯한 느낌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깨끗하게(Slow)필터 – 앞서
언급한 Brickwall 디지털 필터에서 문제가 되는 링잉 문제를 크게 개선한 것이 바로 Slow Roll-Off 필터이다. 그래서 V30에도 Slow 필터라 이름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필터의 가장 큰 특징은 프리–링잉과 포스트–링잉을 1사이클 이내에서 억제시킨다는데 있다. 이 필터는 Brickwall 디지털 필터에 비해 타임 도메인에서
오염을 크게 줄이는데 있다. 잔향이 확연하게 줄어들지만 보컬이 좀 더 담백하게 표현되며 상대적으로 중역이
도드라지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이런 표현은 보컬 표현뿐만 아니라 모든 악기에서 공통적인 특징으로
나타나는데 특히 배경에 머물러 있는 코러스의 표현에서 심도가 보컬에 좀 더 가까워진 느낌을 만들기도 한다. 음악적으론
무척 자연스러워지는 필터지만 다른 필터와 비교해 약간의 단점도 존재한다.
<디지털 필터 선택을 통해 음악 장르에 따라 조금 더 최적화 된 재생음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기본(Short)필터 –
V30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 중 하나가 디지털 필터의 선택이 가능한 부분이었다. 이 기본
필터는 오디오 엔지니어링 소사이어티에서 피터 크래븐에 의해 발표된 디지털 필터이다. 샘플링 주파수의
1/2인 22,050Hz에서 그 이상까지 -100dB 이상 차단시켜 프리–링잉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다. 청감상 정보량, 재생음의 임팩트 모두를 만족시키는 디지털 필터이지만
이전의 IC 타입의 DAC 칩만으로 이 필터를 구동시키기엔
역부족이었을 정도로 많은 연산 능력을 요구한다. 실제 하이파이 디지털 소스기기 메이커들도 이 필터를
구현하기 위해 별도의 DSP를 마련해 해결하고 있는데 LG 전자의
V30이 과연 어떤 식으로 마무리 했을까 무척 궁금해 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ES9028P가 SoC 형식이라면 이와 같은 작업을 위한 DSP가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청감상 결과는 다른 디지털
필터에 비해 무척 훌륭하다.
철저하게 청감적으로 튜닝한 듯한 느낌의 음질 그리고 음색
V30의 스펙은 무척 뛰어나다.
그리고 음질도 무척 뛰어나다. 지난 V30 개봉기에서도
등장한 수 많은 헤드폰과 그리고 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헤드폰을 V30과 연결하여 음악을 들었다. 첫 인상은 다소 의외였다.
무작정 힘을 겸비한 구동 능력에 다소 드라이한 성격의 음색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수분기를 촉촉히 머금고 있는듯한
음색이었다. 들으면 들을수록 자칫 디지털 파일 뮤직에서 느낄 수 있는 경질적인 면을 음악적으로 부드럽게
풀어낸듯한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V30 재생음의 결과물은 MQA
창업자 밥 스튜어트가 LG 전자와 협업을 위해 수 없이 한국과 영국을 오가며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한다. 밥 스튜어트는 메리디안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며 하이엔드 오디오 디지털 분야에 최고 실력을
갖추고 있는 엔지니어 중 한 명이기도 하다.
V30 개발에서 소리 튜닝의 최종 결과물엔 어떤 식이든 밥 스튜어트의
의견이 들어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MQA가 기존 음원 포맷과 비교해 음질적으로 어느 위치에 있는지 밥 스튜어트씨가 설명하고 있다>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V30으로 재생 음악을 경험 하면서
얻을 수 있었던 결론은 메리디안의 공동 창업자 밥 스튜어트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추구해왔던 음색이 V30에
상당히 묻어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보통의 포터블 플레이어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음색으로 무척
온화하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세팅되어 있다는 것이다.
V30의 재생 음질의 성능이 꽤 놀랍다고 느낀 것은 디지털 필터
선택 시 음의 성향이 디지털 필터의 성격을 따라 극적으로 변한다는 것과 16비트의 44.1kHz PCM 음원 재생과 MQA 음원 재생시 상당한 음질 차이를
그대로 표현해 준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재생 앱에 따른 음질 차이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하여 알게 된 것은 같은 16비트 44.1kHz FLAC 음원을 Tidal 전용 앱을 통한 재생과 M커넥트 컨트롤을 통한 재생에서 M커넥트 컨트롤쪽 재생이 조금 더 좋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단순한 음질 차이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백그라운드에 묻히기 쉬운 악기들의 약음들이 마치 V30에서 되살아난 것과 같은 청감상 정보량을 가져다 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V30에
패키지로 포함된 번들 이어폰에서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지만 100만원 수준에 고성능 헤드폰과 접목시키면
그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
<Tidal에서 제공하고 있는 마스터 음원이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업데이트 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사실 나는 V30이 스마트폰에서 구동이 어려운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조금 더 원활하게 구동해 줄 는 장치일 뿐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선택했지만 실상 기대 이상의 음악성을 얻을 수 있어 V30에 대한 만족감이 더 높아졌다.
끝맺음으로 한 가지 이야기를 더 하자면 V30은 완성도가 높은
제품이다. 최근 들어 하이파이를 지향하는 스마트폰이 많아졌다. 그래서
V30은 이들과 더 확실한 차별성을 갖추기 위해 MQA 재생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MQA 재생은 단순히 코덱을 추구하는
것 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언폴딩을 위한 연산 작업, 그리고
MQA 렌더러가 포함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MQA에 대한 오해 한 가지를 풀고 싶은데 MQA는 단순히 고해상도 PCM 음원의 물리적인 데이터를 줄여놓은 단순한
압축 포맷이 아니다. 자연의 소리를 디지털로 담은 과정에서 그리고 반대 과정으로 소리를 재생하는 과정의
시간 영역에서 교정 작업을 해준다. 결과적으로 일반적인 고해상도 PCM에서도
표현이 어려웠던 LP 디스크 재생에 가까운 훨씬 선명하고 첨예한 재생음을 들려준다.
다만 그 결과물을 얻기까진 작업 자체가 쉽지는 않다. MQA 파일
구조를 설명할 때 밥 스튜어트가 이와 같은 부분을 종이 접기에 비유하고 있는데 제대로 된 MQA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를 위한 디코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어려운 부분을 V30에 멋지게 담아낸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V30에 탑재된 MQA 재생 기능은 더욱 멋지고 효율적으로 다가오리라
생각한다.